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육부의 No Child Left Behind 교육개혁법과 문화예술교육

NCLB가 예술교육계에 끼친 부정적 영향을 연구하는 대표적 학자 로라 채프먼 (Laura Chapman)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최근 미국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는No Child Left Behind 교육개혁법 (이후 NCLB) 이다. 이 교육법안은 2002년 1월 8일 부시 대통령에 의해 통과된 후 현재까지 연방정부에 의해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으며, 각 주의 교육기관은 이 새로운 법에 따라 많은 분야에서 변화되고 있다. 이 법은 1965년 시작된 초,중,고등 교육법 (The Elementary and Secondary Education Act) 의 마지막 버전으로, ‘모든 미국인이 한 명도 빠짐없이 우수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선도한다’는 교육부의 이상적 모토 하에 실시되고 있다. NCLB는 학생들의 학습을 지도함에 있어, 첫째,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둘째, 각 주와 지역사회의 교육활동에 더 많은 자유를 부여하며, 셋째, 우수성이 인정된 교육방법 개발을 촉진하며, 넷째, 학부모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1] 이 교육개혁법의 구체적 목표는 2014년까지 읽기, 수학, 과학 세 영역에서 전 학생의 95-100%의 학습수준이 일정목표에 도달하는 것이다.
 

-1994

1994년까지 연방정부와 각 주에 의한 교육표준 설립이 많은 과목에 있어 완성됨. 이 교육표준은 시험, 수업 커리큘럼, 그리고 학생들 지도에 대한 기준으로 활용됨.

1994

초,중,고등 교육법 (The Elementary and Secondary Education Act)의 1조에 의하여 모든 학교는 읽기와 수학 과목을 대상으로 초,중,고등 과정에 걸쳐 세 번의 시험을 치루도록 요구됨. 이러한 시험제도와 각 학교의 성적은 차후 NCLB 정책 설정의 기본 바탕이 됨.

2001-2002

NCLB 교육개혁법안이 통과, 효력발생 시작. 이전의 읽기와 수학과목의 시험 성적을 통해 각 학교의 등급을 매기고, 각 주는 성적향상이 요구되는 학교를 지정하여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 실시하게 됨. 매년 꾸준하게 성적을 향상시킨다는AYP (adequate yearly progress) 개념을 바탕으로 각 주는 이에 대한 기준 설정.

2002-2003

각 주는 읽기와 수학영역의AYP를 위한 계획안 (2014년까지의 점차적인 계획) 과 기준을 설정, 발표함. 또한 3년 안에 교실 안의 모든 교사들의 자질향상을 확립할 수 있는 기준 설정.

2005-2006

각 주는 과학과목에 대한 표준표를 더불어 설정해야 함. 학생들은 3-8학년 과정에서 매년, 그리고 10-12학년 과정에서 한 번 읽기와 수학과목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루어야 함. 중,고등학교 교사들은 담당과목에 대한 일정한 학위를 소지하고 있어야 함.

2007-2014

적어도 삼 년마다 한번씩 (3-5, 6-9, 10-12학년을 주기로 함) 과학과목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시험을 치루게 됨. 2014년까지 전 학생의 95-100%가 읽기, 수학, 과학 영역에 있어 적정 수준 이상의 시험성적을 내게 됨.

도표 1. 연도별로 알아본 NCLB교육개혁법 실시 내용 (Chapman, 2005, p.7)

NCLB는 연방정부 차원의 교육정책인만큼 전국의 학교의 실제 행정과 교육활동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이 큰 만큼 이 정책에 대한 교육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는 변화되는 법에 맞춰 각 학교 현장도 변해가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사범대학의 웹사이트의 홈페이지에는 NCLB와 관련된 새소식을 교육자들과 현장교사들에게 전하는 섹션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이다.


NCLB 웹사이트

그러나 미국 역사상 공립학교정책에 대한 연방정부의 최대 규모의 노력이라고 평가되는 이 교육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또한 크다. 한 예로, 이 교육법이 그 의도와는 달리 교육현실에서 얼마나 잘못 적용되고 있는지 고발하는 반대운동 사이트가 활발하게 운영중이다.  (http://www.nclbgrassroots.org)특히 NCLB는 교육표준과 교육평가 개혁을 목표로 하여 교육향상도를 쉽게 보여주는 실용과목 만을 강조하고 있어, 예체능을 포함한 그 외 과목의 교육은 오히려 저해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러한 비난은 실제적으로 이 새 법을 통해 각 학교의 학생들에게 2006년 현재 읽기 (reading) 와 수학 (mathematics) 의 두 과목 시험을 실시하고 내년부터는 과학 (science) 과목을 포함한 세 과목의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이 시험은 3-8학년 (우리나라 초등 3- 중등 2) 대상은 매년 실시하며 이후 10-12학년 (고등 1-3) 과정에서 한번 더 실시하게 된다. 이 시험 결과로 피치 못하게 각 학교의 평가 등급이 정해지고 일정 점수평균을 넘지 않는 학교는 여러가지 불이익을 받는다는 점에서 학교 현장에서 이 세 과목의 수업과 학습을 강조하게 됨은 당연하다.

재미있는 점은 NCLB를 주도하는 교육정책가들이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그러한 문제들은 이 교육개혁법의 의도가 아니라고 뒤늦게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교육부의 수잔 스크라파니 (Susan Sclafani, 2005) 는 Arts and Minds에서 예술교육이 NCLB의 목적달성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역설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교육개혁법이 학교현장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의 축소를 이끈다는 점에서,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교육자들은 이 법을 제정, 공포한 현 정권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중이다.


뉴욕시 예술교육학회 facetoface에 참석한 교사들

특히 이 분야의 교육자들은 각 예술분야의 전국교육연합회를 통해 학교현장의 문화예술교육을 장려하고 NCLB의 부정적 영향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예술교육연합회로는 음악교육의 MENC (National Association for Music Education), 미술교육의 NAEA (National Art Education Association), 연극교육의 AATE (American Alliance for Theatre and Education) 등이 있다. 또한 문화예술교육계의 많은 학자들은 NCLB와 관련하여 각 현장의 예체능 교사들이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므로 교육정책가들을 통해 예술교육 장려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함과 동시에, 학교 현장의 교사들과 예비교사들을 상대로 NCLB가 예술교육에 미치는 영향과 그 대처에 필요한 자세 등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도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NCLB를 통한 문화예술교육정책의 변화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통합적 예술교육 (interdisciplinary arts education) 모델개발의 촉진이다. 실용과목 교육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문화예술분야의 여러 교육단체들은 교육을 국어, 수학, 과학 등의 실용과목과 연결시켜 학습효과를 높이는 교육방법의 개발과 활용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한 예로, 보스턴 글로브지 (The Boston Globe) 는 2005년 3월 13자에, 보스턴 매더 초등학교 (Mather Elementary School, Boston, MA) 의 5학년을 대상으로 한 미술교육이 그들의 수학 성적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이 학생들은 근처의 한 고등학교와 연계한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미술과 다른 과목이 통합된 교육방법은 학생들로 하여금 새로운 방법으로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고, 학습을 보다 재미있고 의미있게 만들어 장기적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2]또한 예술교육에 있어 실기를 중심으로 하는 창작활동뿐만 아니라 예술감상에 점점 비중을 높이고 있는 추세도 이런 현실과 맥락을 같이 한다. 예술감상교육은 학교현장과 각종 문화예술기관의 활발한 협력관계를 통해 촉진되고 있기도 하다.  


미술교육연합회(NAEA) 정기총회의 한 장면

본 기사를 위해 아르떼진에서는 NCLB가 예술교육계에 끼친 부정적 영향을 밝히고 이에 대한 교육자들의 대처에 대하여 활발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대표적 학자 로라 채프먼 (Laura Chapman) 과의 간단한 인터뷰를 요청하여 직접 그 내용을 들어봤다. 그는 2005년에 Art Education에 발표한 그의 논문 “No child left behind in art?” 을 비롯, 이 주제에 관련된 많은 논문을 발표하고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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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떼진:NCLB가 예술교육계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무엇입니까?

채프먼:NCLB of 2001교육개혁법은 예술을 주요과목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매해 읽기와 수학 (그리고 내년부터 과학) 과목에 대한 시험 실시를 요구합니다. 즉, 이 세 과목에서의 시험 성적은 너무나 중요해서, 결과적으로 많은 학교들이 인문분야와 예술분야의 학습시간을 줄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5년에 발표된 한 연구의 결과를 살펴보면 전국 학교 중 22 %가 미술과 음악과목의 수업시간을 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르떼진:이러한 새로운 교육정책에 대해 대비하고 싶은 예술교육자들과 교사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는지요.

채프먼:미국의 교사들에게 있어 가장 책임감있는 행동은 이 교육개혁법의 많은 단점들을 학부모들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또한 투표참여를 통해, 이 법안을 작성한 법률제정가들이 현직에서 물러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교육은 예술, 과학, 인문분야를 통틀어 균형잡힌 교육 프로그램 실시를 통해 시작됩니다. 진정한 학습과 성취가 NCLB가 강조하는 시험점수의 숫자게임을 위해 축소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교사들은 잘못된 교육정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업무을 바르게 인도하는 교육정책 제정의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아르떼진:몇몇 교육자들이 실욕과목 중심의 교육현황에 대한 한 대안으로써 통합교육적 방법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지니고 계십니까? 참고로, 많은 학국의 예술교육자들이 이러한 교육방법에 대해 많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이 질문을 드립니다.

채프먼:통합교육적 예술학습은 여러 형태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예술분야에서 매우 뛰어난 통합교육모델과 아주 나쁜 교육모델을 봐 왔으며, 또한 예술과목을 다른 과목과 연결시킴에 있어 본보기가 되는 좋은 프로그램과 형편없는 프로그램 모두 봐 왔습니다. 잘못된 교육모델의 경우, 학생들은 예술의 중요성에 대해 거의 배우지 못하고, 또한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력을 펼치기 보다는 주어진 지시만을 따르게 됩니다. 저는 과학과 인문분야의 학습을 통해 예술분야의 학습의 효과가 더 커지는 그러한 통합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중요한 것은 통합교육 프로그램들이, 학교현장에서 다뤄지는 학습주제가 흔히 굉장히 좁게 정해지는 것에 대한 반향으로 실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이러한 좁은 주제 선정은, 여러 가지의 문제점과 기회들이 보다 복잡하게 뒤얽혀 있으며 여러 형태의 지식이 논해지고 있는 사회 전체와 학교에서의 학습이 연결되지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통합접근적 교육프로그램은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입니다.

아르떼진:한국의 예술교육자들과 아르떼진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요.

채프먼:아쉽게도 저는 아직 한국을 방문해 보지 못했습니다. 예술교육자들이 국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 혹여 직접 여행을 할 수 없다 하더라도? 즐기고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특히 아르떼진은 미국과 한국 간의 국제적 교류를 중요시하는 대학에서 공부하는 통신원을 두고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NCLB 정책이 중단되고 우리의 학교현장에서 지나치게 시험 만을 중시하는 풍조가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교사와 학부모, 혹은 대다수 시민들로부터가 아니라 일부 사업가들과 정치가들에게서부터 비롯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한 어조로 의견을 제시하는 로라 채프먼에게서, 7차 교육과정이 예체능 과목의 축소를 유발한다는 점을 비판하던 국내 교육자들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이것은 NCLB의 내용을 변화시키고 예술교육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발로 뛰는 미국의 예술교육자들의 활동이, 한국의 문화예술교육계에 큰 의의를 지닐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모든 어린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진정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훌륭한 교육목표가 실제적으로는 교육의 획일화와 시험성적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정책 실시로 이어지는 것은 분명히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교육정책의 내용과 그것이 교육현장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과 효과 사이에 절대적인 함수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에는 아무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시대 아이들이 그들의 풍요로운 삶을 이끌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이를 지지하는 교육정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한 교육정책의 탄탄한 기반 위에서 아이들이 인문, 과학, 예술 등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질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꿈꾸며 글을 마친다.

[1]http://www.ed.gov/
[2]
Artprogram connects to academic learning (2005).NAEA NEWS, 47(4), p. 3.

참고문헌

Art program connects to adademic learning. (2005).NAEA NEWS, 47(4), p. 3.
Chapman, L. (2005). No child left behind in art?Art Education, 58 (1), 6-16.
No Child Left Behind (2006). Retrieved June 15, 2006, from http://www.ed.gov/nclb
Sclafani, S. (June 2005). The arts are vital to young people’s success in school and in life.Arts 
      and Minds
. Retrieved September 17, 2005, from 
송보림 (2006). 미국의 문화예술교육.해외 문화예술교육 현황 조사: 독일, 체코, 중국, 러
      시아, 미국, 영국, 일본
(pp. 231-292).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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