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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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5월

지능화된 기계와의 공존

속도전이었다. 학습지를 받아 든 7살 아이는 정해진 산수 문제를 5분 안에 풀어야 한다. 엄마는 핸드폰 시계의 타이머를 맞추고는 그 앞에 앉아 있다. 낯설지 않은 광경이다.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많이. 그렇게 경쟁을 무기로 교육했던 우리 사회에 감히 넘볼 수 없는 경쟁자가 나타났다. 24시간 쉬지 않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계산한다. 물어보면 무엇이든 대답한다. 기계처럼 공부했던 우리가 이제는 학습하는 기계에 정답을 묻는다. 대답만 잘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궁금해할지 용케 알아내고는 듣고 싶은 이야기, 보고 싶은 이미지를 척척 내놓는다. 검색창에 묻기도 전에 페이지만 열면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이제 아이들에게 무엇을 누구에게 질문하도록 가르쳐야 하는가?

불확실성과 혼돈의 시간 속에서 [아르떼 365]는 인간과 기계를 가로지르는 교차점(intersection)에 서서 예술교육의 눈으로 좌우를 살핀다. 알고리즘 속에서 예술을 실천하는 작업에 주목하는 동시에,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틀이 되어버린 알고리즘과 예술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시도한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예술교육을 펼쳐 보임과 동시에 빈약해지는 인간의 감각과 물질적 상상력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 귀 기울인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능화된 기계와의 슬기로운, 더 나아가 평화로운 공존의 길을 찾는 이 시대에 문화예술교육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김선아_3기 편집위원장·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