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5일(목)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ADNEC)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3차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이하 세계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월 13일(화)부터 3일간 열린 이번 세계대회에는 125개국 950명, 약 85명의 장·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2006년 「예술교육 로드맵」(리스본), 2010년 「서울 아젠다」(서울)를 잇는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가 채택되었다. 이번 세계대회에 참가한 한국 정부 대표단은 문화체육관광부 이해돈 문화정책관이 부의장,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박은실 원장이 라포터(Rapporteur, 보고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아시아-태평양 협력을 제안하는 한국 부대 행사를 주최하는 등 국제 사회 속 리더십을 다시금 발휘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 주제 세션
  • 한국 부대 행사
각국 장차관급 주제 세션 핵심 논의 결과
이번 세계대회는 크게 개폐회식을 포함한 종합 세션, 7개의 주제 세션, 그리고 동시다발적 부대행사로 구성되었다. 특히 주제 세션은 장·차관급 관계자가 참여하여 프레임워크 채택 전 최종적으로 주요 핵심 사안과 화두를 짚었는데, 세션별 주제와 주요 논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주제 세션 주요 논의 내용]
문화예술교육의 균등한 접근 기회
발제 참여자 모두 문화예술교육이 인간의 전인적 성장(the full development of the human personality)에 기여하고, 문화적 삶을 누릴 권리를 제공한다는 데에 동의함. 이를 위해 문화예술교육 접근성을 방해하는 모든 장벽을 허물어, 연령, 위기 상황에 제한이 없어야 하며 특히 장애를 가진 참여자들에게도 균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함이 강조됨
문화다양성 통한 질적 평생 학습 및 생애주기 학습
2022년 개최된 몬디아컬트(MONDIACULT)와 교육정상회의(Transforming Education Summit)를 반추하며, 개인과 사회의 총체적 발달(holistic development)을 위하여 문화 다양성을 학습의 맥락에 통합시켜야 함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전 세계적 차원의 공동 노력에 대해 참여자들의 의견이 모임
회복탄력적, 공정적, 지속 가능한 미래 구축을 위한 기술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목표 실현적 관점에서 문화예술교육이 ‘교육’에 통합되어 포용성, 상상력, 시민적 참여(civic engagement)를 유도할 수 있기에 정책 입안을 위한(Informed policy-making) 문화적 교류와 리서치 추진 등 문화예술교육 기반(infrastructure) 강화를 위한 공동 책임(a collective commitment)의 필요성이 촉구됨. 또한 기후 위기에 대한 실천(Climate action)이나 문화 교육(Cultural education) 등을 주제로 한 학습 허브(Learning hub) 설립과 같은 혁신적 전략이 제안됨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제도화 및 안정화
잠재적인 혁신을 최대화할 문화예술교육의 제도화에 대한 열띤 발제가 진행됨. 효과적 대화를 위한 메커니즘과 플랫폼, 문화예술교육 관련 기관의 지원과 다양한 이해관계 커뮤니티의 실천적 노력이 요구되었고, 또한 문화예술교육은 각국 현지 문화예술 표현의 다양한 형태를 반영한 역동적인(dynamic) 학습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이 다시금 주장됨
디지털 테크놀로지 및 인공지능과 문화예술교육
평생학습의 한 부분으로 인공지능 문해력(AI literacy)을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MIL) 프레임워크에 통합시켜야 함을 제시하며, 문화예술교육의 접근성에 개혁적 변화를 이끈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인공지능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 강조함. 동시에 학습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의 제공, 국제 인권과 저작권 보호, 예술가의 지위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할 것을 강조하고 있음
문화예술교육 지원을 위한 파트너십과 재정
새롭게 개정된 프레임워크의 목표 실현을 위한 근본적 요소로 기존 혹은 새로운 파트너십의 강화와 마련의 중요성에 대해 모두 동의함. 공공과, 사적 영역의 경계 없는 파트너십은 문화예술교육과 관련된 모든 관계자뿐만 아니라 사회 전역과 특히 학습자들로 하여금 의미 있는 형태의 참여를 끌어 낼 수 있음이 논의됨. 또한, 문화예술교육의 거시적인 사회적 영향력을 모니터링하고, 대중 참여 캠페인(Crowd sourcing campaigns)을 활용하는 등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재정 투자 제고를 위한 혁신적인 방법의 필요성이 강조됨
모니터링, 연구 및 데이터
인지 및 사회 감정 발달에 대한 문화예술교육의 영향력을 탐구하는 등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내 실증적인(empirical studies) 연구 필요성이 제시됨. 또한, 모니터링과 평가 시스템은 포용적이며, 참여적이고 증거 기반으로 지속적이야 한다고 강조됨
프레임워크 채택 의의와 향방
15일 폐회식에서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가 최종 채택되며 3일간의 장대한 행사가 마무리되었다. 에르네스토 오토네(Ernesto Ottone) 유네스코 문화 사무총장보는 “이번 세계대회는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가 채택됨으로써 종료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강조한 바 있다. 서울 아젠다 이후 14년 만에 새로운 공식 문서이자 국제 아젠다가 세팅된 이 중요한 사건은, 문화와 교육 분야가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그 잠재적 시너지를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교육이 모든 인류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를 구축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국제 사회가 공동의 이해와 합의를 다시금 도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후 프레임워크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글로벌 커뮤니티의 견고한 협력과 협업은 필수 불가결하며, 느슨하면서도 역동적인 국제교류와 소통은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구축을 위한 그 시작점이 될 것이다.
인류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공동의 합의와 노력, 이행에 대한 책임이 2024년 2월, 유네스코 공식 문서로 공표되었기에, 향후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이행을 위한 유네스코 회원국과 정부 부처, 정책 입안자, 문화예술교육 관련 기관, 전문가, 교사, 예술가 등 공공과 민간, 제도와 비정규 교육 등 다양한 관계자 및 주체자의 역할이 기대된다. 특히, 한국은 문화예술교육 정책을 선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리더 국가로서 국제 사회에서 많은 기대와 옹호를 받고 있다. 그 시작으로 오는 5월,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행사 기간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를 주제로 연계한 국제 포럼이 개최될 예정이며, 이를 계기로 프레임워크의 이행을 구체화하기 위한 국제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공고화하고자 한다. 이러한 국제적 담론을 첫 출발로 하여 프레임워크의 전략적 목표와 이행 방식이 점진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행되어 인류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문화예술교육의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가치가 드러나기를 바란다.
  • 폐회식에서 발표하는 박은실 원장
  • 유네스코 제3차 세계문화예술교육 대회 [출처] 유네스코
서울 아젠다 이후 14년 만에 새로이 개정된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와 그 목표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는 크게 서론, 소개, 가이드 원칙, 목적, 범위, 전략적 목표, 이행 방식, 모니터링·후속 작업 및 리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총 5개 전략적 목표는 a) 문화예술교육을 통한(내에서) 접근성, 포용성, 그리고 균등성, b) 문화예술교육을 통한(내에서) 맥락적, 질적, 생애주기(범위)별 학습, c) 문화다양성의 이해와 비판적 참여(critical engagement)를 위한 역량, d) 회복 탄력적이고 공정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술, e) 문화예술교육 생태계의 제도화 및 안정화로 구성되어 있다. 2010년 채택된 서울 아젠다에서도 등장했던 ‘접근성’(Access)이라는 키워드는 다시 한번 첫 번째 목표로 설정되어 차별 없는 교육의 필요성은 변함없이 중요한 가치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지난 14년 동안 범위와 대상, 그리고 수위가 심화하고 있는 위기들, 예를 들어 이상 기후 변화, 증오 범죄, 불평등, 전쟁, 격차, 재난 위기 등 여러 층위의 문제 상황에서 문화와 교육 간의 잠재적 시너지를 통해 모든 인류를 위한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사회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적절한 능력과 역량을 갖추게 하여 예상할 수 없는 미래에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하는 국제 사회의 견고한 메시지와 공동의 노력에 대한 강력한 촉구가 드러난 목표들로 구성되어 있다.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공식문서 [바로가기]
정리_양누리 예술교육기반본부 국제교류팀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