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나요? 우리 일상과 현장에 영감을 주는사례와 시도를 소개합니다.

먼지처럼 작은 생명들과 연결되기

오늘부터 그린㊴ 미시 존재들과의 공생

처음으로 먼지와 꽃가루에 주목하게 된 것은 팬데믹 직후였다. 우리가 모두 환경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생명공동체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시기다. 그 영향력은 우리의 일상에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났다. 정치·경제적 위기와 불균형, 사람을 대체하는 다양한 기술의 등장, 비대면의 일상화 등 우리는 생태계에 대해 완전히 다른 관점을 얻게 되었다. 나 또한 작업의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 시작은 단순히 우리가 호흡만으로도 공기 중의 생태계를 공유하고 있으며 바깥으로 확산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자 하는 생각이었다. 현미경 속 미지의 존재들 가장 먼저 해야 할

참여자의 세계와 함께하는 예술교육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2025년 1월 초, 제주 조천읍 선흘리에서 만난 할망들의 그림, 본풀이(이야기) 전시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할망들의 일상적인 삶의 공간인 창고, 소막(외양간) 등에서 펼쳐진 전시 《똘(딸의 제주어) 어멍 할망 그리고 기막힌 신들의 세계》는 11명 할망의 생애 서사가 스민 신화적 사고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장엄함이었다. 제주 할망, 칠곡 할매와의 동행 선흘볍씨마을협동조합이 2021년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사업으로 시작한 할망들의 그림 수업은 밤새 그림을 그리는 열정으로 이어졌다. 할망들의 소막, 창고 등을 개조해 소막미술관, 그림창고, 춘자회랑, 동백미술관, 생이미술관, 우영미술관, 황금창고, 초록미술관, 인자화실 등 마을미술관을 만들었다.

기다림에서 피어나는 시

모두의 예술교육② 느린학습자와 함께하는 시 창작

시는 인칭의 장르다. 정확히는 인칭의 범위를 새롭게 재고하는 장르다. 직접 선택한 낱말들과 그 배치를 활용해 ‘나’의 마음을 설명하고, ‘너’와 닮아 있는 것을 찾고, ‘우리’라고 불러보고 싶은 공동체의 범위를 새롭게 모색해 보는 일. 그렇게 인칭과 명사를 탐구하고, 우리를 부르는 이름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정의될 수 있는지 묻는 일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존재할 수 있는 방식을 새롭게 배치하는 과정과도 분명 맞물릴 것이다. 결국 시 쓰기는 호명의 역학 안에서 주체성을 새롭게 고민할 수 있는 굉장히 정치적인 수행이 될 것이다. 과연 그렇다면, 우리 중에서는

섬세하게 준비하고 차근차근 다가간다면

동료 상담실① 참여자 관점 문화예술교육

사회참여적음악가네트워크(Socially Engaged Musicians’ Network, SEM네트워크)는 음악을 통해 사회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며 지역사회와 사회의 여러 필요에 음악적인 방식으로 다가갈 방법과 역할을 찾아가며 협력을 실천해 가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다양한 예술교육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SEM네트워크 구성원들이 모여 ‘참여자 관점의 문화예술교육’에 관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 상담 일시·장소 : 2025.6.22.(일)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회의실 • 동료 상담가 : 장한솔(작곡가·SEM네트워크 대표), 김현주(사회복지법인 함께걷는아이들 사무국장), 방지성(첼리스트·에티카 앙상블 대표), 소수정(작곡가·소리로 대표), 심은별(예술기획자·앙상블리안 대표), 이정선(피아니스트·국민대학교 겸임교수), 이재구(작곡가·전남대 강사), 천필재(작곡가·톤그레이 대표) Q. 참여자가 지망한 1순위 프로그램

고성과 청년, 폐교에 피어난 낭만

예술로 365길⑳ 고성청년예술촌

고성청년예술촌 경상남도 고성군 삼산면 미룡리 285 10:00~17:00 (매주 월, 화 휴무) 055-670-2713 인스타그램 @gs_young_art_space 경남 고성군 삼산면의 조용한 마을이 조금씩 복작거리기 시작했다. 2016년 폐교한 고성중학교 삼산분교를 2024년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통해 리모델링하며 ‘고성청년예술촌’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다. 단순한 리모델링이 아니라, 실내외 곳곳의 용도와 활용 방법도 달리하였다. 1층에는 청년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와 공용주방, 예술 체험 공간 등이 있다. 2층에는 퍼포먼스나 공연을 할 수 있는 작은 공간과 미디어, 시각, 조형 작품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이 있다. 도시화와 함께 잊혀가던 시골 마을

뙤약볕과 폭우 속에도 생명을 길러내는 농부의 마음으로

오늘부터 그린㊳ 인도농사연극

요즘 열대 우림에서 건기에 더위 나기는 우리네 겨울나기처럼 생사가 걸린 일이 되었다. 그러잖아도 더운데 기후 변화로 온도가 더 올라갔으니 말 그대로 ‘더워 죽는 위기’를 체감하게 된다. 그런 때 공연을 보려고 사방이 다 뚫린 삼륜차 오토릭샤를 타고 거침없이 밀고 들어오는 열대 바람과 뙤약볕에 쏘이며, 요철 구간마다 엉덩이를 털썩털썩 좁은 골목길을 헤매다 컴컴해져서야 공연장에 도착한 적이 있다. 벼를 베고 난 자리에 세운 무대에서 <초승달>이라는 어린이 청소년 연극을 상연하고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아도 씻어 걸어둔 초승달 같은 청량함을 무대 위에서 느낄 수 있었던

말하지 않아도, 우리가 통하는 모양이야

모두의 예술교육① 보완대체의사소통 AAC

까치발을 들고 활짝 웃음을 띠며 손 흔드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누구나 그의 반가움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맞추는 사람을 보면 그가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음을 느낀다. 조심스레 누군가의 어깨를 토닥이는 손길에서는 따뜻한 위로가 전해진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말로는 다 전할 수 없는 마음이 있다는 것까지도. 전시 《말하지 않아도 : Without Words》우리가 통하는 모양이야: 함께 만드는 AAC 그림상징 보완대체의사소통이란 보완대체의사소통(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이하 AAC)은 말(구어)과 글(문어)로 의사소통하기 어려운

자연과 함께, 가족과 더불어, 예술과 어울려

예술로 365길⑲ 당림미술관

당림미술관 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외암로1182번길 34-19 10:00~18:00(휴관 매주 월, 설·추석 당일과 전날) 0507-1359-6969 홈페이지 artdangrim.creatorlink.net인스타그램 @dangrim_art_museum 일일체험 신청 당림미술관은 고(故) 당림 이종무 화백이 고향인 충남 아산에 1997년 설립한 사립미술관이다. 2003년 이종무 화백이 별세한 후,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예술, 자연, 가족’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종무 화백은 예술을 사랑하셨고, 전체 작품의 80% 이상이 풍경화일 정도로 자연을 깊이 사랑하셨다. 또한 당림미술관은 가족이 3대에 걸쳐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기능이 점점 약화하는 상황에서 당림미술관은 가족이 함께 자연 속에서 예술적 경험과 추억을 쌓을

새로운 질서와 규칙, 그 너머를 보다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한 자전거 라이더가 앱을 개발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해 보자. 모두들 알고 있듯 플랫폼 배달 서비스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라이더의 배차와 요금을 자동으로 관리한다. 언뜻 보기엔 효율적이고 정밀하게 작동하는 시스템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버 알고리즘이 배달 라이더에게 배송에 대한 적정한 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암암리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를 역으로 감시하기 위해 우버 알고리즘이 계산한 이동 거리를 확인할 수 있는 ‘우버치트(Uber cheats)’라는 크롬 확장프로그램을 개발, 공유했다. 이 프로그램을 배포한 사람은 자전거를 좋아하는 라이더이자 개발자였다. 우버 측은 알고리즘의 버그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사실 알고리즘 작동

토끼와 거북이의 우정을 함께 상상하고 표현한다면

어쩌다 예술쌤㉜ 교실 속 인공지능 활용

우리 반 학생들한테 난 ‘어쩌다 예술쌤’이 되어있다. 나는 교대를 다닐 때나 그전에도 미술을 좋아하지만 잘하는 아이는 아니었다. 학창 시절 교내 미술대회에서 입상을 해보려고 열심히 밑그림을 그렸지만, 색칠하고 나면 맘에 안 드는 그림이 되어버린 경험이 꽤 있다. 그래서인가 미술 시간에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데 결과물이 잘 나오지 않는 학생들을 볼 때면, 꼭 학창 시절 나의 모습을 보는 거 같다. 하나의 인공지능이 아닌, 20명의 공동창작 오늘날 인공지능 기술이 모든 산업 분야에 주축이 되는 것처럼, 교육 현장에서도 인공지능 기술로 다양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 존재의 순환을 담아

오늘부터 그린㊲ 살아있는 플라스틱

살아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떠올리면 살아있다는 것이 실감 났다. 살아있는 존재는 당연히 죽음을 맞이한다.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의 생명력에서 죽음의 당위성을 수긍하게 된다. 여름 동안 무성하게 자랐던 이파리가 가을에 지지 않는다면, 봄에 새싹들이 자리할 틈이 없을 것이다. 이 세상에 죽음이 없이 태어나기만 한다면! 상상한 지구의 모습은 끔찍했다. ‘살아있다는 건 죽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생각이 점점 머릿속에 뿌리내리며 자라났다. 썩었으면 좋겠다! 기존에는 광택이 나는 합성 섬유로 주로 작업을 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원단을 자르고 재봉하며 조형물을 만들었다. 하지만 생명력을 작업에 담으면서 반짝거리던

알고리즘 시대의 선택: 도구인가, 노예인가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오래된 뉴스를 뒤져보다 흥미로운 기사를 보게 되었다. 1976년 주판과 전자계산기의 대결이다. 무려 국제대회였고 그 이후에 방송매체에서도 간혹 주산과 전자계산기의 대결을 볼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대결이기도 하다. 주판이든 전자계산기든 둘 다 사람의 손으로 입력하는 대회 방식으로 누가 더 빠른 손놀림을 가졌는가 겨루기 때문이다. 여전히 주산을 배우는 사람이 많고 일종의 스포츠로 대회가 열리는 것에는 적극 찬성이다. 그럼 왜 주판으로 계산하는 주산이 급격히 사라졌는가. 모든 문서가 수기(手記)로 처리될 때 주산은 최고의 효율성을 내지만, 최종 처리가 데이터화되기 위해 타이핑해야 하는 것이라면 주판은

기억을 모아 미래를 꿈꾼다

예술로365길⑱ 문화공간 양

문화공간 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거로남6길 13 월~수 예약 관람, 목~일 12:00~18:00 064-755-2018 홈페이지 www.culturespaceyang.com인스타그램 @culture.space.yang 제주시 화북동 거로마을은 600년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그 오랜 이야기는 조선시대 ‘제1거로’라고 불렸다는 자랑과 4·3 당시 소개 작전으로 사람들은 쫓겨나고 마을은 전부 불에 타 없어졌다는 아픔과 다시 돌아와 마을을 일으켜 지금에 이르렀다는 의지를 전해준다. 이러한 마을에 2013년 문화공간 양이 문을 열었다. 김범진 관장의 외가였던 문화공간 양으로 마을 사람들이 종종 찾아와 자신의 기억 속 거로마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거로마을의 역사를 돌아보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독수리가 살 수 없는 지구에는 사람도 살 수 없다

오늘부터 그린㊱ 멸종위기종의 친구 되기

독수리를 아시나요? ‘독수리’라는 새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지만, 정확히 어떤 새인지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1970년대 후반 TV 만화영화 〈독수리 오형제〉를 통해 보거나 미국의 상징 새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사실 〈독수리 오형제〉는 일본 애니메이션 〈과학닌자대 갓챠맨〉의 한국식 제목인데, 콘도르, 백조, 제비, 독수리, 부엉이 다섯 가지 야생조류로 분장한 주인공이 나오고 독수리는 한 명뿐이었으니 〈야생조류 5남매〉가 정확할 듯하다. 독수리는 수리목 수리과의 맹금류로 수리(vulture)의 일종이다. 국가유산청에서 1973년 천연기념물 제243-2호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었다. 세계적으로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Red List)에 ‘준위협(NT, Near Threatened)’ 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나무가 모여 숲을 보듯, 숲이 나무를 이해하듯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미시사(微視史)’와 관련한 책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순간, 마치 드론이 촬영하듯 나무에서 시작해 숲으로 시야가 확장되는 장면이 떠올랐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독자들에게 현장은 곧 삶이 펼쳐지는 다양한 공간이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들이 지나온 시간을 통해 자연스레 시대의 흐름을 감지한다. 한 사람을 들여다보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삶을 바라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맥락 속에서 그를 해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무를 살피는 미시사와 숲을 바라보는 거시사(巨視史)를 함께 다루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예술은 늘 인간의 경험을 포착하고 재구성하는 행위이자

지역의 일상과 공존하는 작은 광장

예술로 365길⑰ 소년의서

소년의서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46번길 8, 1층 화~토 13:00~19:00, 일·월·공휴일 휴무 *자세한 운영시간은 인스타그램에 공지 0507-1359-2625 인스타그램 @girlsbookshop 주목하지 않았던 주체들의 시선으로 소년의서는 광주에 위치한 동네 책방이다. 소년의서를 운영하는 책방지기는 ‘서울변방연극제’ 기획자로 오랫동안 활동했던 예술인이다. ‘사회적 목소리로서의 연극’을 해왔기 때문인지 블랙리스트에 올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연극도 힘든데 블랙리스트라니. 결국 연극을 기획하는 일을 중단하고 제2의 고향 광주로 내려왔다. 연극을 하면서 연대 활동을 했던 형제복지원을 알린 책 『살아남은 아이』를 판매하고 싶어 서점을 시작했다. 2016년의 일이다. 책은 연극과는 다르지만 『살아남은 아이』는 책방지기에게 ‘목소리로서의 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