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와 분권, 지역이 주체로 서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하여

지역문화예술교육의 균열과 재구성

2024년도부터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이하 지역센터)에서는 ‘문화예술교육사 현장 역량 강화 사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이 지방이양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지역에서 자체 예산을 확보하여 지속하는 사업도 있지만, 사장되어 역사 속으로 들어간 사업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월 28일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예산안 중점 투자 방향’ 속에는 ‘지역문화예술교육’ 확장과 미래를 위한 어떤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지방이양의 틈에 덩그러니 놓인 지역 국어사전에 나오는 균열의 여러 뜻 중에 ‘친하게 지내는 사이에 틈이 남’이 먼저 눈에 띈다. 이 문장에서 중요한 것은 ‘사이’이다. 지방이양되기 전부터 지방이양이 되기까지 그사이에

현장의 생생한 질문들로 채워진 소통의 장

[아르떼365] 창간 20주년 매거진 토크 ‘변화무쌍 속,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을 것’

[아르떼365]는 지난 20년간 문화예술교육의 현장과 담론을 기록하며, 독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왔다. 웹진 특성상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독자와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2024년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창간 20주년 매거진 토크’가 코엑스 오디토리움 로비에서 열려 편집위원들과 독자가 직접 만나 소통하는 특별한 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변화와 전환의 시기를 맞아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독자들이 발 딛고 있는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준비하고 있고, 나아가는지 고민과 질문을 나누는 독자 소통 토크를 마련했다. 변화무쌍한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경험담과 그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는

다른 국적도 문화도 공기처럼 감싸는 예술의 기운

2024 국제 청소년 예술교육 워크숍 〈아트모스피어〉

지난 11월 10일부터 4일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최하는 국제 청소년 예술교육 워크숍 <아트모스피어(Artmosphere)>가 열렸다. 세계 각국 청소년이 한국의 문화예술교육과 함께 새로운 환경에서 창의적인 예술 교류를 경험하도록 기획된 행사였다. 몽골, 싱가포르, 필리핀, 한국의 청소년 40명이 그 주인공이었고, 각 나라의 예술교육가(예술가)와 문화예술교육 행정가, 통역, 기록, 안전 등 진행 스태프가 행사를 위해 모였다. 필자는 무용 분야 예술교육가로 이 특별한 만남에 함께 했다. 4개국 청소년이 만나 함께 하는 무용 예술교육 프로그램과 결과발표 공연을 준비하며, 예술교육 현장에서 보고 느낀, 짧지만 강렬했던 <아트모스피어>의 잔상을 나누고자 한다. 하나로 연결되는

양적 팽창이 멈춘 뒤, 전환의 가능성

[좌담] 문화예술교육의 균열과 재구성① 균열의 징후를 다시 읽기

문화예술교육 20년을 앞둔 지금, 관련 정책과 예산의 변화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환경 변화까지 예술교육가의 활동과 문화예술교육 현장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재구성해야 할까. 문화예술교육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은 어떤 균열을 감지하고 있으며, 어떤 질문을 던지고 실천을 모색하고 있는지 이야기 나눴다. ① 균열의 징후를 다시 읽기 ② 재구성을 위한 질문들 좌담 개요 • 일 시 : 2024.11.8.(금) 오후 3시 • 장 소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아르떼라이브러리 • 참석자 좌장. 김선아 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과 교수(본지 편집위원장) 패널. 나진억 성동문화재단 경영정책실

흔들림 속에도 놓치지 않을 가치와 신념

[좌담] 문화예술교육의 균열과 재구성② 재구성을 위한 질문들

문화예술교육 20년을 앞둔 지금, 관련 정책과 예산의 변화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환경 변화까지 예술교육가의 활동과 문화예술교육 현장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재구성해야 할까. 문화예술교육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은 어떤 균열을 감지하고 있으며, 어떤 질문을 던지고 실천을 모색하고 있는지 이야기 나눴다. ① 균열의 징후를 다시 읽기 ② 재구성을 위한 질문들 좌담개요 • 일 시 : 2024.11.8.(금) 오후 3시 • 장 소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아르떼라이브러리 • 참석자 좌장. 김선아 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과 교수(본지 편집위원장) 패널. 나진억 성동문화재단 경영정책실 실장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실천과 모색

2024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 기념행사 포토리뷰②

<2024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를 맞이하여 10월부터 한 달간 국내외 곳곳에서 공연, 전시, 체험 워크숍·강연, 종합축제, 포럼·컨퍼런스·세미나 등 288개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그 여정을 마무리하는 기념행사가 11월 13일, 14일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문화예술교육 정책 토론회를 중심으로 기념행사 둘째 날 펼쳐진 공연, 학술세미나 등 현장을 만나보자. 문화예술교육 정책 토론회 2024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 기념행사 둘째 날인 11월 14일에는 문화예술교육 정책 20주년을 앞두고 <2025년 문화예술교육 정책 방향을 말하다 –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실천방안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변화에 발맞춰 미래를 준비하는 끝없는 도전

대전환의 시대, 교육의 변화와 문화예술교육

교육은 성장 세대의 미래를 준비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 변화에 민감하고, 변화에 발맞추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한다. 지금 한국 사회는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오프라인 세계가 축소되고, 디지털 가상 세계가 확대되고 있다. 저출산으로 젊은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지역은 소멸 위기를 맞고 있다. 중소기업에서는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고, 빈자리를 외국인이 메우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5%를 넘고 있다. 일례로 충북 음성군 중소기업 인력의 15%가 외국인이다. 앞으로 저출산이 심화할수록 국내 외국인 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방

세월에도 변함없는 편안한 친구처럼

예술로 365길⑭ 달리도서관

달리도서관 제주시 신성로12길 21-2(2층) 11:00~29:00 (일/월/화 휴관) 064-702-0236 공간이용로: 3,000원 (후원회원 무료) 인스타그램 @dalli_jeju 달리도서관(이하 달리)은 제주시청 근처의 고산동산이라는 언덕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고산’은 높은 산이고 ‘동산’은 야트막한 언덕인데 두 말이 붙어있는 것부터 무언가 남다른 기운이 느껴지는 곳에 위치한 달리의 공간을 소개합니다. 달리도서관은 다섯 개의 공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달리의 현관을 들어서서 제일 먼저 마주하는 공간 ‘모여드실’은 대다수 프로그램이 이루어집니다. 조금씩이지만 매달 새롭게 구비하는 신간을 비롯해 문학 류의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걱실걱실’은 집으로 치면 방과 방을 잇는 통로이자

문화예술교육의 큰 물결은 어디로 향할까

2024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 기념행사 포토리뷰①

<2024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를 맞이하여 10월부터 한 달간 국내외 곳곳에서 공연, 전시, 체험워크숍·강연, 종합축제, 포럼·컨퍼런스·세미나 등 288개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그 여정을 마무리하는 기념행사가 11월 13일, 14일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전시와 공연, 시상식 등 다채로운 행사와 미래 문화예술교육을 논의하는 포럼이 이어진 기념행사 첫째 날 현장을 사진으로 만나보자. 2024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대상 시상식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7명(단체) 수상 김정호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책임프로듀서, 조경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조아라 무용분야 학교·사회예술강사, 정수정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문화체육특수교육과 장학사, 홍세정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초빙교수, 충북문화재단 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미래 세대가 차별 없이 누려야 할 문화예술교육을 위하여

2025년 학교문화예술교육 왜, 어떻게, 앞으로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2조(정의)에서 학교문화예술교육은 “「영유아보육법」 제2조의 규정에 따른 어린이집, 「유아교육법」 제2조의 규정에 따른 유치원과 「초‧중등교육법」 제2조의 규정에 따른 학교에서 교육과정의 하나로 행하여지는 문화예술교육”이다. 학교문화예술교육의 시작은 다들 알다시피 국악 강사풀제다. 2000년 당시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서양음악’ 중심의 학교에서의 음악교육에 우리 문화를 심기 위해서 (사)한국국악협회를 주관단체로 지정하여 ‘전문예술인 파견 강사풀제’라는 이름으로 소박하게 시작한 사업이다. 그러나 2005년 말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등 제도가 갖추어지고 지원기관(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설립되고, 문화부의 주요 정책으로서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시스템이 갖추어지며 ‘강사풀제’는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으로 20여 년간 크게 확대되었다. 분야도 2000년 국악, 2003년 국악과

달이 모양을 바꾸듯, 새로운 마음으로

‘철부지ART’가 마주한 도전을 재구성한 방식

이 수업 이제 그만할까요? 2023년 10월, 전라남도 해남 북평면 남창시장은 영화 으로 유명한 나홍진 감독의 신작 영화 촬영이 한창이었다. 아마 시골의 오래된 상가 건물이 1970, 80년대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어서 영화 촬영의 배경이 된 듯했다. ‘철부지ART’라는 이름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제중심 학교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예술로 탐구생활’ 프로젝트에 3년 연속 참여 중이었던 우리는 북평초등학교에서의 마지막 9회차 수업을 끝내고 남창시장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다들 표정이 어두웠고 말이 없었다. 각자의 생업으로 바쁜 한 해였기에 수업 준비는 매번 조금씩 부족했다. 준비한 자료를 챙기지 못할 때도 있었고, 순서를

무심한 공생을 위해, 초록은 생각하지 마?

오늘부터 그린㉛ 일상에서 행동하는 작업

새는 살만한 곳에 산다 <렛츠 버딩!(함께 새 하는 중!)>(2022)은 탐조(birding)로 도심에 거주하고 있는 구체적인 새를 만나고, 의도된 오역/어설픈 ~되기(새 하는 중)의 시도를 통해 자신과 새의 (이미 있는) 연결성을 발견해 내는 작업이었다.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된 건, 성북천에서 만난 한 오리(한동안 흰뺨검둥오리로 오해했던, 하지만 청둥오리 암컷이었던)와의 조우였다. 어느 날 약속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해 식당 바로 앞에 있는 성북천으로 내려갔는데, 그곳에 흔한 오리가 한 마리 있었다. 도착하지 않는 친구를 기다리며 별생각 없이 오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질문이 들었다. ‘여긴 인공하천인데, 쟤네

참여하고 누릴 권리, 출발점은 여전히 유효한가

정책 방향을 재구성하기 위한 질문

정책의 유통기한 기본적으로 정책을 제안하고 입안, 실행할 때는 ‘좋은 정책(good policy)’을 지향한다. 정책의 지속 여부는 목표 달성의 정도와 결과의 질(quality)에 달려있다. 일반적으로 정책의 지속성이 요구되는 분야는 복지나 교육, 문화예술 등 존엄과 생명에 관련된 영역이거나, 긴 시간을 통해 서서히 변화를 체감하는 영역이다. 다른 한편 정량적 목표 설정이 가능하고 달성 여부가 수치로 분명히 드러나는 정책은 성과 여부에 따라 시대정신이 반영된 새로운 정책으로 변환되거나 일몰된다. 물론 정책 성과가 미미하거나 잘못되었을 경우, 다시 말해 ‘좋은 정책’이 아니라는 판단과 평가가 있으면 가차 없이 폐기되기도 한다.

게임오버? 함께 새 판을 짜자!

윤용훈‧김율리아 성남예술교육가네트워크 STAN:D

게임이론은 경쟁 상대의 반응을 고려해 최적 행위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사결정 행태를 연구하는 경제학·수학 이론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여 더 나은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중요하게 거론되곤 한다. 문화예술교육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은 게임의 규칙에 만족하고 있을까? 어떤 전략을 취하는 것이 더 큰 공동의 이익을 끌어낼 수 있을까? 12월 ‘성남 문화예술교육 주간’ 행사를 맞아 그간의 문화예술교육에 ‘게임오버’를 선언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포럼을 준비 중인 성남예술교육가네트워크 STAN:D(이하 스탠드) 윤용훈 회장과 김율리아 사무국장을 만났다. 오늘은 두 분을 성남예술교육가네트워크 회장과 사무국장으로 만났지만, 예술가이자

전환과 실천을 위한 탐구의 장

2024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 기념행사 프리뷰

깊어져 가는 가을, 대한민국 곳곳에서 다양한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가을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진행된 문화예술교육의 결실을 총망라해 일상 속 더 가까이 문화예술을 경험토록 하는 ‘2024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가 열렸다. 이번 축제는 지난 10월부터 한 달간 국내외 곳곳에서 300여 개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평범한 일상을 축제로 물들게 했다. 한 달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기념행사가 11월 13일, 14일 양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미래문화예술교육 포럼, 정책토론회,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대상 시상식, 각종 워크숍, 라운드테이블, 세미나 등 미래를 향한 혁신적인 교육 방식을 탐구하고,

해학미 넘치게 살아갈 힘을 길어 올린다

예술교육이 내 삶에 스며드는 사이

며칠 전 쓰러져 응급실로 향했다. 의식이 돌아오자 불쑥 내 인생의 기억을 되짚게 되었다. 어린 시절 엄격하고 무서웠던 아버지가 한 달에 한 번 가족 장기 자랑을 여셨던 기억이 젤 먼저 떠올랐다. 나는 부채춤이나 악기 연주를 했고 두 언니는 시(詩)나 노래를, 남동생들은 태권도, 때론 마술을 했다. 그 엄격하고 무서웠던 아버지는 매번 곱추춤을 추셨다. 아버지가 고(故) 공옥진 여사로 변신해 바보 같고 재밌는 표정과 행동으로 웃음을 줬던 시간, 우리 가족의 딱딱한 관계를 비집고 들어온 사이, 그 장기 자랑 시간이 기억났다. 그 해학미 넘치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