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연극'

최신기사

함께 서는 예술가들

모두의 예술교육⑨ 같이 만들어가는 무대

예술가란 무엇일까? 예술을 하는 사람을 예술가라고 하지. 예술의 정의가 있던가 그렇다면 정의된 예술이란 무엇인가? 아니 그보다 예술을 정의할 필요가 있던가? “그저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예술가로서 전하면 그것이 예술가고 예술이 아니던가.” 2025 프로젝트 예술단 옴니버스의 ‘?공연’ <다다다닷>(읽다 추다 그리다 노래하닷)은 이런 생각에서 시작한다. 세상은 수많은 예술가가 살아가고 있고 대중은 그들의 예술을 보며 살아간다. 그리고 예술가와 예술을 보는 대중들 속에는 장애인도 있다. 2023년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에서 진행한 미디어 오페라 <메마른 땅 위의 동물왕국>을 진행할 당시, 비장애인 배우로 참여했던 나는

불안과 사랑을 연결하며 삶은 계속된다

이래은 연극 연출가·달과아이극단 대표

이래은 연출의 연극에는 미세한 다른 세계가 겹치고 부딪치며 공존한다. 다양한 나이, 젠더, 계층의 인간, 그리고 동물, 인형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의 몸들이 만나 파동을 일으키고 서로 부대끼다 튕겨내고 뒤엉킨다. 곧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앞둔 웃음, 모든 불이 모두 꺼지기 직전의 가장 환한 빛, 삶의 잔해들로 이정표를 세운 흔적들이 무대에 함께 한다. 지금도 세계의 어딘가에서 숨 쉬고 있을 존재들의 쉼 없는 움직임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파장의 연결 고리들을 따라 기꺼이 끝까지 동행하는 그의 작업에 관해 궁금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Q. 아동청소년 연극으로 작업을 시작하셨다.

다양한 삶의 경험을 아우르고 연결하며

극장이 지역사회와 만나는 방법

2018년 8월, 나는 영국 국립극장(National Theatre)의 올리비에 대극장 객석에 앉아 〈페리클레스〉(Pericles)의 마지막 공연을 보고 있었다. 무대 위에는 5세부터 83세까지 나이도 제각각인 225명의 참여자가 마음을 담아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이 무대는 영국 국립극장의 전국 단위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퍼블릭액츠’(Public Acts)로 제작된 첫 작품이다. 나는 감사하게도, 퍼블릭액츠 프로그램과 공연의 감독으로 이 과정을 함께하는 특권을 누렸다. 우리의 사명은 ‘극장과 공동체의 비범한 행위를 창조하는 것’이었고, 바로 이 순간,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면서 벅찬 감정을 느꼈다. 8명의 아이 엄마인 라히마와 13살 아데가 마지막 대사를 마치고

엉뚱하고 재밌게, 무지개 너머로

황이선 공상집단 뚱딴지 대표‧꿈의 극단 홍보대사

‘조금은 엉뚱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해보자’라는 기치로 창단한 ‘공상집단 뚱딴지’는 그 이름처럼 일상의 사소함을 생경하게 관찰하고, 무대의 물음표를 무대 밖 느낌표로 확장하고자 하는 연극단체이다. 뚱딴지에서 올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꿈의 극단’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 강명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과 함께 <오즈의 마법사>를 제작해 발표했다. ‘꿈의 극단’은 이전에 음악과 무용 장르를 대상으로 시행하던 ‘꿈의 예술단’ 사업을 연극, 뮤지컬 장르로 확장해 올해 시범적으로 진행된 사업이다. 공상집단 뚱딴지 대표 황이선은 길잡이를 맡아 아이들과 함께 무지개 너머 오즈로 긴 여정을 함께했다. 그녀가 만났던 도로시와

호기심을 에너지로 부딪치고 깨지며

이진엽 연출·코끼리들이 웃는다 대표

‘코끼리들이 웃는다’의 이진엽 연출. 2009년에 단체를 창단한 이래 그녀의 작업은 특정하기 어려운 비정형의 모습이다. 특정하기 어려우면 손에 잘 잡히지 않아 관심이 떨어지기 쉬운데, 오히려 친근하고 궁금하게 접착시키는 뭔가가 있다. ‘장소특정형 공연형식’으로 목록화되지만, 삶을 들여다보고 관객의 삶을 접촉시켜 관계하는 데에 집중하는데, 어렵지 않게 자연스럽고, 무겁지 않게 감각적이다. 매 작업을 백지에서 시작하는 듯한 그녀의 작업 과정은 일상을 사는 사람들을 잇고 엮어서 움직여내며, 그 안에서 예술의 동사적 순간들과 여정이 진하게 드러난다. 그녀의 여정과 마주해온 것들을 따라가며 나눈 이야기의 중심에는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를 평생의

“당사자가 객석에 앉아있다!”

송김경화 극작가·연출가

삼일로창고극장 2층 스튜디오를 향해 계단을 오르며 어떤 만남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했다. 스튜디오 앞에 도착하자 문 너머로 바닥에 엎드려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저분들일까? 문을 열고 인사하는 날 발견하자 나갈 준비를 하신다. 그때 스튜디오 안쪽에서 송김경화 연출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한다. 아, 이분들은 배우였구나! 송김경화 연출이 앉아있던 테이블에 놓인 책 『시설사회』와 청소년 인권 관련 서적들을 보며 깨달았다. 연습 중이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어떤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지 물었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이라는 곳에서 청소년 주거권 의제를 제대로 알려내기 위해서 대본집을 준비

정답 없는 질문을 품고, 살아있는 경험을 담아

예술가의 감성템⑦ 나무, 요리, 공동체

손바닥 너비의 작은 책으로부터 시작된 계기였다. 그 책은 우연히 눈앞에 나타나 예술이 주는 즐거움만을 추구하던 나에게 멈추어 생각해 볼 질문을 던져주었다. 1902년 독일, 카푸스라는 열아홉 살의 젊은 학생은 입대를 앞두고 대시인 릴케에게 자신이 쓴 시를 보내며 비평해 줄 것을, 자신의 앞날에 대한 조언을 청한다. 그리고 릴케는 답장을 보내온다. 이렇게 시작된 서신 왕래는 1908년까지 이어졌고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문학도들뿐 아니라 수많은 젊은이에게 영감을 주었다. 편지라는 형식은 당시 나에게 마음속 뒤편으로 미뤄두었던 답답함과 굳이 끄집어내어 고민하고 싶지 않던 현실의 상황을 살피는데

전통을 잇고 틀을 깨며 끝없이 추구한다

송인현 민들레연극마을‧극단 민들레 대표

마을과 예술이 만나 지역 문화를 꽃피우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며 나아가 농촌 관광이나 경제까지 기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송인현 대표가 일구고 있는 민들레연극마을 사례는 문화예술 분야나 농업농촌 분야 모두에서 늘 탁월한 모델로 평가받아왔다. 그 성과는 고향을 사랑하는 한 연극인의 헌신에 기인한다. 얼마 전 경기도 화성에 있는 민들레연극마을에 방문하여 송인현 대표를 만났다. 공간과 프로그램 그리고 마을을 직접 체험하는 일은 물 흐르듯 이어지는 그의 이야기만큼이나 신나고 감동이 느껴졌다. 대표님과 처음 만난 게 1989년인가, 제가 김덕수 사물놀이 일하던 때니까 한 30년

땅에 귀 기울이며 이웃과 함께 호흡하는

손혜정 극단 마실 대표 연출가

극단 마실은 관객이 공연의 주체가 되는 경험 중심의 참여극 작업을 지향한다. 단체의 명칭 또한 이웃집에 놀러 가듯 ‘마실’ 나가는 마음으로 참여자가 연극과 놀이를 만나기를 꿈꾸는 손혜정 대표의 고유한 철학을 담고 있다. 극단 마실의 작업은 삶의 경로 곳곳에서 마주치는 모든 경험과 사람과의 관계를 모티브로 삼아 마치 우연인 듯 필연 같은 순간들로 채워져 왔다. 뜨거웠던 7월의 어느 날, 전남 곡성에서 배우이자 연출가 손혜정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었다. 놀이터에서 시작한 ‘나의’ 연극 2005년 창단 이래 참여기반 아동청소년극 중심 작업을 하게 된 배경은 그

한 가지 정답보다 열 가지 방법 찾기

김설아 학교 예술강사(연극 분야)

문화예술교육은 사회적 의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을까. 공연예술가이자 예술교육자이기도 한 김설아 예술강사는 자신의 삶도, 예술교육의 방식도 하나의 정해진 방법을 따르기보다 열 가지의 새로운 방법을 찾아 세계를 확장하고 도전하는 데 꽤 적극적이다. 창작활동과 예술교육 활동을 병행할 동지들과 만나 2020년 ‘예술단체 삼따’를 창단하기도 했다. 다양한 대상을 만나 드라마 과정을 통해 학습이 아닌 문화예술 경험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활동을 하는 김설아 예술강사를 아주특별한예술마을·보편적극단 연출가이자 문화예술교육자로 활동하는 권지현 연출이 만나 창작과 문화예술교육 활동에 관해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세계를 확장하기

주민부터 행정까지,
마음을 얻고 스며들기

문화지소 해남

남도를 향하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 남도에서 나고 자란 나는 언제나 나를 지지해 줄 것만 같은 든든한 이곳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짭조름한 신안 지도의 오일장, 사성암에서 내려다보는 섬진강의 곡류천, 해 질 무렵 반짝이는 바다가 일품인 영광 백수, 강진 차밭에서 바라보는 가을 월출산. 오늘은 땅끝 해남이다! 다리 하나 사이에 두고 완도를 마주하고 있는 해남군 북평면 해월루로 향했다. 해월루는 수군의 정박 장소이기도 하며 제주도를 왕래하던 사신들이 머물렀던 객사(客使) 역할을 하던 곳이다. 저녁에 물이 들어차면 마치 바다에 달이 하나 더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위기의 시대에 대응하는 예술교육

제4회 유네스코 유니트윈 국제 학술대회 리뷰

올해로 4회째 맞는 유네스코 유니트윈(UNITWIN, University Twining and Network) 국제 학술대회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관으로 개최되었다. 본래 작년에 개최되어야 했을 이 학술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어, 올해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유니트윈 국제 학술대회는 2021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과 연계되어 개최되었으며, 본격적인 학술대회의 사전행사로 국내외 인사의 축사와 기조발제, 예술공연,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바라본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사전 학술대회 등이 진행되었다. 제4회 유니트윈 국제 학술대회는 ‘위기의 시대, 행동하는 예술교육’이라는 주제 아래, 기조발제와 폐회세션을 포함하여 총 11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유니트윈 조직위원장을 맡은 박신의 경희대학교 교수는 팬데믹으로

일상을 존중하는 시간의 힘

칠곡 인문학마을 보람할매연극단 10년을 앞두고

‘나’라는 존재조차도 경제와 사회라는 시스템의 대상이 되어버린 시대. 예술과 문화도 어떤 목적성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가 되어버렸다. 그 사이 지역문화 현장에서 시민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온전히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된다고? 그게 말이 돼?’ 주체성이 가장 우선되어야 할 문화 영역에서 당사자들은 자신의 당당한 문화예술적 활동이 행정과 사업의 기준에 의해 무참히도 깨지는 경험을 해왔던 것이다. 그간 억압받은 주체들을 호명해서 스스로 ‘발화’할 수 있게 하는 문화예술은 과연 가능할까? 2012년 칠곡군이 창조지역 사업으로 인문학도시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하겠다고 했을 때, 다들 일반적인 마을동아리

나 자신으로 나이 든다는 것

책으로 읽는 문화예술교육

나는 이미 생애 전환을 꿈꾸며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더 배우고 겪어야 할 뭔가가 많다. 그러니 또 이런 책에 손이 갈 수밖에 없다. 『생애。전환。학교』 책 표지에 적힌 ‘모험을 디자인하는 신중년 문화예술 수업’이라는 부제도 마음을 끈다. 『생애。전환。학교』 (고영직 외 10인, 서해문집, 2021) 전환을 위한 탐색과 재탄생 어린 시절, 화가들이 쓰는 베레모와 이젤,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화구가 담긴 컬러 박스가 무척 갖고 싶었다. 우수에 젖은 시인이 쓰는 만년필과 원고지, 책상 같은 것도 매혹의 대상이었다. 『생애。전환。학교』에서 경계한 ‘재현적 사고’, 즉 과거를 끌어와 미래를 예단하려는

거리로, 광장으로, 예술을 실어 나른다

사회적 실천에 연대하는 예술가

모든 예술은 그것의 생산과 수용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어떤 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이다. 주지하다시피,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예술가들은 여러 상호작용 속에서 작품을 만들어간다. 심지어는 홀로 작업을 하는 예술가조차 창작에 사용하는 온갖 재료를 만드는 사람들과 연관되어 있고, 그것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협력하는 모든 이들과 관계 맺는다. 그리고 이러한 창작의 결과물은 나누면 나눌수록 더 큰 만족감을 불러일으켜 ‘소유’보다는 ‘공유’의 감각으로 사람들을 이끌어가게 마련이다. 이때 예술가들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회 속에 자리 잡고 그들이 믿는 예술의 가치를 구현해나가므로, 한 사회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에

초라하고 밋밋해도 그게 우리 삶이다

문화통신사협동조합 ‘목욕탕연극’

들어는 봤나? 목욕탕연극! 반신욕으로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릴랙스 시키듯, 선한 영향력으로 재미난 실험을 기획하고 실현하는 청년 문화기획자들이 만든 연극이란 말씀! 그 소문은 믿거나 말거나 한 달에 한 번, 기린봉에 환한 보름달이 뜨면 마을 주민 모두가 토끼로 변한다는 전주시 남노 송동에서 시작되었다. 이 B급 감성의 목욕탕연극에 대한 소문이 저 멀리 한양까지 당도하고 말았으니, 이제 그 훈김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전해질 일만 남았다.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이 만든 목욕탕연극 〈목‘욕’합니다. 웃음을 밀어‘드’립니다〉(일명 ‘욕드’)가 랜선을 타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이유를 찾아 서둘러 채비(목욕 바구니는 챙기지 않았다)를 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