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간 양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거로남6길 13

- 월~수 예약 관람, 목~일 12:00~18:00

- 064-755-2018

- 홈페이지 www.culturespaceyang.com
인스타그램 @culture.space.yang
제주시 화북동 거로마을은 600년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그 오랜 이야기는 조선시대 ‘제1거로’라고 불렸다는 자랑과 4·3 당시 소개 작전으로 사람들은 쫓겨나고 마을은 전부 불에 타 없어졌다는 아픔과 다시 돌아와 마을을 일으켜 지금에 이르렀다는 의지를 전해준다. 이러한 마을에 2013년 문화공간 양이 문을 열었다. 김범진 관장의 외가였던 문화공간 양으로 마을 사람들이 종종 찾아와 자신의 기억 속 거로마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거로마을의 역사를 돌아보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와 기억으로 남아있는 사람의 역사를 모으는 작업이었다.
600년 마을의 기억, 이를 담아가는 예술
예술가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문화공간 양에는 다양한 예술가들이 머물다 간다. 그들은 마을 사람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작품에 담았다. 또한, 문화공간 양은 ‘거로소사’, ‘기록의 기록’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마을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옛 사진과 추억이 담긴 물건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거로마을의 지금 여기도 기록의 대상으로 삼았다. 미래에는 역사의 한 시대이자 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마을의 사라질 사람, 풍경, 문화 등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겨가고 있다. 이렇게 마을 사람들의 기억이 그들의 역사가 되고 마을의 역사가 되었으며 현재도 역사로 만들어가고 있다. 거로기록보관소는 이러한 작업으로 모이게 된 마을의 기억을 보관하고 공유하는 공간이자 이러한 활동을 해나가는 프로젝트이다. 거로기록보관소에 보관된 자료는 누구나 와서 볼 수 있다.
마을의 기억을 모으고 기록하는 작업을 예술가와 함께하면서 우리는 수집과 기록의 과정이 예술이 될 수 있는가와 누가 이러한 작업을 해야 하는가를 질문하게 되었다. 이러한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전문 아키비스트의 작업 방식과는 다른, 예술로서의 수집과 기록을 실험해 가고 있으며, 모두에게 열린 수집과 기록의 방식을 찾고 있다. 사실의 수집과 기록을 넘어 감각과 감정의 수집과 기록을 추구하고, 다양한 시각과 해석을 바탕으로 하는 수집과 기록을 시도하고 있다. 예술가와 제주도민이 함께하는 소리 워크숍은 이러한 시도 중 하나다. 4·3 유적지에서 소리를 듣고 글로 생각을 적고 이를 나누는 과정에서 4·3의 기억이 전해졌다. 올해는 4·3 때 잃어버린 마을 큰터왓과 곤을동에서 도민들과 함께 소리와 영상을 기록할 것이다. 이 기록물은 예술가의 사운드아트로 연결되고, 사운드아트 작품은 다시 하나의 아카이브가 되는 실험으로 이어질 것이다.
함께하기의 방법은 더 넓게, 더 깊게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제주에 다른 지역의 예술을 소개하는 역할도 하지만, 제주를 다른 지역에 알리는 역할도 한다. 레지던스 프로그램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베트남, 독일, 일본, 조지아 등 여러 나라 작가가 참여했다. 국내외 작가들은 제주도의 역사, 문화, 예술에 큰 관심을 두고 조사와 연구를 진행했고, 이를 자기 작품에 녹여내었다. 이러한 작품은 제주도를 알리는 역할도 하지만, 제주도민이 제주도를 다른 시각으로 보도록 만들기도 한다. 또한, 제주도민은 작가와의 대화에서 해외 작가의 작품세계와 함께 다른 나라의 역사, 문화, 예술을 알아갔다.
읽기 모임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문화공간 양의 장수 프로그램이다. 책 읽기, 영화 읽기, 제주 읽기, 제주 4.3 읽기 등을 진행했으며, 작가 읽기는 작년에 시작하여 올해에도 이어진다. 읽기 모임은 강의와는 달리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여러 사람이 계속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논의하는 장이다. 책 읽기 모임은 한 해도 쉬지 않고 진행했으며, 매해 주제를 선정하여 관련된 책을 읽는다. 아카이브에 이어 최근에는 장애를 주제로 하는 책을 읽고 있다. 올해 작가 읽기에서는 제주 미술을 동시대 미술의 흐름 안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자기 작품을 동시대 미술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비평의 자리를 만들 것이다. 이 자리에는 작가뿐만 아니라 큐레이터, 비평가, 연구자 등이 함께한다.
처음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문화공간 양은 거로마을에 “삶과 더불어 함께하는 예술”이 넘쳐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양’은 제주어로 ‘여보세요’, ‘계세요’와 같이 사람을 부르거나 말을 걸 때 사용하는 말이다. 문화공간 양은 공간 이름의 뜻처럼 더욱 홀로 고립되어 가는 사회에서 사람들에게 예술로 말을 걸고, 안부를 묻고자 한다. 예술이 세상을 구원할 수는 없겠지만 변화의 씨앗이 된다고 여전히 믿으면서 말이다.

- 김연주
- 미디어아트와 공공미술에 관심을 두고 (주)아트컨설팅서울 큐레이터로 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 제주도에서 김범진 관장과 함께 문화공간 양을 설립했으며, 문화공간 양의 기획자로 제주 4·3, 거로마을, 역사, 공동체 등을 주제로 전시와 프로젝트를 기획해 왔다.
인스타그램 @curator.yang - 사진 제공_문화공간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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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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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모아 미래를 꿈꾼다
예술로365길⑱ 문화공간 양
잘 보고 가네요
기억을 모아 미래를 꿈꾼다
예술로365길⑱ 문화공간 양
기대만점입니다
제주에 새롭게 생기는 공간과 문화예술프로그램들을 arte[365] 웹진을 통해 많이 알 수 있게 되어 좋아요! 감사합니다.
“`제주에 있는 작지만 움직이임이 많은 창작공간을 좀더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창작공간 투어를 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