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의 우정을 함께 상상하고 표현한다면

어쩌다 예술쌤㉜ 교실 속 인공지능 활용

우리 반 학생들한테 난 ‘어쩌다 예술쌤’이 되어있다. 나는 교대를 다닐 때나 그전에도 미술을 좋아하지만 잘하는 아이는 아니었다. 학창 시절 교내 미술대회에서 입상을 해보려고 열심히 밑그림을 그렸지만, 색칠하고 나면 맘에 안 드는 그림이 되어버린 경험이 꽤 있다. 그래서인가 미술 시간에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데 결과물이 잘 나오지 않는 학생들을 볼 때면, 꼭 학창 시절 나의 모습을 보는 거 같다. 하나의 인공지능이 아닌, 20명의 공동창작 오늘날 인공지능 기술이 모든 산업 분야에 주축이 되는 것처럼, 교육 현장에서도 인공지능 기술로 다양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역과 주민의 일상 속에서, 협력과 포용

2024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국외출장자 기고② 오스트리아 문화예술교육

2024년 11월, 오스트리아 현지의 문화예술(교육) 기관 및 전문가 면담을 통해 우수 사례를 분석하고 국내 적용 방안을 탐색해 보았다. 사전 조사를 통해 선정한 2024 유럽문화수도 바트이슐-잘츠캄머구트, 잘츠부르크현대미술관, 잘츠부르크주립극장, 오스트리아학술교육원, 발도르프협회·학교, 빈모던페스티벌 심포지엄, 빈문화센터 등 총 8개의 방문 기관 중 인상 깊었던 세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문화는 신인류의 소금! 2024 유럽문화수도 바트이슐(Bad Ischl)-잘츠캄머구트(Salzkammergut) 유럽문화수도 2024 프로젝트는 지역 관광산업의 과잉과 환경 악화, 사회 단절 등의 문제를 문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역 내 23개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으로 추진되었다. 조직위원회는 ‘문화가 새로운 소금이다(Culture is the new Salt)’라는

말이 되지 않는 것들로부터 다시 말하기

평균값의 알고리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그럴듯하다는 건, 결국 다수의 취향과 기대에 부합하는 결과를 산출한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의 기호에 걸맞고, 불쾌감을 최소화하는 범위 안에서 결과물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요즘 인공지능 서비스들을 쓰다 보면, 문득 미심쩍어진다. 가령 이미지 생성기에서 ‘젊은 여성’이라는 단순한 단어 하나만 넣었을 뿐인데, 어느새 인스타그램식의 미적 코드—희고 마른 몸, 고가의 패션, 과장된 표정—가 자동으로 덧붙여진다. 혹은 ‘행복한 가족’이라는 말이 이성애 중심의 전형적인 구도로 귀결되는 걸 보면, 내가 조작하지 않은 무언가가 이미 그 안에서 결과를 조율하고 있다는 사실이 서늘하게 느껴진다. 문제는 앞으로 우리가 이러한 알고리즘의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에 유연한 관측자로 존재하기

김제민 연출가·슬릿스코프

결정론과 확률론이 공존하는 세계에 그 존재가 등장했다. 인공지능, 인류의 발명일까 발견일까. 급변하는 환경을 예측하고 대응하기 위해 비관과 낙관 사이, 부머(boomer)와 두머(doomer) 사이를 오가며 연결 지점을 탐색하는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공지능과 동반하며 촉각의 세계로 불러오고자 작업을 지속해 온 창작자, 슬릿스코프 김제민 연출가를 만났다. 창작과 생성의 경계에서 예술과 창작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 온 그의 작업 과정에 대해 들어보았다. Q. 연출가로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교류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활동에 많은 관심을 두고 계시다. 최근에는 어떤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선택의 갈림길에서, 각성한 예술가의 질문

두민 미술작가·두민아트스튜디오 대표

세상은 연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다양한 이슈로 소란스럽다. 인공지능과 대화하고 사랑까지 나누었던 SF 영화 〈그녀(her)〉(2013)가 거의 현실의 모습이 되고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국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0년 가까이 지났다. 당시 인공지능이 넘어서지 못할 영역은 예술뿐이라 했는데 그 말도 의문이 되는 현실이다. 이제 인공지능은 작곡도 하고 디자인도 한다. 이미지도 자유롭게 생산하고 소비할 뿐만 아니라,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 스타일 또는 디즈니 스타일로도 얼마든지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마지막 성역이라고 생각했던 예술까지도 AI가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 존재의 순환을 담아

오늘부터 그린㊲ 살아있는 플라스틱

살아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떠올리면 살아있다는 것이 실감 났다. 살아있는 존재는 당연히 죽음을 맞이한다.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의 생명력에서 죽음의 당위성을 수긍하게 된다. 여름 동안 무성하게 자랐던 이파리가 가을에 지지 않는다면, 봄에 새싹들이 자리할 틈이 없을 것이다. 이 세상에 죽음이 없이 태어나기만 한다면! 상상한 지구의 모습은 끔찍했다. ‘살아있다는 건 죽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생각이 점점 머릿속에 뿌리내리며 자라났다. 썩었으면 좋겠다! 기존에는 광택이 나는 합성 섬유로 주로 작업을 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원단을 자르고 재봉하며 조형물을 만들었다. 하지만 생명력을 작업에 담으면서 반짝거리던

지능을 통제하는 지성, 아름답고 모순된 실존의 영역

디지털 체계와 예술의 고유함

1. 인공지능이 시와 문학작품을 쓰고 작곡을 할 뿐 아니라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는 시대가 되었다. 인간이 만든 것과 구별할 수 없는 정도를 넘어 심지어 어떤 작품들은 일류 예술가들의 창작에 뒤지지 않는다. 조만간 인간의 창작 능력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탁월한 작품이 생겨날 날도 멀지 않았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에 미루어볼 때 예상을 넘어 곧 현실이 될 것이다. 이런 시대에 도대체 인간이 창작하는 예술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근본적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인간적 예술의 고유함이 있기나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질문에

알고리즘 시대의 선택: 도구인가, 노예인가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오래된 뉴스를 뒤져보다 흥미로운 기사를 보게 되었다. 1976년 주판과 전자계산기의 대결이다. 무려 국제대회였고 그 이후에 방송매체에서도 간혹 주산과 전자계산기의 대결을 볼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대결이기도 하다. 주판이든 전자계산기든 둘 다 사람의 손으로 입력하는 대회 방식으로 누가 더 빠른 손놀림을 가졌는가 겨루기 때문이다. 여전히 주산을 배우는 사람이 많고 일종의 스포츠로 대회가 열리는 것에는 적극 찬성이다. 그럼 왜 주판으로 계산하는 주산이 급격히 사라졌는가. 모든 문서가 수기(手記)로 처리될 때 주산은 최고의 효율성을 내지만, 최종 처리가 데이터화되기 위해 타이핑해야 하는 것이라면 주판은

예술은 사회와 어떻게 만날까

2024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국외출장자 기고① 창의적 기술 주간

‘예술이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 단순하면서도 본질적인 질문을 품고 우리는 네덜란드로 향했다. 2024년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창의적 기술 주간 2024’(Creative Skills Week 2024, 이하 CSW 2024)가 열린 암스테르담은 창의적 기술과 예술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예술가의 실험정신과 정책적 뒷받침이 활발히 교차하는 도시였다. 이번 출장의 중심은 CSW 2024 콘퍼런스였고, 그 외에도 여러 예술교육기관을 만나 예술가의 역할 확장, 문화취약계층을 위한 교육 모델을 직접 경험하고자 했다. 단순한 해외 사례 탐방을 넘어, 한국의 현실에 맞는 대안을 상상해 보기 위한 여정이었다. 현장에서 가장

추천경로를 벗어나 낯선 길을 나설 때

알고리즘 시대, 예술은 어떻게 인간을 지킬까

우리는 이미 알고리즘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 자신이 알고리즘의 지배를 벗어나서 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당신은 인터넷,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알고리즘은 우리의 취향을 분석하고 행동을 예측하며 볼 콘텐츠부터 읽을 책까지 선택해 준다. 이러한 기술이 제공하는 맞춤형 편리함은 꽤 매력적이다. 하지만 인지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알고리즘은 우리의 인지 편향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인간의 뇌는 본래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낯선 정보보다 친숙하고 익숙한 정보를 선호한다. 이를 ‘인지적 구두쇠’라고 칭하는데, 알고리즘은 이 같은 인간의 본성을 이용해 개인의 기존 신념과 습관을

기억을 모아 미래를 꿈꾼다

예술로365길⑱ 문화공간 양

문화공간 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거로남6길 13 월~수 예약 관람, 목~일 12:00~18:00 064-755-2018 홈페이지 www.culturespaceyang.com인스타그램 @culture.space.yang 제주시 화북동 거로마을은 600년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그 오랜 이야기는 조선시대 ‘제1거로’라고 불렸다는 자랑과 4·3 당시 소개 작전으로 사람들은 쫓겨나고 마을은 전부 불에 타 없어졌다는 아픔과 다시 돌아와 마을을 일으켜 지금에 이르렀다는 의지를 전해준다. 이러한 마을에 2013년 문화공간 양이 문을 열었다. 김범진 관장의 외가였던 문화공간 양으로 마을 사람들이 종종 찾아와 자신의 기억 속 거로마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거로마을의 역사를 돌아보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해외 인공지능 관련 교육 정책 및 연구

유네스코 ‘챗GPT 퀵 스타트 가이드’ 외

학교 현장에는 올해 1학기부터 일부 과목에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었다.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AI 디지털교과서를 채택할 수 있으며, 교육부는 2028년까지 전 과목 도입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교육 분야에서 AI 관련 정책 및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진행된 해외 인공지능과 교육 정책 및 연구 사례를 소개한다. 유네스코, 고등교육에서의 챗GPT 퀵 스타트 가이드 유네스코가 2023년 4월 발행한 「ChatGPT와 고등교육에서의 인공지능: 퀵 스타트 가이드」는 챗GPT와 같은 AI 도구의 작동 원리와 고등교육에서의 활용 방안을 담고 있다. 발표 당시 챗GPT의 최신

불확실함 속에서도 갈망하는 창조적 에너지

[대담] 예술교육가의 현장

Read in English 대담개요 일 시 : 2025.2.17. 오후 3시 장 소 : 바투 스튜디오 참석자 : 에릭 부스 ITAC 공동창립자, 서지혜 인컬쳐컨설팅 대표(본지 편집위원) 서지혜 인컬쳐컨설팅 대표(본지 편집위원), 에릭 부스 ITAC 공동창립자 서지혜  다시 만나서 정말 반갑다. 이번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 몇 개 국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어떤 목적으로 방문하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 에릭 부스  이번 여정은 아시아에서 티칭아티스트리(Teaching Artistry, 이하 예술교육)의 인지도를 높이고 티칭아티스트(Teaching Artist, 이하 예술교육가)를 지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 중국 3개 도시를 방문하고 서울에 왔고, 그다음에는 대만에

삶의 중심에 예술을 두고 서로를 부추기는

극단현장과 극단이중생활의 공진화

단원 1  “우리가 누고? 이래 봬도 우리가 마 세계적인 한량묵객 아니겠나?” (“그렇지~!”) 단원 2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화알짝 펴고!” (“화알짝 펴고!”) 연   출  “자, 자, 잠시만요. 더 재빨리 대사를 붙여줘야죠! 입장부터 다시 해봅시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삼일절 오후, 극단이중생활 단원 10여 명은 만세운동 재현극 〈걸인이 일어났소, 기생이 일어났소〉 연습이 한창이다. 흩어졌다 모이고 노래하다 춤추며 사방팔방 무대를 휘젓는 단원들, 아니, 자칭 “세계적인 한량묵객”인 ‘걸뱅이’들을 보고 있자니 어느새 저 무리 속에서 어깨를 활짝 펴고 한판 춤을 추는 모습을 상상하는 나를 발견한다. 2017년 함양문화예술회관 상주단체이던 극단현장으로부터 받은

독수리가 살 수 없는 지구에는 사람도 살 수 없다

오늘부터 그린㊱ 멸종위기종의 친구 되기

독수리를 아시나요? ‘독수리’라는 새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지만, 정확히 어떤 새인지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1970년대 후반 TV 만화영화 〈독수리 오형제〉를 통해 보거나 미국의 상징 새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사실 〈독수리 오형제〉는 일본 애니메이션 〈과학닌자대 갓챠맨〉의 한국식 제목인데, 콘도르, 백조, 제비, 독수리, 부엉이 다섯 가지 야생조류로 분장한 주인공이 나오고 독수리는 한 명뿐이었으니 〈야생조류 5남매〉가 정확할 듯하다. 독수리는 수리목 수리과의 맹금류로 수리(vulture)의 일종이다. 국가유산청에서 1973년 천연기념물 제243-2호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었다. 세계적으로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Red List)에 ‘준위협(NT, Near Threatened)’ 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제각기 동등하게 서로를 지탱하기

‘사월의 들판’이 질문하는 관계와 공동체

“대학원을 졸업함과 동시에 결혼했는데 결혼과 함께 맞이한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인 태도는 여성을 바로 하위 위치로 강등시키더군요. 뭐든지 최초의 경험은 강렬하지만 그 현상에 대한 스스로의 대처는 참 미숙합니다. 이 경험은 새로운 환경에서 겪게 되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의 현실을 바라보게 했어요.” – 이선민 사월의 들판 대표·사진작가 예술단체 ‘사월의 들판’ 대표 이선민 작가는 자신의 작업 방향성이 생산되던 시기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결혼은 여성에게 있어 자신이 익숙했던 가족 공동체와 떨어져 타자의 새로운 공동체로 편입됨을 뜻한다. 그와 동시에 새로운 공동체가 지닌 구조나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