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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에 대한 검색 결과입니다.

한없이 예술적인, 그래서 정치적인

과천문화·예술연대의 예술가 시민 활동

작년 5월, 코로나19가 한창인 시점에 마을에 작은 극장을 열었다. ‘빛나는 사람들의 별별 이야기’라는 슬로건으로 과천의 민간극장 1호이자 마을극장을 연 셈이다. 이름은 극장이지만 창작공간에 가깝고, 작은 공연과 예술교육이 가능한 공간이다. 메이커스페이스 를 운영하는 동네 주민과 공동육아로 인연이 되어 춤, 연극, 콘서트 등의 소규모 공연, 다양한 예술교육과 쇼케이스까지 가능한 공간을 함께 꿈꾼 결과였다. 코로나로 활동이 제한된 시점에 로컬-택트가 더욱 중요하고 소중할 것으로 생각되어 지역 예술가로서 과감한(!) 시도를 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면서 지역 공공 공간이 문을 닫았지만 별별극장은 방역지침을 지켜가며 ‘경기

많을수록 빈곤하고 적을수록 풍요롭다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이 무슨 요상한 말일까? 더 많이 가져야 안전하고 행복한 시대에, 적을수록 풍요롭다니. 심지어 많을수록 빈곤하다니. 경제가 성장해야 생활이 안정되고, 그래야 문화예술도 꽃핀다는 것이 상식인데 빈곤을 강요하다니. 그런데 역사를 돌이켜보면 경제성장이 인류에게 풍요를 가져온 건 맞지만 모두를 풍요롭게 만든 건 아니다. 북반구의 풍요는 남반구의 희생을, 도시의 풍요는 농촌의 희생을, 자본가의 풍요는 노동자의 희생을, 건물주의 풍요는 세입자의 희생을 요구했다. 우리는 풍요로울수록 점점 더 불평등해졌고 특정한 문화가 다양한 문화들을 집어삼켰다.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마야 괴펠, 나무생각, 2021) 『적을수록 풍요롭다 – 지구를 구하는 탈성장』(제이슨

미지의 생물을 향한 감각의 확장

흙의 예찬① 버섯 찾기

흙냄새를 따라서 나는 2019년부터 취미로 버섯을 찾고 있다. 태풍이 지나가고 무더위가 한풀 꺾이는 9월이 오면 바람을 타고 스쳐 가는 흙냄새를 따라서 숲과 들판에서 시간을 보낸다. 야생 버섯 중에는 크기가 작거나, 색이 화려하지 않거나, 풀과 낙엽 사이에 있거나, 돌멩이처럼 생겨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것이 많다. 하지만 이들이 가지는 독특한 향기를 통해 그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다. 밀가루 반죽이나 삶은 무, 해산물 냄새, 혹은 죽은 생물이 부패할 때 풍기는 향처럼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냄새를 연상케 하는 것도 있다. 셀 수 없이

자치와 분권을 실현하는
변화의 모멘텀

[좌담] 문화 자치와 문화 분권

중앙-광역-기초, 논의의 시작 지역에서, 삶의 변화를 만들기 협치를 위한 실험 아래에서 위로, 가능한 변화 2018년 발표한 「문화비전2030」에 9대 의제 중 하나로 ‘지역문화 분권 실현’이 포함되었고,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8~2022)」에서는 ‘지역 기반 생태계 구축’을 추진전략 중 하나로 삼으며 ‘지역 중심의 문화예술교육 추진 체계’로의 개편을 서둘러왔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지방 이양이 이뤄지는 시점에서 법적, 제도적 권한과 예산의 형식적인 이동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지역 주민의 삶에 밀착한 정책 수립과 집행이 이행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이번 좌담은 빠르게 지역화를 맞이하게 될 문화예술교육 관계자들을 위하여 문화 분권과 문화

시대적 과제 앞에,
협치의 공론장을 열어라

문화 자치와 문화 분권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인 2001년에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이하 문화부)가 ‘지역문화의 해’를 선포하고, 전국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 관련자들이 모여 두 차례에 걸친 공론장을 만들었다. 이른바 ‘백가쟁명’과 ‘백화제방’이라는 이름으로 문화 분권과 문화 자치에 관한 열띤 논의를 펼쳤었다. 과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네 번 바뀌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 공론장에서 논의됐던 가치와 변화의 열망은 얼마나 실현되었을까? 체감으로는 나아진 게 없지만 아마도 통계상으로는 진전된 측면이 있으리라. 여타 사회적 통계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그러나 기후변화라는 지구적 위기 상황과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지방 소멸 위기 앞에서는 그러한

‘마을에서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지속가능한 문화예술교육

기초단위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확장과 연결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쳤을 때 완주에서는 기초단위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복합문화지구 누에는 2015~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철거될 뻔했던 옛 호남 잠종장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초창기에는 예술가 레지던시 공간으로 활용되었고 현재는 완주 문화예술교육의 거점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목표와 방향 찾기 기초단위 문화예술교육 거점 구축 지원사업 공모를 준비하면서 스스로 던졌던 질문 – 군 단위 지역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자립이 가능한 일인가? 그럴만한 자원은 있는가? 기존 문화예술교육과 어떤 차별점을 둘 수 있을 것인가? – 이런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일부터

둥글게 모여 만드는 따뜻한 결속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문화와 예술 마을을 만나다』는 마을에서 새로운 일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 봐야 할 좋은 지침서이자 따라 걷고 싶은 든든한 선배 같은 책이다. 이들이 어떻게 모여 무슨 일을 만들고 이뤄내는지 들여다보고 있으면 ‘공탁’이라는 드라마 한 편이 재생된다. 『문화와 예술, 마을을 만나다』(공유성북원탁회의, 민들레, 2020) 서로의 어미새가 되어 서울시 성북구에서 지속가능한 지역문화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공유성북원탁회의(이하 공탁)’는 2012년 준비모임을 시작으로 2014년 자율적인 모임으로 공식화해 현재 3백여 명이 함께하는 지역 내 대표적인 민·민, 민·관 협치형 커뮤니티다. 공탁은 ‘동네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욕망으로부터 시작됐다. 처음엔 평소

슬픔도 불안도 이겨낼 이야기의 힘

오늘부터 그린④ 녹이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이들,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자. 기후위기를 삶에서 감각하는 것은 이러한 상실에서 기인한다. 나의 편안한 삶 저 너머에 사라지는 숲과 녹아내리는 빙하를 상상할 수 있는 힘. 바로 거기서 시작한다. 최근 그리스에서 일어난 큰 화재로 2,500살 먹은 올리브 나무가 불타 죽었다. 어른 열 명이 빙 둘러서야 겨우 감쌀 만큼 거대한 이 나무는 최근까지도 열매를 가득 맺었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나무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화재로 사라진 수많은 것 중 이 올리브 나무가 특별히 마음에 남은 것은

자치와 분권의 경로에서 방향 찾기

지역이 만들어가는 문화예술교육①

문화예술의 지방분권 흐름이 거센 와중에, 지역이 주체가 되는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지역화의 흐름과 더불어 지역이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문화예술교육의 의미를 짚어보는 ‘지역이 만들어가는 문화예술교육 포럼’이 7월부터 11월까지 광역과 기초단위에서 매달 릴레이 방식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포럼은 문화예술교육 사업의 지방 이양 논의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17개 광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기초문화예술교육 거점이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공감하며 마련하였다. 이 포럼의 주요 논의내용을 바탕으로 지방분권 시대 문화예술교육 지역화에 관한 주요 이슈를 짚어본다. 사회적 가치 담론이 먼저다 문화예술교육 지역 이전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접속과 접촉, 감각의 교차와 연결

코로나 이후의 미술 소통의 변화와 《경험적 감각》전

코로나19 팬데믹은 ‘비대면’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온라인을 통한 감각적 변화에 직면하게 했다. 21세기 포스트휴먼 시대의 온라인은 오프라인의 부속개념이 아닌, 그 자체로 거대한 하나의 세계, 접속과 접촉이 교차하는 두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길을 재촉한다. 지금 세계는 학교도 회사도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으로 시각적 감각을 보다 확장해 가고 있다. 그런데 이 시각적 감각은 다른 감각에 비해 지적인 반면 만족도는 가장 낮다. 그 이유는 맛있는 음식을 눈으로 보고만 있어야 할 때나 특별히 교육받지 않고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것(문자, 악보, 추상미술)을 보고 느끼는 당혹감 때문이다.

파국이 시작되었다,
춤을 추자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시인 이문재와 소설가 최성각은 생태·환경 문제에 관한 한 누구보다 예민한 작가들이다. 이들은 생태·환경 문제를 단순히 소재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만족해하는 얕은 생태학을 지향하지 않는다. ‘파국’이 임박한 지구적 기후위기 문제를 비롯해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를 예민하게 의식하며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다. 물론 두 사람의 기질은 다르다. 시인 이문재가 『지금 여기가 맨 앞』(2014)에 이어 최근 『혼자의 넓이』(2021)에서 ‘세계감(世界感)’을 강조하며 지구를 걱정하는 시를 쓴다면, 소설가 최성각은 ‘환경운동 하는 작가’를 자처하며 환경책을 깊이 읽는가 하면 생태적 삶을 직접 살고자 고민하고 싸우는 작가이다. 그런 두

그들의 눈으로 만나는 지구

오늘부터 그린② 보다

지난해 화천 예술텃밭에서 진행된 『예술텃밭 예술가 레지던시-기후변화』에 참여하면서 산책을 자주 했다. 텃밭 위쪽으로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농장이 하나 나온다. 비탈길에 서서 농장의 축사를 내려다보는데 소들과 눈이 마주쳤다. 소들은 나의 작은 움직임에도 반응하며 시선으로 나를 쫓았다. 심지어 축사 기둥 사이로 고개를 쭉 빼더니 더 잘 보려고 애를 쓰는 듯했다. 내가 소를 보는 줄 알았는데 소들이 나를 보고 있었다. 모두가 나를 보고 있었다. 존 버거는 그의 책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볼 때 그 한 가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대상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