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 제5회 국제예술교육실천가대회(The 5th International Teaching Artist Conference, ITAC5, 아이택5)가 9월 14일부터 나흘간 디지털 컨퍼런스로 세계 예술교육자들과 교류와 논의의 장을 펼친다. 전 세계 참가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개막식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매일 세부 주제 중 하나에 집중하여 발제자 발표 및 토론, 라이브 워크숍,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세션이 펼쳐진다. 첫째 날인 9월 15일(화)의 주제 ‘언러닝으로 이끄는 예술, 예술교육가의 언러닝’(Unlearning)를 시작으로 16일(수) ‘고유성과 보편성’(Local and Nomadic Practices), 17일(목) ‘포용, 화해 그리고 공존’(Peace and Reconciliation)에 대하여 논의한다. 19개국 64명의 발제자가 참여하는 60개 세션 중 주제별 3개 세션 및 발제자를 소개한다.
언러닝으로 이끄는 예술, 예술교육가의 언러닝
Unlearning
Unlearning
베에타 문(Beata Moon)은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며 미국 링컨센터, 카네기홀, 뉴욕필하모닉, 마르퀴스 스튜디오 등에서 장애 학생, 음악전공자, 교육자 등 다양한 연령층과 배경의 사람들을 만나 예술교육을 해왔다. 2019년 7월 베아타 문은 꿈의오케스트라 성북 문진탁 음악감독과 함께 일주일간 꿈의오케스트라 성북 강사와 단원들을 대상으로 ‘빠져드는 오케스트라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베에타 문과 문진탁 감독의 협력프로젝트는 2018년 미국에서 개최한 ITAC4의 국제협력 프로젝트 공모전 ‘커넥팅 호스트’(Connecting Host)에 선정되었다. 커넥팅 호스트는 ITAC4에서 도출한 가치와 영감을 ITAC5까지 이어가기 위해 ITAC4 리더십위원회에서 마련한 공모전이다. 이번 세션 발표 ‘변화를 위한 창조적 선택’(9.15.(화) 10:00)에서는 협력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베에타 문이 진행하는 워크숍과 그간의 과정과 의미를 문진탁 감독이 발표한다. 서로 다른 맥락에서 예술교육을 실천해 온 이들이 공동의 질문을 찾아가고 함께 새로운 시도와 생각을 공유하고,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음악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음악교육에 대한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미국 청소년 예술교육단체 ‘아츠코프(Arts Corp)’는 인종, 소득에 따른 예술교육 격차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예술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통합예술교육, 청소년 리더십 프로그램 등 청소년이 가진 창의력과 변혁의 힘을 경험하고 배우며, 모험하고 끈질기게 성취하는 자신의 능력을 깨우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아츠코프는 다양한 청소년 문화의 틀과 활동 방식을 접목해 청소년들이 예술교육을 자신과 관련 있는 중요한 활동으로 인식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문화적 감응 교수법’(culturally responsive pedagogy)을 적용한다. 세션 제목 ‘문화를 위해 실천하라’(9.15(화) 10:00)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공동체 문화를 위한 실천을 의미한다. 발제를 맡은 아츠코프의 헬리아 드 바로스(Heleya Lucile de Barros)와 제임스 마일스(James Miles)는 사회적 이슈를 자신만의 예술 작업으로 시도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청소년과 예술의 관계성을 만들어가는 방법과 경험을 공유한다.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작가이자 교육자, 활동가인 최태윤은 퍼포먼스, 전자장치, 드로잉과 스토리텔링이 담긴 작업을 하며 공공 공간에 개입을 시도하기도 한다. 동료 작가, 활동가 그리고 다른 분야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사회참여적 프로젝트와 관객참여 작업을 선보여왔다. 최태윤 작가는 가르치고 배우고 배우지 않는 것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작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운 대안 예술학교의 역사와 바우하우스, 블랙마운틴칼리지 등의 최근 실험을 소개한다. 최태윤 작가가 진행하는 워크숍 ‘시적인 방법으로 예술과 기술을 가르치기’(9.15.(화) 10:00)에서는 가르침은 다양한 커뮤니티와 협력하여 예술적 사회적 실천의 한 형태가 될 수 있음을 경험할 수 있다.
고유성과 보편성
Local & Nomadic Practices
Local & Nomadic Practices
정주하지 않고 부유하는 이들이 사회와 접속하려는 시도로서의 예술, 고유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흡수하고 있는 이민자에 의한 예술(교육) 활동에 주목한다. 문화가 이동하고 받아들여지고 변형되는 과정에서 예술가들의 사고와 가치는 어떻게 변화하고 이는 또다시 어떻게 지역 커뮤니티에 수용될 수 있을까. 링탕은 중국 본토에서 전통무용을 공부하고 미국으로 이주해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중국 전통무용을 가르치고 있다. 최세현 작가는 미국 이민 2세대로 한국의 고유한 문화예술을 연구하고 이를 작업화하는 예술가이자 예술교육자이다. 링탕과 최세현은 ‘미래된 오래: 명확한 2020년의 비전’(9.16.(수) 09:30)을 주제로 이민자이자 예술가로서 역할과 활동의 의미를 묻는다.
에릭 부스(Eric Booth)는 1970년대 말부터 링컨센터 예술교육원 참여 예술가로 시작하여 예술교육가 개발연구과정 지도자로서 ‘티칭 아티스트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 미국 전역 티칭 아티스트를 위한 연수 프로그램 개발, 강연, 오케스트라와 실내악단 컨설팅 등 예술가의 교육적 역량을 키우는 데 힘을 쏟아 왔다. ITAC의 공동창립자이자 50여 년간 예술교육 분야에서 활동해온 에릭 부스는 2020년 기후 위기와 팬데믹의 시대에 예술, 예술교육의 역할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함께 답을 찾아가고자 한다. 예술교육의 역할은 더이상 시민에게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고 예술 활동에 필요한 기술을 전수하는 전통적 개념에 머물러 있지 않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의 문제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며 시민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변화를 위한 행동을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하며 그 개념을 확장하고 있다. 에릭 부스는 ‘영향력의 확대 : 예술 외의 분야에서 변화를 창조하는 예술가들’(9.16.(수) 20:30)이라는 제목으로 예술교육의 사회적 역할과 관련된 여러 논의 주제를 제시하고 새로운 탐구 사례 영상을 공유하고 조별 주제토론을 진행한다.
케이티 도슨(Katie Dawson)은 미국 텍사스대학교 연극무용학과 조교수이자, ‘드라마포스쿨(Drama for School)’ 프로그램 책임자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예술통합, 박물관 연극, 티칭 아티스트의 실천 및 예술기반 교육 등이다. 캘리포니아과학센터에서 연극프로그램 ‘살아 움직이는 과학’(Science Comes Alive)을 주도했으며 티칭 아티스트로서 미국과 호주의 학교, 극장, 커뮤니티 등 다양한 곳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다양한 맥락과 대상, 이해 관계자를 만나는 티칭 아티스트에게 자신의 작업과 스스로를 성찰하는 과정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예술적 선택과 실행, 성찰과 실천, 예술성과 교육관은 어떻게 형성되고 연결될 수 있을까. 케이티 도슨은 국내에도 출간된 공동저서 『성찰하는 티칭 아티스트』에서 제시한 성찰의 이론과 전략을 워크숍을 통해 나눈다. 예술 작업의 기반을 제공하는 자신의 핵심 가치와 창조적 요소를 생각해 보고, 창작과정이 예술교육 실천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또 새로운 가능성과 미래의 프로젝트를 만드는데 자신의 예술성과 교육관이 어떻게 결합되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다.
-
[KACESxEBS] 티칭 아티스트 케이티 도슨_예술의 힘은 무엇일까요?
[영상출처] 교육진흥원 유튜브
평화, 화해 그리고 공존
Peace & Reconciliation
Peace & Reconciliation
나샤 토마스(Nasha Thomas)는 1989년부터 3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무용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에일리캠프(AileyCamp)’ 전국 프로그램 감독을 맡고 있다. 뉴욕의 유색인종 현대무용단 앨빈에일리무용단(Alvin Ailey American Dance Theatre, 이하 ‘AAADT’)과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미국 전역에서 진행된다. AAADT는 1958년 안무가 앨빈 에일리가 “춤을 가진 힘을 활용해 어린이들의 삶에 풍성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라”는 무용철학을 바탕으로 창단되었으며 이후 예술교육의 허브로서 예술에 소외된 이들을 찾아가는 에일리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에일리캠프는 미국 10개 지역에서 10~14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6주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사람을 위한 무용”이라는 앨빈에일리무용단의 철학처럼 그들은 아이들의 재능보다는 아이들이 학교와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에 주목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연대의식, 책임감 등 춤을 통해 문화적 정체성을 찾아가도록 하고 있다. 나샤 토마스는 ‘예술을 통해 청소년에게 영감을 주고 삶을 변화시키다’(9.17.(목) 9:00)라는 제목으로 기조발제를 한다. 에일리캠프를 통해 30년간 실천해온 그들의 무용철학을 공유하고 인종, 성별, 문화, 장애, 지역 등의 이슈를 둘러싼 갈등의 시기에 예술가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 나눈다.
‘댄스포피디(Dance for PD)’는 파킨슨병 환자와 그 가족, 돌보미 등을 대상으로 특화된 무용 프로그램이다. 2001년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무용단 ‘마크모리스댄스그룹(Mark Morris Dance Group)’이 만든 댄스포피디는 무용수 데이비드 레벤탈(David Leventhal)의 감독 아래 확장되어 현재는 전 세계 20개국 100개 이상의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환자와 가족(돌보미)의 몸과 마음, 삶의 질을 바꿀 힘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호평받고 있다. 환자를 위한 ‘예술적 활동’으로 출발한 댄스포피디는 참여자가 ‘환자라기보다는 무용수’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탐험하는 예술적 경험을 하도록 돕는다. 데이비드 레벤탈은 ‘구명밧줄로서의 춤: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춤의 기쁨과 가치들’(9.17.(목) 10:00)이라는 제목으로 워크숍을 진행한다. 댄스포피디 프로그램의 철학과 활동을 소개하고 움직임 시연을 통해 어떻게 무용이 신체적 제한을 지닌 참여자에게 창의성, 음악성 등 미학적 맥락이 유지되는 복합적인 무용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가를 목격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네나 모크닉(Nena Mocnik)은 연극을 기반으로 하는 실천가이자 연구자로 다양한 커뮤니티 연극의 가능성을 실험해왔다. 비판적 역사 교육의 맥락에서 예술교육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네니 모크닉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다룰 때 예술 기반 경험적 방식―지역사회 극장, 디지털 스토리텔링, 콜라주, 시(詩) 등을 활용한다. 그중에서도 공감과 경험을 키운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극장의 잠재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녀는 3년에 걸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여성, 그 자녀들과 연극 활동을 바탕으로 한 연구를 진행했다. 네나 모크닉은 ‘전염된 트라우마, 선택된 기억’(9.17.(목) 19:00)이라는 제목으로 전쟁 중 성폭행 피해자가 된 여성과 그 자녀가 겪는 트라우마에 관해 ‘세대 간의 긴 침묵’의 악순환을 어떻게 연극을 통해 풀어내고 극복할 수 있는지 연구 과정과 경험을 공유한다.
ITAC5 유료 참가자 등록은 현재 마감되었으며, 무료 참가자 등록은 ITAC5 등록 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무료 등록자는 일자별 키노트를 비롯하여 전체 60여 개 세션 중 총 30여 개의 세션 및 역량강화 프로그램에 참관할 수 있다. 한국에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해외 참가자에게 한국의 예술교육현장을 소개하고, 국내 참가자 또한 서로의 활동을 나눌 수 있도록 마련된 다양한 영상자료 역시 누구나 ITAC5 공식홈페이지 내 ‘Videos’ 메뉴에서 열람 가능하다.
- 기획 _ 국제협력팀
정리 _ 프로젝트 궁리
기사가 좋았다면 눌러주세요!
코너별 기사보기
비밀번호 확인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