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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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 : 2025.2.17. 오후 3시
장 소 : 바투 스튜디오
참석자 : 에릭 부스 ITAC 공동창립자, 서지혜 인컬쳐컨설팅 대표(본지 편집위원)
서지혜 다시 만나서 정말 반갑다. 이번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 몇 개 국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어떤 목적으로 방문하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
에릭 부스 이번 여정은 아시아에서 티칭아티스트리(Teaching Artistry, 이하 예술교육)의 인지도를 높이고 티칭아티스트(Teaching Artist, 이하 예술교육가)를 지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 중국 3개 도시를 방문하고 서울에 왔고, 그다음에는 대만에 간다. 중국은 이제 막 씨앗을 심은 단계 같지만, 땅속에서 이미 뭔가가 자라고 있었다. 예술교육가라는 개념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는데도, 자신의 실천을 공유하는 것이 놀라웠다. 대만의 경우는 예술을 중심에 둔 실천이 주를 이룬다. 반면, 한국에서는 성숙한 형태의 예술교육이 자리 잡고 있다. 이번 방문의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한국의 성숙한 실천을 기념함과 동시에 어떻게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인가 질문하는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 한국에서 매우 아름다운 실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 성숙한 실천을 더욱 발전시켜 세계적인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도전해야 할 네 가지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지난 12년간 ITAC(International Teaching Artist Collaborative) 활동을 하면서 예술교육이 모든 나라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떤 것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이지만, 문화적 배경과 예술적 역사가 반영된 고유한 차이점도 존재한다. 50여 년 전, 이 분야가 태동할 때부터 지켜봤던 사람으로서, 아시아 각국에서 예술교육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지금 전 세계가 공통된 문제들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래도 희망적인 점 중 하나는, 예술교육가들이 이런 문제들에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거다. 어느 나라에서나 자주 듣는 문제이자 중국에서 가장 크게 대두된 문제는 바로 청소년 정신 건강이며, 이에 관한 가장 강력한 해법 중 하나를 예술교육가들이 제공하고 있다.
지난 12년간 ITAC(International Teaching Artist Collaborative) 활동을 하면서 예술교육이 모든 나라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떤 것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이지만, 문화적 배경과 예술적 역사가 반영된 고유한 차이점도 존재한다. 50여 년 전, 이 분야가 태동할 때부터 지켜봤던 사람으로서, 아시아 각국에서 예술교육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지금 전 세계가 공통된 문제들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래도 희망적인 점 중 하나는, 예술교육가들이 이런 문제들에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거다. 어느 나라에서나 자주 듣는 문제이자 중국에서 가장 크게 대두된 문제는 바로 청소년 정신 건강이며, 이에 관한 가장 강력한 해법 중 하나를 예술교육가들이 제공하고 있다.
서지혜 ITAC도 아동청소년의 정신적 문제나 전 세계 공통의 문제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ITAC의 활동 근황도 말씀해 달라.
에릭 부스 ITAC은 이것이 전 세계적인 문제임을 인식하고, 예술과 건강 관련 이니셔티브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각 나라에서 이러한 실천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를 조명하는 한편, 예술교육가들이 정신 건강 문제에 직접적으로 초점을 맞춰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좋은 예로, 영국에서는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점점 확산하고 있는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bing)’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의사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처방전에 특정한 유형의 예술교육가와 함께하는 활동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놀랍게도 미국 민간의료보험에서 이 프로그램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의료 개입보다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예술교육은 점점 인정받는 단계에 이르고 있으며, 기존의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들을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도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것은 예술교육가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며, 우리의 영향력을 다른 분야에 설득력 있게 알릴 수 있도록 더욱 체계적으로 문서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영향 평가에 대해 다소 느슨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왜냐하면 예술교육가의 작업을 현장에서 직접 보면 그 효과가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과학자나 의료 전문가들과 협업할 때, 그들에게도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변화를 기록하고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예로, 뉴욕시의 한 병원에서 카네기홀에 요청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싱글맘이 느끼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아기와의 애착 형성과 모자 건강에까지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며, 예술교육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물었다. 이에 카네기홀은 예술교육가들과 협력하여 ‘자장가 프로젝트(Lullaby Project)’를 개발했다. 엄마들이 자신만의 자장가를 직접 작사, 작곡하여 임신 중이나 출산 후에 아기에게 노래를 불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엄마와 아이가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다. 의료진은 이 프로그램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했으며, 건강상의 긍정적 효과가 분명히 입증되었다. 이로써 뉴욕시 여러 보건소에서 자장가 프로젝트를 도입했고, 현재는 14개국 47개 도시에서 실행 중이다. 이러한 작은 개입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것은 예술교육가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며, 우리의 영향력을 다른 분야에 설득력 있게 알릴 수 있도록 더욱 체계적으로 문서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영향 평가에 대해 다소 느슨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왜냐하면 예술교육가의 작업을 현장에서 직접 보면 그 효과가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과학자나 의료 전문가들과 협업할 때, 그들에게도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변화를 기록하고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예로, 뉴욕시의 한 병원에서 카네기홀에 요청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싱글맘이 느끼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아기와의 애착 형성과 모자 건강에까지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며, 예술교육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물었다. 이에 카네기홀은 예술교육가들과 협력하여 ‘자장가 프로젝트(Lullaby Project)’를 개발했다. 엄마들이 자신만의 자장가를 직접 작사, 작곡하여 임신 중이나 출산 후에 아기에게 노래를 불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엄마와 아이가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다. 의료진은 이 프로그램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했으며, 건강상의 긍정적 효과가 분명히 입증되었다. 이로써 뉴욕시 여러 보건소에서 자장가 프로젝트를 도입했고, 현재는 14개국 47개 도시에서 실행 중이다. 이러한 작은 개입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서지혜 14개 국가에 한국도 들어간다. 2019년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사회참여적음악가네트워크(SEM 네트워크), 카네기홀이 협력해서 자장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 인터뷰할 때, 미혼모의 변화를 많이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중 “내가 아이를 위해서 온전히 뭔가 해주는 것이 처음이었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내면의 예술성과 창조적 에너지를 깨우는
서지혜 최근에 집필하신 『메이킹체인지(Making Change)』에 관한 얘기를 듣고 싶다. 부제가 ‘예술교육가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그들의 역할(Teaching Artists and Their Role in Shaping a Better World)’이다. 얇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정의하기 어려운 예술교육의 복합적인 속성부터 예술교육가가 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여러 방향을 조망해 주셨다. 잠재적 독자들에게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드린다.
에릭 부스 예술교육이라는 개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고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예술교육이 가진 독창적인 기여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대한 간결하게 핵심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분야의 간략한 역사도 담겨 있지만, 진짜 초점은 ‘예술’과 ‘교육’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예술교육의 더 큰 의미와 영향력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예술’이라고 하면 오페라 극장이나 미술관을, ‘교육’하면 학교나 선생님을 떠올린다. 하지만 예술교육은 훨씬 더 넓은 영역을 포괄한다. 그래서 최소한의 단어로 본질을 전달하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전통적인 예술교육은 좋은 바이올리니스트가 되는 법이나 안무를 만드는 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하지만 예술교육의 독창적인 기여는 ‘타인의 예술성을 깨우는 것’에 있다. 모든 인간은 본능적으로 예술적 창의력을 갖고 있지만, 현대 사회는 그것을 억누르게 한다. 내면의 예술적 힘을 일깨우면 그 에너지는 무한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바로 ‘모든 사람에게는 예술성이 존재하며, 그 예술성이 깨어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예술교육가는 그 힘을 사회적으로 중요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활용하도록 돕는다. 이 책은 예술교육가가 그 힘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7가지 방식으로 설명한다.
서지혜 꽤 오랜 세월 동안 예술교육을 진화-발전시켜 오신 것을 옆에서 지켜봤다. 예술교육의 기반을 다지던 초기와 오늘날에 큰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지, 선생님께서 예술교육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 변화가 생겼다면 어떤 점인지 궁금하다.
에릭 부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링컨센터 예술교육의 목표는 공연과 예술 작품을 더욱 깊이 경험하도록 돕는 것이었다. 나도 처음에는 이것이 예술교육의 본질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느끼면서 점점 더 넓은 관점을 가지게 되었고, 성인, 직장인 등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페덱스(FedEx) 이사회와 함께 작업할 때, 그들과 소통할 때 필요한 언어가 따로 있으며, 예술교육의 영향력이 점점 더 확장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가 정말 중요한 전환점이 찾아왔다.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헌신하는 예술교육가들의 작업을 접하면서부터다. 사회 정의나 환경운동, 난민 등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관점을 갖게 되었다. 나는 이를 ‘사회 변화를 위한 잠자는 거인(Sleeping Giant of Social Change)’이라고 부른다.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실질적인 변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의 주체성과 의식을 깨우고, 그들이 창의적인 참여 방식으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직접 지역사회로 들어가 이를 돕는 예술교육가가 필요하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칠 때까지 말하는 것보다 동인이 필요한데, 바로 그 창의적 참여 방식이 변화에 변화를 잇게 하고, 결국 지역 환경 규제도 바꿔내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연관된 창의적인 활동에 참여하게 만들면, 내면의 사고방식이 변화하고, 결국 외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지게 된다.
서지혜 지금 말씀하신 것이 맥신 그린(Maxine Greene)의 책 『상상의 나래 펴기』에서 ‘사회적 상상력(Social Imagination)’이라고 표현했던 것과 상통하는 것 같다. 내재적‧능동적 주체성을 깨워내서 그 옆에 있는 사람, 사회 문제까지도 어떤 행동으로 이어갈 수 있는 것이 예술의 힘이라는 뜻으로 사회적 상상력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을 보고 굉장히 와닿았었다.
에릭 부스 맥신 그린은 내게 예술교육을 가르쳐준 첫 번째 스승이며, 철학자로서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며 예술교육가들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그분에게 배우면서 가장 강렬하게 남은 문구 중 하나는 “예술교육가의 역할은 사람들이 세상을 다르게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말이다. 바로 그것이 예술교육의 본질이다. 하지만 예술교육가들은 상상만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하게 한다. 철학이 행동으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우리는 이러한 ‘대안적인 세계’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식을 새롭게 하고, 희망과 결의를 키우며,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게 된다. 여기에는 ‘내재적 동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순히 개인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고려할 때, 개인의 창조성 발현에서 출발하지만, 단순한 개인적 만족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중요하다. 특히 9세 전후가 중요한 시기인데, 이때부터 자의식을 갖기 시작하며 창의적인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게 된다. 따라서 어린이들이 창의적 사고를 유지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상상력을 통해 공동체의 건강, 이웃과의 관계 등을 재구성하는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서지혜 앞서 언급하셨던 것처럼 예술교육가의 예술교육이 ‘잠든 거인을 깨우는 것(awakening sleeping giant)’이라고 하셨는데, 이 거인이 깨어나기 위해 예술교육가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환경도 조성되어야 할 것 같다. 특히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에릭 부스 전 세계적으로 예술교육 분야가 직면한 두 가지 주요 과제가 있다. 첫 번째는 가시성(Visibility)이다. 이 분야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예술교육은 현장 중심의 겸손하고 소박한 실천이다. 현장에서 강력한 영향을 미치지만, 미디어의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상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사람만이 그것을 인식하고 있다. ITAC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재정적 문제다. 보통 예술교육가들은 충분한 보수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 일을 전업으로 삼기 어렵다. 결국 생계를 위해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분산해야 한다. 다른 전문 직업군에 비해 진입 경로가 명확하지 않고, 체계적인 지원도 부족하다. 더 큰 문제는, 경력이 쌓일수록 더 나은 보상과 기회가 주어지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했다는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지만, 솔직히 아직 멀었다. 예술교육이 하나의 전문 분야로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서지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예술교육 분야가 진화하는 데 ITAC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분야가 성장하는 데 있어 예술교육가가 자기 정체성을 강화해 가는 지금이 중심에 있는 것 같다. 제6회 국제예술교육실천가대회(ITAC6)에서 한국 무용수들의 프로젝트 ‘체화된 촉매제: 당신 과/을/대해/안의/위해 춤추기’가 끝나고 선생님께서 무대 뒤까지 와서 영감을 표현하던 모습이 기억이 생생하다. 『메이킹체인지』에서도 그 무대를 언급했다. 어떤 의미였는지 직접 들어보고 싶다.
에릭 부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ITAC6을 진행할 때 한국 무용팀이 영상프로젝트와 연결하여 창조해 낸 예술 작품은 좋은 에너지와 전문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가 이제껏 보지 못한, 예술교육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는 점이 정말 놀라웠다. 평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데, 이번에는 우리 동료들이 우리의 이해와 우리 세계, 우리가 겪는 어려움과 기쁨에 아낌없이 주의를 기울여 주었다. 단순히 관심을 보인 것에 그치지 않고, 마치 예술교육가가 하듯이 관객으로서 참여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담아냈고, 그것이 콘퍼런스의 중심이 되었다.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시절에 관객에게 듣는 가장 기쁜 피드백이 내 공연에서 자기 자신을 보았다는 것이었다. 이번 무대를 보면서 내가 바로 그 관객의 입장이 된 것이다. 그 무용 공연에서 예술교육가로서의 나의 삶을 볼 수 있었고, 작품의 퀄리티와 무용수들의 넘치는 에너지로 나의 커리어가 한층 더 고양된 느낌을 받았다. 한 부분이 끝날 때마다 감탄이 이어졌고, 사람들의 환호와 열광이 터져 나왔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작품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면서 가장 축제적인 방식으로 스스로를 기념하던 순간을 공유하고 싶었다.
※ [관련 기사] 제환정, ‘세상을 바꾸기 위해, 조금 덜 외롭기 위해: 제6회 국제예술교육실천가대회(ITAC6)에 다녀와서’ (아르떼365, 2022.9.26.)
성장을 넘어 지속 가능한 전환으로
서지혜 전 세계 엘 시스테마(El Sistema) 운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계시다. 엘 시스테마에서 영감을 얻은 프로그램을 자문하고 동행하시는데, 한국도 꿈의 오케스트라를 시작한 지 12년째다. 엘 시스테마 형 프로그램들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 같다. 혹시 특별히 유의미하게 바라보고 있는 변화가 있나?
에릭 부스 엘 시스테마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그와 유사한 방식으로 성장한 많은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사회 변화를 위한 음악(Music for Social Change)이라고 부르며, 꿈의 오케스트라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엘 시스테마는 거대한 글로벌 운동이 되었지만, 규모가 크고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프로그램은 극소수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손꼽히며, 정부 지원에서 지역 지원으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거의 유일한 사례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성과이며, 이러한 지속 가능한 전환을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인정받아야 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제는 꿈의 오케스트라뿐만 아니라 꿈의 무용단, 꿈의 극단까지, 앞으로 더 많은 분야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는 꿈 프로젝트가 더욱 포괄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그램 대부분은 허니문 단계를 거친다. 즉, 초기 몇 년 동안 모두가 흥분하며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아이들의 실력도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 넘치는 시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일종의 정체기에 접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제 단순히 프로그램이 순조롭게 운영되는 것을 넘어서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이 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 단계 도약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바로 사회적 영향력을 더욱 높이기 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도약이 필요하게 되는데, 전 세계적으로 이 단계에 놓인 프로그램들을 많이 본다. 음악 활동과 별개로 사회적 영향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 활동 그 자체로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내야 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성과를 달성하는 방식이 더 정교해져야 한다. 그럴 때 지금까지 꿈의 오케스트라를 거쳐 간 3만 명의 아이들뿐 아니라 음악을 가르치는 모든 사람의 삶도 변화하게 한다. 그 순간 예술교육이 단순한 기술교육이 아닌 청소년의 개발과 성장의 과정이 되는 것이다. 즉, 음악 교육이 단순히 플루트를 배우는 과정이 아니라, 플루트를 통해 그들의 삶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경험이 되는 것이다. 물론, 플루트도 정말 잘 연주하게 되겠지만 말이다.
나는 엘 시스테마를 하나의 거대한 실험실로 본다. 우리는 새로운 방법을 자유롭게 시도하고, 무엇이 더 효과적인지 탐색할 기회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어떻게 더 나아질 것인가”를 좀 더 의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더 나아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며, 그것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객관적인 기준과 측정 방법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좀 더 깊이 파고들어, 예술교육 전체 분야가 한층 더 정교한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놀라운 실천들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3만 명의 청소년들에게 엄청난 변화를 불러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축하한 후에,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프로그램 대부분은 허니문 단계를 거친다. 즉, 초기 몇 년 동안 모두가 흥분하며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아이들의 실력도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 넘치는 시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일종의 정체기에 접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제 단순히 프로그램이 순조롭게 운영되는 것을 넘어서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이 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 단계 도약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바로 사회적 영향력을 더욱 높이기 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도약이 필요하게 되는데, 전 세계적으로 이 단계에 놓인 프로그램들을 많이 본다. 음악 활동과 별개로 사회적 영향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 활동 그 자체로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내야 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성과를 달성하는 방식이 더 정교해져야 한다. 그럴 때 지금까지 꿈의 오케스트라를 거쳐 간 3만 명의 아이들뿐 아니라 음악을 가르치는 모든 사람의 삶도 변화하게 한다. 그 순간 예술교육이 단순한 기술교육이 아닌 청소년의 개발과 성장의 과정이 되는 것이다. 즉, 음악 교육이 단순히 플루트를 배우는 과정이 아니라, 플루트를 통해 그들의 삶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경험이 되는 것이다. 물론, 플루트도 정말 잘 연주하게 되겠지만 말이다.
나는 엘 시스테마를 하나의 거대한 실험실로 본다. 우리는 새로운 방법을 자유롭게 시도하고, 무엇이 더 효과적인지 탐색할 기회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어떻게 더 나아질 것인가”를 좀 더 의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더 나아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며, 그것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객관적인 기준과 측정 방법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좀 더 깊이 파고들어, 예술교육 전체 분야가 한층 더 정교한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놀라운 실천들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3만 명의 청소년들에게 엄청난 변화를 불러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축하한 후에,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서지혜 어떻게 보면 예술교육의 새로운 역할이나 가능성을 포착하는 데 엘 시스테마가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부터는 기후 위기를 공부하고 계신다고 알고 있다. 이렇게 점점 우리 삶을 둘러싼 사회 문제를 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어떤 행동을 취할지 책임을 느껴야 하는 것이 모든 예술교육가가 마땅히 해야 하는(should) 영역인지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빈번하게 꼭 이래야만 하는 건 없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
에릭 부스 기후 위기 같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와 예술교육의 관계를 강조하는 이유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ITAC에서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실험을 진행하며 예술교육가가 단순히 기후 위기에 대한 이해나 인식을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 변화와 실천, 그리고 적극적인 참여로 연결되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그 결과, 커뮤니티를 창의적으로 참여시키는 과정이 곧 행동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기후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사회적 도전 과제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강력한 원리다. 분석해 본 결과, 이러한 예술교육가들의 접근 방식은 방과 후 프로그램이나 커뮤니티 벽화 프로젝트에서 학생이나 지역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과 같은 원리였다. 즉, 함께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자연스럽게 정보를 받아들이고 행동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후 운동이나 교육 프로그램은 먼저 정보를 제공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사람들은 압도당하거나 무력감에 빠진다. 반면, 예술교육가들은 먼저 창의적인 작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기고, 지식을 탐구하고 싶어지고, 행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어린이들에게 기후 위기를 알릴 때, 훌륭한 예술교육가라면 아이들이 직접 보고 경험하도록 연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거다. 개인적 관련성을 높이는 거다. 아이들이 아는 것에 단순히 정보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탐구하고, 실험하고, 창의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호기심이 생기게 된다. ITAC은 유명한 오페라 가수 조이스 디도나토(Joyce DiDonato)와 협력하여 <에덴> 공연이 열리는 30여 개 도시 빈곤 지역에서 지역 환경 문제를 창의적으로 다루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예술교육가들이 아이들에게 각자 지역의 환경 문제와 예술이 연결되는 구체적인 경험을 하게 했고, 아이들은 자신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희망과 능력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을 다르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한 것이다.
서지혜 사회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개인적 관련성 때문일 수도 있고 관심, 혹은 정보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이러한 인식은 시민으로서 당연히 갖춰야 할 바 같기도 한데, 특히 아동청소년을 만나고 있는 예술교육가에게는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을 기본 소양으로 갖춰야 한다고 할 수 있을까?
에릭 부스 어떤 예술교육가는 단순히 예술만을 가르치고, 어떤 이는 사회 변화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그런데 사람들의 창의성을 활성화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회 변화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본다. 사람들이 예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서로 연결되는 경험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회적 관심으로 더 깊이 이어지게 된다. 내가 아는 예술교육가는 대부분 마음속 깊이 사회 변화를 소망하고, 그들의 작업 속에는 사회적 도전 과제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예를 들어, 꿈의 오케스트라에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자연스럽게 그 안에 스며든다. 아이들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이 겪는 스트레스,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불안정성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모여 연습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면서, 그 영향력이 점점 더 넓게 퍼져 나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나는 이런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직접 목격했다. 처음에는 아이들 간의 작은 공동체가 형성되지만, 점차 가정으로, 그리고 지역사회로 퍼져 나간다.
매슬로(A.H. Maslow)의 욕구 단계 이론에 따르면, 음식, 안전 등 생존을 위한 기본 욕구가 충족되어야 비로소 자아실현 같은 높은 단계의 경험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난한 지역에서 이 피라미드가 뒤집히는 경우를 자주 발견했다. 음식도 부족하고 안전도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도, 아이들이 강렬한 예술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꿈꾸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기 삶과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거꾸로 된 피라미드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매슬로(A.H. Maslow)의 욕구 단계 이론에 따르면, 음식, 안전 등 생존을 위한 기본 욕구가 충족되어야 비로소 자아실현 같은 높은 단계의 경험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난한 지역에서 이 피라미드가 뒤집히는 경우를 자주 발견했다. 음식도 부족하고 안전도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도, 아이들이 강렬한 예술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꿈꾸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기 삶과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거꾸로 된 피라미드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이 공간에서, 순환하는 창조적 에너지
서지혜 『메이킹체인지』에서 “예술교육은 갈망하는 일이다(Teaching artist is in a yearning business)”라는 문장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예술교육가들이 대하는 사람들의 욕구나 사회적 결핍, 그들의 욕망을 채우는 실천이라는 측면을 말씀하신 것 같다. 그런데 현실은 너무 척박한데도 예술교육가들이 개인적으로 높은 이상을 가진 탓에 더 많은 사람과 예술의 힘을 나누고자 갈망하는 것인가 생각했다. 척박한 현실과 갈망 사이에서 갈등과 회의가 반복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특히 한국에서는 지금 이 시기가 펀딩이 끊기는 때다. 이럴 때 만나자고 하는 예술교육가의 얘기를 들어보면, 계속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회의감을 호소한다. 그러다가 또 프로젝트가 나오면 9개월, 10개월 달리는 쳇바퀴를 도는 게 예술교육가의 삶이기도 하다. 이런 예술교육가들에게 선생님께서 꼭 나눠주고 싶은 말씀이 있을 것 같다.
에릭 부스 갈망은 아주 중요한 무언가를 향해 손을 뻗는 에너지를 담고 있는 단어이면서도 희망의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완전하게 이룰 수 없다는 걸 알아도 계속 노력을 멈추지 않는 바로 그 공간에 예술교육가가 살고 있고, 그곳으로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이다. 세상은 종종 갈망하기 어렵게 한다. 매일을 살아내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느라 희망을 억누른다. 갈망할 수 있어야 할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많은 압박에 불안과 두려움만 가득 차 마음을 열 수 없는 것이다. 예술교육은 바로 이 갈망할 수 있는 공간과 그렇지 않은 공간의 ‘경계(in-between)’에 자리한다. 그 사이 공간에서는 확신할 수 없는 일을 시도해보는 것을 괜찮다고 해준다.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무언가를 향해 손을 뻗는 과정 그 자체에서 강렬한 생명력을 느끼고 자신의 존재를 깊이 경험하게 된다. 예술교육가는 모든 예술교육 참여자가 이 감각을 경험하길 바란다. 비록 아주 짧은 시간이라 하더라도. 꿈의 오케스트라는 함께 손을 뻗어 더욱 놀라운 것들을 이뤄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조금 더”의 철학이다. 성취한 게 부족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내가 속한 지역사회를 위해 더 나은 가능성을 향해 뻗는 것, 바로 그것이 예술교육의 본질적인 공간이다. 예술교육은 여러 측면에서 경계에 있다. 교육도 예술도 아니면서 둘 다이기도 하다. 사람들 대부분은 경계에 있는 것을 불편해하지만, 예술교육가는 그곳에서 가장 창의적인 상태가 된다. 기존의 틀을 넘어서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손을 뻗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엄청난 기쁨이자, 강렬한 생명의 감각이다.
한편, 예술교육가의 창작 과정도 자연의 계절처럼 순환한다. 겨울, 즉 휴경기(fallow period)는 꼭 필요하고, 그 시기가 있어야 새로운 작품과 활동이 탄생할 수 있다. 그래서 저는 불확실한 몇 개월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예술교육가의 삶은 쉽지 않다. 불안정하고, 확실한 기회나 새로운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술교육가의 영향력은 일반적인 교육이나 예술 활동보다 훨씬 더 강력할 수 있다. 그토록 강렬한 ‘창조적 존재감’을 경험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비록 예술교육이라는 직업이 불안정하고 어려운 길이라도, 그것이 주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창조하는 강렬한 기쁨은 그 모든 어려움을 초월할 만큼 크다고 생각한다.
한편, 예술교육가의 창작 과정도 자연의 계절처럼 순환한다. 겨울, 즉 휴경기(fallow period)는 꼭 필요하고, 그 시기가 있어야 새로운 작품과 활동이 탄생할 수 있다. 그래서 저는 불확실한 몇 개월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예술교육가의 삶은 쉽지 않다. 불안정하고, 확실한 기회나 새로운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술교육가의 영향력은 일반적인 교육이나 예술 활동보다 훨씬 더 강력할 수 있다. 그토록 강렬한 ‘창조적 존재감’을 경험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비록 예술교육이라는 직업이 불안정하고 어려운 길이라도, 그것이 주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창조하는 강렬한 기쁨은 그 모든 어려움을 초월할 만큼 크다고 생각한다.
서지혜 저를 포함해서 정말 많은 예술교육가가 그 갈등을 얘기하는데 정말 좋은 질문을 가져가는 것 같다. 여전히 갈망하고 있는가를 스스로 물어보는 것이 계속 예술교육을 행하면서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가를 진단해 보는 좋은 질문이 아닐지 생각하게 되었다. 에릭 부스 선생님과 얘기하면 항상 보살핌이 있는 영감을 받는 것 같다. 저뿐만 아니라 오늘의 인터뷰를 읽는 많은 독자에게 어디선가 누군가 우리 분야를 보살피는 동료이자 선배가 있다는 것은 매우 큰 힘이 될 것 같다.

에릭 부스
ITAC 공동 창립자이자 ‘티칭아티스트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예술교육 전문가. 줄리아드음대, 스탠퍼드대학, 뉴욕대학, 링컨센터 에듀케이션, 케네디센터 등에 출강하면서 영향력 있는 예술교육가로 활동 중이다. 미국 엘 시스테마 수석 고문으로 오케스트라 교육 개발에 참여했고 제1회 유네스코 예술교육 콘퍼런스 폐막식 연설(2006)을 맡았다. 2014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에서는 ‘예술강사의 중요성’에 대한 주제로 개막 강연을 했다.

서지혜
[아르떼365]가 예술교육실천가들에게 틈을 내주고 엮어주면서 틈새로 파고드는 매개체가 되기를 바라며 편집위원을 맡았다. 예술과 예술가가 사회와 긴밀히 관계를 맺으며 시민의 삶에 정신적 풍요로움과 변화를 촉매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으며, 예술경영과 예술교육, 문화정책 분야를 넘나들며 연구와 컨설팅, 기획과 매개활동을 하고 있다. 인컬쳐컨설팅 대표, 사회참여적음악가네트워크 설립자/운영위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세대, 숙명여대, 이화여대에 출강하고 있다.

- 정리_남은정 프로젝트 궁리 기획자
- 사진_박영균 미술작가 infebruary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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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노트 다이어그램에서 이 인터뷰가 있다는 것을 보고 오매불망 기다렸습니다!
실천적 예술교육의 거장 에릭 부스 님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통찰과 혜안이 너무나 좋습니다. 메이킹 체인지라는 신간이 나왔단 것도 알게 되었네요.
두 분의 찬찬히 흘러가면서도 중요한 것들을 짚어가는 대담에서 실천적이면서도 학구적인 깊이를 느낍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맥신 그린 인용으로 시작하는 문단… 예술/예술교육은 이지경이 된세상에서 무엇을 할 수있을까? 하는 제 고민에 명료한 답을 던져주네요. 좋은 인터뷰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예술 교육이 계속 지원되기를 희망합니다.
예술교육자로서 지녀야 할 태도와 방향성을 그 분야의 권위있는 분께 직접 듣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고민이 됐었던 부분에 대한 해답도 얻을 수 있었고 좋은 인터뷰내용입니다.
불확실함 속에서도 갈망하는 창조적 에너지
[대담] 예술교육가의 현장
공감이 갑니다
불확실함 속에서도 갈망하는 창조적 에너지
[대담] 예술교육가의 현장
기대만점입니다
예술교육은 교육도 예술도 아니면서 둘 다 이기도 하다. 예술교육가는 그 경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상태가 된다. 깊게 공감합니다. 정말 훌륭한 인터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