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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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이 아닌 책임 있는 당사자로 함께 서기

사람을 지지하는 문화예술교육 정책을 위하여

조심스럽게 떠오르는 질문 하나 ‘예술에의 좋은 경험치가 인간의 삶에 유용하다’라는 인식이 확장되고 있어서일까? 장애인, 영유아에 이어 노년층, 중년층 그리고 10대를 위한 문화예술교육까지 사회적으로 생애주기별 경험에 대한 사려 깊은 검토가 실현되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한 일이다. 동시에 이러한 확대에 박수를 보내기 전에 한 번쯤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싶은 점이 있다. 바로 ‘어떤 취지 혹은 비전이 담보되어 있는가’이다. 대상의 확대 혹은 그로 인한 지원 사업 규모 확장이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성장 지표가 될 수 있을까? 아울러, 사람에 대한 이해의 확장과 맞물려 함께 가고 있을까?

놀고 설레고 쉬어가는 공간의 경험

이용자를 배려하는 세대 맞춤형 공간

마음 편히 거리를 거닐고 모이고 이야기 나누지 못한 지 1년이 넘었다. 학교와 직장, 집에서 잠시 빠져나와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 나누는 즐거움과 공간이 주는 다채로운 경험에 대한 갈증이 여전하다. 그렇다면 사람들을 머물고 싶게 하는 공간은 어떤 곳일까. 많은 사람이 문화예술 공간을 이용하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용자의 경험을 배려한 공간은 사람들을 다시 오고 싶게 하고, 오래 머물게 하며 결국 기억에 남는다. 여기에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는 개성 있는 프로그램과 이벤트가 열린다면 더할 나위 없다. 어린이, 청소년, 중년을 위한 맞춤형 공간을 만나러 가자. 그리고

매일매일 지구의 날,
모든 생명을 위한 실천

청소년 기후위기 행동 모임 일점오도

점심을 먹기 위해 국수집을 찾았다. “고기 안 들어간 음식이 있나요? 계란, 생선도 안 먹어요.” 식당을 찾은 사람은 기후위기 행동 모임 1.5℃(일점오도)에서 활동하는 민김이다. 민김이는 비건(Vegan)이다. 비건은 육류, 생선, 알류를 먹지 않는다. 이것저것 음식에 무엇이 들어가는지 확인하고 마침내 비빔국수를 주문했다. 그런데 양념에 고기가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닌가! 사장님께 물어보니 당황해하며 말을 얼버무렸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난감해하던 민김이는 고민 끝에 비빔국수를 먹지 않고 다른 걸로 끼니를 채웠다. 음식물쓰레기를 만든 건 아닌지, 분명 물어보고 주문했는데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복잡한 심정으로 식당을 나오게 됐다.

꾸밈없는 질문과 성찰이 방향을 만든다

서울시 동북권역 마을배움터

말과 기록은 플러스마이너스1도씨를 항상 고민하게 한다. 문화예술 분야의 여러 작업자와 협업함에도, 기획을 했다는 이유 혹은 언어화에 좀 더 능하다는 핑계로 우리에게 쓰고 말할 권력이 자주 주어진다. 하지만 한 사람의 발화가 작업 전반을 대표할 때, 필연적으로 비약이 일어난다. 함께 한 이들의 존재, 다른 감각과 해석, 다음 방향에 대한 제안까지, 구구절절 적어도 놓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전체가 합의한 문장이 아니기에 검열이 늘어난다. 낱말 하나하나가 무거워진다. 하지만 ‘품 청소년문화공동체’(이하 ‘품’)의 기록은 29년이 쌓였음에도 여전히 꼼꼼하고 진솔하다. 표현은 대담하고 그때그때의 고민을 거침없이 적는다. 품이

누가 기후위기를 일으켰나

지구를 살리는 디자인

“2020년 11월 19일,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68.2mm를 넘어서 최다 강수량이었습니다. 또 기존 최고 기온인 2011년 11월 5일 16.4도 보다 0.7도가 더 올라간 17.1도로 11월 아침 기온 중 가장 높은 날이었습니다.” 기후위기는 매일 뉴스로 나오고 있습니다. 최다 강수량과 최고 기온만이 아니라, 가장 적은 적설량, 가장 긴 장마, 가장 따듯한 겨울, 가장 오랜 시간 지속되는 미세먼지 등 하루가 다르게 기후의 새로운 역사가 쓰이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하루 동안 봄바람이 불고, 여름 폭우가 쏟아지고, 가을 하늘이 펼쳐지고, 한라산엔 겨울 눈이 내렸다는 놀라운 소식이

고유의 색을 지키며 변화하는 삶터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시골 마을, 결핍이 만들어 낸 변화 지역의 결핍은 인구감소를 초래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떠나고, 출생인구가 준다는 것 그 자체로도 엄청난 결핍이다. 이런 결핍은 사람들의 힘을 빠지게 한다. 하지만 가끔 결핍은 또 다른 에너지로 전환되기도 한다. 가미야마 마을이 그랬다. 마을의 결핍을 외부에서 채우기 위해 가미야마 사람들은 스스로 변화를 택했다. 『마을의 진화』는 일본 작은 산골 마을이 새로운 사람들을 불러들이며 멋진 변화를 만들어낸 이야기다. 가미야마 마을은 인구소멸지역이었다. 산골 마을을 세계적인 예술가 마을로 만들자는 누군가의 무모한 구상은 마을의 빈집을 활용한 예술가 레지던시 사업을 탄생시켰다. 낯선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힘

코로나 시대, 문화예술교육의 성찰

우리가 배우는 건 기술일까, 예술일까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배우던 날, 교과서에 코를 박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좋아하던 남학생이 다른 여자애 손을 잡고 걸어가는 걸 목격한 즈음이었다. 충격과 슬픔에 잠긴 그때, 선생님은 ‘님’에 밑줄 긋고는 ‘빼앗긴 조국’이라 쓰라고 했다. 조국이고 뭐고 그때의 내게 ‘님’은 오로지 다른 여자애와 정답게 걷던 그 남학생이었다. 잃어보지 않아 모르지만, 나라 잃은 슬픔보다 그를 떠나보내는 슬픔이 훨씬 클 것만 같았다. 고등학교 시절, 문학을 좋아해서 문학 수업 시간이 괴로웠다. 작품에 이입되는

준비하고 기다리며, 버티기 한판!

사회적협동조합 자바르떼 고군분투 생존기

매년 수시로 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 현황조사에 응답해달라는 메일과 전화를 받는다. 대부분이 매출은 얼마인지, 조직을 어떻게 건전하게 운영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내용이다. 사실 조사하는 부처만 다를 뿐이지 거의 다 같은 내용이라 관성적으로 작성하는데, 2년 전에는 직접 대면조사를 하러 온 한 기관의 조사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생존 사회적기업 현황조사’. 조사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제목이었다. 운영과 사업, 활동을 하고 ‘생존’해 있는 우리 같은 곳이 많지는 않은가? 우리는 희귀종이 되어버린 것인가? 2004년 시작으로 올해까지 16년을 자바르떼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의지를 모아 한 걸음씩 2004년

변화를 창조하는
예술의 사회적 실천

제5회 국제예술교육실천가대회(ITAC5) 주요 발표 소개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 제5회 국제예술교육실천가대회(The 5th International Teaching Artist Conference, ITAC5, 아이택5)가 9월 14일부터 나흘간 디지털 컨퍼런스로 세계 예술교육자들과 교류와 논의의 장을 펼친다. 전 세계 참가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개막식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매일 세부 주제 중 하나에 집중하여 발제자 발표 및 토론, 라이브 워크숍,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세션이 펼쳐진다. 첫째 날인 9월 15일(화)의 주제 ‘언러닝으로 이끄는 예술, 예술교육가의 언러닝’(Unlearning)를 시작으로 16일(수) ‘고유성과 보편성’(Local and Nomadic Practices), 17일(목) ‘포용, 화해 그리고 공존’(Peace and Reconciliation)에 대하여 논의한다. 19개국 64명의 발제자가 참여하는

오늘도 예술로 말을 건네는

문화집단 너느로

문화집단 너느로는 ‘왜 전통연희는 대중화되지 못할까’라는 질문을 통해 만났다. 전통연희를 기반으로 연극, 미술,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모여, 원형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재미있는 우리만의 창작을 해보기로 했다. 2016년 21세기 굿 음악 프로젝트 ‘너른 오늘(다시 보고 다시 듣는 경기도 도당굿)’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은평뉴타운에 예술공간 ‘나무가 모인 숲’을 조성, 은평구를 거점으로 마을 사람들과 함께 예술하기를 지향하고 있다. 우리가 서로를 알 수 있다면 다둥이 가정, 실버세대가 많은 장기전세 주택. 요즘처럼 아이가 귀한 시대에 다둥이들이 모여 있는 단지라니 과연 대한민국 아이들이 여기

변화하는 사회, 제도의 변화

2020년 7월 문화예술교육 정책 동향

1.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 전면 도입 (‘20.5.20.)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는 고용보험 대상에 예술인을 추가한 「고용보험법」 및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이 5월 20일(수) 국회를 통과해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가 도입된다고 밝혔다.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자유활동가(프리랜서) 예술인들은 이제 고용보험이 당연 적용되고, 실업급여와 출산전후급여 등을 수급할 수 있다. 고용보험을 적용받는 대상은 「예술인 복지법」에 따른 예술활동증명서를 발급받거나 문화예술용역계약을 체결한 자유계약(프리랜서) 예술인(1개월 미만의 문화예술용역계약을 체결한 단기예술인 포함)이다. 다만, 65세 이상 및 일정 소득 미만인 예술인은 가입이 제한된다.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24개월 중 피보험단위기간 9개월 이상을 충족해야 하고,

음악이 준 위로와 격려를
더 큰 꿈으로 키워

문화예술교육의 역할을 말하다③ 김선혁 협동조합 문화예술단 꾸마달 이사장

올해로 문화예술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국제적인 담론의 장을 형성했던 ‘서울 어젠다: 예술교육 발전목표’가 채택된 지 10주년이 되었고,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정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본격화된 지도 15년이 지났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문화예술교육을 받았던 어린이·청소년들은 자라서 청년이 되었고 사회인으로서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료가 되기도 했다. 문화예술교육은 이들에게 어떤 기억과 영향을 주었을까? 앞으로 이들이 만들어갈 시대에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문화예술교육과 함께 성장한 청년에게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과 역할, 방향에 관하여 들어본다.   ① 김도연 청년협동조합 뒷북 조합원    ② 최진성 안무가·댄서

멈춤에 대한 희망 –
깨어나기 위한 질문

전환의 시대를 건너는 예술교육

멈추면 무엇이 보일까? 티베트어로 드렌파(drenpa)는 ‘대상이나 조건, 상황을 자각하다. 또는 깨어있다.’라는 의미이다. 이는 ‘나’라는 고정된 실체를 발견하는 대신 살아있는 모든 존재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자각이나 깨어있음이 가능하려면 기억하고 돌아보기를 위한 자발적 멈춤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매우 심각하고 위험한, 그리고 원하지 않는 ‘멈춤’의 상황에 서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전 지구적 멈춤이 진행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역설들이 감지되고 있다. 인간의 행동이 멈추자 도시의 공기는 깨끗해졌고, 감시가 느슨해진 틈으로 아마존의 숲은 망가져 가고 있다. 유럽연합은 흔들리고 있고,

학교 안 예술가 작업장의 실험

이호동 놀이예술가, 광주 야호문화센터 상주작가

20여 년 전 이호동 작가를 처음 만 난 이래, 그의 작업을 오래 지켜봐 왔다. 이호동 작가의 다양한 활동 중에서도 특별히 학교 작업장 경험과 그의 예술교육철학, 학교 문화예술교육에서 예술의 역할 등 학교 안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작가와 만난 3월 말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한창이었다. 학교와 문화예술교육기관뿐 아니라 모든 일상이 멈춘 때에 광주 광산구 청소년문화의집 야호문화센터 예술작업장에서 이호동 작가를 만났다. 예술가로서, 예술 작업의 여정에 어린이에 대한 마음이 담긴 것을 보곤 한다. 이러한 관심 혹은 발견의 계기는 무엇인가? 내 작업이

‘스스로, 서로, 넘나들며’
배움의 원리가 작동한다

공간민들레 오디세이민들레학교 ‘프로젝트 활동’

오디세이민들레학교 보호자님께 드립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모두가 결코 잊지 못할 2020년 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 사이 개나리와 목련이 피고 지더니, 벚꽃도 벌써 끝자락을 보입니다. 오디세이민들레학교(이하 ‘오디세이’)가 있는 정독도서관의 봄은 더할 나위 없이 찬란한데 오디세이 학생들은 물론 보호자님들과 함께 이 봄을 누리지 못해 무척 아쉽습니다. 무엇보다 아직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지 않아, 당분간은 직접 대면 활동이 아닌 비대면 활동으로 우리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초유의 상황과 직면하게 되면서 저희의 고민은 더 깊어졌습니다. 한 해 배움 농사를 지을 땅도 고르고 씨앗도 챙기고 마음도

아이들에게 침윤의 시간을 허하라

학교와 교육, 그 안에서의 예술

라면과 수필 감히 말하건대, 유기농법은 풀과의 전쟁이고, 기숙형 대안학교는 라면과의 전투다. 아이들이 생활관 규칙을 새로 개정해 나가던 2019년 어느 틈새에 야식 규정이 느슨해진 때가 있었다. 매일 밤 11시 생활관 건물 전체는 라면 스프 냄새가 진동했다. 일부 아이들과 교사회 전체는 ‘이건 아니지 않냐’는 정서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금요일 오전. 103명의 학생과 스무 명 넘는 교사가 한자리에 모인 ‘가족회의.’ 나는 강당 무대에 걸터앉아 아래와 같은 대목 한 구절을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그걸 알면서도 라면을 먹으면서 김밥을 또 주문하니. 슬프다, 시장기의 근원은 어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