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해외전문가 초청워크숍’이 올해 34차로 마무리되었다. 지난 11, 12월 각각 호주와 미국의 문화예술교육전문가를 초청해 교육자와 예술가의 두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예술강사(teaching artists)의 자질•역할, 어린이•위기청소년 등 대상특화적 문화예술교육, 청소년 행동교정을 도모하는 현지의 문화예술교육 사례, 기관운용 프레임워크,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는 파트너십 구축까지 다양한 이슈가 논의되었다.

 

어린이를 위한 문화예술교육과 공간

〈33차: 호주 복합문화예술교육 공간 아트플레이(ArtPlay)〉

 

아트플레이

 

1) 물리적 공간 아트플레이(ArtPlay)

호주 어린이 대상 복합문화예술교육 공간 ‘아트플레이’는 도시개발 과정에서 철거가 예정되었던 멜버른 중앙 조차장(操車場)이 지역사회 문화지구로 탈바꿈한 경우이다. 도시계획 담당자, 지방정부 의원, 문화예술 지도자들이 이곳을 아동•가족을 위한 예술창작공간으로 전환하자는 아이디어를 모으며 탄생하였다. 워크숍 현장에서는 아트플레이 탄생배경, 공간소개, 주요프로그램, 연구파트너십 소개 등이 이루어졌다.

 

아트플레이

〈아트플레이 전경〉

 

2) 비가시적 공간 키즈 오운 퍼블리싱(Kids Own Publishing)

‘책’도 다르게 생각하면 비정형화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키즈 오운 퍼블리싱은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책을 출판하는 세계 최초 어린이 전문출판사로서, 아이들의 글과 그림이 담긴 책을 출판하고, 아이들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지역사회의 다양한 어린이들과 가족들에게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워크숍 현장에서는 어린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 이동식 도서관 키즈 오운 북 커비(The Kids’ Own Book Cubby),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어린이들이 직접 그림책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iPad용 신규 어플리케이션 위퍼블리시(WePublish) 등이 소개되었다.

 

아트플레이아트플레이

〈키즈오운 북 커비〉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로 스스로 책을 만든다’는 예술적 요소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작업은 아이들의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게끔 돕고, 지역사회의 문화•언어, 그리고 공통적 경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를 준다고 한다. 출판이라는 아이디어가 지역, 국가, 나아가 세계로 전달되어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마술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원주민 문화(Aboriginal culture)가 공존하는 호주 사회 내에서는 이러한 출판의 역할은 문화적 공존을 위해 더욱 중요하고, 특히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하는 어린이들에게는 또래가 스스로 출판한 책을 공유하는 것이 문화적 격차를 좁히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키즈 오운 북 커비’는 단순한 어린이도서관이 아닌 다문화 수용적 태도를 기르는 인큐베이터이고, 위퍼블리시 앱은 아이들이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책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아트플레이

〈참가자들이 위퍼블리시(WePublish) 앱을 이용하여 만든 작품〉

 

위기청소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34차 미국 아동•청소년 대상 문화예술교육 전문 비영리단체 빅 쏘우트(Big Thought)〉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국 텍사스 주에는 생계유지를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불법이민 청소년들이 많다고 한다. 빈곤•인종차별•마약•성매매•총기소지•조직폭력(Gang)집단 합류 등 텍사스 주의 청소년 문제는 우리나라의 학교폭력•가출•따돌림•성폭력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으나,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그곳의 청소년들의 삶의 방향을 바꾸고 행동교정을 위해 30년간 고군분투한 전문가들이 국내 문화예술교육 관계자들에게 시사점을 주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1) 예술강사의 역할

초청강사 지지 앤토니(Gigi Antoni)와 리사 슈미트(Lisa Schmidt)는 “‘예술강사’는 본질적으로 예술가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보다 멘토와 조력자로서 강사와 학생 간 상호존중의 환경을 조성하고, 충분한 준비작업과 도구활용을 통해 아이가 가지고 있는 창의성을 끌어내고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게끔 해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특히 청소년의 뇌는 강의정보를 한번에 받아들일 수 있는 최대시간이 12-15분이고,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도파민에 민감하며, 성인이 하루에 약 2회 감정변화를 겪는 데 반해 청소년은 약 23회의 감정변화를 겪기 때문에 청소년을 다룰 때 이러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대화법도 중요했다. 컬럼비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캐럴 드웩(Carol Dweck)의 고정된 사고방식(Fixed Mindset)과 성장 사고방식(Growth Mindset)의 사례를 소개하며, 아이들을 대할 때에 있어서의 발문법이나 대화자세에 있어서의 중요성도 강조하였다.

 

문화예술교육문화예술교육

 

2) 체험활동

이날 체험활동에서는 흥겨운 리듬에 가사를 붙여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일깨워 주는 방법과 좋아하는 단어 4가지로 만드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지난 과거를 치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인터넷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에임스의 방(Ames Room) 만들기’는 사람의 인지기능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고, ‘자기 자신’이 물건에 의미부여를 했을 때 그 물건에 비로소 진정한 가치가 생긴다는 것을 단순한 소지품을 이용해 알게 해 주었다. ‘컵을 쌓아요(Cup Stacking Activity)’ 활동은 고무줄을 활용한 컵쌓기 활동으로서, 단순한 아이템을 가지고 아이들의 협동심을 유도할 수 있는 활동이었다. 또한 참여를 꺼려할 위험이 적고, 성공할 확률이 높은(Low Risk, High Success) 단순체험활동이 사회문제에 노출된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해주었다.

 

3)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

“예술교육 조직이 광범위한 지역사회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기관과 협력할 때 이들은 더욱 강력해지고 확대된 영향력을 가지며 보다 적절하고 지속가능한 조직이 된다.”는 협력철학 아래, 빅 쏘우트는 현재 100개 이상의 비영리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또한 500명 이상의 전문가를 통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학습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댈러스 카운티 소년과(Dallas County Juvenile Department)와 장기간 건실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정책 입안자(Influencers), 실무자(Implementer), 강사(Instructors)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움직이게 될 때에 집단적 파급력(Collective Impact)이 일어나고, 예술가•교사•교회•스포츠클럽•도서관•학교•대학 등이 협력하여 한 아이의 전방위적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화예술교육문화예술교육

 

지금까지 어린이•위기청소년 등 대상특화적 문화예술교육, 문화예술교육 공간, 예술강사의 역할 및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는 파트너십 구축까지 다양한 이슈를 가지고 진행된 하반기 해외전문가 초청워크숍을 살펴보았다. 각 분야•이슈별 더욱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분들에게 첨부하는 자료집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다현 _ 국제교류팀

이다현 _ 국제교류팀

2014 제34차 해외전문가 초청 워크숍 자료집
2014 제33차 해외전문가 초청 워크숍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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