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적 대화를 잇는 비평적 태도

고영직 문학평론가

“다시 말해 문화예술교육의 본질과 방향에 대한 물음을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 2012년, 고영직 문학평론가는 첫 현장 비평에서 이렇게 썼다.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지금까지 그는 꾸준히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만나며, 문화예술교육의 본질과 방향에 관한 물음을 멈추지 않았다. 단순히 현장을 읽는 행위가 아니라 잇는 행위로서, 비평을 통해 어떻게 징검다리를 놓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활동해 온 고영직 문학평론가. 지금 여기, 문화예술교육에서 비평은 어떻게 존재하는지, 그 의미와 가치를 살펴보기 위해 그를 만났다. Q. 비평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요즘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관심사가 궁금하다. A. 최근에

파도가 작품이 되고, 예술이 가까워지는 곳

예술로 365길㉓ 슬도아트

슬도아트 울산광역시 동구 성끝길 103 매주 화~일 10:00~18:00 (월 휴관) 052-234-1033 블로그 슬도아트는 예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복합문화예술 공간이다. 주로 시각예술 전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 경험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작품은 그 자체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환경과 경험을 통해서 온전해진다. 슬도아트는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자연을 보고 느끼며 작품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예술과 자연의 공존 슬도아트에서 만나는 순간순간의 배경에는 자연이 함께한다. 통창 너머로 한눈에 보이는 슬도 바다는 관람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곳에서 예술은 단순히 벽에 걸린 작품이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으로 채우는 K-컬처를 기대하며

필리핀 내 K-문화예술교육 확장 가능성과 향후 방향

2011년에 개원한 주필리핀한국문화원(이하 문화원)은 필리핀 내 한국문화 확산의 거점으로서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며 한국문화 홍보 등 한국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높이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문화원 국유화 사업을 통해 지상 7층, 지하 1층의 건물로 이전했으며 2022년 3월 재개원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24년 한-필 수교 75주년 기념 문화행사 개최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전 세계 문화원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필리핀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원의 주된 활동 중에는 전시, 공연, 축제 개최 등도 있지만 세종학당으로 대표되는 한국어 강좌, 한식·전통 춤·태권도·민화

실천과 감상, 토론의 산실-수업 박물관을 상상하며

교육의 미학과 비평의 공동체

2024년 나는 청주교육대학교 총장 임기를 끝내고 연구년을 보내며 오랜만에 미국과 유럽의 여러 미술관을 돌아볼 수 있었다.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 런던의 테이트 모던, 파리의 루브르, 오슬로의 뭉크 미술관 등이 그 일부이다. 각 미술관은 진귀한 소장품으로 수많은 관객을 불러 모았다. 나 또한 진본의 아우라를 맛보는 소중한 체험을 했다. 뉴욕 현대미술관의 <별이 빛나는 밤> 앞에서는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푸른 소용돌이 속에서 고흐의 인생을 생각했다. 파리 루브르의 <모나리자> 앞에서는 신비로운 미소를 뒤로하고, 현대의 테크놀로지가 창조의 비밀을 조금씩 밝혀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었다. 오슬로의 뭉크 미술관에서는

엔딩을 바꾸는 기획된 의도

<블루아저씨의 명랑느와르 필름로그>를 바라보는 두 시선

예술교육가의 냉철한 자기 비평과 외부 전문가 또는 동료의 깊이 있는 비평과 해석을 나란히 싣는다. 문화예술교육가 스스로 자신의 예술교육 실천을 성찰하는 것과 타인의 예술교육 활동에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해석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서로의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다양한 활동이 지닌 철학적 의미와 예술교육적 가치를 함께 탐색해 보고자 한다. ‘명랑한 둥지’에 살고 있는 나의 블루아저씨 임보현 협동조합 어감 대표 “세상 뭐 있냐?” 술에 취해 꼬부랑 발음으로 공중에 던진 질문에 내 고개는 저절로 그들을 향했다. 허구한 날 슈퍼 앞 차가운 바닥에서

나무와 마음으로 이어진 섬

오늘부터 그린㊵ 바닷가 나무 보물섬

경기창작캠퍼스는 마치 바다와 같았다. 바다라는 큰 품이 있었기에 작은 섬들이 태어날 수 있었다. 이 바다 위에서 예술교육 프로그램 기획자 배솔희 선생은 나무가 되었고, 그 나무에 깃든 다양한 결이 공동체를 품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가능케 한 것은 경기문화재단의 끊임없는 실험과 이어짐이었다. <바닷가 나무 보물섬>(이하 보물섬)은 바로 이 흐름 속에서 태어났다. 목공이라는 행위가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버려진 자원과 가족, 공동체, 자연을 다시 잇는 예술적 실천이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되었다. 무엇보다 어릴수록 상상의 그릇이 크다는 전제 아래, 어린이들에게 상상의 장을

“누구도 뒤처지거나 원 밖에 남지 않도록”

마리아 델 로사리오 안티오키아 미술관 관장

콜롬비아 메데진(Medellín)의 중심부에 자리한 안티오키아 미술관(Museo de Antioquia)은 1881년 설립된 이래 도시의 역사와 정체성을 품어온 상징적인 공간이다. 한때 폭력과 불안으로 얼룩졌던 도시가 예술을 통해 스스로 치유하고 재생해 온 과정 속에서, 이 미술관은 과거와 현재, 예술과 사회를 잇는 공공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2016년 취임하여 미술관을 이끌고 있는 마리아 델 로사리오 에스코바르(María del Rosario Escobar) 관장은 “예술이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어야 한다”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미술관이 예술의 보관소가 아닌 시민의 학습과 성찰의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그 경계를 확장해 왔다. 그녀가 주도한

설명하지 않고도 느낄 수 있게

동료 상담실③ 오답 노트로 돌아보는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의 시간이 쌓일수록 잘한 일도 많지만, 모르고 헤맨 일도 여럿 있다. 자바르떼 조합원들과 함께한 다양한 시도들 속에는 기억에 남는 ‘오답 노트’들이 많다. 돌이켜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왜 그랬을까 싶은 일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오답들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자바르떼 조합원 중 예술교육 현장에서 활동 중인 두 예술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상담 일시‧장소 : 2025.10.21. 온라인 Zoom / 2025.10.22. 고정순책방 • 동료 상담가 : 이동근(동네기획자 대표), 고윤희(연극배우), 고정순(그림책 작가)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동근  2011년쯤 자바르떼에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을 위한 보수교육

문화의 시대, 예술교육의 길을 열다

몬디아컬트 2025와 국제예술교육연구소의 여정

지난 9월 말, 세계 최대 규모의 문화정책 회의인 ‘유네스코 세계문화정책회의’(UNESCO World Conference on Cultural Policies and Sustainable Development, 이하 몬디아컬트) 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되었다. 글로벌을 뜻하는 불어 ‘몬디알’(Mondial)과 ‘컬처’(Culture)의 합성어인 ‘몬디아컬트’는 전 세계의 문화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를 칭한다. 이번 회의에는 각국 문화장관, 국제기구, 학계, 시민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문화는 인류 모두의 권리이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공공재”라는 비전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특히 2022년 멕시코 선언 이후 3년간의 이행 과정을 점검하며, 문화와 교육, 인공지능, 평화, 기후 위기 등 인류 공동의 과제를 문화정책

전국 곳곳으로 퍼지는 문화예술교육의 힘

2025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 프리뷰

매년 가을이 되면, 전국 곳곳에서 이어온 문화예술교육의 성과를 함께 나누는 다양한 장(場)이 열린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2025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가 10월 27일(월)부터 12월 14일(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이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며, 17개 광역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 문화예술교육 전용 시설인 꿈꾸는 예술터, 지역 문화재단 등이 함께한다. 특히 올해는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정 20주년을 맞는 해로, ‘문화예술교육 20년, 누구나 예술을 시작할 때’를 슬로건으로 지난 20년간의 성장과 축적된 가치,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을 함께 나누는 장이 마련된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총 274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므로 누구나 일상에서

예술에 담긴 사회의 얼굴을 읽어낼 때

사회학적 상상력으로 예술을 읽는다는 것

“사회학적 상상력은 우리들로 하여금 역사와 개인의 일생, 그리고 사회라는 테두리 속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바로 이것이 사회학적 상상력의 과제이며 약속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찰스 라이트 밀스가 1959년에 펴낸 저서 『사회학적 상상력(Sociological Imagination)』의 구절이다. 출판된 지 반세기가 훌쩍 넘었음에도 사회학을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내게는 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물론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라보는 눈을 열어준 책이다. 사회적 상상력과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원고 청탁을 받았을 때, 이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예술의 힘은 사회학적 상상력과

원형을 파고드는 본능과 경계를 넘나드는 야성

차진엽 안무가·콜렉티브A 예술감독

국내 무용계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현대무용가가 10~20년 이상 활동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제작 비용, 무용수 수급, 관객 동원 등을 확보하기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우연찮게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여성 무용가의 수는 더욱 적게 느껴진다. 이러한 가운데서 차진엽 안무가는 대표성을 띠는 여성 현대춤 작가 중 하나로 무용계는 물론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감각적인 외형 속에 감성적인 내면을 가진 그녀의 매력은 40대 후반에 들어선 지금에도 그 빛을 잃지 않고 있다. 특히 후자 쪽의 특질에 관해서는 점점 더 깊은 내음을 풍기고 있다. 최근 화두의 하나로서 ‘사회적

다른 듯 닮은 두 세계는 춤이 되고, 말이 되고

모두의 예술교육④ 탈춤과 수어의 맞장구

천하제일탈공작소(이하 천탈)는 2020년부터 장애와 접근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무장애 공연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무장애 공연을 만들 때는 장면이 완성될 즈음 수어 통역사, 문자 통역사, 음성해설가가 함께 후반 작업에 들어간다. 연습실에서는 각자의 역할에 집중하느라 미처 보지 못했는데, 공연장에 들어서자 창작진 모두의 언어와 감각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협업의 순간이 펼쳐졌다. 예술을 통해 자연스럽게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질문과 답을 찾아가고 있음이 느껴졌다. 천탈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러한 감각을 이어가며, 과거 탈춤 속 장애 캐릭터의 의미와 사회적 인식을 함께 탐구했고, 이를 오늘의 감수성으로 새롭게 해석하는

성찰하고 실천하는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문화예술교육과 사회적 상상력

문화예술과 문화예술교육은 단순한 개인의 취미, 여가 활동을 넘어, 사회적 가치가 전수되고, 사회 계층이 융합하며, 공동체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중요한 사회적 장이다. 사실 문화예술의 긍정적인 효과, 지역과 사회의 상징성과 매력의 원천이며, 시민의 창의성, 정체성, 소속감 등을 불어넣고, 사회·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동하는 점에 대해서는 크게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문화예술교육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 글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본다. 문화예술교육은 단순한 기술 습득이나 일자리 창출의 도구가 아니라, 개인의 창조적 역량을 형성하고 사회적 관계 능력을 기르는 전인적 교육이다.

넘나듦의 자리에 꿈처럼 함께 깃듦

예술로 365길㉒ 공간 듬

공간 듬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주승로69번길 22 수~일 13:00~19:00 032-259-1311 홈페이지 인천 미추홀구 신기시장 주택가에 있는 ‘공간 듬’은 작가를 지원하려는 신미선 대표의 마음에서 출발해 2014년 12월에 개관한 비영리 전시 공간이다. 전시, 창작, 공동체 문화, 예술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제일슈퍼’를 사이에 두고 7평 남짓한 전시장 ‘공간 듬’과 같은 크기의 작업실 겸 사무실 ‘꿈에 들어와’를 운영하고 있다. 공간 앞으로는 2015년 노화된 열아홉 집이 해체되며 만들어진 ‘주안7동 녹색마을 쉼터’의 우거진 나무와 상자 텃밭 식물들이 계절을 보여주고 있다. ‘공간 듬’ 작가와의 만남(2025) 골목을 오가며 공간을

2025년 8•9월 국내외동향

문화예술 분야 인력 양성을 위한 방향 설정 연구 외

문화예술 분야 인력 양성을 위한 방향 설정 연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2025년 2월, 「문화예술 분야 인력 양성을 위한 방향 설정 연구」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지역대학 중심의 순수예술 학과 통폐합과 융복합 가속화로 인한 기초인력 육성의 한계를 인식한 것에서 출발했다. 이에 따라 예술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을 전국 단위로 확대해 기회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4가지 정책 전략 방향을 도출했다. 학령인구가 감소로 고등교육의 위기가 지속되면서 정부는 기존 중앙정부 중심의 고등교육 지원체계를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개편하고, 분야별 인재 양성 정책의 필요와 함께 범부처 협력 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문화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