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험을 넘어 꾸준히 다양한 문화예술을 누리려면

고령층 대상 문화예술 정책 방향

문화예술과 관련된 소비는 경험재의 성격을 가진다. 즉 문화예술에 대한 경험을 하기 전까지 그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게 일컫는다. 다른 의미로 보면 문화예술 활동은 경험과 참여가 중요하며 그로 인해 그 가치를 알게 되고 만족스러움을 느끼게 되면서 계속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첫 경험이다. 그런데 현재 중고령층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첫 경험이 없었거나, 아니면 지속하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1950년 전쟁과 함께 태어난 세대들은 1970년대 20대를 보내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등장하였으며, 이들이 현재에는 75세 이상의 고령층이 되어있다. 이들이

일밖에 모르던 일상에 피어난 노는 기쁨

황유진 이랑고랑 대표·박점순 어르신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노년 세대에게 관심을 두게 된 것이. 친정아버지께서는 직장 은퇴 후 나의 출산과 동시에 ‘할아버지’가 되었고 사회가 정의하는 노년층이 되면서부터인 것 같다. 가족과 사회에 헌신하듯 살아온 아버지의 삶이 직장 밖으로 나와서는 어떤 인정을 받지 못하고 쏟아지는 여가 시간에 같이 흘러 버려지는 것처럼 보였을 때, 노년의 문화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나의 부모가 자연스럽게 나이 듦을 받아들이고 건강하고 유쾌한 노년의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최근 문화예술 현장에서 노년 세대와 만나는 작업이 많아졌다. 여전히 부족하긴 하지만. 성별에 따라서, 농촌과 도시지역에 따라서, 60대‧70대‧80대

변화하는 노인 세대를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방향

2023 문화예술교육 기획리포트 3호: 접근과 포용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저자는 지난 12년간 노인복지관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하며 정말 많은 어르신을 만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했다. 쉴 틈 없이 돌던 인생의 쳇바퀴에서 내려선 노인들이,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인생을 돌아보며, 잊었던 꿈을 찾고 풍요로운 삶을 살도록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65세 이상이 노인으로 분류된다. 노인들은 생업에서 은퇴하고 여가생활을 원한다. 은퇴 후 다양한 활동들을 위한 여러 기관이 있는데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노인복지관이다. 묵호노인복지관 ‘청춘제’ 연습(사진_최윤정) 다양한 특성이 공존하는 노인 세대 노인복지관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노인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다양한 노인들이라고 말했는데 노인복지관에는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는 실천적 상상력

사회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도전

취약한 우리, 보호받을 권리 인간은 누구나 취약하다. 생애 발달 과정에서 신체·정신적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출산, 양육, 실업, 노령, 장애, 질병, 재난, 빈곤, 사망 등의 다양한 사회적 위험도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내 성인 10명 중 7명이 안경이나 렌즈를 사용하는데, 시력 저하는 정도에 따라 시각장애가 된다. 현재까지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국민의 67%가 확진되었는데, 극심했을 때는 매일 사망자 뉴스에 온 국민이 불안과 공포 속에 살아야 했다. 이제는 미세먼지와 황사 등의 대기오염 환경으로 마스크 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유례없이 낮은 출산율(2023년

배치 말고 매치, 수요자를 위한 협력과 모색

자율선택형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예술누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2023년 문화취약계층 참여자가 다양한 예술 활동을 누릴 수 있도록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예술누림’을 시작했다. 예술가가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운영시설에서 선택함으로써 교육기획과 내용의 확장성을 추구하는 자율선택형 사업인 예술누림에 지난해부터 참여하고 있는 문선미, 이현정 예술강사와 이혜인 인천보라매아동센터 담당자, 우치호 인천광역시자립지원전담기관 기관장, 김세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교육나눔팀 팀장이 만나 현장의 소회와 기대를 나눴다. 김세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교육나눔팀장  예술누림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통해 더 많은 교육 참여자와 더 다양한 수혜자를 만나고자 2023년 예술누림 플랫폼을 열었다. 예술가가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올리면 시설 담당자들이 프로그램을 선택해 예술가들과 사전협의를 거쳐 지원서를 작성하는 방식을 시범적으로

문화예술교육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문화 커뮤니케이션 논의

접근과 포용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프랑스의 문화 접근 정책을 중심으로

최근 들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대되며 예술계에서는 어떻게 관람객의 ‘접근성’을 높일지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는 접근성이라고 하는 개념이 문화예술에 있어서 지속 가능한 방향의 중요한 전략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분야의 접근성 논의는 향유층 논의와 더불어 물리적 접근성에 그치고 있다. 본 글에서는 문화예술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접근성(accessibility)’에 대해 프랑스 문화정책과 문화 커뮤니케이션의 활용 방안을 함께 논의해 보고자 한다. 문화예술의 접근성 논의 문화예술 정책의 기본 전제는 국민에 대한 문화 접근성(cultural accessibility)을 확장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좁은 의미로는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의

문화예술교육 다각화: 생성과 변혁을 위한 균열 만들기

전환의 시대 예술교육가의 역할

2025년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정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이제 청년이 된 문화예술교육의 성장 과정을 되돌아보고 지금, 여기(here and now)에서 미래를 향한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이다.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성찰적 논의가 이미 시작되었음은 「문화예술교육 전환을 위한 공론화 이슈」(주1)를 통해 알 수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사회, 학교, 정책 환경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다각화’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한다. 그간 이루어 온 양적 성장과 비교할 때 문화예술교육의 정책 효과가 미미하다는 비판에 대한 대안으로 다각화가 논의되고 있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

낯선 일상에 적응하는 아이들에게 보내는 지지와 응원

부산 명동초등학교 늘봄학교 초1 맞춤형 문화예술교육

봄비가 오락가락 내리던 3월 25일, 부산 명동초등학교를 찾았다. 학교 앞에 있는 아파트 단지는 가로수 크기로 보아 조성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했다. 학교 운동장은 1시에 끝나는 정규수업을 마치고 하교하거나 정글짐으로 직행하는 저학년 학생들로 약간 붐볐다. 왁자지껄한 하굣길 풍경을 뒤로하고 찾은 곳은 늘봄학교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명동초등학교 도서관이다. 늘봄학교는 올해 3월부터 초등학교 1학년 대상 시범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부산은 모든 초등학교가 늘봄학교에 참여하고 있으며, 명동초등학교는 학습형 프로그램과 함께 매주 월요일, 금요일 각 2교시의 예술 수업을 진행한다. 따뜻한 격려와 지지가 있는 안전한 공간

미국의 학교 문화예술 교육에서 효과 분석 사례

변화하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효과 측정

예술은 예술 자체로서 미학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일상의 삶을 다채롭고 풍요롭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 예술이 우리 삶에 실질적인 도구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대중의 예술 경험 및 참여 확대가 필수적이다. ‘미국 국민 예술 참여 실태 조사’(The Survey of Public Participation in the Arts, SPPA)는 주기적(4~5년 간격)으로 미국 국민의 예술 참여를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조사 자료이다. 미국 예술진흥기구(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 이하 NEA)가 1982년부터 2008년까지 약 26년간의 SPPA 시계열 설문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2011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 시절은 물론이고 성인에

방과 후와 돌봄 사이, 예술적 협력과 균형을 찾아서

늘봄학교 문화예술교육 현장 관계자 기획 좌담

학교와 학생의 요구를 바탕으로 초등 1학년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지속 가능한 정책 지원을 위해 ‘늘봄학교’는 학부모의 돌봄 부담을 경감하고 출발점 시기의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모든 학생에게 개별화된 교육과 돌봄을 지원하는 현 정부 교육분야 핵심국정과제다. 올해 1학기에는 2,700개교 이상,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서 희망하는 1학년 누구나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으며, 매일 2시간 맞춤형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러한 정책에 발맞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은 2023년 늘봄학교 시범사업을 진행하며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콘텐츠를 연계했다. 본격적으로 ‘늘봄학교’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전년도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예술가, 예술기관, 교원 등 관계자들과

미래세대를 위한 학교예술교육의 새로운 발걸음

늘봄학교 연계 문화예술교육 지원 방향

온종일 돌봄과 교육을 위한 늘봄학교 정부는 2023년 1월 교육과 돌봄의 국가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발표하였다. 늘봄학교는 기존의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 개편한 형태로 정규수업 외에 학교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연계하여 학생 성장과 발달을 위해 제공하는 종합 교육 프로그램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며 초등학생 수는 2023년 261만 명에서 2030년에는 161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출산의 원인으로는 경제적 부담(주1)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 요소 중 하나인 사교육비는 10년 전과

모든 초등학생이 최고의 문화예술교육을 누리도록

늘봄학교 맞춤형 문화예술교육 <늘봄예술학교>

전국 2,741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시범 운영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돌봄·방과후 교실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높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는 2024학년도 초등학교 1학년 예비 학부모 대상 조사 결과 체육 다음으로 가장 선호하는 분야로 조사되었고, 늘봄학교 연계를 통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수요를 해소한다면 저출산 문제 해결과 초등학교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은 문화예술교육 전문성과 자원을 바탕으로 늘봄학교 내 양질의 전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여 ‘문화돌봄’ 정책의 내실을 더할 전망이다. 대표사업·저명인사·전문기관 연계로 ‘문화돌봄’강화 문체부와 교육진흥원의

혁신기술이 사용기술로, 새로운 탐색의 방향

인공지능 시대의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화두

최근 인공지능과 관련해 세 가지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 하나는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가 2023년 과학계에서 중요한 역할과 영향력을 미친 인물로, 10명의 과학자와 함께 챗GPT를 명단에 올렸다는 기사였다. 작년 초, [네이처]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은 투명한 과학을 위협하기 때문에 연구 논문 저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안 되어 챗GPT를 영향력 있는 연구자 중 ‘하나’로 인정한 것이다. 두 번째 기사는 일본의 한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은 작가가 수상 직후, 챗GPT의 도움을 받아 글을 썼다고 밝히며 벌어진 여러 논란에 관한 기사였다.

이야기, 배움, 예술이 머무는 곳

예술로 365길⑨ 청소년열정공간99℃

청소년열정공간99℃ 이용안내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네고지 1길 14 1층 개방시간 | 화~금 15:00~20:00 (매월 2·4주 10:00~12:00까지 동아리 활동) 공간 이용 대상 | 청소년 031-416-1318 페이스북 @99teenagers 요즘 세상이 무덤덤하고 밋밋한 것 같아도 청소년열정공간99℃(이하 99도씨) 청소년 사이에선 새로움과 흥미로운 감정들이 흘러 다닌다. 어른들 사이에선 새롭지 않은 일도 이들 사이로 옮겨가면 흥미진진한 일로 바뀐다. 따분할 수 있는 책 읽기도 친구와 함께라면 새로운 경험이 되니까. 청소년들에게 99도씨는 어떤 존재일까? 공간에 불이 켜지면 청소년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고 벌렁 눕거나 음악을 들으며 흔들흔들

새로운 문화예술 교육 프레임워크,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힘찬 도약

유네스코 제3차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참가 리뷰

지난 2월 15일(목)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ADNEC)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3차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이하 세계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월 13일(화)부터 3일간 열린 이번 세계대회에는 125개국 950명, 약 85명의 장·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2006년 「예술교육 로드맵」(리스본), 2010년 「서울 아젠다」(서울)를 잇는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가 채택되었다. 이번 세계대회에 참가한 한국 정부 대표단은 문화체육관광부 이해돈 문화정책관이 부의장,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박은실 원장이 라포터(Rapporteur, 보고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아시아-태평양 협력을 제안하는 한국 부대 행사를 주최하는 등 국제 사회 속 리더십을 다시금 발휘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주제 세션 한국 부대 행사 각국 장차관급 주제

함께 모색하고 각자의 자리를 찾으며

현장에서 바라본 전환의 장면들

아무것도 안 하고 쉴 거라고 다짐하던 그런 날이 왔음에도 이상하게 시험 기간만 되면 책상 정리를 하듯 갑자기 비워내고 정리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러다 「2018년 아르떼365 기사모음집」을 발견했다. ‘6년이나 버티다니…’ 휘리릭 책장을 넘기니 40대 중반의 내가 어색한 미소로 인터뷰한 사진과 글이 담겨있다. 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나는, 그리고 문화예술교육 현장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짝사랑에 지치고 세상에 휩쓸려도 6년 전 상기된 얼굴로 애정하는 문화예술교육을 소개하던 나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지원기관의 제재(처럼 느껴지는)에 대한 불만, 지원사업의 틀 안에서 단체 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