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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의 마주침

예술가의 감성템⑨ 낙엽, 의자, 하늘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주의 깊게 보는 편이다. 가을이 되면 낙엽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낙엽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바람과 함께 굴러다니기도 한다. 나뭇잎의 떨어짐을 천천히 느끼며 거리를 걷다 보면 보이지 않는 리듬이 느껴진다. 느닷없이 춤을 추고 싶어 여러 번 길에서 춤을 추기도 한다. 떨어진 낙엽을 유심히 보면 각자의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 길 위의 낙엽 하나에서 다양한 것을 발견한다. 그것들이 모두 다 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낙엽은 이렇게 나의 일상 안으로 갑자기 찾아와 다양한 생각과

지역 중심으로 향하는 신뢰와 발견

2022 기초 단위 문화예술교육 거점 구축 지원사업 성과공유 포럼 ‘On the Ground’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지역 문화 분권 실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2022 기초 단위 문화예술교육 거점 구축 지원사업」(이하 기초거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사업이 처음 시작된 이래, 3년여 시간 동안 총 22개의 다양한 주체가 지역에서 문화예술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해왔다. 그 지난한 과정과 결과를 함께 공유하기 위해 지난 11월 28일 ‘2022 기초 단위 문화예술교육 거점 구축 지원사업 성과공유 포럼’을 개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업의 성과는 충분했고, 실체도 드러났으며, 끝이 아닌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기대할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다시 얼굴을 맞대고, 새로움을 말한다

2022-2023 문화예술교육 결산과 전망③ 2023 전망과 다짐

문화예술교육 현장이 조금씩 활력을 되찾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기에 ‘지금 여기’의 예술교육이 가져야 할 태도와 방향, 새로운 대면의 규칙을 찾아야 했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위험과 불안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은 심리적, 정서적, 사회적 회복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자임해왔다. 어느덧 다가온 겨울은 현장에서 예술교육의 가치를 탐구하고 전달하며 쉼 없이 달려온 예술(교육)가에게 회복과 치유를 위해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자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 되어줄 것이다. 2022년을 마무리하며 올 한해 [아르떼365]가 만난 전문가들과 함께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며 고민하고 실천했던 한

덜어내고 더해가며 호응하는,
예술-이웃

대안예술공간 생산소

광명역에서 KTX 열차를 타고 비치된 잡지를 뒤적이다 보면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공주역에 도착한다. 고요함이 내려앉은 기차역 주차장 뒤편으로 걸어 나오면 운전이 서툰 외부인을 데리러 온 생산소 대표, 이화영 작가가 기다리고 있다. 탁 트인 도로에서 완연한 계절감과 정취를 느끼며 삼십 여분을 달리다 보면 커다란 나무와 고즈넉한 건물이 나란히 교차하는 부여 읍내로 진입하고 로터리를 두어 번 돌아 백마강(금강의 다른 이름)을 건너는 동안 굵직한 글씨의 현수막을 통해 부여의 크고 작은 소식을 접한다. 규암면 마을 어귀로 들어서 문화공간으로 개조한 농협창고 옆에 차를

잠시 지구에 머무는 동안

오늘부터 그린⑭ 로컬쓰레기로 연결하고 성찰하기

나의 작업은 재료가 될 쓰레기를 구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나는 야생에서 먹을만한 열매를 채집하는 야인이 되어 길바닥을 샅샅이 살피며 출근한다. 어제는 왼쪽 골목으로 갔다면, 오늘은 오른쪽 큰길로 출근해 새로운 쓰레기가 있는지 탐색한다. 운이 좋으면 쓸만한 쓰레기를 줍는 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야생은 그런 것이니! 주운 쓰레기를 작업실에 가져가면 쓸만한지 한 번 더 살핀 후, 잘 닦는다. 그러면 드디어 나의 재료가 된다. 이렇게 모으는 재료는 예상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주운 재료와 인사를 나누고 살피며 작업을 구상하기 시작한다. 모든 것은

고립과 연결, 실천과 동행의 발걸음으로

2022-2023 문화예술교육 결산과 전망② 2022 이슈와 평가

문화예술교육 현장이 조금씩 활력을 되찾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기에 ‘지금 여기’의 예술교육이 가져야 할 태도와 방향, 새로운 대면의 규칙을 찾아야 했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위험과 불안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은 심리적, 정서적, 사회적 회복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자임해왔다. 어느덧 다가온 겨울은 현장에서 예술교육의 가치를 탐구하고 전달하며 쉼 없이 달려온 예술(교육)가에게 회복과 치유를 위해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자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 되어줄 것이다. 2022년을 마무리하며 올 한해 [아르떼365]가 만난 전문가들과 함께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며 고민하고 실천했던 한

권리 보장과 안전에 관한 시대적 요구

2022년 11월 문화예술교육 정책 동향

1. 「예술인 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이채익 의원 등 10인) 발의(22.11.9.) 이채익 의원 등 10인은 지난 11월 9일 「예술인 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예술인 복지법」의 제정 취지는 예술인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보호 및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에 따라 보호를 받는 ‘예술인’은 예술 활동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으로 한정함으로써 예술 현장에서 예술 활동 증명 제도를 예술인임을 증명하는 제도로 오인하고 있는 한편, 예술 활동을 증명하지 않은 사람은 일반적인 직업적 지위와 권리보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문제가 지적되었다. 이번 일부개정법률안은 ‘예술 활동 증명에 대한

뭉치고 흩어지고 비우고 채우는 나만의 겨울나기

2022-2023 문화예술교육 결산과 전망① 창의적 동면

문화예술교육 현장이 조금씩 활력을 되찾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기에 ‘지금 여기’의 예술교육이 가져야 할 태도와 방향, 새로운 대면의 규칙을 찾아야 했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위험과 불안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은 심리적, 정서적, 사회적 회복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자임해왔다. 어느덧 다가온 겨울은 현장에서 예술교육의 가치를 탐구하고 전달하며 쉼 없이 달려온 예술(교육)가에게 회복과 치유를 위해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자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 되어줄 것이다. 2022년을 마무리하며 올 한해 [아르떼365]가 만난 전문가들과 함께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며 고민하고 실천했던 한

마음에 씨앗을 심는 넉넉한 이야기방

예술가의 책방⑨ 책방심다

빌려주던 작은 방 전라남도 순천시 조곡동 151-38. 방이 많은 곳에서 일하고 있다. 1978년 완공된 이 공간은 오랜 시간 동안 순천역에서 근무하던 철도 노동자들이 장기 숙박을 하던 여인숙이었다. 철도산업의 변천과 시설 노후로 인해 수요가 점차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영업을 종료하였다. 비교적 최근까지 사람이 살았지만, 전혀 관리되지 않은 이곳에 2019년 작은 책방을 열었다. 여러 개의 쪽방 벽을 헐고 방과 방을 연결했다. 창고와 화장실을 털어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다. 각자 다른 이야기와 사연이 있던 ‘빌려주던 작은 방’은 이야기가 모이고 나뉘는 ‘이야기방’이 되었다. 2016년, 순천역 앞

전환의 신호 앞에서 – 멈춰섬, 물러섬, 돌아섬

김혜일 꿈틀리 인생학교 교장

가을 끝자락, 강화로 향하는 길은 겨울로 들어서는 길 같았다. 따뜻한 남도에서 겨울이 빨리 오는 곳으로 옮긴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김혜일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그는 올해 1월 정든 고향이자 활동지였던 광주를 떠나 강화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한국형 애프터스콜레(Efterschole) ‘꿈틀리 인생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청소년들과 새로운 삶을 시작해 첫 겨울을 앞두고 있다. ‘옆을 볼 자유가 필요한 청소년들의 전환학교’ 꿈틀리 인생학교에서 농사, 음악, 미술, 체육, 글쓰기를 진행하며 학생들이 자연과 생태에 익숙해지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한 해를 보냈다. 예술(교육)가에서 꿈틀리 인생학교 교장

관계가 주는 다채로운 사물들

예술가의 감성템⑧ 노드 트리 하우스, 향수, 수집사물

리듬과 이야기가 뒤엉켜지는 어떤 지점에 노드(node)가 생겨납니다. 그 순간을 시각화하기 위해 디지털 장비를 장착하고 호기심으로 마음을 부풀려 내뻗는 발걸음으로 풍경을 채집하는 우리를 ‘노드 트리(NODE TREE)’라고 명명했습니다. 우리는 정강현, 이화영이면서 까레이와 들판이라고 불리는 것에 더 익숙합니다. 정강현은 부산광역시 대신동에서 태어나 자랐고 25살이 되던 해 작곡가가 되기 위해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작은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크고 어두웠던 공간에서 끼니를 거르며 헤비메탈 음악과 함께 일상을 보낸 어떤 시절에 꾸던 꿈이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드라마 <까레이스키>가 방영되었는데 강현이라는 이름과 찰떡이었는지 그때부터 까레이로 불렸고 지금도 그

서로의 든든한 울타리, 함께 돌보고 숨쉬기

사회적협동조합 문화숨

인터뷰를 계기로 방문한 ‘문화숨’(성남시 수정구 태평4동)은 길고 가파른 경사의 꼭대기에 있었다. 초행길이라 이쪽저쪽 고개를 돌려보면서 올라갔는데 왼쪽엔 영장산 자락에 단풍이 든 나무들이 즐비하고, 오른쪽엔 좁은 골목들을 따라 빽빽이 모여 있는 집들이 보였다. 조금 일찍 도착해 1층 사무실(주민 커뮤니티공간)에서 기다리고 있자, 어느새 환한 웃음을 담은 황정주 문화숨 대표가 들어왔다. 이곳은 단풍도, 집들도, 웃음도 그리고 어떤 기대까지 가득한 곳일 거라는 첫인상과 함께 대화를 시작했다. 동네에 필요한 숨구멍되기 “삶에서 누구나 자기만의 숨구멍이 있잖아요. 우리가 하는 문화예술 활동이 일상에서 누군가에게는 찰나가 될지라도 숨통이 트이는

냉정한 성찰을 바탕으로, 소통과 합의를 동력으로

‘불가사리 프로젝트’를 통해 본 새로운 지원 시스템의 가능성

“쟁기가 아무리 날카로울지라도, 설령 황소가 무거운 걸음으로 느릿느릿 걷는다 해도, 쟁기는 황소 뒤에 매다는 편이 낫다”는 말이 있다. 새로운 일이 정신없이 일어나고 변화를 요구하는 시절이지만, 그래도 지역문화재단의 기본 역할인 ‘지원’과 ‘향유’라는 두 축을 기본토대로 삼는 것이 황소 뒤에 쟁기를 매다는 것이 될 것 같다. 나는 작년 8월 1일부터 김해문화재단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코로나19가 지속되는 동안 예산이 줄어들어 일이 많지 않을 텐데 월급은 꼬박꼬박 받는 문화재단’ ‘공무원보다 더 형식을 따지는 관료성과 애매한 행정으로 일하는 문화재단’이라는 말을 들었다. 전국에 116개의 기초단위 문화재단이 설립되어

헤엄치는 고등어들, 바다를 만드는 어른들

안산문화재단 청소년 극단 ‘고등어’

11월의 비 내리는 토요일, 2013년 창단되어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안산문화재단 청소년 극단 ‘고등어’를 만나러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 다녀왔다. 대중적으로는 아직 생소하게 여겨지고 있는 청소년극의 장르적 여건 속에서, 굳건히 10주년을 맞이한 지역 청소년 극단의 존재는 현장의 창작자들과 예술교육자들에게 큰 용기와 영감을 주고 있다. 극단 고등어는 매해 안산 지역 청소년을 위한 창작극 레퍼토리를 개발해 쌓아나가며, 안산을 대표하는 청소년 극단이 되었다. 나아가 청소년 창작극 레퍼토리와 뮤지컬 악보 등을 출판·배포하는 형태로 청소년극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연극계 현장에서도, ‘안산’이라는 도시를 말할 때 ‘청소년극’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