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생태]에 대한 검색 결과입니다.

쓸모 이상의 상상, 새로운 세상을 보는 눈

예술가의 감성템⑭ 철물, 탐조, 쌍안경

흥미진진한 가능성 – 철물 어린 시절 살던 집에는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에 붙박이장이 있었다. 성인 한 명이 웅크리고 들어갈 크기의 작은 창고였는데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면 못, 나사, 철사와 끈은 물론 나무를 자르고 다듬는데 필요한 톱, 망치, 끌과 같은 수동 공구와 전동드릴, 직쏘(전동톱의 일종)와 같은 전동 공구가 들어있었다. 그 외에도 용도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부속품이 많았다. 어린 나는 집에 아무도 없을 때면 가끔 붙박이장을 열어 보고는 했다. 이것저것 꺼내다 못과 톱날에 찔리고 긁히기도 했지만 그곳은 그 어떤 장난감보다 흥미진진한

온전한 교감으로 깨우는 생태적 본능

강술생 생태미술가

“생태미술가이신 강술생 작가님을 아시나요? 지난 전시에서는 수확한 씨앗의 수를 일일이 세셨대요.” 여느 때보다 강렬한 초대 전화를 받았다. 마음은 어쩐지 고요해졌다. 수확한 열매의 씨앗을 일일이 헤아리는 건 어떤 마음일까. 감사의 의식일까? 염원의 방식일까? 끝없이 떠오르는 물음이 내심 반가웠다. 검색창에 ‘생태미술’, ‘강술생’을 번갈아 입력하며 만남을 고대했다. 생태적 경험이라곤 베란다에 키우고 있는 깻잎, 호박, 미나리가 전부인 나지만, 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면 무언가 달라질 것 같다는 알 수 없는 기대감에 설렜다. 한여름처럼 뜨겁던 5월의 어느 날, 강술생, 김미숙 작가가 함께 발표한 전시 《108 walking

작은 텃밭에 흐르는 ‘드는’ 시간들

오늘부터 그린⑲ 텃밭에서 만난 순환

생이 들고 나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시간이 있었다. 그것은 내가 쓰고 버리는 쓰레기들을 오랜 시간 바라보게 했고, 내가 먹고 싸는 것에 몰두하게 했으며, 내가 숨 쉬며 만나고 사그라지는 것들의 관계로 다가가게 했다. 그저 살아가며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이었기에 한 발짝 더 내 삶을 스스로 일구며, 내가 심고 키운 것을 취하며 살고자 했다. 그런 시간이 흘러 흘러서 만나게 된 것이 마을 텃밭이었다. 강북마을텃밭 모내기 수확하고 밭에 남겨진 작물들 생의 시간을 이어가는 나의 흔적들 북한산 아래 자리한〈강북마을텃밭〉은 마을의 여러 주민이 자연과 더불어 농사를

보이지 않는 세상을 드러내기, 가능한 희망을 꿈꾸기

거대한 기후변화에서 찾은 예술가의 역할

2019년 겨울, 환경을 주제로 한 레지던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겪은 팬데믹 3년의 시간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때이다. 다소 주제가 넓다는 생각에 ‘기후변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오래전부터 지구 온난화, 기후변화에 대한 여러 논의가 있어 새삼 이 문제를 집중 조명하는 것이 맞을까, 너무 때늦은 접근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년이 지난 지금, 기후변화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고 추상적이고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스스로 반성하게 된다. 세 번의 기후변화 레지던시를 하면서 기후변화는 기후위기가 되었고, 위기는 다시 기후비상사태가 되었다. 그리고 요즘 나는 다시 ‘기후변화’라는 단어를

그토록 자연적인 인공, 발굴되고 연결되는 둠벙

지역기반예술연구소 르바 〈왕송못 시즌2 : 둠벙 이야기〉

더위가 막 시작된 5월 중순, 경기도 의왕시 왕송못(왕송호수) 주변은 새들의 천국이었다. 온갖 새소리가 매우 크고 방해 없이 들렸고, 형태와 색의 세부를 알 수 있을 만큼 가까운 눈높이에서, 꽤 오래 하나의 개체들과 만날 수 있었다. 이를테면 가마우지는 생각보다 더 까맣고 윤이 나는 도톰한 깃털을 과시하며 밭은 하늘에서 우리 주변을 우아하게 맴돌다, 어느새 물속으로 쏜살같이 꽂히더니 수면 위로 나와 물을 털어내는 한바탕의 쇼를 보여줬다. 돌고래쇼를 하는 철새라니! 그런가 하면 인근 농로를 막고 갑자기 나타난 왜가리(로 보이는) 녀석은 우리 일행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객들을

상상하고 헤아리며 공존을 터득하는 대화

어쩌다 예술쌤㉑ 예술교육실천가의 생태 전환 일기

요즘 내가 제일 재밌어하는 것은 도시에서 만나는 동물들에게 말을 거는 일이다. 길을 가다가 날아가는 까치에게 어디 가느냐 묻고, 참새들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치면 무얼 먹고 있는지 묻는다. 가끔은 수풀 속에 숨어 있는 고양이와 비슷한 눈높이로 앉아 ‘뭐해?’하고 묻는다. 그리곤 귀여운 상상에 빠진다. 까악ㅡ까악ㅡ 하고 지나가는 까치는 ‘나 지금 바빠! 나중에 얘기해!’라고 말하는 것 같고, 참새들은 ‘오늘 여기 쌀알이 엄청 많아! 너는 아침 먹었어?’라고 되묻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내가 이렇게 동물과 대화를 나누는 상상을 하는 사람이 된 데에는 개인적인 생태

미래인재 양성, 신진예술인 지원 확대

2023년 5월 문화예술교육 정책 동향

1. 문체부, 5개 대학과 손잡고 미래인재 집중 양성 (′23.5.10.)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K-컬처에 활력을 더하기 위해 서울예술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 KAIST, 한국예술종합학교 5개 대학이 5월 10일(수), ‘예술 및 문화콘텐츠 산업 인재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5개 대학은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예술 및 문화콘텐츠 산업의 융합형 인재 육성을 위해서 ① 기초·응용예술 교류, ② 문화예술·콘텐츠 교육 및 전문 인력 육성, ③ 문화예술·콘텐츠 연구 및 기업 산학프로그램 운영, ④ K-컬처 분야 발전 방안 협력 및 문화예술·콘텐츠 생태계 강화 등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AI와 문화예술교육, 변화의 흐름 속에서 찾는 새로운 가능성

제2회 미래 문화예술교육 포럼 리뷰

제2회 미래 문화예술교육 포럼이 ‘AI 인공지능과 새로운 창의성, 미래사회 우리 삶과 문화예술교육’을 주제로 2023년 5월 19일 서울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개최되었다. 미래 사회 변화의 큰 흐름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역할과 의미를 모색하고 문화예술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올해부터 시작한 미래 문화예술교육포럼은 지난 2월 첫 행사를 통해 미래 사회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의미를 조망하였다. 이어지는 이번 제2회 포럼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AI가 인간의 삶과 문화예술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미래사회의 창의성과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논의했다. [1부] 발제 : 상상력과 질문으로 만들어 가는 문화예술교육의

기술의 힘으로
표현의 장벽을 넘는다

예술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

예술은 표현이다. 세월에 밀려 늦게 사 한글을 배운 곡성 할머니들은 글말로 일상을 표현하는 시인이 되었고(영화 <시인할매>) 칠곡 할머니들은 자기 스타일과 개성을 글꼴로 표현한 디자이너가 되었다(영화 <칠곡가시나들>). 글꼴이 널리 쓰임에 칠곡 할머니들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한 말은 자기를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다. 할머니들처럼 꾹꾹 눌러두었던 표현의 욕망을 늦게서야 달랜 경험은 내게도 있다. 빨리 취업해 살림에 보탤 지름길을 찾으라는 부모님의 강요에 미대가 아닌 사범대에 입학한 이후 이십 년 가까이 그렇게 좋아하던 그림을 한 번도 그려본 적이

귀를 기울이면 만나게 될 공존의 세계

오늘부터 그린⑰
도시에서 새를 만나는 기쁨

새의 선물 코로나19가 시작되고 인간사회는 공포에 휩싸였지만, 도시에서 함께 살아가던 야생동물의 삶은 평화로웠다. 봄 새들의 노랫소리도 그전 해에 비교해 작아졌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해를 기점으로 작은 자연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내가 아파트에서 탐조를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대면 심리치료 일을 하던 나는 코로나19로 몇 개월간 상담 일을 못 하게 되면서 갑자기 시간이 많아졌다. 그리고 집 안에 갇히게 되었다. 언제든 나갈 수 있는 바깥 생활에 제한받아본 경험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함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집이라는 감옥에

2025년부터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도입

2023년 3월 문화예술교육 정책동향

1.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으로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시대’연다 (‘23.2.23.)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이주호)는 지난 2월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대응하여 교육 분야도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자신의 역량과 배움의 속도에 맞는 ‘맞춤 교육’을 제공하고 교사들이 학생과의 인간적 연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인성, 창의성 비판적 사고력, 융합역량 등 디지털 시대의 핵심역량을 키우는 교육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미래사회 문화예술교육 가치 확산으로 새롭게 발돋움한다

박은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

올해는 「제2차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23-2027)」이 시행되는 첫해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박은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문화예술교육의 정책적 방향과 비전, 새롭게 발돋움하고자 하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의 발전 방향에 관해 들어보았다. 오랫동안 대학에서 문화예술경영을 가르치셨고, 문화예술 분야 여러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데 관여해 오셨다. 문화예술교육과도 인연이 깊으신 것으로 안다. 예중·예고를 거쳐 미대 졸업 이후 유학에서도 예술학교에 다녔으니, 평생 예술교육을 배우고 가르치면서 살아왔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을 당시 우리나라에는 예술경영이라는 게 없었던 시기여서 방송사에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인터넷과 IT 기업이 태동하는 시기여서 새로운 사고와 미래를

싸우는 예술, 조율하는 힘

정은혜 생태예술가·미술치료사

전염병의 대유행은 삶의 풍경을 바꿨다. 이제는 일부 장소를 제외하고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하지만 실외에서도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 아마 마스크가 없는 풍경이 현실에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전염병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코로나19 이후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방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관계의 단절은 사람들을 외롭게 만들었고 우울과 무기력에 빠지게 했다. 우울하고 무기력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다 보니 예술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생태예술가이자 미술치료사인 정은혜 작가를 만나

변화를 읽고 방향을 모색하는 공론장을 연다

「제1회 미래 문화예술교육 포럼 : 문화를 통한 자유와 연대, 예술교육의 사회적 의미와 영향」프리뷰

미래 사회 변화의 큰 흐름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역할과 의미를 모색하고 문화예술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제2차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23-2027)」 수립을 계기로 미래 문화예술교육 포럼을 개최한다. 그간 문화예술교육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어왔으나, 미래 사회 변화의 큰 흐름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역할과 의미를 짚어보는 자리는 처음이다. 더 많은 관계자의 정책 공감대를 형성하고, 담론을 지속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제1회 미래 문화예술교육 포럼」은 ‘문화를 통한 자유와 연대, 예술교육의 사회적 의미와 영향’을 주제로 2월 27일부터 28일까지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1일 차] 급변하는 미래,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다양한 관점으로 기록하기

기록의 시대다. 개인의 여가생활부터 가족사, 마을, 지역, 국가 단위 기록까지 기록의 대상과 가치는 더없이 넓고 깊어졌다. 기록을 모으는 아카이빙 역시 지난 기록을 수집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늘을 실시간으로 담아 기록으로 남기고 이를 바로 공유할 수 있다. 과거의 기록을 새롭게 하고, 오늘을 기록하는 다양한 아카이브를 소개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2021년 경제활동 인구 기준으로 1인당 택배 이용량은 연간 128.2박스, 주 2.5회(「한국의 사회동향 2022」, 통계청)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생활 패턴의 변화와 함께 환경문제, 기후위기는 이제 개인의 삶, 일상에서 피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