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꿈을 꾸며 일궈온 가치가 널리 퍼져나가도록

꿈의 오케스트라 15년의 성과와 새로운 도약

예술로 세상과 연결되는 꿈의 아이들
2009년 한국에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 붐이 일었다. 교육부, 복지부 등 정부 부처와 지자체가 각자의 정책적 맥락에서 악기교육을 시작했다. 같은 시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음악계와 힘을 모아 ‘한국형 엘 시스테마’ 모델을 구축하고 <모두가 누리는 꿈의 오케스트라>를 런칭했다. 아동 청소년 대상의 이 사업은 개인 소양 교육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하고,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통합적으로 추구하는 국가 정책사업인 동시에, 지역 문화자원과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지역 문화적 네트워크 사업으로 그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주1). 당시 여러 전략보고서에서 ‘꿈의 오케스트라’의 핵심어를 사회통합, 사회자본 형성, 지역개발, 지역공동체, 자존감·수월성·창의성, 개인적·사회적 발달로 설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거점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정책사업을 꾸준히 일구어 온 지 15년, 현재 전국 50개 거점이 지역의 포용적 오케스트라 교육 플랫폼으로 역할 하고 있다. 아동 청소년 단원들이 도전과 성공을 반복하며 문화예술교육의 수월성을 확보해 나가듯, 교육진흥원은 거점기관의 질적 성장을 지원하며 아동 청소년 예술활동에 대한 국가적 지원 필요성을 증명해왔다. 특히 2022년 ‘꿈의 무용단’, 2024년 ‘꿈의 극단’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공연예술계의 지지와 참여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전국 100여 개의 지역 거점기관을 확보하며 새로운 지원전략을 모색 중이다.

  • 꿈의 오케스트라 포항 <우리는 용광로입니다>
    (포항 포스코역사관 광장)

  • 꿈의 오케스트라 통영 <우리동네 음악회>
    (통영 미진이지비아 아파트)

  • 꿈의 오케스트라 공주 <위로를 선물하다>
    (공주소방서)
지역사회형 문화예술교육 모델로서의 가치
꿈의 오케스트라 활동은 음악으로 함께하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고 나아가 서로의 안부와 고민을 나누는 지역 내 안전한 ‘예술 울타리’로써 역할을 한다. 또한 오케스트라 교육이 더욱 효과적인 예술 경험이 되도록 지역사회 환원 활동을 강조한다. 코로나19 이후 지역사회 회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국 거점별로 <꿈의 향연> 공연이 이루어졌다. 철강 도시 포항의 아버지(철강 근로자)를 응원하는 런치콘서트(꿈의 오케스트라 포항), 화마와 싸우는 소방대원에게 전하는 응원(꿈의 오케스트라 공주), 아파트 주민과 나누는 예술의 시간(꿈의 오케스트라 통영) 등 아동 단원들의 음악적 성취뿐 아니라 지역사회형 오케스트라 교육모델의 가치를 확장했다. 올해도 5월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을 맞아 전국 37개 지역에서 릴레이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아동 청소년을 위한 오케스트라 교육으로 시작했으나, 전국의 거점은 지역의 요구에 부응하며 소외계층의 범위를 포용적으로 적용했고, 가족 오케스트라나 실버합창단 등으로 확장했다(주2). 하나의 음악교육사업으로 수렴하지 않고, 지역의 이슈와 필요에 조응하는 문화예술교육,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오케스트라 허브이자 소셜임팩트(social impact) 자산으로 그 가치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꿈의 오케스트라・무용단・극단은 지역별로 아동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거점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마중물 역할을 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역사회와 교감할 수 있는 핵심가치 공고화
한편 일정 기간 국고지원 후 자립 운영모델을 갖춘 꿈의 오케스트라・무용단・극단은 지자체의 의지(예산)와 입장에 의해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정체성이 변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이기도 한다. 이에, 교육진흥원은 각 지역거점이 정책사업의 정체성과 핵심가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예술감독, 교육강사, 코디네이터, 행정인력, 아동 단원 등 핵심자산을 관리하고, 지식정보 교류 플랫폼의 역할을 강화해나가고자 한다.
사업 초기부터 꿈의 오케스트라는 일반적인 클럽 오케스트라, 아마추어 아동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구분되는 교육모델과 차별적 교수법, 예술교육 운영가이드 등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며 음악, 교육, 조직, 사업적 측면에서 예술감독의 복합적 리더십을 중요시해 왔다. 꿈의무용단의 경우, ‘나의 세계를 담은 춤을 만든다’라는 슬로건 하에, 예술감독은 아동 단원들이 춤을 만드는 과정을 이끄는 교육자이자 아이들의 춤을 연결하고 작품을 만드는 창작자로서 꿈의 무용단의 정체성을 구현해 나간다. 올해 처음 시작하는 꿈의 극단 역시 연극・뮤지컬・창극 등 다양한 분야의 연출가, 작가, 배우 등이 참여하는 홍보대사 사업을 통해 고유의 연극교육 모델을 구축할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지자체가 꿈의 오케스트라・무용단・극단을 특별하게 인식하고 지역 내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지지기반을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

  • 2023 유네스코 파리본부 다자회담
    꿈의 무용단 특별공연
     

  • 2022 앰배서더 리을무용단
    <춤춤춤, 놀자>
     

  • 2023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
    꿈의 오케스트라 졸업 단원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국가 정책사업으로서의 존재가치 확산
정책의 양적 성장뿐 아니라 아동 단원의 긍정적 변화, 지역사회로 확산하는 다양한 성과, 예술계의 관심과 참여 등 그 가치와 영향은 이미 다각적으로 증명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소외 아동 청소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이란 프레임에서 벗어나 ‘한국형 예술활동 특화 문화예술교육 모델’로 거듭나기 위해 여러 시도가 진행 중이다.
국가 정책사업에 참여하는 꿈의 오케스트라・무용단・극단의 멤버십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참여 단원들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전국 프로젝트를 정례화할 예정이다. 실제로 2023년에는 용산어린이정원 개방기념 꿈의 오케스트라 공연, 전국 꿈의 오케스트라 졸업 단원들의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런칭,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유네스코 본부에서 꿈의 무용단 특별공연 등의 기회를 마련하였다. 올해에는 꿈의 오케스트라・무용단이 함께하는 ‘국제 아동 청소년 예술교육캠프 페스티벌’(가제), 꿈의 무용단 2년 차 단원이 참여하는 파리올림픽 한국의날 공연 <프로젝트 손–A LA MAIN>, 그리고 아동 청소년 단원들이 중심이 되는 합동 캠프, 합동 공연, 예술가 마스터 클래스 등 국가 수준의 특화된 문화예술교육 사업으로의 재도약에 집중하고자 한다.
엘 시스테마 창립자 아브레우 박사는 악기를 빌리고, 임대료를 내고, 동참할 사람들을 모으고, 이렇게 해서 시스템이 움직이게 될 때까지 30년이 걸렸다고 회고한 바 있다. 국가주도의 정책사업으로 시작해서 지자체 자립모델로 전환하며 100개의 지역거점을 구축하기까지,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잘할 수 있을까’ 꿈의 오케스트라・무용단・극단의 수많은 관계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고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이 경이로울 때가 있다. 4개의 음표를 연주하는 친구가 3개의 음표를 연주하는 친구를 가르쳐주며, 4개의 음표를 연주하던 아이는 5번째 음표를 배울 준비를 하게 된다는 교육철학을 믿으며, 꿈의 오케스트라・무용단・극단은 지속적이고도 유연한 가치확산의 노력을 해나갈 것이다.

(주1) 조은아, 서지혜, 이인숙. 오케스트라 교육 실행가이드 연구. 서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2011.

(주2) 서지혜. 꿈의 오케스트라 자립거점기관 발전방안 수립 및 협의체 운영 결과보고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2021.

김자현
김자현
사람들이 문화와 예술에 참여할 기회와 능력을 갖추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설립 시기부터 함께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 정책 공감대 확산, 꿈의 오케스트라 등 신규 정책사업 개발, 담론화 사업 및 국제교류 등을 담당하였다. 현재 미래사업본부에서 일하며, 문화예술교육 분야 안팎을 넘나드는 상호보완적인 작업에 재미와 열정을 느끼고 있다.
jhkim@art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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