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을 위해 마땅히 필요한 다양한 목소리

12년 차를 맞이한 ITAC이 당면한 과제

2년에 한 번 열리는 컨퍼런스로 시작한 국제 모임이 10년 이상 지속되어 오는 동안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은 ITAC(International Teaching Artist Conference, 국제예술교육실천가대회)이 향후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올해 9월 5일부터 3일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개최된 제7회 컨퍼런스 폐막 이후 이틀에 걸쳐 주요 관계자 회의가 이어졌고, ITAC(아이택) 특성에 걸맞게 변화를 위한 다양한 목소리가 모아졌다.
  • ITAC7 개막식
  • ITAC7 동시다발 세션
ITAC은 2018년 뉴욕(ITAC4)에서 ‘ITAC’의 ‘C’를 컨퍼런스에서 콜라보레이티브(Collaborative)로 확장하며 더 다양한 참여 형태와 기회를 제공하는 티칭아티스트리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ITAC4 이후 리더십 커미티 멤버 외에 이노베이터(Innovators)들의 활동이 시작되었고, ITAC5 이후 호스트 국가 중심으로 ‘ITAC Hub’(아이택 허브)가 지정되면서 컨퍼런스 개최 해가 아니어도 다양한 교류와 지원의 기회가 열릴 수 있도록 했다. 꾸준한 노력 덕에 ITAC의 명성과 역사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이제는 따로 나서서 홍보하거나 힘들여 물색하지 않아도 ITAC 컨퍼런스 개최를 희망하는 곳이 줄을 설 정도다. 이처럼 그간 이뤄온 성과도 분명 존재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과 확장을 위해 지금 ITAC이 당면한 과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바라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의지다. 이번 모임에서 주요하게 언급되었던 ITAC 당면 과제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다양성과 포용성
Diversity & Inclusion
올해 컨퍼런스에서 가장 지적이 많았던 지점은 “지형적 다양성과 로컬의 참여는 어디로 갔는가?”였다. 다양성 존중과 지속 가능성을 외치지만, 여전히 북반구 중심의 흐름이 존재하고 (ITAC8은 2026년 벨기에에서 개최한다) 이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두세 개 도시 간 공동 개최나 위성 컨퍼런스, 디지털 컨퍼런스, 장학금 제도 확장 등 그간 여러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아프리카, 남미에서는 대규모 참가도, 행사 개최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지점이다.
지역의 참여 이끌어내기
To maximize local engagement
이번 ITAC에서 아쉬운 점은 개최 지역 활동가와 커뮤니티 참여가 저조했다는 것이다. ITAC은 도시(지역) 기반으로 개최되어 지역사회가 보유한 다양한 자산을 마음껏 초대하고 소개할 좋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교사, 예술가, 커뮤니티 기반 활동가와 연구자가 (뉴질랜드는 특히 원주민 예술교육실천가 그룹)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ITAC에서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주요한 사항으로 논의되었다.
젊은 세대의 움직임
Young leaders, younger voices
ITAC에서 세대교체에 대한 우려와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수년간 언급해왔으며, 이에 대한 준비 또한 느리지만 한 걸음씩 진행 중이다. 미래 티칭 아티스트리(Teaching Artistry)를 이끌어갈 젊은 리더와 차세대 목소리가 더욱 커져야 하며 모임의 중심으로 모아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미국 허브는 세대 간(inter-generational) 코멘터리를 시도 중인데, 노하우가 축적된 1세대가 한 방향으로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배우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더불어, 여전히 티칭아티스트, 사회참여활동예술가, 예술교육자 등에 대한 개념이나 인지가 없는 수많은 곳에 잠재한 이들에게 어떻게 가닿을지, 이 커뮤니티에 속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라고 그들에게 전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기관 중 특히 캐나다와 영국에서 이에 대한 문제에 격한 공감을 표하며 한국에서 예술교육가가 ITAC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노력이 있었는지 질문하기도 했다.
보다 파워풀해지기 위해
We have voice, but we are not powerful yet
ITAC 멤버는 문화적, 사회적 맥락과 소속기관, 활동 기반이 제각각이다. 이들 각자가 위치한 곳에서 나름의 방법으로 ITAC 멤버로서 활동력을 높여 ITAC 참여 확대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조되었다. 개최 10년이 넘었지만 목소리만 있고 영향력(power)이 없다(?)는 신랄한 지적에서 시작된 논의다. 400명이 아닌 4,000명이 모여야 모금도 효력이 있듯, ITAC에 실질적인 ‘힘’이 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하여 ITAC 디렉팅 매니저는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새로 오픈한 아이택 콜라보레이티브 웹사이트(itac-collaborative.com) 소개와 함께 새로운 멤버십 가입을 독려해주길 요청했다.
우리가 하는 일, 우리 모습을 가시화하기
Making ourselves visible
위 논의에 등장한 거의 모든 이슈는 사실 재정 문제와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이에, 최근 ITAC은 예술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지 않은 인접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의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건강(Health & Wellness), 정의(Justice) 등 새로운 분야와 연계 지점을 만들어가며 ITAC의 영역을 확보하고, 기존에 없던 파트너십을 확장해 나가면서 신규 펀딩 소스를 발굴하고 있다.
변화를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
Are you here for comfort or change?
회의 말미에 멤버들은 요구되는 액션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 ITAC의 강점이자 특징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더 나은 변화를 위해 움직이자고 다짐했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고민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성찰하는 자세, 빈 곳을 채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함께 논의하는 진심이 아닐까. 빠르진 않아도 분명히 변화를 만들어왔고 지금도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편안함과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위해 묵묵히 나아가는 ITAC의 다양한 프로젝트와 기회는 itac-collaborative.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보다 다양한 기회는 ITAC Exchange 뉴스레터를 통해 받아볼 수 있다.
  • Future ITAC 회의 (오클랜드 아트 갤러리)
  • ITAC 리더십 커미티 회의 (오클랜드 아트 갤러리)
위기를 기회로
Turning a challenge into an opportunity
한국도 2020년 ITAC5 서울 개최 준비 당시 팬데믹으로 인해 ITAC 최초 온라인 컨퍼런스 전환이라는 큰 도전을 직면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ITAC5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개인 및 그룹 단위 예술교육실천가가 국제무대에 소개되는 기회가 되었고, 총 1,800여 명의 참여를 끌어내며 ITAC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금도 ITAC5 사례는 디지털 요소 활용에 대한 표본으로 언급되고 있다.
2026년 벨기에에서 ITAC8이 개최되기 전까지 한국은 ITAC 리더십 커미티, ITAC 허브 회원 자격으로 정기회의에 참석하여 다양한 어젠다 논의에 함께할 예정이다. 미래 ITAC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이 많은 만큼, 세계 곳곳의 진심과 열정이 모여 폭풍 성장기를 훌쩍 지나보낼 ITAC의 내일을 기대해 본다.
· ITAC7 홈페이지
국제교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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