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그락 움직이니 마을이 달그락

예술로 365길 ①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

달그락달그락 이용안내
장소
전북 군산시 월명로 475-1 세한빌딩 3층
시간
개방시간 | 화~토 9:00~21:00, 일 14:00~19:00
번호
063-465-8871 | 이메일 jbyar@daum.net
링크
홈페이지 www.youthauto.net
페이스북 @youthautonomy
블로그 @dalgrak_dalgrak
근대역사문화에서 자치하는 소리
군산은 근대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다. 일제강점기에 호남평야가 있는 곡창지대의 쌀 수탈에 아픈 현장이었고, 한강 이남 최초로 3.5 독립 만세운동이 일어날 정도로 저항정신이 높은 지역이다. 고군산열도와 월명산, 은파호수공원과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삶을 살아 내는 시민들의 문화적 감수성도 높은 곳이다. ‘달그락달그락’(이하 달그락)은 군산의 근대역사 문화지역의 한 곳에 있다.
‘달그락’은 무언가 움직이며 부딪치는 소리다. 앞에 ‘달그락’은 청소년이 내는 목소리와 움직임이고, 뒤에 ‘달그락’은 앞에 ‘달그락’으로 인해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하는 소리다. 달그락거림을 통하여 청소년의 열정적이며 독창적인 문화가 마을에 넘치기를 원한다. 궁극적으로 청소년의 사회 참여를 통하여 어른이 되어도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행복한 마을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달그락을 ‘청소년자치공간’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치(autonomy)’는 자율성으로 자신을 다스리는 힘이다. 달그락에서 청소년자치의 의미는 “청소년이 자신의 삶에 참여하고 생명과 공생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달그락에 들어서면 카페와 같은 조명과 실내장식이 먼저 눈을 잡아끈다. 50여 평 되는 공간에 소모임과 회의, 강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방송이 가능하고, 영화도 볼 수 있으며, 강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서 다양한 아카데미와 수많은 모임이 다채롭게 이루어지는 곳이다. 공간에 주된 활동은 청소년들이 한다. 그중 청소년 각자의 관심에 따라 구성한 자치기구들이 따로 또 같이 활동하고 있다. 역사, 기자, 작가, 경제활동, 인권 등의 주제로 13개 자치기구에서 150명 내외의 청소년이 활동하는 자치공간이다. 청소년들이 연초에 각자의 자치기구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대표자 회의를 선출하여 대표성을 가진 청소년에 의해서 함께 운영되는 구조다.
  • 달베(쿠키와 베이커리) 자치기구
  • 작가단 눈맞춤 사업계획 발표
권한과 책임을 갖는 ‘진짜 활동’
이곳에서 청소년은 ‘진짜 활동’을 한다. 기자단은 지역사회의 청소년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일간지에 한 면을 얻어 매주 기사를 쓰고 있다. 그들은 실제 기자로서 권한과 책임을 갖는다. 청소년작가단 ‘눈맞춤’은 글쓰기 공부와 취재, 인터뷰 등을 하고 습작 여행을 떠난다. 이들은 책을 출판하고 출판기념회를 연다. 그들은 작가다. 빵, 커피, 물품 등을 기획하고 제작·마케팅까지 해 수입을 올리는 자치기구도 있다. 수익금은 독거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돕는 데 지원하며 봉사활동이 이어진다. 지역에 역사문화를 탐방하고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정리해서 마을방송에 내보는 청소년들까지 다양하다.
달그락에서 하는 모든 청소년자치 활동을 ‘이벤트’나 ‘프로그램’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다. 어른들이 자기 일을 이벤트나 프로그램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과 같다. 청소년은 기성세대와 똑같이 삶을 살아 내면서 자신의 활동을 할 뿐이다. 달그락이라는 공간은 그들의 활동을 돕고 사회에 안내해 주면서 다양한 시민과 연결하며 지원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청소년 자치활동을 돕고 지원하는 지역 어른들이 달그락에서 모임을 한다. 현재 운영되는 청소년위원회와 연구위원회, 미디어위원회, 진로위원회는 분야별 전문성을 가진 시민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꿈 청지기 등 세 개의 자원활동가 그룹과 교사들로 이루어진 교육자치연구회 또한 매달 모여서 논의하고 자체활동과 함께 청소년지원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달그락이 청소년과 지역 시민의 활동을 연결하고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바탕이다. 그 안에는 사람이 있다. 달그락의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위원회, 자원활동가 등 다양한 마을 어른들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활동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이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른 곳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어른들의 경청, 응원과 격려, 지지를 통해 공동체 속에서의 유대감과 소속감을 누린다.
“나는 올해도 역시나 서툴렀고, 새로운 모험으로 인해 많이 휘청거리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내 옆에는 친구들이 있었고, 우리는 서로 힘을 내며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활동을 위해 항상 힘 써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어려움을 겪지 않고 활동을 진행할 수 있었다.”
– 달그락 청소년 윤나연
청소년이 살기 좋은 문화로 바꾸기 위한 활동은 정책참여로도 이어진다. 10월 내외가 되면 ‘달그락 청소년 참여포럼’이 열린다. 청소년들이 마을에 필요한 정책을 논의하고 제안하는 자리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정책이 실제 지역사회의 정책으로 채택되고 조례 등 법률이 되기도 했다. 청소년들은 지역사회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고, 자신이 사회의 구성원, 즉 시민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누군가가 나를 대변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사회를 조망하고 그들이 원하는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의 주인으로서 역할을 한다. 핵심은 자신이 사는 공간에 참여하는 과정이다. 그 공간은 마을이고 참여의 과정은 삶으로 연결된다.
  • 세월호 기억식
더 많은 달그락을 위하여
달그락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달그락거린다. 오전 9시면 문을 열고 밤 9시 내외에 문을 닫는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싶은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환대하고 있다. 달그락의 비전은 달그락의 확장이다. 작은 청소년자치공간이지만 청소년과 함께 사람들이 모이고 이들과 함께 꿈꾸는 비전을 나눌 때 지역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읍에 두 번째 달그락이 만들어져 운영을 시작했고 최근 익산에도 달그락 모델과 같은 ‘청소년자치공간 다꿈’을 익산시와 함께하여 개소했다. 활동가 입장에서 청소년을 중심으로 이웃들이 이토록 열의와 깊은 공감을 가지고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얼마나 설레며 흥분되는지 모른다.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 꾸준히 느슨한 공동체를 만들면서 청소년, 청년과 함께하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은 복이다. 그 중심에 청소년들이 존재한다는 것. 달그락의 이유다.
  • 2023년 청소년신임 대표단 선출
  • 달그락 마을방송
정건희
정건희
청소년의 삶을 중심으로 참여와 자치, 마을공동체에 관심이 많다. 현재는 ‘(사)들꽃청소년세상’의 공동 대표로서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과 ‘길위의청년학교’를 기획·운영 중이다. ‘청소년자치연구소’는 현장 활동을 하면서 만든 민간연구소다. 『청소년자치 이야기』와 지역사회 운동 관점의 『청소년활동론』을 썼고, 연구자들과 함께 『청소년 지도방법론』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한일장신대학교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babogh@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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