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광화문 광장, 지하철, 마포대교, 신촌, 북촌한옥마을 등 도심 곳곳에서 ‘게릴라 춤판’을 벌이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문화재단의 서울댄스프로젝트 ‘춤단’ 인데요. 서울시민들에게 즐겁고 유쾌한 에너지를 나눠주는 춤단의 기획자와 일반인 참여자들의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먼저 ‘춤단’의 탄생부터 최근 활동, 시민들의 반응까지 서울댄스프로젝트 김윤진 기획감독에게 들어보았습니다.
Q. 춤단이 탄생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춤을 통해 서울시민의 일상에 해방감과 즐거움을 드리고자 하는 취지에서 탄생했어요. 춤을 추며 느끼는 즐거움은 누가 강요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움직임에 집중해야 경험할 수 있는 것이잖아요. 서울시민의 ‘자발성’과 ‘주체성’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다 ‘춤단’이 탄생하게 되었죠. 춤에 대한 열망이 있는 일반인 50명을 ‘춤단’으로 조직하여, 서울시민의 삶 속에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유쾌한 에너지를 나누는 공동체가 되도록 주력하였죠.
Q. 춤단 활동 중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지금까지 춤단에서는 한 달 간의 워크숍과 14번의 ‘게릴라춤판’을 했는데, 때마다 잊을 수 없는 사건사고가 있었죠.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3월, 춤단 모집 기간이에요. 중년의 남성이 춤단이 너무너무 하고 싶은데 해외출장이 겹쳐서 오디션 일정을 조정해 줄 수 있냐고 전화가 왔어요. 비행기 예약번호까지 이메일로 보내와서, 오디션 결과발표 하루 전날에 따로 오디션을 가졌고, 중년 남성의 전형적인 춤사위를 보여주셨죠. “40대 중년 남성의 춤을, 음지에서 양지로 꺼내 보여주고 싶다.” 그 말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오디션은 3분 동안 다양한 음악에 맞춰 테크닉보다는 자유로운 몸짓과 에너지를 보여주면 되는데요. 확실히 그의 춤은 ‘잘 추는 춤’은 아니었지만,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심이 담긴 몸짓이었거든요. 그 뒤로 지금까지 워크숍이나 게릴라춤판마다 그분의 9살 된 딸과 아내도 항상 함께 하고 있어요. 그분의 춤에 대한 열망과 에너지가 다시 한 번 모두에게 큰 자극이 되어 주었죠.
춤단과 시민들이 하나가 된 홍대와 남산 팔각정에서의 게릴라춤판
Q. 서울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춤단’ 만의 특징이나 의의는 무엇일까요?
처음 ‘춤단’을 생각했을 때 떠오른 이미지는 ‘춤 바이러스’였어요. 춤단이 서울 곳곳에 출현해 유쾌한 에너지를 서울시민들에게 전염시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기 위해서 이들의 정체는 ‘게릴라’여야 재미가 있었고, 그 게릴라가 빛나기 위해서는 서울의 ‘장소’와 만나야 했어요. 춤을 출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춤단은 일상과 춤이 만나게 하는 훌륭한 매개체가 되었죠.
특히 함께 추는 춤으로 확장되는 순간, 이심전심의 짜릿함을 느끼게 되고 그 짜릿한 전율은 삶을 다시금 살게 하는 동력이 되죠. 또 그 과정 속에 녹아있는 춤단의 ‘자발성’을 높이 생각해요. 서울댄스프로젝트에서는 이것을 ‘자체발광(發光)에너지’라고 부르는데, 단원들은 그저 ‘춤’을 즐기기 위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요. 개인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넘어 하나의 유기체처럼 서울 도심 속에서 살아 움직이죠.
Q. 춤단의 게릴라 퍼포먼스의 특성과 이를 본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광화문 분수광장, 청계천, 북촌한옥마을, 홍대, 신촌, 동호대교, 마포대교, 남산 팔각정, 지하철과 건널목 등 다양한 곳에서 펼쳐진 춤판은 각각의 장소 특성에 따라 컨셉과 연출을 달리했어요. 처음 동호대교에서 게릴라춤판을 시작하던 날, 차창을 내리고 손을 흔들며 웃어주던 서울시민의 얼굴을 만나며, ‘서울댄스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을 다시 한 번 가질 수 있었어요. 이 확신은 홍대와 남산 팔각정에서 하였던 야외클럽 춤판을 통해 다시금 확인되었죠. ‘클럽’의 어둡고 컴컴한 이미지들을 깨고 열린 광장처럼 개방된 공간에 ‘클럽’을 펼쳐놨을 때, 남녀노소 모두가 경계 없이 어우러지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에요. 음악 속에서 눈짓, 어깨짓으로 만난 시민들은 ‘춤단’을 환대해주었고, 자유로운 몸짓이 집단적인 에너지로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더 다양한 곳에서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웃을 수 있도록 게릴라춤판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언제 어디서 춤단을 만날지 모르니 만나게 된다면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시길 부탁드려요. 더불어 그 리듬의 바다에 주저 없이 풍덩 뛰어드시길!
이처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유쾌한 에너지를 나누고 있는 서울댄스프로젝트 춤단! 그렇다면 춤단에서는 과연 어떤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을까요? 춤단 참여자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Q. 춤단의 단원들은 어떤 분들인지 소개해주세요.
‘춤단’은 초등학생부터 중년의 아저씨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에 종사하는, 끼와 개성 넘치는 분들이 모여 있어요. 주말이면 각자의 업을 잠시 내려놓고 서울 곳곳에 출몰해 지쳐있는 서울 시민들에게 활력을 나눈다는 사명을 가지고 즐겁게 춤추고 있습니다. 3월에 모집 오디션을 거쳐 4월 한 달은 ‘춤단’이 되기 위한 워크숍을 받았어요. 어느덧 6개월을 같이 해온 춤단 단원들은 이제는 안 보면 너무 섭섭한 사이가 되어버렸어요.
Q. 춤단은 어떻게 알게 되었고 지원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본래 춤추기를 좋아했는데, 일상에 지쳐 춤추는 것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었어요. 박원순 시장님의 페이스북 글을 보고 서울댄스프로젝트의 춤단 모집을 알게 되었고 바로 지원했죠. ‘언제 어디서나 음악이 나오면 춤을 출 수 있는 사람을 모집한다’는 내용이 호기심으로 다가왔어요. 서울의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춤의 활력을 나눈다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Q. 무용 전공자가 아닌 단원 분들은 춤에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서울댄스프로젝트’의 취지 자체가 우리가 생각하는 전문적인 무용이 아니라, 본연의 춤을 즐기고 이런 즐거움을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거든요. 그 점에 매력을 느꼈어요. 사실 춤단에는 몸치, 박치인 분들도 많아요. 몸이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고 뻣뻣해서 힘들기도 하지만 자발적으로 모여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연습도 하곤 해요. 춤의 기술보다는 몸을 움직이면서 누릴 수 있는 자유로움과 유대감이 좋아서 계속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마포대교와 5678 서울도시철도에도 느닷없이 나타난 춤단
Q. 춤단이 지하철, 한강 둔치 등 서울 곳곳에서 게릴라 퍼포먼스를 하는데, 이에 힘든 점이나 좋은 점이 있다면요?
서울에서 오래 살았지만 일상에서는 쉽게 지나쳤던 장소에서 ‘춤판’을 가졌던 기억이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도시의 한 공간이 나와 관계가 생기고,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경험이랄까! 동호대교와 마포대교를 춤추면서 횡단할 때 흘러가는 강물과 도시의 풍경이 새롭게 각인되었어요. 그날의 공기와 리듬, 사람들의 환대는 잊지 못할 것 같아요. 특히 뜨거운 여름 날 광화문 광장 분수 안에서 춤을 춘 기억은 강렬해요. 어린아이들의 전유물처럼 보이는 분수 속에 단체로 들어가 자유롭게 춤출 수 있었던 경험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거예요. 매주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춤판이 재미있지만, 의외로 시민들이 자유롭게 춤을 추는 것에 대한 통제가 많아요. 허가 없이는 쉽게 춤출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은 점이 아쉬워요.
Q. 춤단에서 활동하며 나의 생활이나 내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춤단 활동은 개인의 일과 병행할 수 있도록 주말에 진행되고 있어요. 평일에는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다가도 주말에는 모두들 자신을 내려놓고 몰두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이런 일탈을 통해서 스트레스도 해소돼요. 또 단원들과도 친해져서 어떤 소속감도 생겨서 좋고, 게릴라춤판을 통해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며 춤을 권하는 것도 이제는 자연스러워지면서 자신감과 자존감도 생겨난 것 같아요. 무엇보다 춤을 좋아하게 되었고, 춤이 어렵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춤’으로 에너지를 나누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춤단’을 한 마디로 정의해달라고 하자, 단원들은 “춤단은 발광(發光) 에너지다!”라는 힘찬 대답을 전해주었습니다. 무심코 지나던 길에 느닷없이 춤을 추는 이들을 만난다면, 놀라지 말고 반갑게 인사하며 함께 춤을 춰보는 것은 어떨까요?
앞으로 이어질 춤단 공연은?
‘서울무도회’ : 10/6(일) 15:00~18:00 @태평로 일대
서울댄스프로젝트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태평로 위에서 펼쳐지는 가상마을 속의 시민들의 모습과 그 마을 속 일상을 누비는 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 서울무도회는 ‘하이서울페스티벌’과 연계하여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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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단 한번 보러가야겠네요
아, 정말 좋아요. 어릴때 공상으로 펼쳐보았던 ‘짓’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반가워요. 기사에 시민들의 반응도 알려주셨으면 좋았을 것 같네요.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지, 화를 내는지, 같이 춤판에 뛰어들지는 않는지, 외면하는지.
저라면 춤게릴라판을 보고 함께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할 것 같아요. 뛰어들어도.. 될까요? ^^
다음번 춤단 퍼포먼스에서는 Kyooyoung Kim님을 볼 수 있게 되는건가요? ^^
춤단 참여해보고 싶네요^^
보는사람도 즐겁고 재밌겠지만 춤단활동이 정말 즐겁고,행복하고,보람을 느낄수있을거같아서 도전해보고싶은마음이 들기까지하네요~^^
정말즐겁겠네요 한번시간이돼면보러가야겠네요
재미있게사는거같넹
즐거운 모이임입니다. 마침 강원도 원주에서는 다이나믹페스티벌에서 50명 규모의 댄싱 경연이 있습니다. 이곳에 참여해서 서울시민의 춤단을 보여주면 좋겠어요.
50여명의 팀이 100팀이 참여하는 축제인데 이번주 금요일이 신청마감입니다.
원주 댄싱카니발도 원주문화재단이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시민 단체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http://www.dynamicwonju.com/page/view.php?m_id=94&PHPSESSID=ae9b3331f5ce375edf3aaafcd4b8f299
와~~~~ 멋있는 인생을 살고 있는 분들입니다. 에너지 넘치는 춤단 단원들이 서울시민과 관광객에게 활력을 줄 것 같습니다.
사실 유럽 같은 곳에 가면 길거리 문화예술이 많이 발달했잖아요, 체코 카를교에서 연주하는 바이올린 선율이 어느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보다 멋지고… , 에덴버러 처럶 멋진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곳도 있고…. 그런데 이런 소소한 공연들이 그 지역의 멋과 추억을 더해주더라구요.
이 춤단이 서울의 정취와 멋으로 남아 계속 볼 수 있길 바랍니다.
처음보는 새로운 거리예술이네요.
정말 유쾌하고 즐거워 보여요~ ㅎㅎ
아름다운 거리예술을 보고있자면 너무나도 흐뭇하답니다 😀
춤단도 꼭 한번 보고싶네요!!
그나저나 해외출장을 가서까지 오디션을 보려고 하는 열정이 정말 대단하신듯해요..
4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열정만큼은 세계최고! 존경합니다..
찌든 일상속 잠시나마 자유를 느끼게하는
모임이네요…춤에 관심있는 저로써는
꼭한번 구경하러 가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