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책 빌리러 왔습니다!
집이 도서관이 되는 똑똑 도서관_김승수 관장 인터뷰

똑똑! 이웃집의 문을 두드려본 적이 있나요? 옆집에 누가 사는지 관심도 없이 살아가는 팍팍한 우리네 삶에 집을 도서관으로 만들어 이웃 간 정을 나누고 이야기를 펼치는 사랑방이 있습니다. 바로 경기도 파주의 ‘똑똑 도서관’이 그곳입니다. ‘똑똑 도서관’은 뜻을 함께한 이웃끼리 서로의 집을 개방하여 도서관으로 운영하고 있답니다. 도서관의 신개념을 보여준 똑똑 도서관은 어떤 곳인지, 이곳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똑똑 도서관의 관장인 김승수님의 인터뷰를 통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똑똑 도서관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전에 아파트 동대표를 한 적이 있는데, 이때 이웃 주민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습니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공동체가 와해되고 있는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예전 시골동네처럼 사람들과 함께 모여 공동의 일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던 중 제 지인이 이 도서관의 기획서를 블로그에 올렸고 아이디어를 써도 된다고 했습니다. 한 가정에 책이 10권이 있다고 치면, 3집이 모이면 30권이 됩니다. 보통 사람들이 1년에 읽는 책의 양이 20권이라고 해도 이미 한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책을 가진 도서관이 되는거죠. 책뿐만 아니라 음반, DVD와 같은 콘텐츠도 같이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는데 마침 발이 넓은 제 부인 김소희씨 주변에 친한 사람이 많았고, 그 분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서 똑똑 도서관이 생겨난 것입니다.

 

물리적인 공간이 따로 없이 ‘집’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한 점이 흥미롭습니다. 왜 ‘집’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되었나요?

 

똑똑 도서관을 준비하면서 동네 분들을 만나 많은 의견을 나누어봤습니다. 거기서 나온 얘기 중 하나가 동네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옛날처럼 도시엔 마을회관이나 빨래터, 사랑채와 같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공유하는 곳이 없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모두 집이라는 공간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이곳이 만남의 장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먼 곳으로 외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꾸미지 않고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만남의 주목적에 따라 다양한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커피숍이 되고, 문화예술 강의를 듣는 교육장도 될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나는 이거 할 수 있는데, 함께 해볼까요?’라는 제안을 하면서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실제 리본공예와 냅킨아트도 이렇게 시작하게 된 거에요. 그러니 책을 읽고 대여하는 일반 도서관과는 또 다른 의미의 도서관이 된 것입니다. 집이라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렇게 새로운 의미의 활동도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똑똑도서관 김승수 관장

 

어른들의 문화 활동 외에도 아이들을 위한 책읽기와 그림그리기 놀이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는 활동이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요?

 

책을 읽고 나서 기억에 남는 걸 그리는 수업입니다. 아이들은 그림을 그릴 때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상상력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뭐든지 다 그려냅니다. 이런 부분들이 어른과는 다른거 같아요. 어른들은 그림을 못 그린다고 단정지어버리고 그릴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할 때가 많죠. ‘잘 그린다’, 혹은 ‘못 그린다’ 에 대한 기준이 있고 그 안에 갇혀있을 때도 많고요.

그림 그리기와 같은 예술 활동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세상을 보는 감각을 길러줍니다. 이런 이유로 예술이 필요한데, 일상에서 쉽게 예술을 접하기 힘들기 때문에 감각이 경직되는 것 같아요. 똑똑 도서관에서는 아이들이 간직하고 있는 예술적 감각으로 희노애락을 표현하고, 또 그 감각을 계속 간직할 수 있도록 그림 수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똑똑 도서관이 추구하는 문화활동의 방향은 무엇인가요?

 

똑똑 도서관은 많은 책을 읽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책을 같이 보고 나누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 하면서 공감하는 거죠.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다양한 활동이 기획되고 생겨났습니다.
현재 책 읽기 뿐만 아니라 리본아트, 냅킨아트, 요리교실과 같은 배움 교실과 피아노나 기타, 우쿨렐레와 같은 문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똑똑 도서관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부담 없이 재미있게 즐기는 걸 바라거든요. 자연스럽게 생활처럼 책을 읽고, 문화 활동을 해야 그것이 부담도 없고, 자기생활에 일부가 되고, 그 때 비로소 문화 활동이 삶의 재미를 더해줄 수 있을 테니까요.

 


똑똑 도서관의 냅킨아트 교실

 

똑똑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시행착오는 없었나요?

 

똑똑 도서관은 신뢰감이 생긴 사람들끼리 자발적으로 재밌게 활동하는 것이 중심입니다. 실패할 것이 없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없어요.

 

이웃과 소소하게 소통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서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현대 사회는 저마다 직업도 다르고 생활 반경도 다양하죠. 또, 우리나라처럼 아파트 중심의 주거 환경에서는 이웃과의 소통이 줄어든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서로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만나다 보면 친해질 기회가 많아지고, 점점 신뢰를 쌓게 됩니다. 그렇게 형성된 신뢰관계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모여 좋은 경험들을 쌓다보면 동네에도 관심을 가지고 함께할 재미거리를 찾아 공유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똑똑 도서관은 일반 시민단체나 직장인, 대학생 단체와는 달리 동네 일반 동네 주민들이 중심입니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자발적으로 함께 모여 뭔가를 만들고, 생각을 나누고, 문화를 즐기는 똑똑 도서관. 집이란 공간이 주는 따뜻함과 가족과 같은 편안함이 있는 똑똑 도서관 활동이 더 많은 동네로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 3회 시민교육 박람회에 참가한 <똑똑 도서관>

 

‘똑똑 도서관’이 9월11일(수)부터 9월12일(목)까지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개최된 ‘시민교육박람회’ 전시부분에 참가하여 우수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시민교육박람회 부스에서 리본아트 체험

시민교육박람회에 온 시민들은 물론 다른 참여 단체에서도 똑똑 도서관 부스를 찾아와 똑똑도서관의 활동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살펴보았습니다. 똑똑 도서관 부스에 온 분들은 대부분 ‘책이 몇 권이 있는가?’에 관심을 가졌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문객들은 똑똑 도서관 부스에서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경험했고, 그 속에서 이웃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김소희씨는 시민박람회를 통해 똑똑 도서관의 활동을 정리하고 기록으로 남길 수 있어 의미있었고, 똑똑 도서관이 기폭제가 돼 많은 공동체 문화 활동들이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똑똑도서관 홈페이지

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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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wangBo-Hyun 2013년 10월 30일 at 10:02 AM

    이웃간 소통이 부족한 경우 서먹서먹 하다 못해 불편해지기까지 하는 세상이죠. 아이들이 이웃어른에게 인사하고 대화하는 모습을 본 게 언제쯤인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똑똑도서관을 통해 단순히 책을 나누는 것이 아닌 소통을 나누고 있지 않나 싶은데요,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배우고 함께 도전해볼 수 있는 사회적인 과제일 것 같네요. 문화생활도 함께 나누고 배움의 즐거움도 함께 느끼는 좋은 이웃관계가 형성된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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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은맘 2013년 10월 30일 at 10:08 AM

    거실을 서재처럼 만들면서 아파트 북카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미 실현하신 분이 계시는 군요. 도전하고 싶어져요.

  • author avatar
    김 미선 2013년 10월 30일 at 11:12 PM

    어릴적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던 친구들과의 추억, 아파트 입구에서 모여 담소를 나누던 엄마들의 모습이 어느순간 사라져 이젠 옆집엔 누가 사는지, 어떤 이웃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엘리베이터안에서의 인사도 서먹해지는 요즘시대에 이웃간의 정도 쌓고, 머리속 지식도 쌓을 수 있는 기발한 발상인듯 싶어요, 오늘 문득 이삿짐센터가 와있는 옆집이 이사를 간건지, 이사를 온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각박해져가는 세상에 소통의 문을 여는 좋은 이벤트인듯 합니다.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생긴다면 저희 아이에게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을 가르쳐 주고 싶네요

  • author avatar
    이정희 2013년 11월 01일 at 11:40 PM

    똑똑도서관이 무언가를 배울수 있을수도 있지만 마을회관의 역할도 할수 있을것 같네요
    아파트에 살다보면 문을 닫고 지내면 윗집 아랫집과 엘리베이터에서 인사를 나누다 친해지고
    서로 공감대가 생기면 친구가 되는데 그 또한 쉽지 많은 않죠! 똑똑도서관 함께 공유할수 있는
    정보 배움도 있지만 시골에서나 만날수 있는 푸근한 인심도 느낄수 있을것 같습니다!
    함께 만나고 배우며 웃고 떠들고 사람사는 재미를 느낄수 있을것 같아요~
    두리번~ 두리번~ 우리 가까이에도 똑똑 도서관이 생기기를 바라면서 찾아보아야 겠어요~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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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wangBo-Hyun 2013년 10월 30일 at 10:02 AM

    이웃간 소통이 부족한 경우 서먹서먹 하다 못해 불편해지기까지 하는 세상이죠. 아이들이 이웃어른에게 인사하고 대화하는 모습을 본 게 언제쯤인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똑똑도서관을 통해 단순히 책을 나누는 것이 아닌 소통을 나누고 있지 않나 싶은데요,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배우고 함께 도전해볼 수 있는 사회적인 과제일 것 같네요. 문화생활도 함께 나누고 배움의 즐거움도 함께 느끼는 좋은 이웃관계가 형성된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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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은맘 2013년 10월 30일 at 10:08 AM

    거실을 서재처럼 만들면서 아파트 북카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미 실현하신 분이 계시는 군요. 도전하고 싶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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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미선 2013년 10월 30일 at 11:12 PM

    어릴적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던 친구들과의 추억, 아파트 입구에서 모여 담소를 나누던 엄마들의 모습이 어느순간 사라져 이젠 옆집엔 누가 사는지, 어떤 이웃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엘리베이터안에서의 인사도 서먹해지는 요즘시대에 이웃간의 정도 쌓고, 머리속 지식도 쌓을 수 있는 기발한 발상인듯 싶어요, 오늘 문득 이삿짐센터가 와있는 옆집이 이사를 간건지, 이사를 온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각박해져가는 세상에 소통의 문을 여는 좋은 이벤트인듯 합니다.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생긴다면 저희 아이에게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을 가르쳐 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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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2013년 11월 01일 at 11:40 PM

    똑똑도서관이 무언가를 배울수 있을수도 있지만 마을회관의 역할도 할수 있을것 같네요
    아파트에 살다보면 문을 닫고 지내면 윗집 아랫집과 엘리베이터에서 인사를 나누다 친해지고
    서로 공감대가 생기면 친구가 되는데 그 또한 쉽지 많은 않죠! 똑똑도서관 함께 공유할수 있는
    정보 배움도 있지만 시골에서나 만날수 있는 푸근한 인심도 느낄수 있을것 같습니다!
    함께 만나고 배우며 웃고 떠들고 사람사는 재미를 느낄수 있을것 같아요~
    두리번~ 두리번~ 우리 가까이에도 똑똑 도서관이 생기기를 바라면서 찾아보아야 겠어요~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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