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틀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나요? 우리 일상과 현장에 영감을 주는사례와 시도를 소개합니다.

새로운 꿈을 꾸듯,
예술의 기운을 전합니다

2022년 예술가의 새해 소망

구지민 방영경 이승연 이영연 최제헌 [아르떼365]는 임인년(任寅年) 새해, 문화예술(교육)에 바라는 바와 예술적 소망을 이미지로 전달하는 ‘연하장’을 기획했다. 각자의 현장에서, 각자의 매체로 전달하는 시각 이미지는 긴 텍스트로 이뤄진 글과는 또 다른 감동과 아이디어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아르떼365]에서 필자로, 인터뷰이로, 사례의 주인공으로 함께 했던 시각 예술가 5인이 건네는 새해 인사는 오픈소스로 독자가 직접 출력하여 연하장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 사과파이 | 구지민 2022년, 예술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닿기를. 지속가능한 삶을 탐구하는 실용적인 교육이 되기를. 길어지는 팬데믹 속에서 사람을 사랑하는 힘을

금쪽같은 문화예술공간
“문세권에 삽니다”

평범한 일상을 반짝이게 하는 동네 예술공간

좀처럼 꺾이지 않는 코로나19 상황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이유로 문화예술과도 거리를 두어야 할까. 각자의 생활 반경에서 소중하게 자주 찾는 다양한 공간을 공유하고자 지난 11월 2일부터 진행한 ‘금쪽같은 우리 동네 문화예술공간’ 설문조사에서는 [아르떼365] 독자들이 전국 각지에 있는 130개 문화예술공간을 추천해주었다. 이렇게 가볍게 마실 나가듯 찾아가 예술로 마음을 채울 일상 속 문화예술공간이 근처에 있다면 다 함께 모이지 못해도 마음만은 풍성해지지 않을까? 그중에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는 책방과 도서관부터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예술행사가 벌어지는 지역문화회관, 산책하며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 야외

살아있는 식물 그림을 그리는 법

흙의 예찬② 생명력을 기록하기

기억 속 모든 모과나무를 떠올리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모과차를 마셨다. 일주일 넘게 딱딱한 모과를 채 썰어 모과청을 만들고 있다. 덕분에 평소 먹지 않던 모과차를 요즘 매일 마시게 되었다. 혼자서 다 먹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모과가 집에 쌓여 있는 이유는 곧 모과를 그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많은 열매를 관찰하려면 줍거나 얻은 모과로는 부족해 농장에서 상자 가득 샀다. 길이와 폭을 재거나 색을 비교하는 등 외형을 관찰하는 일은 끝났고 열매 안에 씨앗이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모과를 매일 잘라보고 있다. 절단면에 보이는

개인의 고통을 넘어 사회 구조의 문제가 되도록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나는 지난 20년 가까이 신문기자로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듣고 글을 써왔다. ‘권력자’들의 얘기는 최대한 기록에 남김으로써 그들 자리에 값하는 책임성을 묻고 ‘사회적 약자’의 얘기는 그들의 목소리가 사회에 들릴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하지만 늘 미진함을 느꼈다. 상당 부분은 나의 능력 부족 때문이고, 내가 글 쓰는 매체가 가진 짧은 호흡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느꼈던 인터뷰이는 ‘사회적 약자’였다. 신뢰 관계 형성 없이 불쑥 그들 삶에 끼어든 나의 접근이 무례하거나 시혜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신경

각자의 빛나는 구슬을 꿰는 연결고리

어쩌다 예술쌤⑦ 학습모임 꾸리기

무모한 열정만 가지고 예술가, 그리고 예술교육가로 활동을 시작하여 무엇이든 해보는 ‘무한도전’을 한지도 어느덧 열 손가락을 접고, 다섯 손가락이 더 접히는 해가 흘렀다. “오늘 만난 오늘이쌤입니다. 오늘! 상상 가득한 재미난 연극여행을 함께 떠나요!” 이 인사말로는 속사포 랩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프로젝트로 다양한 참여자를 만났고, 그 시간은 차곡차곡 쌓여 나에게 ‘빛나는 구슬’이 되었다. (나는 어릴 적 구슬을 정말 좋아해서 소중한 것 하면 구슬이 떠오른다) 그러나 해가 가며 수많은 프로젝트를 반복적으로 수행해가며 지쳐간다고 느낀 나에게 더는 구슬이 채워지지 않았고 가지고 있던

지도 위에 변화를 그린다

시민이 함께 만드는 ‘참여형 지도’

코로나19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표시해 알려준 ‘코로나 알리미’, 주변 편의점의 마스크 재고를 알려주는 ‘마스크 알리미’, 이 두 사이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지리정보시스템(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GIS)을 이용하여 시민이 주도적으로 만든 사이트라는 점이다. ‘구글 교육자그룹’에 참여한 교사들은 시민이 직접 방문한 곳의 마스크 재고 현황을 입력할 수 있는 ‘마스크 지도’를 제작하기도 했다. 시민의 참여로 축적된 데이터는 때로 정부나 지자체가 갖기 어려운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보여준다. 시민이 직접 나서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참여형 지도’를 소개한다. [사진출처] 아임소시오 홈페이지 메르스 확산지도[사진출처] 메르스 맵 페이스북 집단지성으로

변방 아닌 삶의 중심에서
뉴스를 길어 올린다

주민이 만드는 커뮤니티 아트, 풀뿌리 신문

한 달 전에 대구에서 열린 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서 주최·주관하는 간담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여러 이야기가 오갔지만, 태안신문 신문웅 국장의 말이 아직도 뇌리에 남는다. 그는 분연하게 말했다. “제가 신문사 하면서 어떻게든 생존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해왔지만,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모든 곁다리 사업 다 접고 저널리즘에 더 천착하자, 콘텐츠로 승부를 걸자는 생각이 더 확연하게 들더군요. 1인 미디어 유튜브 등 뉴미디어가 창궐하고 지역이 소멸하는 것처럼 종이신문 또한 곧 없어질 거란 이야기가 이제 아무렇지 않게 나옵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역에서 종이신문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쉽게

많을수록 빈곤하고 적을수록 풍요롭다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이 무슨 요상한 말일까? 더 많이 가져야 안전하고 행복한 시대에, 적을수록 풍요롭다니. 심지어 많을수록 빈곤하다니. 경제가 성장해야 생활이 안정되고, 그래야 문화예술도 꽃핀다는 것이 상식인데 빈곤을 강요하다니. 그런데 역사를 돌이켜보면 경제성장이 인류에게 풍요를 가져온 건 맞지만 모두를 풍요롭게 만든 건 아니다. 북반구의 풍요는 남반구의 희생을, 도시의 풍요는 농촌의 희생을, 자본가의 풍요는 노동자의 희생을, 건물주의 풍요는 세입자의 희생을 요구했다. 우리는 풍요로울수록 점점 더 불평등해졌고 특정한 문화가 다양한 문화들을 집어삼켰다.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마야 괴펠, 나무생각, 2021) 『적을수록 풍요롭다 – 지구를 구하는 탈성장』(제이슨

미지의 생물을 향한 감각의 확장

흙의 예찬① 버섯 찾기

흙냄새를 따라서 나는 2019년부터 취미로 버섯을 찾고 있다. 태풍이 지나가고 무더위가 한풀 꺾이는 9월이 오면 바람을 타고 스쳐 가는 흙냄새를 따라서 숲과 들판에서 시간을 보낸다. 야생 버섯 중에는 크기가 작거나, 색이 화려하지 않거나, 풀과 낙엽 사이에 있거나, 돌멩이처럼 생겨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것이 많다. 하지만 이들이 가지는 독특한 향기를 통해 그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다. 밀가루 반죽이나 삶은 무, 해산물 냄새, 혹은 죽은 생물이 부패할 때 풍기는 향처럼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냄새를 연상케 하는 것도 있다. 셀 수 없이

하루하루가 쌓여 오늘의 내가 된다

어쩌다 예술쌤⑥ 퍼스널 브랜딩

문화예술교육자가 왜 퍼스널 브랜딩을 해야 할까? 이유는 시대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퍼스널 브랜드는 개인이 가진 특정 분야의 지식, 경험, 매력으로 완성된다면, 퍼스널 브랜딩은 다른 퍼스널 브랜드보다 먼저 개인을 떠올리게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우리는 모두 퍼스널 브랜딩을 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을 체계화하거나 주기적으로 분석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와 이미지를 확장해 나갈 방법을 잘 모른다. 예술교육자로서 올바른 자기이해와 능력, 경험의 조화를 만들어가며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살아간다면 자신의 활동 가능 영역을 스스로 파악할 수 있고, 정확한 정보로

지역의 이슈를 담아, 편지를 띄운다

지역별 문화예술교육 웹진

바야흐로 웹진의 시대이다. 정보의 바다에서 자신의 취향, 관심사 혹은 일과 관련한 정보와 트렌드를 알아보고 나와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매력적인 매체로 웹진 뉴스레터가 재조명받고 있다. 음식, 여행 등 취미부터 정치, 경제, 세대별 트렌드 등 세분화되어 정보와 흐름을 파악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가장 고전적인 매체 중 하나인 출판계도 코로나19로 급변한 환경 속에서 출판물이 아닌 온라인 연재, 메일링 서비스 등으로 독자와 새로운 끈을 만들고 있다.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매체 ‘웹진’은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전국 각지, 각각의

땅에 귀를 대고, 흐르는 물소리 듣기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소 먹이기」   소야,   여게 풀 많다.   여기서 먹어라.   소는 그래도 안 온다.   소는 지 마음대로 한다.   소는 부엉이 소리가 나도   겁도 안 나는 게다.   사람 있는 데 안 온다. – 안동 대곡분교 3년 김욱동, 1970년 1950년대부터 1970년대 중반에 이르는 경상북도 농촌 지역 아이들의 시를 읽는다. 간혹 관습적으로 그 당시 기성의 동시들을 흉내 내어 쓴 시들도 드물게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솔직한 생활 감정을 운문 형태로 쓰고 있다. 심지어 기성 동시들을 흉내 낸 시마저도 그 시절 일상의 편린을 담아내고 있다. 아이들의 시를

태어나 처음 극장에서 만나는 지구

오늘부터 그린⑤ 만나다

어린이들은 비가 오면 바쁘다. “찰박찰박 텀벙!” 물을 튀기기 좋은 웅덩이를 찾고 빗줄기 사이를 뛰어다니며 온몸으로 비를 맞는다. 사람마다 시기나 기간은 다르지만, 내가 아는 한 모든 어린이들은 이처럼 인생에서 비를 처음 만나고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그 첫 번째 비를 기억하나요? 가장 처음 비를 맞던 순간, 그 비를 기억하나요?” – 아기소리극 <환영해> 중 지금 우리가 만나는 모든 존재는 비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구가 처음 생겼을 때 지구는 들끓는 마그마로 아주 뜨거웠다. 그 위에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쌓여 대기가 되고, 마그마가 식어가면서 수증기는

귀 기울여 들을 준비가 되었습니까

어쩌다 예술쌤⑤ 스토리텔링 수업하기

“삶과 예술이 만나는 순간을 찾기까지” 누군가 오래 보아야 아름답다고 했는가! 어르신들과 만남을 이어 온 지 어느덧 13년. 어르신들을 오래 보며 그들의 아름다움을 조금씩 발견하고 있다. 그 아름다운 꽃을 있는 힘껏 피워드리고 싶은 나는 어르신들에게 음악과 영어를 가르치며 삶과 예술이 만나는 순간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행복을 누리고 있다. 나에게는 이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받아들이기까지 몇 차례 전환점이 되는 순간이 있었다. 5년 전, 예술강사를 시작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스토리텔링 수업’ ‘삶의 이야기가 있는 수업’이란 말이었다. 어르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예술

둥글게 모여 만드는 따뜻한 결속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문화와 예술 마을을 만나다』는 마을에서 새로운 일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 봐야 할 좋은 지침서이자 따라 걷고 싶은 든든한 선배 같은 책이다. 이들이 어떻게 모여 무슨 일을 만들고 이뤄내는지 들여다보고 있으면 ‘공탁’이라는 드라마 한 편이 재생된다. 『문화와 예술, 마을을 만나다』(공유성북원탁회의, 민들레, 2020) 서로의 어미새가 되어 서울시 성북구에서 지속가능한 지역문화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공유성북원탁회의(이하 공탁)’는 2012년 준비모임을 시작으로 2014년 자율적인 모임으로 공식화해 현재 3백여 명이 함께하는 지역 내 대표적인 민·민, 민·관 협치형 커뮤니티다. 공탁은 ‘동네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욕망으로부터 시작됐다. 처음엔 평소

슬픔도 불안도 이겨낼 이야기의 힘

오늘부터 그린④ 녹이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이들,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자. 기후위기를 삶에서 감각하는 것은 이러한 상실에서 기인한다. 나의 편안한 삶 저 너머에 사라지는 숲과 녹아내리는 빙하를 상상할 수 있는 힘. 바로 거기서 시작한다. 최근 그리스에서 일어난 큰 화재로 2,500살 먹은 올리브 나무가 불타 죽었다. 어른 열 명이 빙 둘러서야 겨우 감쌀 만큼 거대한 이 나무는 최근까지도 열매를 가득 맺었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나무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화재로 사라진 수많은 것 중 이 올리브 나무가 특별히 마음에 남은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