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노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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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과 고독을 지나 다양한 노년의 삶을 찾아

[좌담] 노인 문화예술교육의 변화와 흐름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다양한 방식 뭉뚱그리기보다 세분해야 목적과 방향성을 중심에 두고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며 2018년부터 고령 사회로 진입했고,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둔 시점에 있다. 이러한 사회 변화 속에서 연장된 노년기를 위한 노인 대상 예술교육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사회가 더욱 복잡다단해지는 만큼 노인의 예술 참여 욕구도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단지 나이와 취향뿐 아니라 사는 지역, 경제적 형편까지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면서 노인 예술교육의 목적 역시 더욱 세분화 하는 추세다. 현장에서 노인

낡았으나 녹슬지 않은, 진취적인 노년을 만나다

문화예술로 삶을 연마하는 박영호 어르신

대한민국 초고령사회의 도래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알다시피 이미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노인 비율이 높고 앞으로 국민 1인당 부양해야 하는 노인의 수는 점차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젊은 문화예술 강사의 수는 점차 적어지고 노인 비율이 늘어나는 만큼 문화예술 참여를 희망하는 노인의 수는 더욱 많아진다고 예상할 수 있다. 너무 성급한 일반화였을까? 하지만 분명한 건 앞으로 문화예술 관련 활동 및 콘텐츠 제작에 있어 노인 세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필연적으로 노인과 예술가의 만남은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노인 세대에 대해 이해도 없이 오롯이

한 사람의 노년은 하나의 범속한 미스테리

노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이 넘어서야 할 것

이 할배 쫌 웃긴다! 말인즉슨 멋지다는 거다. 이빨이 다 빠졌으니 직접 보지 않아도 합죽이 얼굴일 게 뻔한 그는 오물거리는 입으로 연애소설을 한 줄 한 줄 읽는다. 틀니가 있지만, 아름다운 사랑 언어에 빠져서 틀니 끼우는 것도 잊었을 것이다. 물론 내 추측이요, 주장이다. 나로선 틀니도 없이 음절과 단어 하나하나를, 문장을 오물거리며 음미하는 노인의 모습이 훨씬 더 멋지다. 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소설 읽는 노인』의 주인공 이야기다. 자신이 글을 쓸 줄은 몰라도 읽을 줄은 안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후, 이 노인의 낮과 밤은 연애소설 읽기에 풍덩

우리 집 담장 너머 이웃을 향하는

삶을 전환하는 공간

간질간질 몸이 기지개를 켤 즈음이면 어김없이 따듯한 기억이 소환된다. 햇살 가득 번지는 어느 봄날, 엄마는 방바닥에 ‘봄의 빛’을 잔뜩 늘어놓았다. 엄마의 입을 빌려 재구성되는 그림 속 주인공들은 사랑이 되고, 그리움으로 피고, 아픔으로 걸리고, 경이로움이 되었다. 자라면서 삶의 곳곳에서 다시 만난 그것들이 명화라고 불린다는 걸 알게 되었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구름)>, 마르크 샤갈의 <나와 마을>, 칸딘스키의 원색의 도형과 선, 조르주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등, 색채의 조화를 다룬 화가들의 작품을 나는 그렇게 만났다. 엄마는 한낱 종이에 불과했을 그것들을 추억의 장치, 기억의

서로에게 일어나는 ‘눈부신’ 전환

박유미 미술작가

시인 문정희는 <한계령을 위한 연가>라는 시에서 ‘못 잊을 이와 한계령을 넘다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고, ‘갇혀있다가 헬리콥터가 나타나도 결코 손을 흔들지 않겠다’며 ‘오오, 눈부신 고립’이라고 외쳤다. 하지만 현실에서 고립은 눈부시기보다는 눈물겨운 쪽에 가깝다. 박유미 미술작가는 유학 시절 처음 느낀 고립감을 소수자로서의 자각으로, 배제된 자와의 협업 욕구로 고양시켰다. 그리고 고립감을 힘으로 살아온 인천 강화군 아차도의 여성 노인들을 만나 서로의 시선을 포개고 연대하는 경험 속에서 또다시 전환을 맞이했고, 삶과 작업 모두에서 또 한 번 도약했다. 인천, 홍성 등 여러 지역에서 10여 년간

삶의 전환-모험을 기획하기

[좌담]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

2018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이 이제 4년 차를 맞았다. ‘전환’의 키워드를 나침반 삼아 사업에 참여한 주관기관 담당자, 기획자, 예술가가 한자리에 모여 사업의 방향뿐 아니라 각자의 현장에서 사업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고민했던-고민하는 문제들, 운영상의 현실적인 문제와 해결책 등을 논의했다. 좌담 개요 • 일 시 : 2021년 3월 25일(목) 오후 2시 • 장 소 : 교육진흥원 11층 아르떼라이브러리 • 참석자 – 좌 장 : 정원철 작가,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 컨설턴트, [아르떼365] 편집위원 – 패 널 : 이란희 영화감독, 2019~2020 인천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기획‧강사

50+를 지탱할 이야기를 찾아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예술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80세가 넘는 장수는 이제 아주 흔한 현상이 되었고, 환갑은 잔치를 벌이기도 머쓱한 정도의 일이 되고 말았다. 장수가 꼭 축복만은 아니다. 일하고 돈 벌 수 없는 나이의 경제생활은 어떻게 할 것인가? 눈이나 무릎처럼 보다 일찍 망가지기 쉬운 장기들로 인해 건강이 파괴되는 사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친구들이 먼저 죽어갈 때의 고독은? 그런데 그중에서 사람들이 잘 지적하지 않는 치명적인 문제 하나가 있다. 바로 ‘내러티브의 부재’이다. 다른 동물들과는 대화를 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거니와, 인간은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아내지 않으면

거침없이, 지역 중심 생태계를 향하여

[기획포커스] 지역의 발견과 궁리②

2018년 지역협력위원회 출범 이후 실질적인 지역 기반 문화예술교육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이어졌다. 특히 작년 코로나19라는 재난의 상황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의 근원적 성찰, 변화의 흐름과 요구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올해는 ‘지역 중심’ ‘생활권 중심’ 문화예술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좀 더 구체화될 전망이다. 올 한 해 새롭게 변화하거나 지속되어야 할 예술·정책·현장의 흐름을 ‘발견’하고 ‘궁리’하기 위해 공모사업 심의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3월 초 17개 광역시도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글 싣는 순서 : ① 관행을 깨는 용기와 도전 ② 지역 중심‧생활권 중심 문화예술교육

‘우리’를 도모하는 오늘의 방식

이모저모 도모소 〈슬로우슬로우 탭탭-지팡이 탭댄스〉

“일정 시대”에도, “6.25 사변”에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100세 인생 시대에 머지않아 그 높다란 산등성이의 9부 능선에 도달할 필자의 조모는 요즘 들어 자주 “징역 같은” 매일에 대해 수화기 너머로 토로한다.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 격상이 곧 일상의 기준을 시시각각 정립하는 과정 속에서, 조모는 직접 대면에 대한 거리낌을 상쇄하고자 얼마 전 오랫동안 써오던 2G 폴더폰을 고화질의 영상통화가 가능한 스마트폰으로 바꿨다. 덕분에 울퉁불퉁하게 솟은 곳들을 눌러야만 누군가에게 가닿을 수 있던 감각을 매끈한 평면 위에 놓인 불분명한 경계의 터치감으로 전환하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반 걸음 앞에서, 묻고 발견하고 보태기

김성미 예술강사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그동안 겪어보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뜻밖의 쉼 속에서 삶의 시선을 고쳐볼 시간이 주어지기도 했고, 늘 대기하거나 대안을 궁리해야 하는 번거로움 속에서 그동안 일상적으로 대해왔던 일이나 감각의 소중함을 상기하기도 한다. 대부분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만나는 것이 핵심이었던 문화예술교육 현장도 좌충우돌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팬데믹 시기를 통과하기 위한 지원사업이나 정책은 요란해 보였지만 결국 온라인과 소규모, 연구로 집약되었던 것 같다. 그 느슨한 방향성은 결국 어떻게 만나고 방법을 찾을 것인가의 물음을 현장에 돌리는 일에 다름 아닌 것 같다. 코로나에 대한

아프다는 것, 그리고 돌본다는 것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동물들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앓고 지낸다. 우리가 수많은 병에 걸리지만 일정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 ‘덕분’이다. 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수명 때문이다. 문명이 고도화되고 과학이 발달할수록 신체의 괴로움을 견디어야 하는 시기가 길어진다. 그만큼 병원에 몸을 맡겨야 하는 상황에 자주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의료진은 환자의 치료에 최선을 다한다. 전문적인 지식과 기법 그리고 첨단 장비도 동원된다. 그런데 그 시스템은 우리의 건강을 제대로 보살펴주고 있는가. 『아픈 몸을 살다』(아서 프랭크, 봄날의책, 2017)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김영옥, 메이, 이지은, 전희경,

자연스러운 나이듦을 적극적인 전환으로

생애전환 연수 좌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은 중장년과 노년을 대상으로 한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빠르게 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창의적 나이듦’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이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새 정부의 국정 과제에 따른 정책 입안과 교육진흥원이 추진하는 사업과 제도가 맞물리면서 2018 아르떼 아카데미에서는 생애전환, 수요자 맞춤형, 노년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연수 프로그램을 신설해 운영했다. 이에 관련 연수와 연구에 참여한 세 명의 전문가와 함께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의 의미와 가치, 연수의 내용과 방향성 등을 짚어보며 향후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이 자리매김하기 위한 접근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

이해를 넘어 세대 간 관계 맺기

2018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국외출장자 기고⑦ 싱가포르 문화예술교육

지난해 9월 6일, 싱가포르에서 제4회 실버예술제의 일환으로 ‘노인복지와 예술참여/교육’을 주제로 한 국제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한국, 영국, 일본 등에서 노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관여하는 다양한 관계자가 발제자로 참여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노인의 여가 사회 활동 지원을 통한 건강한 노후 보장의 일환으로 노인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이슈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한국 고령자의 사회적 이슈와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의 사례 등을 소개하기 위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협력 기관인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와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관계자가 참석하였다.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전혜원 부장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허경 이사 참여자로부터 시작하는 문화예술교육 싱가포르의 노인에 대한 지원은 기본적으로

나는 즐거운 노년의 아티스트

대전광역시노인복지관 연극반 김윤진, 김광순, 김복순, 이복순

2019년 1월의 이른 아침, 대전광역시노인복지관에 들어설 때 받은 첫인상은 뜻밖에도 ‘활기’였다. 왁자지껄 주고받는 새해 인사들, 화려한 의상을 입고 지나다니는 분들, 웅성웅성 수다 소리. 그곳은 노인복지관이라기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중·고등학교의 풍경 같았다. 노인이라는 말이 무색하리만치 활기가 감도는 대전광역시노인복지관에서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노인분야 복지기관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참여하여 11년째 연극반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노년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연극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연말에는 연극 한 편을 발표했는데, 작년에는 처음으로 소극장을 대관해 공연하기도 했다. 연극반 활동과 함께 최근 TV 드라마 출연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계시는 김윤진(85), 김광순(78), 김복순(76), 이복순(73)

폭넓은 콘텐츠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아르떼365

2018년 [아르떼365] 독자 설문조사 결과

독자들은 [아르떼365]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아르떼365]는 독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요구와 관심사를 담기위해 콘텐츠 만족도 조사를 포함한 ‘2018 독자 설문조사’를 2018년 12월 4일부터 24일간 실시했다. 설문조사 개요 조사기간 : 2018.12.4.(화)~12.27.(목)까지 (24일간) 조사대상 : [아르떼365] 독자 응답자수 : 1,930명 조사방법 : 온라인 설문조사 조사내용 : [아르떼365] 2018년 콘텐츠 만족도 및 제언 더 넓고 깊어진 독자층 2018년에도 문화예술교육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독자들이 [아르떼365]를 찾았다. 응답자 1,930명 중 여성은 58.19%(1,123명) 남성은 41.81%(807명)로 2016년(총 응답자 492명, 남성 22%), 2017년(총 응답자 424명, 남성 32.3%)과

‘전환’의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인문과 교육

『아흔일곱 번의 봄여름가을겨울』(이옥남, 양철북, 2018) 『베이비부머를 위한 변명』(장석주, yeondoo, 2017) 올해는 내 인생에 있어서 ‘전환’의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올해 초 사회학자 김찬호, 여성학자 조주은 선생과 함께 베이비부머 3명을 심층 인터뷰한 구술집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를 출간했다. 최영식·정광필·김춘화 세 분 중 내가 인터뷰한 사람은 ‘문래동 홍반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최영식 선생이었다. 1954년 전북 순창 출신으로 은행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최영식 선생은 은퇴 후 문래동 젊은 예술가들과 철공소 아저씨들을 연결하는 커넥터(connector)이자 지역 살림꾼으로서 더 역동적인 삶의 ‘전환’을 이루며 꼰대가 아니라 열혈 ‘꽃대’의 삶을 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