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설립된 아츠인소사이어티 리서치 네트워크(The Arts in Society Research Network, 이하 ASRN)는 매년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논의를 위한 학제 간 포럼을 개최한다. 첫 학술대회는 2006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학교에서 개최되었고, 그 다음에는 독일 카셀대학교에서 2007년에 개최되었다. 여러 대학교에서 교대로 포럼을 주최하는 형식이다. 올해 열린 ‘제 19회아츠인소사이어티 국제 컨퍼런스’는 5월 24일부터 3일간, 30개국(아르헨티나에서 아랍에미리트에 이르기까지) 대표자와 함께 서울 한양대학교에서 개최되었고, 한양대학교 박물관과 한양대학교 사범대학이 주최 조직으로 참여했다.
ASRN의 학술 포럼과 달리 유네스코 세계예술교육대회(UNESCO World Congress on Arts Education, WCAE)가 예술교육 분야에서 NGO와 정부의 협의를 통해서 유엔 회원국 정책 입장을 조정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1차 2006년 리스본과 2010년 2차 서울 세계대회의 역사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유네스코 세계예술교육대회를 정책적 관점에서 요약하면, 예술교육의 역할과 범위에 대한 국제적인 담론을 아동을 위한 예술교육에서 평생교육으로 확장하고, 시각예술·음악·무용 교육을 통합하고, 예술교육의 사회공헌활동을 장려하는 것에 있어 주목할 만하다.
ASRN은 유네스코 세계예술교육대회와 공통적인 관심사를 공유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무대, 스튜디오와 극장, 교실, 박물관과 갤러리, 거리와 지역사회 등에서 진행되는 실험들을 조사하는 학제 간 예술 학문 연구의 연결에 있다. ASRN은 일반적으로 영어와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세션을 개최하는데, 이번 컨퍼런스는 한국어로 진행된 최초의 회의였다. 논의 결과는 사회에서의 예술, 예술사, 교육 방법론, 기술에 초점을 맞춘 4개의 저널로 출판된다.
  • 황나영 큐레이터와 배성철 건축학과 교수가 목재와 시멘트 재료를 연구 조사하는 <치유의 파빌리온>과 《Cæméntum: 생동하는 물질》 전시와 연구를 소개했다.
지역적 회복 탄력성과 지속가능한 미래 구축을 위한 자원과 기술
이번 3일간의 컨퍼런스를 관통한 주제는 사회에서의 예술가를 지지하는 보다 건강한 생태계에 관한 것이다. ASRN이 개최한 아시아에서의 첫 번째 회의를 기념하며, 안신원 한양대학교 박물관장은 해답을 찾아가기 위한 박물관의 공헌을 강조하는 개막 연설을 했으며, 한국의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소개했다. 한양대학교 박물관에서는 컨퍼런스 일정에 맞추어, 특별전 《Cæmentum:생동하는 물질》을 개최했다. 황나영 큐레이터는 이와 관련하여 시멘트가 산업, 문화, 사회, 예술 각 역사의 교차점에 존재하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대학 박물관이 국립 박물관, 시립 박물관, 국제기관, NGO 등과 협력하여, 건축 예술 연구를 자원화할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2024년 컨퍼런스 주제 ‘지속’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소개하고 모델화했다.
시멘트는 현재 도시를 상징하는 많은 것을 만들어 냈다. 전시에서는 한국의 산업사와 문명사에서 시멘트가 가져온 변화의 순간들을 담았다. 오랜 세월 시멘트와 함께 한국 사회는 성장했지만,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시멘트의 여러 특성에 관한 연구는 지속되고 있다. 또한 환경 측면에서 기후 변화와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 또한 우리의 숙제이기도 하다. 배성철 한양대학교 건축공학부 교수는 연구와 교육을 통해 시멘트의 생산, 활용, 개발 등을 보여주며 시멘트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길 기대했다.
특별전 《Cæmentum:생동하는 물질》과 연계한 예술가 라운드테이블에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된 후 성동문화재단과 공동 주최한 건축 투어가 이어졌다. 박희정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와 함께 MMCA 창동 레지던시를 방문했을 때는 2015년 창동 레지던스 예술가였던 제롬 레예스(Jerome Reyes)가 투어 가이드를 진행하기도 했다. 3일간의 컨퍼런스는 예술과 디자인에 있어서 지속가능한 재료, 예술가와 예술교육자의 생애 주기(life cycle)에 따른 전문성 개발, 문화예술교육가 역량, 예술 아카이브, 예술교육과 박물관 교육의 제도화와 안정화 등 총 36개의 세션이 포함되었다.
  • 외즈게 에르소이 아시아아트아카이브
    수석큐레이터
  • MMCA 창동레지던시를 방문한 아츠인소사이어티 협회원
    [사진제공] MMCA창동
질적 평생학습 및 예술가와 예술교육자의 전문역량 개발
미국 조안미첼재단 큐레이터 솔라나 체트만(Solana Chehtman)은 컨퍼런스 첫날 기조연설에서 큐레이터가 어떻게 다른 형태의 지원을 제공하는지, 구체적으로 재단이 기성 예술가와 신진 예술가 모두를 지원함으로써 지속 가능성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관해 발표했다. 조안미첼재단은 1993년부터 보조금, 레지던시 및 관련 이니셔티브를 통해 1,000명이 넘는 예술가의 경력을 지원해 왔다. 이는 어린이와 노인을 위한 예술교육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예술가의 경력 전반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전문적인 발전을 심화하는 예술교육의 지평을 넓히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날과 셋째날에는 다른 참석자들이 키노트를 진행했다. 큐레이터로는 홍콩 아시아아트아카이브(AAA) 외즈게 에르소이(Ozge Ersoy) 수석큐레이터,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유예동 학예연구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이수연 학예연구사 등이 있었으며,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김희영 교수, 부산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이은지 교수 등이 한국미술이론학회, 한국국제미술교육학회를 대표하여 함께 했다. 조안 미첼(Joan Mitchell), 백남준, 미리나리니 무케르지(Mrinalini Mukherjee), 김용익, 블랙마운틴 칼리지에 연계된 예술가들의 작품, 아카이브, 유산 등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었다. 컨퍼런스 마지막날인 26일 오전에는 김재경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와 굴 칵마스 엘크(Gul Kacmaz Erk) 퀸즈대학교 벨파스트 교수가 건축 교육, 재생 연구, 지역 예술사, 그리고 지속 가능한 재료에 관해 발표했다.
다니엘 터커(Daniel Tucker) 아츠인소사이어티 네트워크 회장(2024-2026)은 “이번 국제회의에 제출된 자료를 포함하여 2024년 참여 큐레이팅(Engagement Curating)을 주제로 2부작 저널을 발행할 예정이다. 박물관과 커뮤니티 공간이 예술교육과 예술사에 대한 분업 구조에 어떻게 도전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겨울호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하였다.
  • 솔라나 체트만 큐레이터(왼쪽), 이수연 큐레이터 기조연설 [사진제공] 커먼그라운드
태미 코 로빈슨
태미 코 로빈슨 (Tammy Ko Robinson)
서울에 기반을 둔 예술 연구원이자 교육자로서, 영상, 설치, 글, 아카이브 등을 포함한 작품을 전시해왔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홍콩 아시아아트아카이브 등에서 레지던시를 한 바 있다. 현재 한양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이머전트 미디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아츠인소사이어티 공동회장이자 협회 저널의 공동편집인이다.
tammyko@hanyang.ac.kr
번역_박예은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석사과정
사진제공_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