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하다 이용안내
장소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효제길37번길 3
시간
개방시간 | 월~금 10:00~18:00
커뮤니티 운영 시 자율 운영(새벽~심야)

링크
홈페이지 soyanghada.com
인스타그램 @soyang_hada
소양하다는 춘천시 효자동에 위치한 작은 문학라운지 & 라이브러리로, 도시에 살고 있는 개인의 가치 있는 경험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도록 돕는 곳입니다. 소양하다는 춘천의 가장 오래된 원도심에 있습니다. 신도심의 화려한 아파트들 사이를 지나쳐 오면 어느새 낮은 담들과 빨간색 벽돌로 만들어진 맨션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작은 초등학교를 끼고 올라오다 보면 늦은 밤까지 불이 켜져 있는 공간이 바로 소양하다입니다. 소양하다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일상을 문학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작가가 됩니다. 교과서의 문학처럼 해석이 아닌 공감과 이해를 중심으로 도시민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갑니다.
춘천에 다시 오고 싶게 만드는 곳
소양하다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주로 2~30대 직장인들, 혼자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대학생이 많습니다. 공간이 작은 영향도 있지만, 저희가 만들어 내는 것들이 바쁜 도시에서 외롭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로해 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대학 졸업 후, 지금은 춘천에 거주하지 않지만 종종 놀러 오는 단골분들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 뿌듯해질 때가 있습니다. 자주 오던 분이 정성스러운 편지와 함께 작별 인사(취업으로 인한 이사)를 전달하셨는데, 그때 한 문장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제가 춘천에 다시 오고 싶어진다면 그건 소양하다 때문일 거예요.’ 취업에 실패했을 때, 연애에 실패했을 때, 시험을 못 봤을 때도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공부하던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이 취업하고, 애인과 함께 오는 모습을 보면 ‘창업하길 잘했구나’ 생각이 들어요. 힘들고 지쳐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요.
  • ‘철쭉수비대’ 활동 전시
  • <흙의 감정 1회차: 흙과 마음>
문학은 멈춰있지 않고, 우리는 함께
카페 왼쪽에는 ‘효자동 라이브러리’라는 이름을 붙여 커뮤니티공간 & 갤러리로 운영하는데, 소양하다에서 진행했던 다양한 커뮤니티/문학예술 프로그램을 전시하고, 시민들과 나누는 공간입니다. 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멋진 기능처럼 이곳은 어린이들의 생각, 노인들의 보살핌, 청년들의 고민이 다양한 형태로 묻어나옵니다. 현재는 효제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환경의 날을 맞이하여 함께했던 ‘철쭉수비대’ 활동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원도심에서 앓고 있는 쓰레기, 안전, 방범 문제 등을 어린이들과 함께 살펴보고, 필름카메라를 통해 동네의 경관·안전·풍경 요소를 포착했던 문학예술 프로그램을 전시 형태로 풀어내었습니다. 요즘 어린이들에게 필름카메라는 굉장히 낯선 사물인데, 문학적인 콘셉트와 스토리를 가미하니 낯섦이 곧 새로운 즐거움으로 되었습니다. 소박한 결과공유회 느낌으로 만들었지만, 금세 이웃분들과 춘천 내 거주하는 여러분이 방문하여 전시를 관람하고, 철쭉수비대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따듯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소양하다는 두 개의 공간을 기반으로 활동하지만, 우리가 만드는 프로그램이 공간 안에만 한정되는 것은 지양합니다. 문학이라는 장르가 모두에게 열려있고 자유로운 것처럼, 소양하다가 함께 하는 공간이 곧 소양하다가 되기를 바랍니다. 최근에는 지역의 시각예술 작가 팀과 함께 숲속에서 자신의 기억을 회상하고, 소리를 수집하여 CD 음반으로 만드는 ‘기억의 숲작, Re:collect’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춘천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주)예술밭사이로’가 운영하는 ‘사이로의 숲’에서 신리라 작가와 함께 한 팀이 되어 유년 시절의 기억을 시와 편지 등으로 풀어내고, 숲에서 나는 소리를 수집하여 하나의 음반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참여자들은 대다수가 가족들이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팀은 태어난 지 1년이 안 된 아이에게 첫 가을, 첫 숲의 소리, 첫 나들이 경험을 주고 싶어 참여했던 가족이었습니다. 아이 이름이 ‘태양’이었는데, 태양이의 웃음소리와 숲을 가로지르는 바람 소리, 엄마와 아빠가 들려주는 목소리가 그림과 글을 만나 멋진 음반이 완성되었습니다.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른 뒤, 태양이가 CD를 들어보면 어떤 기분일까요. 그날의 소리는 저마다의 기억 속 한 공간으로 데려다주는 열쇠가 되지 않았을까요?
  • 기억의 숲작, Re:collect
슬픔과 고통을 나누며 위로받는 우리들
도보 1분 거리에 춘천시정신건강복지센터가 위치하고 있는데, 센터의 환자들 및 환자 가족분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알게 되었고, 매달 1회씩 춘천의 다양한 크리에이터·아티스트를 만나 마음을 풀어내는 활동을 운영했습니다. 각각 프로그램 이름은 ‘화요미행(화요일에 떠나는 아름다운 여행)’, ‘심심풀이(복잡하고 어지러운 마음을 풀어내는 시간)’이었습니다. 언뜻 보기엔 별것 아닌 이름 같지만, 참여하시는 분들의 성향이나 상황을 고려해서 만든 이름이었습니다. 참여자들은 모두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거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가족들로 발병 이후 한시도 마음을 놓고 생활할 수 없어 문화생활을 거의 즐길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더불어 정신질환이라는 편견 때문에 인근 카페나 기타 커뮤니티 공간에서 자조 모임을 갖기도 다소 어려운 상태라는 이야기를 듣고, 흔쾌히 공간을 열어드렸습니다. 문학라운지 카페와 라이브러리를 합쳐도 20평 남짓한 공간이기 때문에, 오히려 아늑하게 공간을 채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지역재료를 담은 맛있는 음료와 다과를 맛보며, 서로의 고충을 마음 편하게 나눌 수 있어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밖에도 금요일 밤, 조용히 책 한 권을 들고 소양하다에 모여 책을 읽는 ‘금요일의 반딧불이 클럽’, 익명의 4명이 책을 돌려 읽고, 서로의 소감을 공유하는 ‘북북서로 한 권을 돌려라’, 매일 한 페이지씩 필사하고 인증하는 ‘그녀의 연필사용법’ 등을 운영하면서 어두운 효자동의 골목길을 은은하고 든든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소양오행_서가’ 독후감 키트를 개발하였는데, 물/불/나무/흙/금 5행의 의미로 질문을 큐레이션하고, 오행별 의미에 따라 쉽게 독후감을 쓸 수 있도록 만든 굿즈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 금요일의 반딧불이 클럽 ‘반딧불이 선서’
이를테면 소양하는 방식으로
도시, 문학, 연결. 소양하다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고른다면 이 세 가지일 것입니다. 문학을 좋아하는 팀원들이 함께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주변을 잘 들여다보고, 섬세하고, 글로 기록하는 습관을 지녔습니다. ‘이런 게 이야기가 될 수 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박하고, 소소한 이야기도 문학적 구성에 따라 이야기를 풀다 보면 근사해집니다. 사진과 음악이 더 해지고, 커피와 술이 어우러지면, 옆 사람의 목소리도 근사한 재즈처럼 느껴집니다. 지치고 지루했던 내 일상이 문득 반짝여 보일 때, 우리는 그 순간 소양하다가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그것이 소양하다가 소양하는 방식입니다.
  • <흙의 감정 4회차: 흙의 문장>
윤한
윤한
도시의 문자를 찾아내는 기록연결자. 문학을 매개로 로컬에서 다양한 기획을 합니다. ‘나’라는 장르의 문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로컬의 자원을 큐레이션합니다. 관찰을 통해 새로움을 발견하고, 그것이 하나의 플롯으로 완성될 수 있게 연결합니다. 도시의 장소성, 공유기억, 지역문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yoonhan@soyanghada.com
인스타그램 @soyang_h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