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지역'

최신기사

도약을 위해 마땅히 필요한 다양한 목소리

12년 차를 맞이한 ITAC이 당면한 과제

2년에 한 번 열리는 컨퍼런스로 시작한 국제 모임이 10년 이상 지속되어 오는 동안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은 ITAC(International Teaching Artist Conference, 국제예술교육실천가대회)이 향후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올해 9월 5일부터 3일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개최된 제7회 컨퍼런스 폐막 이후 이틀에 걸쳐 주요 관계자 회의가 이어졌고, ITAC(아이택) 특성에 걸맞게 변화를 위한 다양한 목소리가 모아졌다. ITAC7 개막식 ITAC7 동시다발 세션 ITAC은 2018년 뉴욕(ITAC4)에서 ‘ITAC’의 ‘C’를 컨퍼런스에서 콜라보레이티브(Collaborative)로 확장하며 더 다양한 참여 형태와 기회를 제공하는 티칭아티스트리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존중이 마음을 연다, 연결이 시작된다

패치워크가 추구하는 매개의 역할

요즘 나는 대부분 시간을 배다리 마을에서 보내고 있다. 배다리 마을은 인천의 원도심으로, 한때는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활발한 마을이었다. 큰 시장이 서는 곳이기도 했고 40여 곳의 헌책방이 늘어서 전국 3대 헌책방 거리로 불렸을 정도다. 지금도 다섯 곳의 헌책방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내가 이곳에 온 건 2021년이다. 워낙 오래된 것과 이야기를 좋아하는지라 인천의 원도심에 놀러 왔다가 책방과 문구점이 모여 있는 모습과 그사이에 섞여 있는 오래된 건물들에 반하고 말았다. 평온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았다. 이렇게 빨리 공간을 만들 생각은 없었는데, 이 동네를 만나면서 커피

예술을 쌈 싸 먹는 특급 레시피

문화예술기획단 쌈

‘문화예술기획단 쌈’의 홈페이지와 SNS 계정을 둘러본 뒤 검색창에 무심코 ‘쌈’을 적어보았다. 오호! 예상외로 여러 가지 뜻이 나온다. 익히 아는 채소에 싸서 먹는 음식과 싸움의 준말 정도로만 예상했는데 바늘, 옷감이나 피혁 묶음을 세는 단위, 금의 무게를 나타내는 단위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갑자기 ‘쌈’이라는 말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목포에서 시각예술 장르를 주축으로 하는 청년들이 활동하는 ‘문화예술기획단 쌈’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담고 쌈의 작업실로 향했다. 우리나라 식문화에서 쌈은 독특하면서도 보편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기본적으로 밥하고 쌈장만 있으면 무엇을 싸 먹어도 맛있잖아요. 또 그렇게 많이들 먹기도 하고요.

담론에서 실천으로, 충돌과 성찰을 통해 얻은 유연함으로

[대담] 지역 문화예술교육 20년을 돌아보며

대담개요 일 시 : 2024. 6. 12.(화) 오전 10시 장 소 : 합정 더 벙커 참석자 : 임학순 가톨릭대학교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 김선아 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과 교수(본지 편집위원) 김선아  ‘지역’이라고 하면 늘 새로운 것처럼 이야기한다. 예전 경험들이 종종 간과되는 느낌인데, 문화예술교육의 첫출발이 지역이었다는 점을 짚어보는 것만으로도 상기되지 않을까 싶다. 20년 전인 2004년 처음 지역과 연계하는 시범사업을 주관하셨던 교수님께서 당시 생각했던 지역의 범위, 성격, 역할은 무엇이었나? 임학순  2004년 ‘학교와 지역사회 연계 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그때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이 없었기 때문에 문화관광부가 주도했다가 2005년 교육진흥원이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인

모두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위하여, 변함없이 변화한다

문화·교육 거점으로서의 지역 미디어센터

디지털 미디어가 일상화된 후 ‘일반 시민이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힘입어 미디어 콘텐츠의 저장, 해석, 전유, 변형, 재유통 과정에 참여하는 문화(Jenkins, 2003)’, 즉 ‘참여문화’는 ‘지역 미디어센터’의 등장 배경이자 주요한 지향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 미디어센터는 디지털 미디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시민·공동체의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과 미디어 참여를 지원하는 지역의 전문조직이자 시설로 「지역문화진흥법」 상 생활문화시설에 포함된다. 영상미디어센터, 시민미디어센터, 마을미디어지원센터, 시청자미디어센터 등 다양한 명칭을 사용하지만 ‘지역 미디어센터’는 미디어의 가치와 역할, 그리고 미디어와 관련된 시민의 권리를 전제로 해당 지역(시군)의 특성과 디지털‧미디어 기술변화를 반영하며 사업을 기획‧운영한다.

로컬로 향하는 행복한 반전이 필요하다

[대담] 지역의 현재와 가능성, 미래를 위하여

대담 개요 일 시 : 2024. 6. 7.(금) 오후 3시 장 소 : 무수책방 참석자 : 정석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김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본지 편집위원) 김규원  요즘 지역이 화두다. 지역 소멸, 인구 소멸 등 지역이 위기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제 우리가 생각하는 지역의 의미를 바꿔야 지역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지역이란 무엇인가? 정 석  지방, 지역, 로컬이라는 단어가 있다. 처음에는 지방이라는 말을 썼던 것 같다. 서울도 지방이지 않은가. 서울지방경찰청, 서울지방병무청, 서울지방국세청. 그런데 어느 순간 서울, 경기, 인천은 수도권이고, 나머지는 주변,

문화예술교육의 지속성, 지역에서 답을 찾다

2023 지역 문화예술교육 성과사례 모음집

문화예술교육은 늘 지역에서 이루어져 왔다. 우리 모두는 지역에 살고 있고, 문화예술교육은 우리 일상과 삶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여 년간 문화예술교육은 예술이 인간에게 주는 특별한 힘과 가치를 중심으로 시대적 소명과 함께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며, 과정과 맥락을 중요시하는 새로운 교육으로서 국민의 문화예술 향유와 저변을 확대하는 토대를 만들어 왔다. 이는 문화예술교육 정책이 출발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절대불변의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성을 기반으로 지역의 이슈와 요구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3 지역 문화예술교육 성과사례 모음집 – 문화예술교육의 지속성, 지역에서

세상을 향한 문을 여는 변치 않는 가치와 잠재력

[대담] 지역사회와 맞닿는 예술공간을 위하여

대담 개요 일 시 : 2024. 5. 21.(화) 오전 10시 장 소 : 숨, 공간 참석자 : 베티나 밀즈 독일 피나 바우쉬 센터 예술 프로젝트 총괄, 이영범 건축공간연구원 원장 이영범  만나서 반갑다. 저는 건축과 도시공간 개선을 위한 정책을 연구하는 국책 연구기관인 건축공간연구원에서 원장을 맡고 있다. 건축공간연구원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지난해 2월 MOU를 맺고 공간문화와 예술교육을 연계한 담론장 공동 개최 등 지속적인 협력을 해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는 시민문화예술교육 거점 공간 조성사업, 문화파출소, 꿈꾸는 예술터 조성사업 등 공간 중심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자문을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다.

실험과 도전으로 함께 맹근다

강릉지역 문화예술교육의 새 거점 '꿈꾸는 사임당 예술터'

2021년 12월 개관한 ‘꿈꾸는 사임당 예술터’는 융합형 문화예술교육 전용 공간이다. 스스로 나아갈 바를 정하고, 행한 ‘입지(立志)’라는 신사임당의 철학 아래에 예술가와 함께 평등한 기회와 주체적인 선택을 통해 스스로의 예술을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생활밀착형 문화예술교육 공간으로서 꿈꾸는 사임당 예술터의 그간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고자 강릉문화재단 예술교육팀과 만났다. • 일시 : 2024.04.24.(수) • 장소 : 꿈꾸는 사임당 예술터 • 인터뷰어 : 최도인 메타기획컨설팅 본부장 • 참석자 : 강릉문화재단 예술교육팀_김우영 팀장·서지원 주임·김의정 주임 최도인 메타기획컨설팅 본부장  강원도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전문 공간은 꿈꾸는 사임당 예술터가 처음이라고

시대에 휩쓸리지 않되 출렁이는 예술을 위하여

2023-2024 문화예술교육 결산과 전망② 2023년 이슈와 평가

코로나19 비상사태가 3년 4개월 만에 해제되고 일상 회복과 함께 문화예술교육 현장도 빠르게 회복되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과 보급, 기후 위기와 전쟁 등 큰 사회적 변화와 문제, 사건이 연속되며 그 안에서 예술, 예술교육의 방향과 역할을 찾아가는 해이기도 했다. 예술교육가에게 겨울은 쉼 없이 달려온 한해를 돌아보며 함께한 이들과 성과를 나누고 다음을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2023년을 마무리하며 올 한해 [아르떼365]가 만난 전문가들과 함께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며, 고민하고 실천했던 한해를 되짚고 새해를 전망해보았다.   ① 2023년 나를 움직인 것은    ② 2023년 이슈와 평가   

비 온 뒤 무지개처럼, 넘어져도 일어나는

레인메이커협동조합의 이유 있는 실패

우리는 넘어지며 일어나는 종이다. 인간은 두 발로 걷기 위해 몸의 중심을 이동시키는 직립보행의 모험 속에서 한 발이 넘어지는 순간 다른 한발을 내디뎌 나가는 법을 익혀왔다.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모든 위대한 이야기는 길을 떠나는 여정에서 시작되지 않던가.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어른이 되는 아이는 없는 것처럼, 사실 헤매거나 넘어지는 부분이야말로 이야기의 가장 매혹적인 부분들을 이룬다.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기억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른이 된 아이들은 넘어지는 걸 못 견딘다. 넘어지는 건 걷기의 실패라 생각해서일까, 창피함에 얼른 일어나 홀로 쓰라림을 감내한다.

방방곡곡 들썩이는 문화예술교육의 향연

지역에서 열리는 문화예술교육 축제

매년 연말이 되면 우리 지역사회 곳곳에서는 수많은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결과와 의미를 공유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고민하는 수백여 개의 공연과 전시, 담론의 장이 열린다. 올해는 <2023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를 통해 지역에서 열리는 다채로운 문화예술교육 행사를 연결함으로써 더 큰 울림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했다. 그중에서도 우리 지역에서, 내 곁에서 열리는 문화예술교육 축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023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 홈페이지에서는 연말까지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행사를 지역별, 일정별, 유형별로 살펴볼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그중 지역의 효율적인 문화예술교육 체계를 구축하고자 애쓰고 있는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주최하는

이를테면 소양하는 방식으로

예술로 365길⑥ 소양하다

소양하다 이용안내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효제길37번길 3 개방시간 | 월~금 10:00~18:00 커뮤니티 운영 시 자율 운영(새벽~심야) 홈페이지 soyanghada.com 인스타그램 @soyang_hada 소양하다는 춘천시 효자동에 위치한 작은 문학라운지 & 라이브러리로, 도시에 살고 있는 개인의 가치 있는 경험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도록 돕는 곳입니다. 소양하다는 춘천의 가장 오래된 원도심에 있습니다. 신도심의 화려한 아파트들 사이를 지나쳐 오면 어느새 낮은 담들과 빨간색 벽돌로 만들어진 맨션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작은 초등학교를 끼고 올라오다 보면 늦은 밤까지 불이 켜져 있는 공간이 바로 소양하다입니다. 소양하다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일상을 문학적으로

지역 사는 즐거움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예술로 365길④ 지역문화창작공간 둠벙

지역문화창작공간 둠벙 이용안내 충북 옥천군 옥천읍 삼금로1길 10, 1층 평일 12:00~18:00, 토요일 12:00~17:00 043-732-8116 인스타그램 @doombung_grs “우리 지역 청소년 갈 곳 없다.” 1989년 9월 30일 [옥천신문] 창간호 1면 기사 중 일부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우리의 미래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이들을 위한 공간이나 활동은 담보되지 않던 시절, 이를 걱정한 지역사회의 감각이 꽤 오래전부터 벼려져 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문제 제기에 그 후속 조치도 일찍이 실행됐을까? 잊을만하면 한 번씩 신문 지면에 오르내리던 청소년 문화 향유에 대한 염려 어린 기사는, 정작

재료와 음식, 사람과 자연,
연결과 순환

오늘부터 그린⑱ 식탁 위에서 발견하는 자연의 이치

가만히 살펴보면 요리하는 사람이 되기 전에도, 후에도 내 삶을 관통했던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팜투테이블’(Farm-to-Table, 농장에서 식탁까지)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논밭에서 오는 먹거리가 우리 가족의 식사가 되었고, 캐나다 요리학교에서는 농가와 와이너리 등 지역에서 먹거리를 만드는 생산자들과 요리사의 협업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 온타리오주의 다양한 식재료와 문화를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었다. 경상남도 진주의 외진 숲속 마을에서 사찰요리를 배우던 때에는 난생처음 ‘진짜 채소의 맛’을 만나 요리하는 이와 농사짓는 이의 마음 결에 따라 달라지는 맛이 어떤 것인지를 깨달았다.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나의 삶을 기록하며
서로의 삶을 추앙하며

누구나 기록하고 기록되는 세상

그녀는 딸만 내리 아홉이 태어난 집안에서 일제강점기에 태어났다. 겨우 두 해 남짓 학교에 다니며 익힌 히라가나가 배움의 전부였던 그녀는 해방하고는 그마저도 다 잊어버렸다. 그 시절의 숱한 여성들처럼 어려운 세월을 보내며 일찌감치 결혼하였고, 아이를 키우고 남편을 내조하며 열심히 살아냈다. 평생이 분주해 글을 모르고도 잘 지냈다. 그러다 나이 80이 되던 해에 문해학교를 나가기 시작했다. 기역, 니은, 디귿을 꾹꾹 눌러 자꾸 써도 진도는 더디게 나갔다. 지난 세월은 그녀의 기억력과 손 근육의 힘을 약하게 했지만 배움의 시간은 즐겁기만 했다. 그러다 놀라운 일이 생겼다. 문해학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