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지식은 경계에 갇히지만, 상상은 세계를 두루 품는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은 문화예술교육이 지난 스무 해 동안 지켜온 길을 새삼 환기한다. 감각한 세계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힘, 현실의 경계를 넘어 미지의 가능성을 그려보는 능력은 인류의 가장 고유한 본질이다. 지난 20년 동안 문화예술교육은 이 상상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삶들을 이어주며, 사회의 감수성을 조금씩 바꾸어 왔다.
정책 20주년을 맞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두 권의 기획도서를 펴냈다. 『미적 인간을 위한 스무 개의 대화사전』은 오래된 화두를 돌아봤고, 『미라클 퀘스천』은 앞으로 마주할 질문을 탐색했다. 한 권은 과거와 현재를 담아낸 대화의 기록이고, 다른 한 권은 미래를 향한 질문의 실험이다. 두 책은 서로 다른 시간을 향하지만, 결국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문화예술교육은 언제나 상상을 매개로 성장해왔다는 것이다.
대화로 이어 쓴 상상의 지도
『미적 인간을 위한 스무 개의 대화사전』은 문화예술교육 20년을 거대한 서사로 묶기보다, 그 안의 다양한 단어와 장면들을 다시 엮어낸다. 본질, 일상성, 공동체, 어린이, 네트워크, 공존, 창의성, 디지털, 전문 인력, 공간. 이 열 개의 키워드는 문화예술교육이 무엇을 지켜왔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지도이다. 스무 명의 전문가는 각 키워드를 매개로 깊은 대화를 나눈다. 예를 들어, ‘공동체’ 편에서는 개인의 경험이 어떻게 마을의 기억으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주고, ‘어린이’ 편에서는 창의성과 감수성을 지켜내는 일이 왜 중요한지 강조한다. 또한 ‘디지털’ 편에서는 기술의 변화 속에서 예술적 상상력이 어떤 도전을 받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는지를 탐색한다. 이 밖에도 다른 대화들을 통해 협력의 가치, 다양한 문화의 공존, 예술교육 현장의 전문성, 예술 공간의 의미 등 문화예술교육의 지형을 다각도로 조망할 수 있다.
이 책은 수많은 현장에서 쌓인 경험을 통해, 우리가 문화예술교육을 어떻게 이해해 왔는지를 거울처럼 비춘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한국 문화예술교육의 20년이 곧 상상의 역사였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새로운 삶을 꿈꾸는 상상이 있었기에, 정책의 경계를 넘어 삶터의 언어가 태어났고, 예술교육의 장면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질문은 현장을 향해 흐른다
『미라클 퀘스천』은 시선을 미래로 돌린다. 제목 그대로 “우리의 미래를 구할 수 있는 질문은 무엇인가”를 묻는다. 기후위기, 인공지능, 돌봄, 다양성 등은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가 풀어야 할 과제들이다. 열한 명의 석학은 정답을 내리려 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분야에서 길어 올린 경험과 성찰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가 마주할 해답의 방향을 보여준다. 책의 서문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낡은 언어를 넘어,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지식혁명, 더 나아가 창조적 지식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창조적 지식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에는 ‘예술적 상상력’이 있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수록 인간이 새로운 지식과 관계를 만들어내려면 감각을 흔들고 사고를 전복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바로 예술이 그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문화예술교육을 직접 다루지 않으면서도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현장과 이어진다는 것이다. 예술교육은 결국 이런 거대한 질문들을 개인의 경험과 공동의 실천으로 가져오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숲속의 예술 활동으로 생태 감수성을 깨우는 일, 서로 다른 존재들이 몸의 언어로 공감하는 일, 인공지능 시대에도 예술적 창의성을 지켜내는 일, 모두가 이 책이 던진 질문에 대한 작은 해답이 될 수 있다. 그 점에서 『미라클 퀘스천』은 미래의 문화예술교육이 어떤 상상을 필요로 하는지 미리 보여주는 나침반 같다.
상상이 남긴 흔적, 또 다른 시작
두 책은 서로 다른 시간을 향한다. 『미적 인간을 위한 스무 개의 대화사전』은 20년간의 화두를 돌아보는 거울이고, 『미라클 퀘스천』은 다가올 미래를 탐색하는 창이다. 그러나 두 책이 함께 전하는 메시지는 같다. 문화예술교육은 상상을 통해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상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무심코 던진 질문, 이웃과 함께 만든 작은 무대, 온라인에서 시도한 새로운 방식의 수업. 이 모든 것들이 상상을 타고 이어진 문화예술교육의 풍경이다. 두 책은 우리에게 다시 묻는다. 앞으로의 20년을 열어갈 힘은 무엇인가. 그 답은 거창한 계획이나 완벽한 정답이 아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의 감각과 이야기를 엮어내는 작은 몽상, 현실의 벽을 조금씩 흔드는 공상, 해답을 찾기 위해 모여드는 대화. 바로 그것이 문화예술교육의 힘이다.

- 장효선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전략사업팀에서 예술교육의 이야기를 알리는 일을 한다. 순둥이 푸들과 소소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산다.
hyosun90@arte.or.kr - 사진제공_이야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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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과 질문이 서로를 비추며 이어지는 곳에 예술교육의 힘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거울에 비친 대화, 창 너머로 던지는 질문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공감이 가네요
거울에 비친 대화, 창 너머로 던지는 질문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기대만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