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구시의 마음으로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술중심공간 보물섬을 움직이는 것

경북 경산시 구도심에 위치한 미술중심공간 보물섬(이하 보물섬)은 2016년 대구 미술가로 구성된 그룹 ‘썬데이페이이퍼’에서 <청년미술 페스티벌>을 위해 임시로 빌린 공간이었다. 미술그룹은 전시 이후에도 이곳을 작업실과 전시장으로 사용하기로 하면서 경산에서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썬데이페이퍼는 2018년 해산했지만, 나는 경산에 머물며 지금까지 보물섬을 운영하고 있다. 보물섬에 정착할 즈음 과도하게 편향적이며 억지스러웠던 동시대 미술과 대구의 보수적인 미술계 분위기에 몹시 지쳐있던 터라 경산처럼 작은 규모의 도시 생활이 편안했다. 대구광역시의 위성도시인 경산은 경상북도의 다른 시·군과는 다르게 인구소멸지역이 아니라 매년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이다. 특히 대구 지하철 2호선 종착역인 영남대학교

2023년 11·12월 문화예술교육 정책동향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 발표 등

11·12월 문화예술교육 정책동향 1.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 발표 2. OECD 주요국가 문화재정 비교분석 연구 3. 학교 안팎 청소년 지원 강화를 위한 현장방문 사회관게장관회의 개최 4. 문화, 체육, 관광 전문가 모두 모여 문화산업의 미래를 논하다 5. 2022년 문화예술활동현황조사 결과 발표 1.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 발표 (′23.11.1.)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위원장 우동기)는 「지방분권균형발전법」 제6조에 따라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고 지방자치단체 의견을 수렴하여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이 국무회의 심의(2023.10.30.)를 거쳐 확정되었다고 밝혔다. 2004년 ‘국가균형발전 5개년계획’과 ‘지방분권 5개년 종합실행계획’이 처음 수립된 이래, 지난 20년간 두 계획은 개별적으로 수립되어

비우고 집중하며 가슴 뛰었던 순간들

2023-2024 문화예술교육 결산과 전망① 나를 움직인 것은

코로나19 비상사태가 3년 4개월 만에 해제되고 일상 회복과 함께 문화예술교육 현장도 빠르게 회복되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과 보급, 기후위기와 전쟁 등 큰 사회적 변화와 문제, 사건이 연속되며 그 안에서 예술, 예술교육의 방향과 역할을 찾아가는 해이기도 했다. 예술교육가에게 겨울은 쉼 없이 달려온 한해를 돌아보며 함께한 이들과 성과를 나누고 다음을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2023년을 마무리하며 올 한해 [아르떼365]가 만난 전문가들과 함께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며, 고민하고 실천했던 한해를 되짚고 새해를 전망해보았다.   ① 2023년 나를 움직인 것은    ② 2023년 이슈와 평가    ③

모순되고 터무니없는, 그러나 온전히 교감하는

오늘부터 그린㉕ 자연과 관계 맺는 예술적 시도

나는 자연을 좋아하는 예술가다. 나의 작품 활동과 교육 활동을 포함한 사회적 활동은 ‘공존’과 ‘자연’이라는 키워드에 집중되어 있다. 나는 자연과의 조화를 탐색하는 활동을 즐겨 하며 환경적 실천을 위한 소소한 노력도 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환경운동가는 아니다. 단지 자연에 애정이 있는 예술가일 뿐이다. 공존과 자연을 주제로 예술 활동을 하다 보니 사람들 눈에는 내가 환경운동가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솔직히 그런 시선이 부담스럽다. 나의 작업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함께 있으면, 그들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행동해야 할 것만 같다. 행여나 깜빡하고 텀블러라도 집에 놓고 오는 날이면,

사람과 사람, 점을 찍고 선을 잇다

예술로 365길⑦ 공간릴라

공간릴라 이용안내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50, 3층 개방시간 | 월~일 9:00~22:00 (사전예약 필요) 프로그램 | (정기) 마을탱고, 가끔요가, 발달장애청년허브사부작 훌라·요가 / (비정기) 마더피스 타로 워크숍, 희곡낭독 워크숍 외 02-323-1575 페이스북 @leela2010 공간릴라는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 마을의 가게, 단체, 대안학교, 어린이집, 공간(주택) 등 여러 요소가 모여있는 대로변 건물 3층이다. 좁은 인도에 나무가 키가 커서 간판을 달지 않은 비슷한 건물이 나란히 있으니 찾기가 불편하지만, 찾으려고 하면 금방 보인다. 성미산을 깎아 만든 홍익여고 맞은편 건물이니까. 누군가 우리 공간을 이용하려면 우리와 어떤 관계를 맺을

협업으로 가르치고 협력으로 배운다

어쩌다 예술쌤㉖ 매개자와 협력하는 학교 문화예술교육

올해 2학기에는 디자인을 주제로 1학년 미술 수업을 계획했다. 첫 번째 주제인 공공디자인 수업에 이어서 두 번째 디자인 수업으로 ‘집 만들기 – 슈필라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공간과 건축에 관한 수업은 일상생활 속에서 매일 접하는 공간에 자신을 담아내는 작업이면서, 공간을 만들며 체험하는 건축에 대한 이해의 과정이기도 하다.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공간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우리의 주변 환경과 공간을 스스로 가꿀 수 있는 능력과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것이 수업의 목적이라 하겠다. 아울러 모둠에서 함께 작업하는 과정에서 다른 학생들과 소통하며 서로에게서 배우고, 협력의 가치를 깨닫는 것도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고 외연을 확장하는

문화예술교육 성과지표의 구축과 그 의미

개인 삶의 질 개선과 행복을 추구하는 탈물질주의 가치관의 확산은 문화예술이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불러왔다. 문화예술교육은 모든 생애주기에서 필수 불가결한 삶의 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공간적 범주도 학교와 시설 중심에서 사회·지역·마을(도시) 문화예술교육 등과 같이 확장되고 있다(안지언·이병준 2020). 일반인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은 하나의 장르를 깊게 훈련하는 전문예술인 양성교육과 달리, 여러 장르를 융합하거나, 하나의 특정 장르를 표방할 때도 다른 장르와의 경계가 느슨하여 쉽게 넘나들 수 있는 상태를 지향한다.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은 ‘예술과 예술의 융합’ 그리고,

비 온 뒤 무지개처럼, 넘어져도 일어나는

레인메이커협동조합의 이유 있는 실패

우리는 넘어지며 일어나는 종이다. 인간은 두 발로 걷기 위해 몸의 중심을 이동시키는 직립보행의 모험 속에서 한 발이 넘어지는 순간 다른 한발을 내디뎌 나가는 법을 익혀왔다.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모든 위대한 이야기는 길을 떠나는 여정에서 시작되지 않던가.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어른이 되는 아이는 없는 것처럼, 사실 헤매거나 넘어지는 부분이야말로 이야기의 가장 매혹적인 부분들을 이룬다.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기억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른이 된 아이들은 넘어지는 걸 못 견딘다. 넘어지는 건 걷기의 실패라 생각해서일까, 창피함에 얼른 일어나 홀로 쓰라림을 감내한다.

버틸 땐 버티고, 기댈 땐 기대며,
좀 더 행복하게

아르떼365 매거진토크: 실패의 알리바이

가을의 끝자락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던 11월의 첫날 밤, 문화예술교육을 만들어가는 다양한 이들이 서울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 모였다. <2023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와 연계한 ‘아르떼365 매거진토크’에서 [아르떼365]의 찐 독자를 자처하는 예술교육가, 기획자, 행정 담당자 등이 편집위원과 만나 서로의 실패담을 나누었다. 만남 전에 보내온 사연을 살펴보니 참여자 모집의 어려움, 예산 관리의 실패, 기대에 못 미치는 만족도 등 실패의 모양은 가지각색이었다. 각자의 실패에서 알리바이(해석과 제언)를 찾아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시작하는 훗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위해 이선옥, 임상빈, 제환정 편집위원이 머리를 맞대었다. 지원사업에 떨어지면 실패인가요? 첫

세상을 바꾸는 낯설고도 아름다운 미장센

오늘부터 그린㉔ 그림책에 담는 환경 이야기

나는 왜 환경문제를 그림책으로 계속 이야기하고 있을까? 어느 날 문득 스스로 질문을 던져 보다가 과거를 되짚어 보았다. 어릴 적 살던 지리산은 울타리 없는 놀이동산이었다. 시간마다 계절마다 풍성한 자연이 만든 놀잇감들로 지루할 틈 없는 시절이었다. 그 자연 속에서 놀면서 관찰하고 형상화하고 감정이입을 하곤 했다. 신기하게도 자연스럽게 자연 안에 패턴이 보였다. 이것과 저것이 닮았고 어떤 것은 전혀 다른 것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자리 곳곳에서 제 할 일을 다 하는 것이 보였다. 극한의 심심함을 느끼다 보면 자연스레 관찰에 깊이를 느끼게 된다. 자연 곳곳을 자세히

놀이로 시작하여 용기로 돌아오는 순환의 삶

예술가의 감성템⑰ 철, 아프리카, 업사이클

나에게는 과거를 지나오며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영감을 준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아프리카 유학을 하며 가치관의 변화를 겪은 과거, 철로 꿈을 형상화한 현재, 친환경 업사이클로 사람들과 공존하고픈 바람을 써 내려가는 상상 속 미래다. 시간의 흐름을, 오늘과 어제의 예술을 돌아보며 내일을 써 내려간다. 이로써 나의 영감은 현재진행형이다. Fe01 재생복합 문화공간 삶의 아름다운 원소 – 철 애정을 갖고 정크아트에 몰두하니 어느새 십수 년의 시간이 흘렀다. 좋아하는 것들을 찾고 열정으로 보내는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유학을 마치고 다양한 경험을

더 넓고, 더 깊게, 꿈의 오케스트라 2.0을 향하여

‘꿈의 오케스트라 미래 방향 논의를 위한 국제 컨퍼런스’ 리뷰

‘세상을 바꾸는 오케스트라 교육의 힘’이라는 기치 아래 시작된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이 13년을 맞았다. 2010년 8개 지역에서 시작해 2023년 49개 지역으로 확장하며 연간 2,7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음악과 미래를 향한 꿈을 펼치며 아동·청소년을 위한 대표적인 문화예술교육으로 성장했다. 지난 11월 2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이 개최한 ‘2023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에서는 ‘꿈의 오케스트라 미래 방향 논의를 위한 국제 컨퍼런스’가 열렸다. 아르헨티나 차스코무스 오케스트라 학교 설립자부터 꿈의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과 교육강사, 연구자와 평론가, 변호사 등 꿈의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거나 주변에서 지켜본 다양한 전문가들이 현재까지의 경험과 의견, 성과와 과제, 새롭게

세 나라의 미래 세대를 위한 지지와 협력의 목소리

‘2023 제8회 한중일 문화예술교육 포럼’ 리뷰

전 인류적 위기였던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어 가고 전 세계가 점차 일상으로 복귀함에 따라 문화예술적 교류를 통한 상생적 협력 관계를 도모하기 위한 ‘2023 제8회 한중일 문화예술교육 포럼’이 4년 만에 서울에서 열렸다. 한중일 문화예술교육 포럼은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의 일환으로 개최되어 왔으며, 이번 문화장관회의는 지난 9월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전주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이번 포럼은 국내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전방위적 결과와 의미를 공유하고 내일의 방향을 고민하는 ‘2023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의 개막 연계 행사로 개최되었다. 2023 제8회 한중일 문화예술교육 포럼의 주제는 ‘미래세대를 위한 한중일 문화예술교육’으로, 기후 변화,

잡을 수 없는 균형과 숨길 수 없는 감정 사이

실패에서 얻는 힌트

나는 실패 애호가 또는 실패 성애자로 워크숍 프로그램에 실패를 설계하는 사디즘의 취미가 있다. 참여자들이 정성을 들여야 하는 작은 허들을 만들고, 못마땅하거나 괴로운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더군다나 수긍할 만한 설명도 없이 세상엔 해봐야 알 수 있는 것이 있다는 말만 내뱉고 나 몰라라 돌아선다. 이렇게 불친절한 아니 못돼먹은 워크숍의 정체는 ‘날달걀 세우기’인데, 게임의 규칙은 아주 간단하다. “알을 깨지 않고 평평한 바닥 위에 세우시오.” 미션을 받은 대다수 참여자는 하는 둥 마는 둥 건성건성 임하게 된다. 당연하게도 알 세우기는 얄미우리만치

최후의 보루가 있습니까

다시 실패하기 위하여

“모른다는 말로 도망치는 사람과 모른다는 말로 다가가는 사람, 세계는 이렇게도 나뉜다.” 뮤지션이자 작가인 요조의 책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을 펴는 순간 마주친 문장이다. ‘모른다’는 말이 가진 양면성 앞에서 나는 어느 쪽인가. 아마도 생존을 위한 회피 본능과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호기심 사이에서 매일 매시간 휘청거리며 횡단하는 사람에 가까울 테다. 일을 하면서 혹시 도파민 중독인가 싶을 정도로 무언가에 매혹되어 폭주 기관차처럼 내달리다가, 어느 순간 주저하고 도망치며 자괴감에 시달린다. 다시 용기 내어 성큼성큼 가고 있는 나 자신에 내심 뿌듯해하다가 갑자기 후회가 밀려와 뒷걸음질

방방곡곡 들썩이는 문화예술교육의 향연

지역에서 열리는 문화예술교육 축제

매년 연말이 되면 우리 지역사회 곳곳에서는 수많은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결과와 의미를 공유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고민하는 수백여 개의 공연과 전시, 담론의 장이 열린다. 올해는 <2023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를 통해 지역에서 열리는 다채로운 문화예술교육 행사를 연결함으로써 더 큰 울림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했다. 그중에서도 우리 지역에서, 내 곁에서 열리는 문화예술교육 축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023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 홈페이지에서는 연말까지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행사를 지역별, 일정별, 유형별로 살펴볼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그중 지역의 효율적인 문화예술교육 체계를 구축하고자 애쓰고 있는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주최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