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술이 사용기술로, 새로운 탐색의 방향

인공지능 시대의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화두

최근 인공지능과 관련해 세 가지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 하나는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가 2023년 과학계에서 중요한 역할과 영향력을 미친 인물로, 10명의 과학자와 함께 챗GPT를 명단에 올렸다는 기사였다. 작년 초, [네이처]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은 투명한 과학을 위협하기 때문에 연구 논문 저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안 되어 챗GPT를 영향력 있는 연구자 중 ‘하나’로 인정한 것이다. 두 번째 기사는 일본의 한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은 작가가 수상 직후, 챗GPT의 도움을 받아 글을 썼다고 밝히며 벌어진 여러 논란에 관한 기사였다.

이야기, 배움, 예술이 머무는 곳

예술로 365길⑨ 청소년열정공간99℃

청소년열정공간99℃ 이용안내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네고지 1길 14 1층 개방시간 | 화~금 15:00~20:00 (매월 2·4주 10:00~12:00까지 동아리 활동) 공간 이용 대상 | 청소년 031-416-1318 페이스북 @99teenagers 요즘 세상이 무덤덤하고 밋밋한 것 같아도 청소년열정공간99℃(이하 99도씨) 청소년 사이에선 새로움과 흥미로운 감정들이 흘러 다닌다. 어른들 사이에선 새롭지 않은 일도 이들 사이로 옮겨가면 흥미진진한 일로 바뀐다. 따분할 수 있는 책 읽기도 친구와 함께라면 새로운 경험이 되니까. 청소년들에게 99도씨는 어떤 존재일까? 공간에 불이 켜지면 청소년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고 벌렁 눕거나 음악을 들으며 흔들흔들

새로운 문화예술 교육 프레임워크,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힘찬 도약

유네스코 제3차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참가 리뷰

지난 2월 15일(목)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ADNEC)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3차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이하 세계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월 13일(화)부터 3일간 열린 이번 세계대회에는 125개국 950명, 약 85명의 장·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2006년 「예술교육 로드맵」(리스본), 2010년 「서울 아젠다」(서울)를 잇는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가 채택되었다. 이번 세계대회에 참가한 한국 정부 대표단은 문화체육관광부 이해돈 문화정책관이 부의장,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박은실 원장이 라포터(Rapporteur, 보고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아시아-태평양 협력을 제안하는 한국 부대 행사를 주최하는 등 국제 사회 속 리더십을 다시금 발휘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주제 세션 한국 부대 행사 각국 장차관급 주제

함께 모색하고 각자의 자리를 찾으며

현장에서 바라본 전환의 장면들

아무것도 안 하고 쉴 거라고 다짐하던 그런 날이 왔음에도 이상하게 시험 기간만 되면 책상 정리를 하듯 갑자기 비워내고 정리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러다 「2018년 아르떼365 기사모음집」을 발견했다. ‘6년이나 버티다니…’ 휘리릭 책장을 넘기니 40대 중반의 내가 어색한 미소로 인터뷰한 사진과 글이 담겨있다. 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나는, 그리고 문화예술교육 현장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짝사랑에 지치고 세상에 휩쓸려도 6년 전 상기된 얼굴로 애정하는 문화예술교육을 소개하던 나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지원기관의 제재(처럼 느껴지는)에 대한 불만, 지원사업의 틀 안에서 단체 간의

납작한 일상을 뒤엎는 뜨거운 대화

아트테이블 파고가 비평예술교육을 하는 이유

예술가는 종종 변화의 해석자, 혹은 변화의 촉진자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비평하는’ 상징으로 여겨진다. 덕분인지 해마다 겨울이면 각종 지원 서류에 ‘사회적 변화에 대한 예술적 대응, 존재적 탐구, 창의성과 혁신’의 언어를 채워 넣는다. 무한 지혜나 불사의 물약을 제조하는 연금술사처럼, 거대한 당위를 앞세워 예술이 만병을 통치할 기세도 불어 넣어본다. 이런저런 성취를 영끌해 숙련도를 강조하면서, 차별화된 참신함도 쥐어짜(보려고 노력해) 보지만, 바늘귀처럼 좁아진 기회를 잡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변화에 대한 격언들-“무언가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바로 지금(파블로 피카소)” “모든 성공의 비밀은 새로운 시작(헨리 포드)”-도 곱게

바꿔 입고 고쳐 입는 기쁨, 생명을 아끼는 마음

오늘부터 그린㉖ 생태적 시선으로 보는 옷

예전부터 나는 요즘 현대 사회가 참 이상하게 여겨졌다. 아이들에게는 들에 핀 작은 풀꽃 하나, 지나가는 개미 하나 함부로 밟지 않도록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법을 가르치면서, 우리 어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산을 깎아 도로를 내고, 땅을 파헤쳐 집과 공장을 짓고, 농약과 살충제를 뿌려 먹거리를 재배한다. 생태계와 지구환경을 무참히 파괴해도 이유가 있겠거니, 인간이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겠거니 하며. 지금 사회는 인간이 필요한 만큼만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아닌, 무작정 많이 만들어 최대한으로 팔아서 돈을 벌고 남는 것은 자연에 버리는 ‘소비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멈출

집이라는 세계에 온전히 계절을 담아

예술가의 감성템⑳ 마당, 이름, 이웃

2021년 여름, 주변 반경 2km 이내 편의점 하나 없을 정도로 한적한 동네에 있는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서울을 떠나 이렇게까지 멀리 올 수 있었던 건 팬데믹 이후 일하는 방식이 유연해진 사회 전반의 분위기 덕분이었다. 도시에 비해 자연과 가까운 삶을 살게 될 거라고 막연하게 짐작한 정도였을 뿐, 이 집을 둘러싼 세계가 얼마나 다채로운 사건과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예상하지 못했다. 살피고 살피는 – 마당 집의 일부이자 외부 공간이기도 한 마당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노동하는 공간이다. 마당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일 구석구석을 열심히 살피고

개인의 삶에서 디지털 기술 대응까지 미래를 제안한다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을 이끄는 ‘K-문화예술교육 리포트’

지난 20여 년간 우리나라는 문화예술교육에 필요한 법령, 지원조직, 예산 등을 마련하여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다양한 사업을 기획, 추진해 왔다. 한국은 문화예술교육정책을 드물게 법령으로 제도화한 국가이며, 앞으로도 새로운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계속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전문가로부터 많은 자문과 조언을 구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2003년 구성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속의 문화예술교육 TF에서 시작되었다. 이 TF는 문화예술교육을 새로운 문화정책의 핵심 어젠다 중 하나로 설정하여 관련 조사와 연구를 진행하고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2004년 교육부와 공동으로 발표하였다. 종합계획은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을 망라하여 문화예술교육정책 방향을 설정하였으며, 이후의 정책은 이를

땅에서 움튼 씨앗이 깊이 뿌리내리려면

<노는예술>이 지속 가능한 변화를 찾는 여정

땅에 씨앗을 심어본 일이 있는가.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지난봄 난생처음 농사에 도전했다. 땅을 고르고 이랑과 고랑을 만든 뒤 일정한 간격을 두고 구덩이를 팠다. 씨앗을 심고 나니 봄볕에 땅이 마르면 움트는 게 더디겠다 싶었다. 흙을 흠뻑 적셔줄 요량으로 물 한 동이를 길어왔다. 그 모습을 보던 선배 농군이 파안대소하며 말했다. “씨앗을 땅에 직접 심을 때는 물 주는 거 아니야.” 씨앗을 심고 물을 주지 말라니. 무슨 말인가 싶어 어리둥절한 내게, 그가 땅의 비밀을 알려주었다. 움이 튼 씨앗은 땅이 머금은 물을 빨아 먹기

문화예술교육의 내일을 이끌며 국민 곁으로 더 가까이

2024 달라지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요 정책사업

학교문화예술교육 사회문화예술교육 문화예술교육 기반 구축 갑진년 새해 문화예술교육 정책과 현장은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을까.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활동하는 많은 아르떼365 독자를 위해 달라지는 정책, 사업과 현장을 미리 살펴보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올해 중점을 두어 추진할 여러 정책과 사업을 간략히 정리해 본다. 학교문화예술교육 확장과 학생 중심의 문화예술교육 지원 2024년 학교 교육 현장의 화두 중 우선순위에 있는 정책이 ‘늘봄학교’이다.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이기도 한 늘봄학교는 2023년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전국 모든 학교로 확대될 예정인데 특히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진흥원은 작년 시범운영 과정부터

무르익은 이야기는 계절도 없이

복합문화공간 창영당의 겨울나기

문화예술사업이 농사와 닮았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고는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봄에 나는 공고를 시작으로 여름, 가을 동안 열심히 사업을 진행하고 겨울에야 마무리한다. 사업을 마친 겨울에서 이듬해 사업이 시작되는 봄까지의 기간은 농한기와 비슷하다. 이 사이의 시간은 문화예술단체에는 혹독한 보릿고개이지만 또 다음 한해를 지낼 힘을 비축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사이의 시간에 더욱 바빠지는 공간이 있다. 인천광역시 동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창영당’(이하 창영당)이다. 창영당의 조은숙 대표는 자신을 ‘이야기꾼’으로 부른다. 학창 시절 방송반을 시작으로 기업 방송 아나운서, 동화구연 선생님을 거쳐 지금은 연극 무대에도 서고 있는 베테랑이다.

지속가능한 변화를 스스로 터득하는 창의적 활동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지속가능발전 교육

1987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의 개념은 ‘Our Common Future’(UN, 1987)로 더 잘 알려진 유엔의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제시되었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인류는 현재 세대가 자신들이 필요한 것을 충족함에 있어 다음 세대의 필요를 충족하게 하는 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고 발전을 지속해야 한다.’ 즉, 현재 세대가 자신들의 능력으로 자신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발전을 이루면서 생태계가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인간 활동을 해나가는 사회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는 것이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재임 당시 201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환경정상회담 20주년(Rio+20

한 토막의 나무를 깎으며 나를 살리는 시간

남머루 작가

오래된 동네의 골목 안 골목, 낡은 집과 집 사이에 복도처럼 난 샛길로 찾아 들어갔다. 허리를 굽혀 낮은 문을 지나 몇 개의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은은한 풋내가 났다. 공간은 담갈색부터 암갈색까지, 켜켜이 쌓인 갈색의 스펙트럼으로 직조되어 있었다. 나무로 만든 것들과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가득했다. 어지럽고도 가지런하게 정렬되어 있는 갈색의 공간. 그곳에서 남머루 작가를 만났다. 한 해의 끝자락이었다. 나무를 깎는 시간 남머루 작가는 나무살림도구를 만들고 나무를 매개로 사람들을 만나는 나무 작업자다. 그가 놀며 쉬며 일하고 만나는 공간인 우드카빙 스튜디오 ‘어제의 나무’가

어제와 오늘을 회고하며 내일부터 다시 시작!

재촉과 재충전 사이, 계획과 결심하기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새해 첫날 듣는 노래’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새해 첫날에 듣는 노래가 그해의 무드를 결정한다나. 주로 <파이팅 해야지> <이루리>처럼 희망찬 가사의 노래를 고른다. ‘새해송’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문화지만, 그와 비슷한 믿음을 가진 분의 보호 아래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1월 1일의 유난스러운 분위기가 사실 익숙하다. 우리 엄마는 1월 1일에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에 따라 그해의 운이 결정된다고 믿는 사람으로. 우리 집에서는 새해 첫날만은 늦잠을 자서도, 짜증을 내서도, 동생과 싸워서도, 반찬 투정을 해서도, 아빠에게 혼날 짓을 해서도 안 됐다. 대체로 평소에도

진짜 나를 만나러 가는 길

여행으로 충전하는 법

글을 의뢰받고 주제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여행으로 충전하는 법’. 가만, 내가 충전을 위한 여행을 떠난 게 언제였던가. 사업을 시작하고 일로, 출장으로 다닌 곳들은 있었지만, 오롯이 나를 위한 여행을 떠났던 게 전생의 일처럼 까마득했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전 인류의 발목을 부여잡기 전, 나는 방랑벽의 화신처럼 이곳저곳을 기웃댔다. 유독 추위를 싫어하는 탓에 겨울이면 계절을 거슬러 여름의 나라에 당도해서야 마음이 놓이곤 했다. 낯선 나라의 공기를 폐 속 깊이 들이마시며 얼마나 황홀했는지 잊고 지낸 것 같아 조금 착잡한 기분이 되었다. 여행을 위해 가방을 꾸리던

나를 명료하게 하는 동작

예술가의 감성템⑲ 푸시업과 스쿼트

푸시업(push-up)은 몸을 엎드려 팔을 굽혔다 펴기이고, 스쿼트(squat)는 앉았다 일어나는 운동 동작이다. 어떤 느낌이 떠오를 듯 말 듯 할 때, 생각이 복잡해서 정리가 잘되지 않을 때,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푸시업이나 스쿼트를 한다. 익숙하면서도 정교한 움직임 양손, 양발로 바닥을 짚고 몸통을 곧게 펴서 엎드린 후 크게 숨을 들이마신 다음 잠깐 숨을 참으며 팔을 굽혀 몸을 낮춘다. 다시 팔을 펴면서 숨을 길게 후~ 하고 내쉬며 원래 자세로 돌아온다. 여덟 번이나 열 번 아니면 열두 번 정도씩 컨디션에 따라 무리하지 않는 정도로 푸시업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