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와 분권, 지역이 주체로 서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하여

지역문화예술교육의 균열과 재구성

2024년도부터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이하 지역센터)에서는 ‘문화예술교육사 현장 역량 강화 사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이 지방이양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지역에서 자체 예산을 확보하여 지속하는 사업도 있지만, 사장되어 역사 속으로 들어간 사업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월 28일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예산안 중점 투자 방향’ 속에는 ‘지역문화예술교육’ 확장과 미래를 위한 어떤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지방이양의 틈에 덩그러니 놓인 지역
국어사전에 나오는 균열의 여러 뜻 중에 ‘친하게 지내는 사이에 틈이 남’이 먼저 눈에 띈다. 이 문장에서 중요한 것은 ‘사이’이다. 지방이양되기 전부터 지방이양이 되기까지 그사이에 문화예술교육에 크고 작은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역센터는 20여 년 동안 사회와 학교문화예술교육 분야의 폭을 넓히며 지원, 양성, 기록, 협력, 자원 등 각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건 국비와 지방비 매칭을 통한 안정적 예산이 토대가 되었다. 국비를 통하여 민간 지원사업 외 지역센터가 해야 할 많은 문화예술교육 향유사업과 실험, 그리고 지역 현안에 맞춰 개발한 직‧간접적 사업으로 지역문화예술교육의 토양을 단단하게 하는 주체자를 생성할 수 있었다.
문화예술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문화예술교육 주체를 양성하고 육성하는 데 있어서 안정적 예산은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지방이양으로 국비 지원이 지방비로 변화하면서 이제 지역의 고민은 사람보다는 그 전제조건인 예산 확보를 위한 구조와 사업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7개 시도 지방비 편성 현황(센터 지원, 현장역량강화, 기반구축)을 보면 2023년 대비 총 10%가 감액되었으며, 지역센터 지원의 경우 40%가 감액되었다. 이 부분에서 조금씩 균열이 이루어지고 있다. 센터 지원 예산이 감액되면서 인건비 외 인력양성, 캠프, 연수, 컨설팅, 협력, 아카이빙 등 직·간접 지원의 규모와 실행방식이 축소된다. 이는 지역센터가 자율성을 가지고 생성해야 하는 몇몇 필수사항을 선택사항으로 변경되게 했다. 이것이 지속되면 인력과 사업이 없어지고 향후 법에서 지정한 지역센터의 존립과 함께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정체성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지역센터는 이렇게 틈이 발생한 균열 안에 덩그러니 놓이게 되었다.
정책 주체이자 실행 주체로 거듭나기
이런 상황에서 지역센터가 문화예술교육 정책 및 실행의 거점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 단위 지원 방식의 전환, 정책 주체이자 실행 주체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위해서는 지역문화예술교육의 정체성과 구조를 재구성해야 한다. 또한 지원사업과 지원사업 외로 이원화되었던 구조를 통합하고, 선순환되게 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다음은 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하는 고민을 지원, 협력, 양성, 아카이브 4개의 키워드로 구분하여 공유한다.
지원 : 충북형 지원체계 구축
민간 문화예술교육 거점 단체 양성을 위한 충북문화예술교육거점사업과 연구‧실행 중심형 사업인 헬로우아트랩을 기반으로 ‘아트랩→생애주기&배달→거점’으로 연결되는 순환지원체계를 구축하였다. 거점사업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는 사업으로 단체당 최장 6년까지 성장, 발전, 협력 등 민간거점의 역할을 지원하고 있다. 헬로우아트랩은 지원사업 진입을 시도하는 단체와 개인 또는 개인이 모여 단체를 만드는 것까지 자유롭게 열려 있는 구조로 지역 환경에 적합한 문화예술교육을 개발하고 생성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특히, 2021년 「충북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지원체계 개발연구」를 통하여 민간거점과 헬로우아트랩 사업을 축으로 도민 향유 중심의 사업과 공간과 단체의 협력 중심 사업간 연계를 위한 체계 과정 및 사업 지원신청서, 심사표, 컨설팅 평가에 관한 사업지표를 개발하여 차년도 사업에 적용하는 성과를 도출하였다. 또한,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정책사업 설계를 통해 생애주기형 사업, 전문인력 양성사업, 인구소멸 지역 및 대상을 찾아가는 문화예술교육 등 신규사업으로 개편하였다.
협력 : 다양한 협력은 지역의 밑거름
도내 대학교와 연계하여 ‘문화예술교육사 현장실습 과정 지원’ 운영 및 학교-지역연계 학교문화예술교육 발전체계를 구축하였다. 예비 문화예술교육사에게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현장실습 과정을 제공하여 향후 재단에서 운영 중인 문화예술교육사업 연계 및 내실화를 다졌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총 40명의 현장실습을 지원함으로써 실질적 문화예술교육사 활동 및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렇게 현장실습 과정을 이수한 교육사는 도내외 문화예술교육 기획자나 강사, 관계기관의 현장 활동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편, 2023년부터 학교와 지역을 연계하는 학교문화예술교육 발전체계를 구축하여 사회문화예술교육 범주에서 확대된 학교문화예술교육을 연결하고 있다.
양성 : 지역의 사람을 키우는 마음
지역 내 자발성과 역량을 키우는 사업 설계를 위하여 기획‧연구개발비와 각종 회의비용을 신설 편성하는 등 연구활동비를 지원하여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자기 주도적 연구 활동을 통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였다. 사업의 내실화를 위한 프로그램 운영도 중요하지만, 현장 단체(예술교육가)의 자체적인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직접 지원의 예산 비목을 확대하여 현장의 내용에 적합하고 투명한 예산 편성 및 집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양성과정은 2013년부터 도내 예술인이나 일반도민을 대상으로 지속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문화예술교육’을 주제로 한 커리큘럼으로 참여자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기록 : 지역문화예술교육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기약
기록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다. 충북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의 기록 작업을 진행했으며, 충북문화예술교육 웹진은 2012년 1호부터 2024년 87호까지 12년간 충북의 문화예술 현장을 ‘짓다’, ‘잇다’, ‘담다’로 나누어 사업, 인물, 정책 등 다양한 이야기로 기록했다. 현장의 숨은 인적‧물적 자원을 발굴하고 독자에게 이야기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하여 지난 몇 년간 충북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및 기획사업을 사업개요부터 프로그램까지 결과자료집으로 공유하고 과거의 기록을 명문화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지역이 필요로 하는 플랫폼의 역할
향후 지역이 문화예술교육 정책실행의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 예술교육가(단체) 등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주체를 대상과 연결해 주는 플랫폼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센터에서는 그동안 많은 지원사업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의 실질적 주체를 양성하고 육성해 왔다. 또한, 공공기관을 비롯한 다양한 기관에서 양질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지역센터에서 필요한 서로가 만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충북문화재단은 2024년부터 홈페이지에 단체, 개인, 기관 정보를 상시적으로 공유하는 기능을 만들었다. 또한, 늘봄사업, 유아교육·보육 통합혁신지원사업, 청소년지도사 연수, 다자녀 가족캠프 등 다양한 사업에 연결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센터가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꼭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지역 문화예술교육 주체의 역량 강화다. 지역에서는 전문인력양성, 컨설팅, 전문가 자문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지만, 한계점이 분명하다. 여기에서 정부 차원의 문화예술교육 전문 연수기관 및 시스템 개발, 문화예술교육사 1급 제도 정착, 예술교육 서비스 통합 플랫폼 구축 등 2025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계획 중인 사업이 지역 곳곳에 스며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24 문화예술교육배달지원사업
2024 농협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문화예술교육프로젝트
전영주
전영주
충북에서 문화예술단체와 기획사 등 다양한 지역문화 현장에서 기획 및 행정업무를 경험하였다. 그리고 2013년 충북문화재단 입사 후, 예술창작‧생활문화‧문화복지‧기획경영 등 11년간 폭넓은 업무를 추진하였다. 현재 충북문화재단 예술교육팀장으로 지역문화예술교육 활성화와 가치 확산을 위하여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sitty772@cbfc.or.kr
썸네일_충북문화예술교육축제 ‘도청가을피크닉’
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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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남 2024년 12월 03일 at 1:11 PM

    자치와 분권, 지역이 주체로 서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하여
    지역문화예술교육의 균열과 재구성
    공감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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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기현 2024년 12월 03일 at 2:44 PM

    자치와 분권, 지역이 주체로 서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하여
    지역문화예술교육의 균열과 재구성

    기대만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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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태식 2024년 12월 04일 at 2:07 AM

    지방분권시대에 필요한 지방이 주체가 되는 지역문화예술교육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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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남 2024년 12월 03일 at 1:11 PM

    자치와 분권, 지역이 주체로 서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하여
    지역문화예술교육의 균열과 재구성
    공감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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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기현 2024년 12월 03일 at 2:44 PM

    자치와 분권, 지역이 주체로 서는 문화예술교육을 위하여
    지역문화예술교육의 균열과 재구성

    기대만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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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태식 2024년 12월 04일 at 2:07 AM

    지방분권시대에 필요한 지방이 주체가 되는 지역문화예술교육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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