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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씹을수록 터져나오는 말맛 글맛

속담에 담긴 우리말의 예술

사투리와 억양이 부모자식, 그리고 세세로 이어지듯 말에는 그 세상이 깃듭니다. 부모가 유전자를 남기듯 세상은 문화 유전자를 시와 노래로 남겼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시도 노래도 아니지만 게송(偈頌)처럼 오래도록 읊어온 것이 있습니다. 바로 속담입니다. 속담은 운율을 입고 입으로 귀로 퍼지고, 귀에서 머리로 들어가 다시 입으로 전해 내려왔습니다. 귀에 쏙쏙 박히는 운율을 가진 게 한국 속담의 특징이라 생각합니다. 한민족만의 리듬감이 풍부하게 살아있죠. 다른 나라, 다른 민족의 속담을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우리 속담만큼 ‘흥부자’로 붐칫붐칫 하지는 못하리라 봅니다. 그래서 속담은 랩과 힙합의 리듬과

벽을 넘는 과정, 보통의 삶에 맞닿은 예술

2019 과천축제 국제포럼 : 아시아 포커스 <아시아 공동체/참여 예술의 현황과 가능성>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과천중앙공원을 가로질러 시내로 가던 길에 거리공연을 마주쳤다. 잠시 멈춰서 보다가 너무 흥미진진해서 끝까지 봐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길 가는 사람 멈춰 서게 만드는 과천축제가 벌써 23번째를 맞이했고, 을 주제로 한 축제의 국제포럼에서 마지막 발표자로 서게 되었다. 과천 촌사람은 이렇게 조그만 도시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이 새삼 신기할 뿐이다. 그리고 너무나 익숙하게 보고 자라온 이 과천축제가 아시아 최초의 거리예술축제라는 걸 이번에서야 알게 되었다. 나의 살던 고향은, 아파트 인구 7만의 작은 도시 과천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은 과천을 과촌이라

현실에 발붙인 철학과 실천,
노동의 가치

차세대 예술 종사자에 필요한 교육

사실 ‘교육’은 예술가를 양성할 수 없다. 예술을 ‘가르치는’ 학교는 필요 없다. 진정한 예술은 안락한 책걸상이 아닌 땀내 풍기는 삶의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참 많은 문장을 쓰고, 지웠다. ‘대학’ ‘예술’ ‘교육’ 각각의 단어만으로도 할 말이 참 많은데, 이들이 뒤엉켜 있으니 참 난감하다. 예술대학이 커리큘럼을 개선하면 예술가를 양성할 수 있을까? 아니, 근본적으로 ‘대학 교육으로 예술가를 양성’할 수 있다는 전제부터 틀렸다. 내가 생각하는 ‘예술가’와 당신이 생각하는 ‘예술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해보자. 대학은 우리 사회의 차세대를 양성한다. 예술대학은 ‘예술계’ 차세대를 양성하는 보고다. 이제

공간, 사람, 학문 간의 경계를 넘어

대안적 학습공동체 & 아카데미

대학의 위기와 인문학의 위기. 두 위기론이 대두된 지도 이십여 년이 지났다. 그 시간 동안 서울 대학가에 스무 곳이 넘던 인문사회과학 서점은 하나둘씩 사라져 이제는 단 두 곳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지성의 산실’이라 불리던 대학이 그 역할을 해내지 못하게 되었다면 우리는 어디서 어떻게 지성을 키워나갈 수 있을까? 그 공백을 메꾸고 있는 인문학 공동체 혹은 아카데미를 소개한다. 푸른역사 아카데미, 여성주의 특강<정희진의 ‘학문의 자유’와 군 위안부 재현>[이미지출처] 푸른역사 아카데미 블로그 다중지성의 정원, 맛시모 데 안젤리스의『역사의 시작』 출간 기념 화상강연회[사진출처] 다중지성의 정원 홈페이지

협동하는 음악가들의 실험장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원 ‘뉴뮤직프로덕션랩’

대금, 플루트, 피아노 연주자와 한 손에 펜을 쥔 작곡가가 교실을 돌아다니며 즉흥 연주를 시작한다. 대금 가방을 여는 지퍼 소리와 플루트로 내는 날 선 바람 소리, 펜으로 피아노의 현 부분을 긁는 소리 등, 음악가들이 선택한 모든 소리는 음악의 재료가 된다. 이들의 목표는 ‘선’이라는 단어의 다중 의미를 풀어내는 것. 음악과 음악이 아닌 것을 가르는 선(線)의 존재를 재고하며, 예술의 선(善)이 무엇일지를 탐구하는 이들의 창작은 서로 다른 전공의 네 음악가가 함께하는 자유 즉흥연주에서 출발한다. 다른 한편, 성악가와 작곡가, 피아노 연주자 두 명으로 이루어진 팀은

감각과 기술을 넘어,
사유의 능력을 기르도록

예술가를 위한 미술교육의 미래

대학에서 20여 년 교육을 해왔지만 미술교육의 미래를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그것이 미술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급속한 변화 속에 있고 끊임없는 변화의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의 자율성이나 예술교육의 특수성을 내세우는 방어논리가 무색할 만큼 사회 구조가 바뀌고 미술의 역할 자체가 변하는 상황에서 미술교육의 미래에 대한 진단은 자칫 공허한 당위론에 그치기 쉽다. 이를 염두에 두면서 우리 미술교육의 내일을 생각해본다. 1995년에 필자는 작가 박이소와 한국의 미술교육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각각 독일과 뉴욕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였던 우리는 그 무렵 한국

생활권 중심의 밀착형 문화예술교육 플랫폼 ‘문화지소’ 개소

2019 전남 문화예술교육 기획사업 ‘문화지소’

전라남도문화관광재단은 9월 5일 담양, 장흥, 2개 지역에서 문화예술교육 인프라 발굴 및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거점 사업 ‘문화지소’ 개소식을 가졌다. 문화지소는 그동안 공모 방식의 1년 단위 문화예술교육 사업의 한계에서 벗어나 예산 지원의 연속성으로 장기 체계적 교육과 교육생들의 능동적 참여 등의 시대적 다변화에 대처하는 효과를 기대하며 중점 사업으로 설계되었다. 문화예술교육 관계자 네트워크 구축, 신진 인력 발굴‧육성, 지역의 문화 자원과 지역민들의 수요를 파악하여 장기적 지역 맞춤형 문화예술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코디네이터’를 배치, 도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진행하는 네트워크 거점 프로젝트다. 담양 지역 문화지소

당신은 청소년에게
무엇이 되려 합니까?

청소년에게 말 거는 방법

저는 서로 관계가 없는 상황에서 먼저 말을 걸어오는 청소년을 본 적이 없어요. 혹시 공원이나 버스 안에서 대뜸 나에 대해 궁금해하며 말을 거는 청소년이 있던가요? 그리고 저는 ‘어른에게 말을 거는 법’을 궁금해하는 청소년도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그 반대의 궁금증을 가진 어른들은 아주 많이 보아왔습니다. 어른들은 청소년에게 말을 걸고 싶어 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 글은 ‘청소년에게 말을 거는 방법’이라는 주제의 글입니다. 하지만 저는 답을 드릴 수는 없어요. 그 답은 여러분 각자가, 각자의 가치관과 역할 속에서 찾아가야 할 부분일 것입니다. 다만 저는

새로운 시작을 돕는 도서관, 트윈세대를 위한 도서관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

[아르떼365]에서는 올 한해 C Program과 협업하여 ‘아이들을 위한 제3의 공간’을 주제로 아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열린 공간, 어린이를 위한 공공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매월 한 번씩 소개한다. 넘나들며 배울 수 있는 성장과 자극의 기회를 제공하는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과학관의 사례와 함께,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공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담아낼 예정이다. #트윈세대, 전환의 시기이자 새로운 시작의 시기 트윈세대를 아는가? 트윈세대는 ‘10대(Teenager)’와 ‘사이(between)’를 결합한 단어로,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의 낀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정확한 나이로 정의하진 않지만, 미국 나이로 8세에서 13세, 한국

당사자로서,
말하고 기록하고 실천하다

편집위원이 만나다④ 문화기획달 활동가 자정·이리

2014년부터 전북 남원시 산내면, 지리산 자락 아래에서 “삶을 예술로, 예술을 일상으로”라는 슬로건 하에 문화예술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여성주의 문화단체 문화기획달. 이들은 마을 농촌여성들과 함께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문화예술을 통해 새롭게 바라보고, 세상의 변화를 위한 예술행동을 적극 실천하고 있어 주목된다. 문화기획달은 달리, 이리, 자정 등 세 명의 활동가가 함께 이끌고 있다. 그중 자정(그림지기)과 이리(행동지기), 두 활동가를 만나 이들이 젠더적 관점에서 세상의 불편함을 예술을 통해 말하기 시작한 계기, 그리고 지역에서의 이들의 활동이 마주하는 다양한 도전과 의미를 들어보았다. 최근 ‘문화다움기획상131’을 수상하게 되면서

예술교육이 학교성적에 실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해외리포트] 미국 예술교육과 학업성취도 연구결과

미국에서는 학교를 비롯한 공공분야의 예술교육 관련 지원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로, 특히 트럼프 정부에 이르러 국립예술기금(NEA) 폐지를 시도하는 등 예술교육을 민간분야에 위임하고자 하는 흐름을 보인다.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여 ‘예술교육이 학업 성취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대규모·장기 연구를 통해 검증한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기존에도 예술교육이 학업성적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은 많았지만, 이를 경험적인 조사를 통해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연구는 미미했다. 이들 연구는 예술교육과 학업 성취도 간의 간단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서 강력한 데이터로 예술교육의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예술과목을 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뒷받침을

‘통찰하는 삶과 예술’ 8인 8색 처방전

변화하는 시대, 힘이 되어줄 영화・음악・도서

웹진 [아르떼365]는 ‘세상의 변화에서, 힘이 되어준 ○○○은?’이라는 주제로 독자들이 책, 영화, 음악, 전시,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는 무엇인지, 그에 맞서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일지, 문화예술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우리들은 이러한 흐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가끔은 막연하고 난감하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과 태도로 이 시간을 헤쳐가고 있을지 궁금할 때도 있다. 독자들의 추천에 앞서, 웹진 [아르떼365] 편집위원과 필자들이 추천하는 ‘변화하는 시대, 힘이 되어줄 콘텐츠’를 소개한다. 예술은 삶 속에서 작동해야 한다 영화 <시>

당사자의 경험이 뒤섞여 어우러지는 샐러드볼

편집위원이 만나다③ 박경주 극단 샐러드 대표·작가

2005년 이주노동자 방송국으로 시작하여, 샐러드 TV를 거쳐 극단 샐러드 활동을 통해 이주민과 정주민의 문화적 경계를 뛰어넘는 소통을 꾀하고 있는 박경주 대표를 만났다.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으로 엮여 세계가 하나의 거대한 사이버 바구니를 형성하는 것 못지않게 땅 위에선 정주와 이주가 분주히 교차하면서 이질적 문화가 뒤섞인 샐러드볼(Salad Bowl)*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넘나들 수 있는 국경 하나 없이 고립된 섬과도 같았던 우리나라의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은 요 몇 년 사이 매우 빨라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손님을 맞은 형국과도 같다. 숨 가쁜 변화의

본질과 형식, 이면을 꿰뚫는 공감

시대의 흐름에 대응하는 전통

하던 일 해마다 이맘때면 ‘명절 증후군’이 화제가 된다. 명절 한 달쯤 전부터는 왠지 계속 신경이 쓰인다. 고향엔 언제 갔다 언제 올지, 어느 집에 먼저 찾아갈지, 아이들은 어떻게 할지 등등.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에 나가는 여행객 수가 역대 최대라는데 여전히 귀성길 교통 체증은 엄청나고 기차표를 구하기도 어렵다. 인터넷에는 ‘명절 잔소리 가격표’가 등장하고 가사 노동이 힘드냐, 막히는 길 운전이 힘드냐로 옥신각신. 이쯤 되면 ‘누구를 위한 명절인가?’라는 심오한 주제의 ‘명절 무용론’이 설득력을 얻는다. 그러나 그 또한 사석에서의 얘기일 뿐, 작년에 그랬듯 내년에도 비슷한 풍경을

‘힙’한 전통으로 만드는 미래

새로운 해석의 전통문화 콘텐츠

전통문화는 단순히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시점에서 어떻게 가치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문화 창조에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또 이렇게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재창조된 문화는 우리 사회의 결속력과 창의성을 높이는 데 일조하며 또 다른 가능성을 넓혀나가게 될 것이다. 오늘은 전통문화를 재해석하여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회적기업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고자 한다. 우리술 얼리어답터를 찾아라 흔히들 한국의 전통주라고 하면 막걸리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보다 전통주는 다양하고, 각각의 술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녹아들어있다. 2014년 우리술 플랫폼을 오픈하며 시작된 ‘술펀’은 이런 우리술과

참매미 울음 같은 퍼레이드

나무닭움직임연구소

막바지 더위에 대구예술발전소에서는 생태예술 프로젝트 ‘도롱뇽의 눈물, 나비의 꿈’ 퍼레이드를 위한 작업이 날씨만큼이나 뜨겁게 달궈지고 있었다. 작업장은 거대한 인형과 탈을 만드는 곳, 의상을 꿰매고 색칠하는 곳, 노래를 연습하는 곳, 장다리를 익히는 곳 등 이곳저곳 아니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 열기를 내뿜는 참여자들의 뒤꽁무니를 쫓아가 보았다. 저는 순한 양입니다, 저는 예쁜 꽃입니다. 탈 또는 가면을 만들고 있는 아이들이 자신을 소개하는 멘트다. 듣기에 따라선 이름이 아니라 배역으로 설명하는 것이 별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한데, 언제부터 양과 꽃이라고 말하게 된 것일까. 역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