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2조(정의)에서 학교문화예술교육은 “「영유아보육법」 제2조의 규정에 따른 어린이집, 「유아교육법」 제2조의 규정에 따른 유치원과 「초‧중등교육법」 제2조의 규정에 따른 학교에서 교육과정의 하나로 행하여지는 문화예술교육”이다.
학교문화예술교육의 시작은 다들 알다시피 국악 강사풀제다. 2000년 당시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서양음악’ 중심의 학교에서의 음악교육에 우리 문화를 심기 위해서 (사)한국국악협회를 주관단체로 지정하여 ‘전문예술인 파견 강사풀제’라는 이름으로 소박하게 시작한 사업이다. 그러나 2005년 말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등 제도가 갖추어지고 지원기관(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설립되고, 문화부의 주요 정책으로서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시스템이 갖추어지며 ‘강사풀제’는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으로 20여 년간 크게 확대되었다.
분야도 2000년 국악, 2003년 국악과 연극에서, 지금은 국악, 연극, 영화, 무용, 만화/애니메이션, 공예, 사진, 디자인 등 총 8개 분야로 늘어나고 예술강사 지원사업 추진 학교 수, 강사 수도 대폭 늘었다. 2024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국비가 반 토막으로 깎였는데도 학교예술강사 4,800여 명을 파견하여 전국 8,482개 초·중·고등학교(특수학교, 각종학교 포함)에서 약 230만 명 학생이 문화예술교육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사업을 통해 지금 인구소멸위기의 대한민국에서 가장 소중한, 또랑또랑한 우리의 어린이‧청소년들이 차별 없이 문화예술을 접하며 상상하고 배우는 행복한 교육의 장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도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의 목적을 ‘예술현장과 공교육 연계, 분야별 전문 인력의 초·중·고등학교 방문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문화적 감수성 및 인성·창의력을 향상시키고 학교문화예술교육 활성화에 기여합니다’라고(주1) 명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예술인들도 미래의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귀중한 장을 제공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이 학교문화예술교육에 위기가 왔다. 국비 학교예술강사 지원 예산이 2023년 약 547억 원, 2024년 약 258억 원 그리고 2025년 예산안이 약 81억 원으로 대폭 삭감되고 있다. 2025년 지방교육재정은 11월 11일 현재,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일부 증감되는 등 시도교육청마다 상이한 상황이다.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연도별 지원현황
구분(단위) | 2021 | 2022 | 2023 | 2024 | 2025 |
---|---|---|---|---|---|
국고(억 원) | 541 | 575 | 575 | 287(∆50%) | 81(∆71.9%) |
지방교육재정(억 원) | 296 | 301 | 318 | 341 | 편성 중 |
예술강사(명) | 5,065 | 5,040 | 5,021 | 4,805 | 미정 |
학교문화예술교육 재정은 어떻게 구성되나
현재 위기의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잠시 과거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2008년 10월 15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정부중앙청사에서 문화예술·체육교육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양 부처 간 협력을 공고히 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업무협약의 주요 내용 중에 ‘동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도 단위사업별로 문화부와 지역교육청, 지자체가 분담’이 포함되어 있었다.(주2) 그리고 공교롭게도 당시는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에 따라 교육자치제도가 도입되던 시기로 처음으로 주민직선제 교육감이 선출되던 때였다. (2007년 2월 14일 부산광역시에서 전국 첫 직선 교육감이 취임했고, 서울특별시의 경우 2008년 8월 26일, 경기도는 2009년 4월 8일 취임했다.) 문화부에서 국비를 마련하고, 시도교육청 재정, 즉 지방교육재정교부금(약칭 지교재)와 비교적 소액의 지자체 부담으로 학교문화예술교육 재정의 틀을 잡고 학교예술강사 사업을 확대해 왔다.
*기준: 문체부 문화예술교육과 사업단위 예산현황 보고(`24.9.30.)
여기에서 국고와 함께 지원되는 지방교육재정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의해 다음과 같이 조성된다.
-
제 3조(교부금의 종류와 재원) ① 국가가 제1조의 목적을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에 교부하는 교부금(이하 “교부금”이라 한다)은 보통교부금과 특별교부금으로 나눈다.
② 교부금 재원은 다음 각 호의 금액을 합산한 금액으로 한다. <개정 2022. 12. 31.>
1. 해당 연도 내국세[목적세 및 종합부동산세, 담배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 총액의 100분의 45 및 다른 법률에 따라 특별회계의 재원으로 사용되는 세목(稅目)의 해당 금액은 제외한다. 이하 같다] 총액의 1만분의 2,079
즉 지방교육재정에는 내국세의 20.79%가 자동 배정되는데, 계속 부족해지는 국고보다는 지방교육재정이 불용액, 적립금이 증가하는 점에 있었다. 이에 관한 판단은 기획재정부가 하였는데, 특히 지방교육재정이 2025년 72.3조 원이 예상되고(2024년 68.9조) 불용액 및 적립금이 2017년도 3,208억 원에서 2022년 66배로 늘어난 21.17조 원이라는 점(주3)에서 국고에 관한 판단을 다시 하게 된 듯하다. 이러한 불용액 및 적립금 증가에는 학령인구 감소 등이 원인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중앙 재정 당국에서는 ‘학교예술강사’ 사업의 시도교육청으로의 이관 재정 원칙을 2025년 예산안에 반영하게 된다. 즉 간단히 이야기하면, 한쪽에 돈이 남으니 그 돈으로 모자라는 쪽 일을 맡으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2025년 국고의 학교예술강사 예산(안)은 약 81억 원으로 삭감되었다. 이로써 예술꽃 씨앗학교, 예술상상체험대, 창의경영학교지원사업, 방학예술캠프 등 열정의 사업들이 다 사라지고 마지막 남은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마저도 흔들리는 상황이 되었다.
특히 재정 당국의 이관 및 이양이라는 것은 재정 부담 주체, 사업 주체 및 수요자와 충분한 재정 및 사업목적 및 추진에 대한 논의와 협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협의라기보다 재정의 삭감에 대한 통보 혹은 설명의 형식으로 급하게 진행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협의의 부족은 2024년 9월 26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대구에서 제99회 총회를 열고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국고 확보’ 요구안을 의결했다(주4)는 상황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재정 이양 이전에 고려해야 할 것
학교문화예술교육 국고(안) 삭감 및 이양 관련하여 기획재정부 및 지방교육재정 균형의 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고려했어야 할 게 있었다.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1조 목적에는 이 법이 ‘문화예술교육의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고, 나아가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과 국가의 문화 역량 강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학교문화예술교육은 이 법뿐만 아니라 「문화기본법」 제1조(목적)의 ‘문화에 관한 국민의 권리’의 실천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모든 국민의 문화예술에 접근하고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재정의 이관 및 이양 이전에 학교문화예술교육 사업이 정책 목표에 맞게 진행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되었어야 한다. 즉 재정 이양에도 불구하고 (한때 학교문화예술교육이 전체 학교의 75%에서 진행되던 것을 떠올릴 때) 모든 국민이 차별되지 않고 법(「문화예술교육 지원법」) 및 정책의 목표에 맞는 공공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거기에는 230만여 명의 우리의 귀한 미래, 즉 아동‧청소년의 꿈과 미래가 달려있다.
또한, 학교예술강사의 삶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장에서 학교에서 문화와 예술을 만나게 하는 예술 강사의 ‘일과 삶’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 학교예술강사 수는 3천 명 대에 들어섰던 2008년부터 대폭 늘어났다. 즉, 이번 예산삭감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폭 증가한 학교예술강사의 역할이 학교 현장에서 소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교재 등을 통해서라도 학교예술강사가 충분히 현재와 같은 역할을 학교에서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강사 선발·배치·관리 역할을 맡은 채용 주체(주5)로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시도교육청의 근로 관련 법적, 내용적 협의와 제도화를 통해 이양 이후에도 원활한 노동과 활동이 가능한 내용의 마련이 전제될 필요가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
향후 시도교육청에서 학교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한다면, 지역마다 필요하고 특색있는 맞춤형 교육 방향이 설정될 수 있다. 오히려 더 다양한 분야와 내용이 지역과 함께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 협력하여 활발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 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국민이 (학교에서) 차별 없이 반드시 누려야 할 학교문화예술교육 서비스에 대해서는 시도교육청, 지역센터, 문화체육관광부, 진흥원이 논의하여 필수 가이드라인 등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향후 진흥원은 각 시도교육청의 문화예술교육 정책 및 서비스 관련 중앙과 연계 및 전문 컨설팅의 역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지난 20년간 지속해온 ‘학교문화예술교육’ 정책이 현장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시도교육청의 결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각 교육청과 직접 만남과 소통하고 조율하면서 이 사업이 지역에서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개선되고 진화된 모습으로 어린이‧청소년과 만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2008년과 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주1)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홈페이지> 문화예술교육사업> 학교문화예술교육> 학교예술강사 소개 페이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2024.10.18. 접속)
(주2) 2009 문화정책백서, 문화체육관광부, 2010, p321
(주3) 지방교육재정알리미 홈페이지> 지방교육재정> 예산공시 페이지 참고 및 인용, 지방교육재정알리미 (2024.10.18. 접속)
(주4) 윤혁근, “문체부의 학교예술강사 예산 통째삭감에 교육감협도 ‘반발’”, 교육언론[창](2024.9.27.)
(주5) 제15조의2(학교예술강사의 지원) ② 진흥원은 학교예술강사를 채용하여 「초ㆍ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의 장의 요청에 따라 해당 학교에서 학교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하게 할 수 있다.
- 김규원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연구본부 문화예술가치확산연구실 선임연구위원. 파리4대학에서 문화지리학 박사를 1999년 취득하고 지리학적 관점에서 지역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이후 지역축제를 통해 지역문화를 다수 바라보게 되었다. 2001년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입사 2001년 지역문화의 해 간사로 참여 연구원 초기부터 지역문화 관련 연구와 활동, 전통문화, 문화시설 등의 연구를 수행했다. 향후 남쪽 바다가 보이는 지역에 정착할 욕심으로 연구원 정년을 기다리고 있다. 본지 편집위원.
kimq1@kc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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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가 차별 없이 누려야 할 문화예술교육을 위하여
2025년 학교문화예술교육 왜, 어떻게, 앞으로
공감이 갑니다
미래 세대가 차별 없이 누려야 할 문화예술교육을 위하여
2025년 학교문화예술교육 왜, 어떻게, 앞으로
기대만점이네요
2024년 사회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큰 의미가 있었던 사회문화예술교욱사업도,
사회문화 예술강사들도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균열과 재구성ᆢ
새로운 재구성에 기대를 갖게됩니다.
앞으로의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이 소멸이 아닌 새로운 전환이 되어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의 방향성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응원합니다
학업이 강조되는 고등학교에서도 결국 예술과 체육이 학생들의 바른 성장의 바탕이 됩니다. 미술강사, 음악강사, 연극강사 등 시험출제와 생기부에 시달리는 교사들만으로는 절대 할 수없습니다.
예산안이 급격하게 삭감된 것이 충격이네요. 아이 초등학교에 취타대 동아리가 있는데, 국악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좋았는데, 이것 또한 사라질까 걱정이 되네요. 앞으로 지원 확대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모두의 노력으로 차별없이 문화예술교육을 누리도록 응원하며 기대합니다.~~~~!!^^
돈의 논리에 의해 예술분야에 필요한 예산이 급격히 삭감된 점이 매우 슬프네요!
추가적인 협의와 검토, 논의를 통해 무조건적인 예산 삭감이 아닌 필요한 부분에는 투자를 하는
제대로 된 문화지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