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현장과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채택
2024년 2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는 2010년 서울에서 열린 2차 세계대회 이후 14년 만에 제3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이하 세계대회)가 개최되었다.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ADNEC)에서 3일간 열린 이 대회에는 총 125개국 1,000여 명 (장·차관 90여 명 포함, 유네스코 보도자료)의 유네스코 회원국 및 국제 문화예술교육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하였고 참여한 모든 국가의 만장일치로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UNESCO Framework for Culture and Arts Education)’가 폐회를 앞두고 최종 채택되었다.
세계대회 폐회식 현장에서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가 채택될 때 무엇보다 그간의 기여와 노력을 투자해 왔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수장이자 세계대회의 보고관(Rapporteur)으로서 느낀 감회는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벅찼다. 유네스코 사무총장 오드리 아줄레는 폐회사에서 “예술교육은 감정지능, 창의성, 비판적 사고를 발전시키며 타인에 대한 개방성과 다양성의 존중을 증진시킨다. 이 새로운 국제사회의 합의에 회원국들이 참여해 줘서 감사하다”라며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가 촉발시킬 미래의 변화에 큰 기대를 표명했다.
지난 수년간 지속된 코로나, 전쟁, 이상 기후 등 전례 없는 사회문화적 이슈의 발생으로 수많은 국가와 시민들이 위기를 겪었지만,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갈등과 분열, 한계적 상황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꿈꾸고자 하는 모두의 의지와 옹호의 자세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굳건했다. 이러한 열정으로 각 국가의 정부대표단과 고위급 관계자, 학계 및 문화·교육 기관 관계자 등 참석자들은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였다. 3일간 이어진 회의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의 균등한 접근 기회, △문화다양성 통한 질적 평생학습 및 생애주기 학습, △회복 탄력성, 공정성, 지속 가능한 미래 구축을 위한 기술,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제도화 및 안정화, △디지털 테크놀로지 및 인공지능과 문화예술교육, △문화예술교육 지원을 위한 파트너십과 재정, △모니터링, 연구 및 데이터 등을 주제로 총 14개의 세션이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이번 세계대회의 가장 큰 성과는 문화예술교육이 협의의 개념에서 벗어나, 문화의 광범위한 정의를 망라하고 자유, 평화를 위한 인류의 교육을 통한 존엄의 회복에 이르기까지 양 분야의 결합과 시너지를 기대하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심화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2023 유네스코 다자회담
한국의 문화예술교육 발전과 프레임워크 채택을 위한 그간의 기여, 향후 방향
문화예술교육의 국제적 옹호와 지지를 위해 한국 정부와 유네스코의 관계는 제2차 2010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 세계 95개국 650명의 정부 관계자와 문화예술교육 분야 전문가가 한국을 방문하였고, 대회 결과로 문화예술교육의 구체적 계획과 이행 목표가 제시된 「서울 어젠다: 예술교육 발전 목표(Seoul Agenda : Goals for the Development of Arts Education)」가 도출되었다. 서울 어젠다 이후 2021년, 유네스코 회원국은 제211차 집행이사회를 통해 예술교육 로드맵(’06, 리스본)과 서울 어젠다 두 문서를 반추하고, 디지털 혁신, 예술적 표현의 진화, 창의적 분야, 사회적 포용성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주요 키워드를 반영한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개발을 의제화했다. 문화예술교육 정책을 선도하고 실현해 온 한국 정부와 세계 유일의 문화예술교육 정책 선도 기관인 진흥원은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담론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 리더십을 적극적으로 발휘하기 위해 유네스코와 긴밀한 공조 관계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문화예술교육 신(新)국제아젠다 개정 프로세스의 첫 출발은, 2022년 5월 한국 정부가 기여하여,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행사 기간에 연계 개최된 <2022 유네스코 국제 전문가 회의>였다. 이틀 동안 명동 유네스코 회관 국제 회의실에 21개국 21명의 국가별, 대륙별 문화예술교육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여 온‧오프라인 회의를 진행하였다. 문화예술교육 개념 정의 확장의 필요성, 접근성·포용성 및 통합의 가치 강조, 문화예술교육 효과의 구조적 평가를 위한 새로운 측정 도구 개발의 필요성 등이 활발하게 논의되었고, 이 결과를 기반으로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개정을 위한 콘셉트 노트가 작성되며, 2023년 2월 지역별 온라인 전문가 회의가 개최되었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그룹(Group IV)에 대표 전문가 2인을 추천 및 참석 지원하여 한국의 문화예술교육 정책 현황 및 주요 의제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코로나 이후 문화예술교육 콘텐츠 개발, 디지털화, 플랫폼 확보 등의 국내 동향과 함께, 문화예술교육의 접근성 제고 노력, 파트너십 구축 현황 등 전 국민의 문화적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발신하였다.
지역별 의견 수렴 과정을 기반으로 주요 논의 주제가 도출되었고, 2023년 5월, 유네스코 본부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유네스코 다자회담(UNESCO Multistakeholder’s dialogue)이 한국 정부와 진흥원의 기여로 개최되었다. 한국은 디지털 강국으로 당시 챗지피티(ChatGPT)가 촉발한 뜨거운 논쟁 속에서 본인이 직접 연사가 되어, 디지털‧AI가 문화예술교육에 미지는 영향과 혁신의 가능성을 논하고, 새롭게 등장한 패러다임 변화의 시대에 솔루션을 찾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제 세션 발표를 통해 강조하였다. 더 나아가, ‘미래로 나아가는 창의적 행동: 디지털과 AI, 문화예술교육의 혁신’을 주제로 한국 전문가 발표 세션을 구성하여, 인공지능(AI) 윤리의 법적 규범의 필요성, 한국에서의 문화예술교육 디지털 전환을 위한 시도와 사례를 공유하였다. 또한, 미래세대의 꿈과 성장을 도모하는 우수 정책 사업 ‘꿈의 무용단’ 쇼케이스를 진행하고 한국 정책 홍보 부스를 마련하여 한국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성과와 역량을 국제사회에 생동감 있고 현장감 있게 발신하였다.
2023년 하반기, 유네스코 사무국은 그간의 회의를 통해 도출된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한 프레임워크 초안에 대해서 회원국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의견 제출을 요청하였다. 진흥원은 2023년 국내 문화예술교육 분야 전문가 150여 명과 진흥원 임직원이 참여한 6회의 주제별 라운드테이블과 3회에 걸친 미래문화예술교육포럼 내용을 기반으로 ‘K-문화예술교육 리포트’를 제작하였다. 그간 한국이 추진해 온 문화예술교육 정책 흐름과 성과 반추는 물론, 프레임워크 주요 사항에 대한 세부적 권고 내용,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제안을 수록하고 있다. AI 디지털 기술 발전에의 대응, 프레임워크 이행을 위한 국제 논의 단위 구성 및 구체 이행 계획 도출 필요성, 문화예술교육 국제 모니터링 및 성과 측정을 위한 지표 수립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아부다비 세계대회 현장에서 한국은 문화체육관광부 이해돈 문화정책관을 수석대표로 한국 정부대표단 5인을 구성하였고 본인은 정부대표단 일원이자 세계대회 주제 세션을 마무리하는 보고관으로 활동하였다. 한국 정부대표단은 ‘문화예술교육의 균등한 접근성 세션’을 통해 한국 정부의 정책적 노력,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의 주요 목표와의 접점,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예술누림’, ‘문화예술교육 자원지도’ 등 사례를 제시하였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와 진흥원이 주최한 별도의 세션에서는 ‘문화간 협력 개발을 위한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정책 활성화’를 주제로 싱가포르, 호주, 한국의 국제 전문가가 참여한 아시아-태평양 간의 협력 방안에 대한 제언을 발신하였다.
2024 프레임워크 이행을 위한 실질적 논의와 K-문화예술교육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채택 이후 후속 노력이자 가장 우선적인 행보로, 진흥원은 2024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행사 기간에 다양한 국가의 문화예술교육 관련 부처 관계자와 전문가를 초청하여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와 연계한 주요 정책과 현장 사례를 나누는 ‘문화예술교육 국제 포럼’을 개최한다. 첫날의 주제는 ‘균등한 접근성을 보장하는 문화예술교육’, 둘째 날은 ‘미래세대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실천과 현장 강화’로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전략 목표 1과 연계된 주제 및 전략목표 5와 연계된 현장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 양성을 주요 키워드로 한다.
국제사회의 기대와 지지를 받고 있는 한국은, 이 포럼을 통해 유네스코 아젠다 채택 이후 신속한 후속 논의의 장을 마련하여 K-문화예술교육의 글로벌 진출 토대를 다지고, 국내 문화예술교육 현장 기반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문화예술교육 국제 포럼을 시발점으로 프레임워크의 전략적 목표와 이행방식이 국가 간의 전략적 협력 관계 형성과 정보 공유를 기반으로 인류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라며 그 노력의 가운데 한국의 리더십과 우수함이 더욱 굳건히 자리 잡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문화예술교육 아젠다 관련 한국의 기여 및 과정

2010년제2차 세계예술교육대회 개최 및 ‘서울 아젠다’ 채택
2011년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지정 주도
2019년제40차 총회 우리나라 주도 ‘예술교육 및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인식증진 결의안’ 채택
2021년유네스코 유니트윈 학술대회 ‘위기의 시대, 행동하는 예술교육’ 개최
2022년유네스코 국제전문가회의 개최 지원
2023년유네스코 온라인 지역 전문가 회의 참여 지원
유네스코 이해당사자 간 대화 개최 지원
프레임워크 초안 1, 2차 서면 의견 제출
2024년유네스코 세계대회 뷰로그룹 참석(부의장 및 라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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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실
박은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7대 원장.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시카고예술대학 대학원 미술학 석사, 서울대 공과대학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부터 추계예술대학교에서 문화예술경영을 가르쳤으며, 문화예술경영대학원 원장을 지냈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 전문위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이사 및 조직‧집행위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대통령실 문화비서관실 정책자문위원, 제2기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