편집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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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공간

가끔 길을 걷다 보면 콘크리트 틈 사이로 피어난 들풀이 눈에 들어와, 살짝 걸음 돌려 지나갈 때가 있다. 그러고는 내내 그 여린 잎이 강력한 시멘트 사이를 뚫고 버젓이 서기까지 어떤 시간이 있었을까를 상상하고는 한다. 거대하고 단단한 표면 아래서도 작은 균열을 찾아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틈새를 만들고 채우는 가녀린 풀잎에서 소리 없는 저항과 야생성을 떠올린다.
앞으로 두 달간 [아르떼365]는 ‘사이 공간’에 있는 생명력 있는 문화예술교육을 조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과 상자 밖 또 다른 예술교육의 생각이 펼쳐지는 문화/예술/교육의 경계에 주목한다. 도서관, 서점, 학교, 창고 등에서 문화예술교육으로 제3의 공간을 여는, 그리고 그 안에서 예술의 생명력을 매일매일 심고 가꾸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김선아_3기 편집위원장, 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