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사회적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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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뒤처지거나 원 밖에 남지 않도록”

마리아 델 로사리오 안티오키아 미술관 관장

콜롬비아 메데진(Medellín)의 중심부에 자리한 안티오키아 미술관(Museo de Antioquia)은 1881년 설립된 이래 도시의 역사와 정체성을 품어온 상징적인 공간이다. 한때 폭력과 불안으로 얼룩졌던 도시가 예술을 통해 스스로 치유하고 재생해 온 과정 속에서, 이 미술관은 과거와 현재, 예술과 사회를 잇는 공공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2016년 취임하여 미술관을 이끌고 있는 마리아 델 로사리오 에스코바르(María del Rosario Escobar) 관장은 “예술이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어야 한다”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미술관이 예술의 보관소가 아닌 시민의 학습과 성찰의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그 경계를 확장해 왔다. 그녀가 주도한

예술에 담긴 사회의 얼굴을 읽어낼 때

사회학적 상상력으로 예술을 읽는다는 것

“사회학적 상상력은 우리들로 하여금 역사와 개인의 일생, 그리고 사회라는 테두리 속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바로 이것이 사회학적 상상력의 과제이며 약속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찰스 라이트 밀스가 1959년에 펴낸 저서 『사회학적 상상력(Sociological Imagination)』의 구절이다. 출판된 지 반세기가 훌쩍 넘었음에도 사회학을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내게는 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물론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라보는 눈을 열어준 책이다. 사회적 상상력과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원고 청탁을 받았을 때, 이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예술의 힘은 사회학적 상상력과

원형을 파고드는 본능과 경계를 넘나드는 야성

차진엽 안무가·콜렉티브A 예술감독

국내 무용계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현대무용가가 10~20년 이상 활동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제작 비용, 무용수 수급, 관객 동원 등을 확보하기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우연찮게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여성 무용가의 수는 더욱 적게 느껴진다. 이러한 가운데서 차진엽 안무가는 대표성을 띠는 여성 현대춤 작가 중 하나로 무용계는 물론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감각적인 외형 속에 감성적인 내면을 가진 그녀의 매력은 40대 후반에 들어선 지금에도 그 빛을 잃지 않고 있다. 특히 후자 쪽의 특질에 관해서는 점점 더 깊은 내음을 풍기고 있다. 최근 화두의 하나로서 ‘사회적

파고드는 감각은 파장과 전율을 만들고

사회적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③

손병걸 시인 박지선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이광준 문화도시 플레이 플랫폼 대표 함돈균 문학평론가 공감과 공명은 사회적 상상력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다. 한 예술가가 발신한 목소리에 다른 예술가들이 감응하고 자신의 상상력으로 펼쳐가는 연쇄 칼럼을 기획했다. 손병걸 시인의 글에 박지선 프로듀서, 이광준 문화도시 플레이 플랫폼 대표, 함돈균 문학평론가가 각각 감응하는 글을 보내왔다. 예술(교육)가는 어떻게 사회적 상상력을 촉발하고, 그것은 어디에서 비롯될까. 여러 갈래로 난 사회적 상상력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보자. 바람은 보이지 않아도 시원하게 분다 손병걸 시인 버려진 기타 언제부터였을까 켜켜이 쌓인 먼지를 헝겊으로 문지르고 녹슬고

안전하고 느슨한 연결, 함께 펼치는 꿈

‘문화기획협동조합 별책부록’이 만드는 사회적 상상력

경기도 원당의 오래된 주택가에 노란 벽화가 그려져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꽤 넓고 따뜻하고 유쾌한 공간이 나온다. 18년간 사립 어린이 작은도서관 ‘책놀이터’가 있었고, 2018년부터 ‘상상공간 별-짓-’이라는 이름으로 문화기획협동조합 별책부록(이하 별책부록)이 운영하는 곳이다. 기획자 박미숙이 마련하여 운영하고, 여러 사람의 힘이 모여 20년 넘게 한 공간을 꾸리고 있다. 다양한 ‘별짓’이 지어지는 곳, ‘별책부록’의 이야기가 끝이 없다. 함께 애쓰는 사람들의 힘 재일조선학교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이 협동조합을 꾸렸다. 음악가, 사진가, 그래픽디자이너, 공예가, 도서관 관장, 연구자 6명이 “나이 들어서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거울에 비친 대화, 창 너머로 던지는 질문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상상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지식은 경계에 갇히지만, 상상은 세계를 두루 품는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은 문화예술교육이 지난 스무 해 동안 지켜온 길을 새삼 환기한다. 감각한 세계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힘, 현실의 경계를 넘어 미지의 가능성을 그려보는 능력은 인류의 가장 고유한 본질이다. 지난 20년 동안 문화예술교육은 이 상상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삶들을 이어주며, 사회의 감수성을 조금씩 바꾸어 왔다. 정책 20주년을 맞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두 권의 기획도서를 펴냈다. 『미적 인간을 위한 스무 개의 대화사전』은 오래된 화두를 돌아봤고, 『미라클 퀘스천』은 앞으로 마주할 질문을 탐색했다. 한 권은

삶과 죽음, 관계를 되새기는 균열의 시간

사회적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②

제환정 예술교육가 김현묵 시각예술가 임체스 교육예술가 정보희 문화기획자 공감과 공명은 사회적 상상력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다. 한 예술가가 발신한 목소리에 다른 예술가들이 감응하고 자신의 상상력으로 펼쳐가는 연쇄 칼럼을 기획했다. 제환정 예술교육가의 글에 김현묵 시각예술가, 임체스 교육예술가, 정보희 문화기획자가 각각 감응하는 글을 보내왔다. 예술(교육)가는 어떻게 사회적 상상력을 촉발하고, 그것은 어디에서 비롯될까. 여러 갈래로 난 사회적 상상력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보자. 애도의 상상력, 삶을 재구성하는 시간 제환정 예술교육가 그리 친하지 않았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형제들을 편애했다(물론 나의 주장이다). 나는 종종 아버지의 열 손가락을 깨물면

편협하고 뾰족한 삶을 향하는 정류장에서

사회적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①

김월식 무늬만뮤지엄 관장 소수정 사운드 아티스트 이안정 교사·작가·교육학 박사 정창환 교사·충북교사극단 딴짓 대표 공감과 공명은 사회적 상상력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다. 한 예술가가 발신한 목소리에 다른 예술가들이 감응하고 자신의 상상력으로 펼쳐가는 연쇄 칼럼을 기획했다. 김월식 무늬만뮤지엄 관장의 글에 소수정 사운드 아티스트, 이안정 작가, 정창환 충북교사극단 딴짓 대표가 각각 감응하는 글을 보내왔다. 예술(교육)가는 어떻게 사회적 상상력을 촉발하고, 그것은 어디에서 비롯될까. 여러 갈래로 난 사회적 상상력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보자. 보편과 차이 중간, 뾰족한 삶의 장소 김월식 무늬만뮤지엄 관장 나이 오십 넘어 낳은 딸이

자유로운 몸으로, 공동체를 향하는 춤

엠마누엘 사누 무용가·쿨레칸 안무가

‘데게베’(Degesbe)는 부르키나파소의 민족어 ‘보보어’(Bobo)로 “무엇을 찾고 있는가?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라는 뜻이다. 엠마누엘 사누가 2017년 한국에서 겪은 일로 작업한 공연의 제목이기도 하다. 공연 티저 영상에서 그는 “흰색이 없으면, 검은색을 볼 수 없고, 검은색이 없으면, 노란색도 없는 거예요.”라고 말한다. 경계를 구분 짓는 차별, 자격을 차별하는 불평등의 횡포 앞에서 ‘정상과 우리’라는 기준, 그런 것은 원래 없다는 듯 그는 춤춘다. 사회적 모순을 겪으며 사는 이들과 몸을 움직여 만드는 동작들은 자유로워서 즐겁고 그래서 더 격렬하다. 예술적 상상력을 지독해서 처연한 현실 속 사람들의 몸과 얼굴에서 찾는

다양성, 고유함이 존중되는 사회를 위한 실천

동료 상담실② 문화예술교육에서의 사회적 상상력

성남예술교육가네트워크 STAN:D는 성남에서 활동하는 예술교육가들이 모여, 지역성과 예술성을 바탕으로 협력과 성장을 실천해 가는 자율적인 연대체이다. 이번 모임에서 ‘사회적 상상력’을 주제로, 문화예술교육이 공동체와 개인, 그리고 사회의 변화를 어떻게 상상하고 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 상담 일시·장소 : 2025.8.29.(금) 판교역 cafe#8 • 동료 상담가 권소정(사유무대 총괄프로듀서), 김규진(연주하는 예술교육가, 소통예술함께 대표), 김율리아(스탠드 사무국장), 서혜윤(작곡가, 스탠드 교육팀장), 허수빈(설치미술 작가, 미래교육 설계자) Q. 왜 지금, 사회적 상상력일까? 수빈  용어 자체가 새로워서 왜 이런 연구가 필요할까를 먼저 생각했어요. 사회적 문제를 상상력으로

허구의 안전함, 허구의 상상력, 허구의 진실됨

이란희 영화감독·예술교육가

이란희 감독의 신작 <3학년 2학기>가 개봉했다. 직업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창우는 졸업을 앞두고 있다. 3학년 2학기. 졸업 전에 실습을 준비하고 있는데, 가고 싶었던 곳은 떨어지고 선생님이 권하는 곳은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 엄마에게 물어보지만, 엄마도 답을 줄 수는 없다. 창우는 심드렁한 친구 우재와 함께 결국 출근을 시작한다. 서투른 창우는 일을 배우면서 이런저런 실수를 하고 일을 가르치고 시키는 공장의 ‘어른들’은 그런 창우에게 무뚝뚝하다. 공장만이 아니다. 대입을 준비하는 동생 영우의 학원비며, 전세금이며 빠듯한 살림살이에 이제 창우도 보탬이 되어야 한다.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의

나도 모르게 물들어가는, 물들여가는

[좌담] 사회적 상상력을 일으키는 미적 체험의 힘

새로운 감각이 열린 순간들 예술의 상상력이 가진 힘 • 일 시 : 2025.8.9.(토) 오후 4시 • 장 소 :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회의실 • 참석자 김병주 서울교육대학교 교육연극학과 교수‧프락시스 예술/교육감독, 신보슬 토탈미술관 큐레이터, 장은정 춤추는여자들 대표, 서지혜 인컬쳐컨설팅 대표‧본지 편집위원(좌장) 장은정, 서지혜, 신보슬, 김병주 서지혜  예술교육은 왜 굳이 사람을 흔들고 깨우려 애쓰는가. 무대와 전시, 우리가 보고 듣고 행하는 예술적 실천 속에서 일어나는 감각의 파동은 왜 개인의 심장을 뛰게 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사회로 퍼져나가는가. 오늘 좌담은 바로 그 파동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보고자

얽힘과 설킴으로 관계를 만드는 예술 실천의 조각들

천근성 작가·피스오브피스 대표

피스오브피스(piece of peace), ‘평화의 조각’이란 뜻이다. 공동의 일을 위해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모이는, 천근성 작가가 꾸리는 예술 콜렉티브의 이름이다. <자투리 잡화점> <이웃집 홈리스> <서울아까워센타-유기사물구조대> <수원역전시장커피> 등 개인 천근성의 예술작업과 피스오브피스의 예술 활동은 모두 사회적이고 관계적인 특성이 돋보인다. 예술교육자 파블로 엘게라(Pablo Helguera)의 저서 『사회 참여 예술(socially engaged art)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예술가와 공동체가 협력하며 사회적 변화의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것을 사회 참여 예술의 본질이라고 설명한다. 동시대 예술의 최전방으로서 그의 예술 실천이 사회 참여 예술의 전형으로 흥미롭게 읽히는 대목이다. 예술가 천근성과 필자와의 인연은 비교적 최근이다. 지금은

불확실함 속에서도 갈망하는 창조적 에너지

[대담] 예술교육가의 현장

Read in English 대담개요 일 시 : 2025.2.17. 오후 3시 장 소 : 바투 스튜디오 참석자 : 에릭 부스 ITAC 공동창립자, 서지혜 인컬쳐컨설팅 대표(본지 편집위원) 서지혜 인컬쳐컨설팅 대표(본지 편집위원), 에릭 부스 ITAC 공동창립자 서지혜  다시 만나서 정말 반갑다. 이번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 몇 개 국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어떤 목적으로 방문하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 에릭 부스  이번 여정은 아시아에서 티칭아티스트리(Teaching Artistry, 이하 예술교육)의 인지도를 높이고 티칭아티스트(Teaching Artist, 이하 예술교육가)를 지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 중국 3개 도시를 방문하고 서울에 왔고, 그다음에는 대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