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우리 삶과 문화예술교육을 둘러싼 이슈를 사유하고 질문을 건넵니다.

클리셰를 걷어내고 한계를 넘어서

창의성과 자유로운 실험은 어떻게 이뤄질까

<4분 33초>라는 명곡을 작곡한 음악가 존 케이지는 이런 말을 남겼다. “실험적(experimental)이란 낱말은, 성공과 실패의 견지에서 나중에 판단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되지 않고 단순히 그 결과(issue)가 미지인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된다면, 적절하다.” 결과를 모르는 채 자유롭게 행해지는 시도를 ‘실험’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험을 통해야만 전에 없는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다. ‘새로움’ 또는 ‘독창성’은 ‘창의성’의 첫 번째 특징이다. 새롭지 않다면 창의적이라고 평가되지 못한다. 여기에 그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결과물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다고 평가되어야 한다는 두 번째 특징이 덧붙어야 한다. 새롭지만 무가치한

삶의 자리에서, 완충하고 결합하고 경신하기

[대담] 지역 문화예술교육 매개의 역할과 진화

대담 개요 일 시 : 2024. 6. 17(금) 오전 11시 장 소 : 따스한햇살 스튜디오 참석자 : 임재춘 커뮤니티스튜디오 104 대표, 서지혜 인컬쳐컨설팅 대표(본지 편집위원) 서지혜  문화예술교육 사업이 지역으로 이양되기 시작할 무렵 지역(센터)에서는 예산 확보의 불확실성, 매개자 역할을 할 지역 예술가의 부재, 이주 예술가들의 지역 안착과 지속성 등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그간 지역에서 문화예술교육이 벌어지는 곳, 즉 주민들이 예술과 닿고 관계 맺는 현장에서는 매개자와 문화예술단체, 매개 기관의 고민과 실천이 가능성과 한계를 넘나들며 여러 맥락에서 지역 중심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전개해

담론에서 실천으로, 충돌과 성찰을 통해 얻은 유연함으로

[대담] 지역 문화예술교육 20년을 돌아보며

대담개요 일 시 : 2024. 6. 12.(화) 오전 10시 장 소 : 합정 더 벙커 참석자 : 임학순 가톨릭대학교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 김선아 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과 교수(본지 편집위원) 김선아  ‘지역’이라고 하면 늘 새로운 것처럼 이야기한다. 예전 경험들이 종종 간과되는 느낌인데, 문화예술교육의 첫출발이 지역이었다는 점을 짚어보는 것만으로도 상기되지 않을까 싶다. 20년 전인 2004년 처음 지역과 연계하는 시범사업을 주관하셨던 교수님께서 당시 생각했던 지역의 범위, 성격, 역할은 무엇이었나? 임학순  2004년 ‘학교와 지역사회 연계 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그때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이 없었기 때문에 문화관광부가 주도했다가 2005년 교육진흥원이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인

로컬로 향하는 행복한 반전이 필요하다

[대담] 지역의 현재와 가능성, 미래를 위하여

대담 개요 일 시 : 2024. 6. 7.(금) 오후 3시 장 소 : 무수책방 참석자 : 정석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김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본지 편집위원) 김규원  요즘 지역이 화두다. 지역 소멸, 인구 소멸 등 지역이 위기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제 우리가 생각하는 지역의 의미를 바꿔야 지역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지역이란 무엇인가? 정 석  지방, 지역, 로컬이라는 단어가 있다. 처음에는 지방이라는 말을 썼던 것 같다. 서울도 지방이지 않은가. 서울지방경찰청, 서울지방병무청, 서울지방국세청. 그런데 어느 순간 서울, 경기, 인천은 수도권이고, 나머지는 주변,

우선과 우월을 벗어나 고유하며 조화하기

지역 절대주의의 오류를 바로잡으려면

문화예술계에는 지역문화 절대주의자가 많다. ‘우리 지역, 우리 역사, 우리 예술, 우리 문화’를 절대 선(善)으로 놓고, 교육하고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지역문화 절대주의자들이다. 이 문맥의 ‘사람들’에는 예술가, 교육자, 매개자, 기획자, 연구자, 행정공무원, 정치가 등이 속한다. 이들에게 ‘우리 공간’은 선(善)이고 다른 공간은 타자일 뿐이다. 이것은 분명한 오류다. ‘우리 지역문화’만 중요한 것이 아니고 민족문화, 다른 지역의 문화, 세계의 보편문화도 중요하다. 대한민국 「지역문화진흥법」 2조 1항이 규정하는 지역문화란 ‘「지방자치법」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행정구역 또는 공통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이루고 있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유산, 문화예술, 생활문화, 문화산업 및

경계를 넘어서 :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지평

지역을 위한 창조와 혁신 전략

창의적인 도시의 탄생과 부활: 진도와 전주의 사례 창의적인 도시는 어떻게 탄생하고 성장할까? 또한 왜 정체되며 어떻게 부활할 수 있을까? 오늘날 많은 지역이 경제적·사회적 변화 속에서 정체성을 잃고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교육은 이러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전라남도 진도와 전라북도 전주의 사례를 통해 이 주제를 탐구해 보고자 한다. 진도는 문인화, 소리, 춤 등 전통 문화예술이 꽃피는 곳이다. 초등학생부터 예술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지만, 현재 진도가 창의적인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전주 역시 소리,

느낌 있는 예술이 지역을 구원하리니

감각적으로 생성되는 지역의 고유성

이성적이라고? 아니다. 사람들은 예술을 느끼듯 생생한 감각으로 지역을 경험하며 관계 맺기를 한다. 뇌과학자이자 신경과학자 마이클 가지니가(Michael Gazzaniga)는 인간의 뇌는 근거를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분석한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모든 결정을 다가갈까 물러날까(approach or withdraw) 모드로 검토한다.”라고 한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느끼고-행동하고-생각하는 사람들을 지역은 어떻게 환대해야 할까? ‘래디컬 헬프(radical helf)’ ‘래디컬 데모크라시(radical democracy)’, 경험적으로 거북하게 들릴 수도 있는 근본을 제목으로 달고 나온 책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불확실성을 특징으로 하는 지금의 혼란스러움 속에서 실마리를 찾기 위한 노력의 반증일 텐데 실제로 복잡하게 얽힌

소멸하는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을 문화자원

인구감소 시대, 지역 활성화의 열쇠

지역사회의 인구소멸 위기론 우리나라 2022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0.778명, 이러한 통계치는 올해 0.6명 대까지 감소할 것이라 예상한다. 이러한 인구감소는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에서 감소율이 높으며, 정부에서는 2021년 10월 인구감소 지역 89곳을 지정(5년 주기)하였고, 관심 지역 18개를 지정하여 이 지역들에 대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연 1조 원(광역 25%, 기초 75%), 10년 동안(‘22년~‘31년) 지원하고 있다(행정안전부, 2021). 이처럼 지역단위에서는 인구감소로 인해 활력을 잃어가고 있고, 젊은 청년층을 찾아볼 수 없게 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밑그림조차 그리기에 한계에 도달해 있다. 즉 지역에서 생기를 불어넣어 줄 젊은 세대가 절대적으로

세상을 향한 문을 여는 변치 않는 가치와 잠재력

[대담] 지역사회와 맞닿는 예술공간을 위하여

대담 개요 일 시 : 2024. 5. 21.(화) 오전 10시 장 소 : 숨, 공간 참석자 : 베티나 밀즈 독일 피나 바우쉬 센터 예술 프로젝트 총괄, 이영범 건축공간연구원 원장 이영범  만나서 반갑다. 저는 건축과 도시공간 개선을 위한 정책을 연구하는 국책 연구기관인 건축공간연구원에서 원장을 맡고 있다. 건축공간연구원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지난해 2월 MOU를 맺고 공간문화와 예술교육을 연계한 담론장 공동 개최 등 지속적인 협력을 해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는 시민문화예술교육 거점 공간 조성사업, 문화파출소, 꿈꾸는 예술터 조성사업 등 공간 중심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자문을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다.

혁신적 교육 잠재력을 가진 미적 융합 도구

미디어아트 교육의 무한한 가능성

미디어아트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예술교육 분야로 학생들의 학습과 창작을 고도화시킬 뿐 아니라, 21세기 교육을 뒤바꿀 혁신적인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 이 글에서 ‘미디어아트’라는 학문을 소개하고 멀티미디어 창작, 초학문적 프로젝트, 학생 주도의 창의적 탐구 및 필수 멀티 리터러시 등 미디어아트의 뛰어난 잠재력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미디어아트는 기계 기반, 멀티모달(Multi Modal), ‘융복합 예술(inter-arts)’ 등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 예술로 정의된다. 학생들은 이 복합적이며 강력한 도구를 활용하여 사진, 그래픽 디자인, 영상,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 애플리케이션과 게임, 웹사이트, 방송, 몰입형 환경, 3D 모델, 가상 세계 등을 창작한다.

국가가 아이들의 미래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경제학으로 보는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아동 학대 및 방임 사건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정인이 사건이나 경남 창녕에서 학대와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4층 빌라의 지붕을 넘어 탈출한 10살 소녀나, 모텔을 전전하며 두 아이를 키우다 아이를 던져 뇌출혈을 일으킨 인천 모텔 영아 학대 사건도 모두 지난 3-4년 안에 벌어진 일이다. 이렇게 극단적이지는 않더라도 많은 아이가 학대 및 방임에 준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비참한 결과를 초래한 이런 비극을 막아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크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의 환경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문화예술교육 비전과 방향, 실천 사례가 한자리에

2024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문화예술교육 국제포럼’ 프리뷰

아카시아 꽃 흐드러지게 피어 은은한 향기 가득한 5월, 그리고 다시 만나는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그간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과 연관된 키워드 세 가지를 꼽자면, 첫째, 2005년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정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 설립, 둘째, 제1회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2006년, 포르투갈, ‘예술교육 로드맵’), 셋째, 제2회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2010년, 한국, ‘서울아젠다: 예술교육 발전목표’)일 것이다. 유네스코는 우리 정부의 제2회 세계대회 성공적 개최를 기념하여 매년 5월 넷째 주를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으로 선포하였고(2011년 제36차 총회 시 결정), 이에 우리 정부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를 나누고 복기하는 시간을 가져왔다. 13회를 맞이하는 올해는 좀 더 특별한 의미를

자유, 평화, 존엄의 회복을 향한 모두의 노력

2024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채택과 이행을 위한 한국문화예술교육 향방

2024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현장과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채택 2024년 2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는 2010년 서울에서 열린 2차 세계대회 이후 14년 만에 제3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이하 세계대회)가 개최되었다.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ADNEC)에서 3일간 열린 이 대회에는 총 125개국 1,000여 명 (장·차관 90여 명 포함, 유네스코 보도자료)의 유네스코 회원국 및 국제 문화예술교육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하였고 참여한 모든 국가의 만장일치로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UNESCO Framework for Culture and Arts Education)’가 폐회를 앞두고 최종 채택되었다. 세계대회 폐회식 현장에서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가 채택될 때 무엇보다 그간의 기여와 노력을 투자해 왔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생활밀착형 문화예술 공간의 가능성

지역문화 거점 공간으로서의 공공도서관 활용

지방소멸의 우려는 이제 현실을 넘어서 미래의 위기로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지방소멸은 더 이상 충격적이지도 낯설지도 않은 만성적인 문제로 굳어진 지 오래다. 수도권과 지방을 대립적인 관계로 설정하고 소멸이라는 단어와 함께 지방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재생산하면서 잠재력을 가진 블루오션의 영역마저 감춰지고 있다. 현재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인구감소 지역에 대해 매년 1조 원씩 10년에 걸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배분하는 재정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자체 또한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사업발굴 및 역발상 전환을 통해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을 찾고 있다. 인구의

같은 꿈을 꾸며 일궈온 가치가 널리 퍼져나가도록

꿈의 오케스트라 15년의 성과와 새로운 도약

예술로 세상과 연결되는 꿈의 아이들 2009년 한국에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 붐이 일었다. 교육부, 복지부 등 정부 부처와 지자체가 각자의 정책적 맥락에서 악기교육을 시작했다. 같은 시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음악계와 힘을 모아 ‘한국형 엘 시스테마’ 모델을 구축하고 를 런칭했다. 아동 청소년 대상의 이 사업은 개인 소양 교육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하고,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통합적으로 추구하는 국가 정책사업인 동시에, 지역 문화자원과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지역 문화적 네트워크 사업으로 그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주1). 당시 여러 전략보고서에서 ‘꿈의 오케스트라’의 핵심어를 사회통합, 사회자본 형성, 지역개발, 지역공동체,

첫 경험을 넘어 꾸준히 다양한 문화예술을 누리려면

고령층 대상 문화예술 정책 방향

문화예술과 관련된 소비는 경험재의 성격을 가진다. 즉 문화예술에 대한 경험을 하기 전까지 그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게 일컫는다. 다른 의미로 보면 문화예술 활동은 경험과 참여가 중요하며 그로 인해 그 가치를 알게 되고 만족스러움을 느끼게 되면서 계속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첫 경험이다. 그런데 현재 중고령층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첫 경험이 없었거나, 아니면 지속하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1950년 전쟁과 함께 태어난 세대들은 1970년대 20대를 보내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등장하였으며, 이들이 현재에는 75세 이상의 고령층이 되어있다. 이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