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지역]에 대한 검색 결과입니다.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다양한 관점으로 기록하기

기록의 시대다. 개인의 여가생활부터 가족사, 마을, 지역, 국가 단위 기록까지 기록의 대상과 가치는 더없이 넓고 깊어졌다. 기록을 모으는 아카이빙 역시 지난 기록을 수집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늘을 실시간으로 담아 기록으로 남기고 이를 바로 공유할 수 있다. 과거의 기록을 새롭게 하고, 오늘을 기록하는 다양한 아카이브를 소개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2021년 경제활동 인구 기준으로 1인당 택배 이용량은 연간 128.2박스, 주 2.5회(「한국의 사회동향 2022」, 통계청)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생활 패턴의 변화와 함께 환경문제, 기후위기는 이제 개인의 삶, 일상에서 피부로

나의 삶을 기록하며
서로의 삶을 추앙하며

누구나 기록하고 기록되는 세상

그녀는 딸만 내리 아홉이 태어난 집안에서 일제강점기에 태어났다. 겨우 두 해 남짓 학교에 다니며 익힌 히라가나가 배움의 전부였던 그녀는 해방하고는 그마저도 다 잊어버렸다. 그 시절의 숱한 여성들처럼 어려운 세월을 보내며 일찌감치 결혼하였고, 아이를 키우고 남편을 내조하며 열심히 살아냈다. 평생이 분주해 글을 모르고도 잘 지냈다. 그러다 나이 80이 되던 해에 문해학교를 나가기 시작했다. 기역, 니은, 디귿을 꾹꾹 눌러 자꾸 써도 진도는 더디게 나갔다. 지난 세월은 그녀의 기억력과 손 근육의 힘을 약하게 했지만 배움의 시간은 즐겁기만 했다. 그러다 놀라운 일이 생겼다. 문해학교에서

관객의 기억에서
작품의 역사로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10주년 기념 인터뷰 <청소년극 하는 관객>

다 커버린 어른에게 청소년은 하나의 문제나 현상으로만 여겨질 때가 많다. 이미 지나온 시기라서 그렇다. 모두가 겪는다고 해서 똑같은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추측이 아닌, 청소년으로부터 발화된 목소리다. ‘청소년극’이라는 분류가 굳이 필요한 이유다. 2011년,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개소했다. 청소년을 개별의 독립적인 존재로 인지하고 이들에게 닥친 현실과 감정, 고민을 있는 그대로 연극으로 옮기는 것이 목표다. <소년이 그랬다>를 시작으로 <트랙터>에 이르기까지 20여 편의 청소년극이 다양한 관객을 만났다. 나는 2021년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개소 10주년을 맞아 ‘웹진’ 기획을 맡았다. 10주년 프로그램으로 이미 이야기판과 전시, 관객

고랑에 버려진
위기의 증거를 꺼내어

오늘부터 그린⑮ 출세한 쓰레기들

삶의 전환을 꿈꾸며 농촌으로 이주해 유기재배 농사를 짓고 있다. 30년 가까이 도시에서 살았지만, 시골 논밭을 뛰어놀았던 유년 시절의 기억 덕분인지 아스팔트 위 네모반듯한 건물은 어딘가 모르게 숨이 막혔다. 화려하고 편리한 도시의 생활 속에 어디서 왔는지 모를 것들을 입고 쓰고 소비하며 때때로 깊은 단절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럭저럭 엑셀 함수와 컴퓨터는 다룰 줄 알았지만, 정작 삶의 기술은 하나 둘 잃어간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위기 속에 비로소 ‘전환’을 떠올리게 됐다. 자연을 가까이하기 위해 농촌에 살고자 했고, 그곳에서 새로운 일을 선택할 수 있다면

현장의 움직임을 담아
정책을 더욱 두텁게

2022년 12월 문화예술교육 정책 동향

1. 예술인·노무제공자 출산전후급여 지원대상 확대 및 고용촉진장려금 개편 (‘22.12.11.) 정부는 11월 29일(화) 국무회의에서 「고용보험법 시행령」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등 고용노동부 소관 2개 법령안을 심의·의결했다. 그간 예술인·노무제공자 출산전후급여는 출산일에 고용보험에 가입 중인 경우에만 지원되고 있어, 계약 기간이 짧은 경우가 많은 예술인·노무제공자가 실제로 지원받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에 출산일 현재 고용보험에 가입 중이 아닌 예술인·노무제공자도 출산전후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고용보험법이 개정되었다.(시행일: 22.12.11.) 지원 대상이 되는 예술인·노무제공자의 구체적인 범위를 출산 등을 한 날 이전 18개월 중 예술인·노무제공자로서의 피보험 단위기간이

나비 같은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날개를

어쩌다 예술쌤⑰ 교사가 만드는 예술교육 프로젝트

“희嬉 프로젝트. 저는 이 프로젝트를 5년을 생각하고 기획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2019년. 매해 희비가 엇갈리는 충북문화재단 ‘헬로우아트랩’ 프레젠테이션 심사장. 아직 선정도 되지 않은 프로젝트를 당당히 5년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상한 교사를, 껄껄 웃으며 얘기나 들어보자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심사위원들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 ‘예술’이란 단어가 붙은 프로젝트는 모두 기웃거리면서 복작복작 도전해왔던 나에게도 ‘희嬉 프로젝트’는 5년의 청사진으로 완성되는 회심의 프로젝트였다. 희嬉 프로젝트, 아지트 메이커스(Agit Makers) 직육면체에 세우는 오롯한 놀이 공간 직육면체 상자에 가득 채워진 책상과 의자. 글자가 빼곡한 칠판. 눈을 두는 그

오늘을 기억하게, 내일을 꿈꾸게

연애하듯 기록하기

지역, 집단, 사람을 만나 매력을 느껴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출판해야겠다는 욕구는 어쩌면 원초적이다. 연애처럼. 내가 느낀 것을 함께 나누고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닮았다. 기획 단계는 썸이라면 리서치 단계(콘텐츠 제작)는 연애 초반이고 완성 단계는 연애 끝자락이다. 주제 대상과 어떤 연애를 했는지는 결과물에서 알 수 있다. 어떤 매력을 느꼈고 얼마나 집중했는지, 얼마큼 애정을 쏟았는지가 모두 책에 드러나니까. 나 또한 연애하듯 지난 9년간 8권의 책을 만들어왔다. 지역에 관해 이야기를 하기도, 특정 집단에 관해 이야기를 하기도, 식물과 동물에 관심이 많아 그에 관한 책을 쓰기도

새로운 물길을 개척하는 항해자들의 기록

인천문화재단 아카이빙 프로젝트 ‘항해일지’

바다는 단 한 순간도 침묵하지 않는다. 쉴 새 없이 파랑을 만들어 내며 부서지고 높이 튀어 올라 출렁이는 흐름을 자아낸다. 멀리서 보고 있노라면 바다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허공을 휘젓는 바람, 땅 아래 깊은 곳에서부터 생동하는 울림, 우리는 흔들리는 바다의 표면부를 보며 눈에 보이지 않는 그 힘을 짐작할 뿐이다. 단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 그럼에도 인간은 디딜 곳 하나 없는 이 바다를 동경했다. 저 너머에 무언가가 있을 것이란 확신, 그 과정에서 틀림없이 성취해 나갈 목표들.

지역 중심으로 향하는 신뢰와 발견

2022 기초 단위 문화예술교육 거점 구축 지원사업 성과공유 포럼 ‘On the Ground’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지역 문화 분권 실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2022 기초 단위 문화예술교육 거점 구축 지원사업」(이하 기초거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사업이 처음 시작된 이래, 3년여 시간 동안 총 22개의 다양한 주체가 지역에서 문화예술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해왔다. 그 지난한 과정과 결과를 함께 공유하기 위해 지난 11월 28일 ‘2022 기초 단위 문화예술교육 거점 구축 지원사업 성과공유 포럼’을 개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업의 성과는 충분했고, 실체도 드러났으며, 끝이 아닌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기대할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길 위에서의 마주침

예술가의 감성템⑨ 낙엽, 의자, 하늘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주의 깊게 보는 편이다. 가을이 되면 낙엽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낙엽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바람과 함께 굴러다니기도 한다. 나뭇잎의 떨어짐을 천천히 느끼며 거리를 걷다 보면 보이지 않는 리듬이 느껴진다. 느닷없이 춤을 추고 싶어 여러 번 길에서 춤을 추기도 한다. 떨어진 낙엽을 유심히 보면 각자의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 길 위의 낙엽 하나에서 다양한 것을 발견한다. 그것들이 모두 다 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낙엽은 이렇게 나의 일상 안으로 갑자기 찾아와 다양한 생각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