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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틀

현장을 발견합니다_ 움트고 피어나는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
순환과 연결을 위하여

생태예술네트워크 ‘조율’

근대적 사상의 근간이 되어온 것은 인간중심의 이분법적 사고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인간과 비인간을 나누는 이분법적 잣대로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복잡성과 위기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지구적 전염병 확산도 그 예가 될 것이다.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성찰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중 하나로 주목받는 것이 행위자-연결망 이론(Actor-Network Theory)이다. 인간과 비인간은 끊임없이 관계를 맺어 왔고, 그 이질적 연결망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역사와 문화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질적 연결망 속에서 각 개체의 지속적인 상호공존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느 하나가

적정한 노동과 기술,
우리가 만나야 할 ‘진짜’ 세계

‘나무방귀 스토브 워크숍’에서 일어난 일

나무방귀 스토브는 적정기술의 하나인 우드가스 스토브를 임의로 번역한 용어로 나무는 타지 않고 나무가 품고 있는 가스 성분만 태우며 숯을 남기는 원리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워크숍은 <이글이글 스토브> <보글보글 스토브> <나무방귀 스토브로 라면과 달고나> 등의 제목으로 진행되었다. 노동을 하지 않으면 삶은 부패한다. 그러나 영혼 없는 노동을 하면 삶은 질식되어 죽어간다. – 알베르 카뮈 – 에피소드Ⅰ: 진짜 성냥의 공포 첫날, 스토브의 원리와 성능을 선보이기 위해서 성냥에 불을 붙였다. 순간 아이들(초5~중2)의 입에서 오! 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성냥불이 이처럼 놀랍고 신기해 보인다니

예측불가능한 미래를 질문하는 예술의 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드림아트랩4.0 토탈미술관 ‘벙커 465-16’

“어느 날, 인류가 사라진 미래로부터 편지가 도착한다. 지구의 유일한 생존자가 보낸 구조 신호! 이상기후, 환경오염, 질병 등으로 인간이 살아갈 수 없게 된 미래의 지구를 구해달라는 절박한 구조요청이 모스 신호로 끊어질 듯 이어지고, 메시지를 받은 아이들이 ‘벙커 465-16’에 모여 지구의 미래를 구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과연 아이들은 미래 지구를 아름답게 지켜낼 수 있을까?”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와 인간이 그 미래를 구할 수 있다는 유토피아적 소망을 담은 무수한 영화들처럼, ‘만약에 우리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지난해 토탈미술관이 개발·운영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드림아트랩4.0

융합과 확장을 넘는 새로운 시도와 실험

제주문화예술재단 창의예술교육발전소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은 문화예술교육에도 예외 없이 불어 닥쳤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는 ‘융합’과 ‘확장’을 키워드로 예술 장르 간 통합, 인문학과의 통합뿐만 아니라, 최신 과학기술과의 융합까지 고려의 범위를 확장하게 되었다. ‘제주창의예술교육발전소’는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창의예술교육랩 지원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조직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주제에 따라 과학기술랩, 생태랩, 인문랩, R&D랩을 구성하고 약 8개월에 걸쳐 과학기술과 융복합된 창의적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실행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제주창의예술교육발전소’는 여러모로 새로운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이제까지 그려왔던 문화예술교육의 궤적을 벗어나서 문화예술교육의 고도화를 꾀하는 전환점을 만들고자 하였다.

‘스스로, 서로, 넘나들며’
배움의 원리가 작동한다

공간민들레 오디세이민들레학교 ‘프로젝트 활동’

오디세이민들레학교 보호자님께 드립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모두가 결코 잊지 못할 2020년 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 사이 개나리와 목련이 피고 지더니, 벚꽃도 벌써 끝자락을 보입니다. 오디세이민들레학교(이하 ‘오디세이’)가 있는 정독도서관의 봄은 더할 나위 없이 찬란한데 오디세이 학생들은 물론 보호자님들과 함께 이 봄을 누리지 못해 무척 아쉽습니다. 무엇보다 아직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지 않아, 당분간은 직접 대면 활동이 아닌 비대면 활동으로 우리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초유의 상황과 직면하게 되면서 저희의 고민은 더 깊어졌습니다. 한 해 배움 농사를 지을 땅도 고르고 씨앗도 챙기고 마음도

학교와 예술은
왜,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2019 충북문화재단 ‘헬로우 아트랩-교강사랩’

2005년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정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공식화되면서 학교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이 급속도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학교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아쉬움은 늘 있었다. 모든 국민을 위한 보편적이고 균등한 문화예술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어린이집, 유치원을 비롯한 학교에서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행하여지는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이 매우 크지만, 종합적인 관점에서의 교육 방향과 접근방식에 대한 논의와 방법론은 부재했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8~2022)」에 담기기도 했다. 하지만 정책적 한계와는 별개로 현장에서는 학교 문화예술교육을 고민하고 개선하려는 크고 작은 실천과 움직임이 계속되었다. 충북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 연구개발사업 ‘헬로우 아트랩’도 그중에 하나이다.

나의 삶, 나의 꿈, 나의 이야기

마고의 이야기 공작소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

“언니 시간 좀 내봐. 내가 글 발표를 하는데 구경 올래?” “뭐? 네가 글을 썼다고? 설마…” 의심 반 축하 반 심정으로 장미꽃 한 다발을 들고 작은 카페로 들어갔다. ‘치유적 글쓰기 발표회’라는 조그마한 현수막이 걸려있다. 조금은 어설펐지만 중년의 여성 십여 명이 파티복을 입고 자신이 쓴 글을 발표하니 멋져 보였고 부러웠다. “언니도 글쓰기 모임에 들어올래?” 그렇게 시작된 내 인생의 2막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마음이 치유된다는 강사님 말이 믿기지 않았지만 호기심으로 참여했다. “정말 될까?” 책을 읽고 내 안의 이야기를 쓰다 보니 마음속에 묻어

삶과 업의 조화를 향한 끈기 있는 모험

플러스마이너스1도씨

“우리는 기획자로서 기획할 때, 아무것도 미리 기획하지 않기로 했다.” 플러스마이너스1도씨(이하 ‘플마1도씨’)의 탄생 배경과 약 10년간 이어온 활동의 일관성을 살펴볼 때, 이 자기 선언은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스스로 기획자로서 자각함과 동시에 ‘기획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기 질문이 발화됨을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 기획하지 않는 기획자들 플마1도씨의 김지영, 유다원 공동대표는 2010년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자기 성찰을 통해 변함없이 ‘지역의 일상 속 발견된 기획’을 자기 주체성으로 발현하고 있다. 이들은 2006년 공공미술 영역 내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우연히 만났으나 돌이켜보면 운명적인 조우였다. 사회초년생으로서 첫 흥미를

도시의 터 무늬 위에서 공들여 놀기

훌라가 도시를 탐사하는 방법

훌라는 최근 버려지거나 인근에서 구할 수 있는 파이프, 플라스틱 통 등의 재료들로 악기를 만들고, 연주를 더한 퍼포먼스 팀으로 많이 알려진 듯하다. 지난해 여러 도시를 돌며 순회공연(?)을 할 정도였고, 악기의 음색이나 퍼포먼스가 잘 다듬어진 기성의 것이 아니라 뜬금없고 날 것 같으면서도 흥겨워서 한 번 본 사람들은 쉽게 매료된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재미있지만 이 퍼포먼스로만 훌라를 이야기하기에는 모자란다. 그들을 잉태시킨 대구의 근대 골목과 북성로 공구 골목 인근, ‘모루’라는 공간에서 훌라를 만났다. 기술예술융합소 모루 업사이클링 밴드 훌라(HOOLA) 공연 터무늬 있는 이야기들 대구에서도 북성로 인근은

삶의 가치를 심고 가꾸고 수확하기

충북 괴산 문화학교 숲

새로 길이 나서 이제는 청주에서 1시간도 걸리지 않지만 괴산하면 겹겹의 산과 계곡, 대학찰옥수수와 고추, 유기농과 귀촌 정도를 떠올리게 되는 시쳇말로 ‘걍 시골’이다. 그 괴산 시골 마을에 ‘문화학교 숲’이 자리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 거점을 발굴하고 사업역량을 키우는 거점사업을 시작한 2019년, 청주와 괴산 등을 오가며 매달 정기적으로 단체들을 만나고 지역의 거점에 대한 역할과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때 서류에서만 보았던 문화학교 숲의 다른 면을 보게 되면서 이 사람들이 사는 법이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한 해의 사업이 마무리되는 12월 문화학교 숲을 찾았다. 도시 청년

농사짓고 요리하며 삶을 배운다

광주광역시청소년삶디자인센터 ‘세상에서 가장 느린 식당’

서울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광주 시내 중심에 ‘삶디’라는 별칭을 가진 청소년삶디자인센터가 있다. 청소년들이 자기 삶을 멋지게 가꾸는 디자이너(life-designer)이자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소셜 디자이너(social-designer)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어진 진로특화시설이다. 이곳에는 청소년 농부요리사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식당’이 있다. 참 용감한 이름이다. 이런 최상급 표현을 거침없이 넣었으니 말이다. 줄여서 ‘세가식’이라고 부르는 이 식당은 진짜 식당이 아니다. 삶디 음식공방에서 17세부터 24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운영하는 방과후 프로그램 이름이다. 2017년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4년차가 되었다. 그런데 어쩌다 ‘세상에서 가장’이란 용감한 부사를 사용하게 됐을까?

결핍을 넘어, 역동하는 가능성의 도시로

안산의 문화지형과 문화 다양성

예술인 입장에선 ‘예술하기 좋은 도시’, 시민 입장에선 ‘예술을 품고 사는 도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문화예술 사회적협동조합 컬처75. 이 이름을 소개하면 늘 받는 질문이 “75년생이세요?”이다. 당연히 아니다. ‘75만 안산시민 누구 하나 빠짐없이 문화적 혜택을 누리는 도시를 만들자’는 취지로 ‘컬처75’라는 이름이 생겼다. 안산에서 예술하는 청년예술인들과 이제는 청년을 넘어버린 중년의 예술인 130명이 모여 있는 예술인 협동조합을 만들며 가장 먼저 한 생각은 지향하는 방향이었다. 우리 조합원들의 예술활동이 정확히 시민을 향하자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이다. 컬처75는 예술인들이 서울로 떠나지 않고 안산에 머물면서도 더 좋은

공동체, 주름을 읽고 이름을 기억하기

A.C.클리나멘 ‘빼뻘주름프로젝트’

의정부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기지촌을 원형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는 곳이 있다. 고산동 ‘빼뻘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그 이름의 유래에는 주변 배나무밭이 많아서 그렇다는 설과, 뺑이라는 식물이 많아서 그렇게 부르게 됐다는 설, 한 번 들어오면 발을 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세 가지 다 빼뻘을 설명하는 데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경기 북부는 문화 소외 지역으로 분류되곤 한다. 국가 안보를 위해 지역이 희생한 시간이 그만큼 길었기 때문이다. 빼뻘마을은 한국전쟁 직후 미군기지 캠프 스탠리와 함께 자연 형성되었으나 평택으로 기지 이전이

극복 아닌 공감, 이야기를 멈추지 않기

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허리

장애여성 인권운동 단체인 ‘장애여성공감’에는 몸에 대해서 새롭게 이야기하는 방법을 탐색 중인 극단 ‘춤추는허리’가 있다. 다양한 몸과 허리로 여러 가지 공연을 즐겁게 보여주겠다는 기조가 담긴 이름이다. 여성의 몸은 건강하고, 젊고, 날씬해야 한다 같은 사회적 통념에 따르자면 휘어지고 비틀거리는 몸은 비정상이 되지만, 극단 춤추는허리는 자신들의 몸으로 정상이라고 치부되는 것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균열을 내며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질문을 던진다. 균열을 큰 구멍으로 만들기 위해 다른 단체들, 소수자들과 연대하고 있다. 혼자가 아니라 같이 가는 방법을 찾고, 실천 중인 여성들로 구성된

대학의 전문성과 자원이 예술교육의 바탕이 되려면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주말예술캠퍼스' 사업으로 본 예술대학의 고민과 딜레마

바야흐로 대학의 수난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과거 ‘상아탑’이니, ‘학문의 전당’이니 하며 칭송받고 선망되던 그 자리는 처절한 경쟁과 경제 논리, 끝없는 욕망으로 무장한 이 시대와 사회의 이데올로기가 고스란히 압축된 ‘복마전’이 되어가고 있다. 지성과 낭만을 논하며 엘리트를 양성하고 정의를 외치며 대중을 선도하던 과거는 아스라한 추억이 되었다. 그저 대학재정과 실적을 위한 사업 수주,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학생 유치, 그리고 어느 대학의 경우처럼 ‘공무원 사관학교’를 대놓고 표방하며 취업의 매개자를 자처하는 직업훈련소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취업’도 ‘돈’도 되지 않는 예술대학들의 위상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협동하는 음악가들의 실험장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원 ‘뉴뮤직프로덕션랩’

대금, 플루트, 피아노 연주자와 한 손에 펜을 쥔 작곡가가 교실을 돌아다니며 즉흥 연주를 시작한다. 대금 가방을 여는 지퍼 소리와 플루트로 내는 날 선 바람 소리, 펜으로 피아노의 현 부분을 긁는 소리 등, 음악가들이 선택한 모든 소리는 음악의 재료가 된다. 이들의 목표는 ‘선’이라는 단어의 다중 의미를 풀어내는 것. 음악과 음악이 아닌 것을 가르는 선(線)의 존재를 재고하며, 예술의 선(善)이 무엇일지를 탐구하는 이들의 창작은 서로 다른 전공의 네 음악가가 함께하는 자유 즉흥연주에서 출발한다. 다른 한편, 성악가와 작곡가, 피아노 연주자 두 명으로 이루어진 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