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도 힘든 판에 무슨 문화냐’ 문화예술교육 관련 종사자들이 자주 듣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이러한 사람들의 생각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에서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문화현장 관계자들이 말하는 지역문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은 어떤 내용일까요? 이에 인천문화재단과 경인일보는 각 분야의 전문가 10인을 인터뷰해서 책 ‘지역문화, 길을 묻다’로 엮어냈는데요. 저자인 인천문화재단 이현식 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지역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그리고 어려움
Q. 지역문화 현장의 관계자들이 겪는 어려움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지역문화의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겪게 되는 어려움 중의 하나가 재원(財源)의 문제입니다. 물론 다른 분야라고 해서 재정문제를 겪지 않는 것은 아니지요. 그렇지만 문화 분야에서 일을 할 때 겪는 재정 문제는 그 차원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구조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관념의 문제와 얽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재정 문제 일반이 아니라 문화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하나가 문화의 특수성인데요. 순수하게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문화는 투입과 산출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문화 영역에서 일을 하면서 공공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왜 재정 투여가 필요하고, 그렇게 되면 어떤 문제가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설득하기 어렵게 되지요. 지역의 문화 현장에서 재원 확보가 쉽게 되지 않는 이유 가운데 문화가 갖고 있는 이런 특수성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앞서 사람들의 관념의 문제와 얽혀 있다고 하셨는데, 문화 현장의 관계자로서 느끼기에 우리 사회의 문화에 대한 인식이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사람들의 관념의 문제는 깊이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의 문화에 대한 일반적 인식과 연결되어 있다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흔히 하는 말로 ‘먹고 살기도 힘든 판에 무슨 문화냐’라는 말이 그런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경우지요. 이 말 속에는 먹고 사는 문제와 문화를 별개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강하게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경제와 문화, 일상적 삶과 문화는 다른 영역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죠. 그렇다면 문화는 무엇이고, 정말 문화가 경제적인 영역과는 별개일까요? 여기에서 이와 반대의 논리도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문화를 통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인데, 문화산업론이 대표적이죠. 헐리우드 영화 한편이 자동차 몇 대의 수출과 맞먹는다는 주장들이 문화산업론에서 흔히 등장하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이런 논리 역시 문화와 경제를 별개로 인식하는 앞의 논리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아닙니다. 문화와 경제가 별개이듯, 문화 곧 경제라는 논리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본질은 같은 것이니까요. 문화 자체가 갖는 고유성과 의미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문화는 경제와 이항 대립으로 존재하거나 경제적 효과와 동일시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역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한 작업
10인의 전문가에게 듣는 지역문화의 현장과 미래
Q. 책 ‘지역 문화, 길을 묻다’는 어떤 내용인가요?
이 책에는 문화 정책의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 공공 재정을 연구하는 교수, 재단을 운영하는 대표자, 대규모 공연장의 운영 책임자, 지역문화 관련 활동가 등 문화 영역 곳곳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열 사람이 문화와 지역문화에 대해 여러 얘기들을 쏟아 놓고 있습니다. 경쟁과 효율을 중요시하는 오늘날 왜 문화가 중요한지, 문화가 얼마나 공공적 가치를 담고 있는 것인지, 공동체의 유지와 네트워크의 기제로서 문화가 갖는 역할은 무엇인지, 문화 산업을 제대로 키우는 길은 어디에 있는지, 지역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이 거론되고 있죠. 인터뷰 형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런 주제들이 조금 더 생동감 있고 자유롭게 다뤄지고 있고, 생활과 경험 속에서 우러나오는 전문가들의 생각이 가감 없이 전달됩니다. 이런 책을 통해서 문화의 가치가 조금 더 공유되고, 오늘날 문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앞에서 제기한 문화의 가치를 되새겨보고 생각하는 기회도 얻게 될 것입니다.
Q. 책 작업을 하시면서 인터뷰 하셨던 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분과 내용은요?
경희대 도정일 교수님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문화헌장 얘기 때문이지요. 교수님께서 문화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문화 헌장을 추진했던 과정, 그리고 그것이 제대로 현실화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굉장히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인터뷰 내내 느껴졌습니다. 문화헌장에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문화가 과연 어떤 내용이어야 하는가가 매우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화적 과제 역시 이 헌장을 보면 잘 알 수도 있고요. 그분의 문화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아쉬움이 잘 느껴졌습니다.
지역문화 현장에서 전해오는 문화의 정의와 역할
Q. 지역문화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해오신 분으로서, ‘문화’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사실 지역문화의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고 많은 일에 파묻혀 우리 스스로도 기능주의에 치우칠 때가 많습니다. 그때그때 처리해야 할 일들을 기능적이고 행정적으로 대하게 되는 위험을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는 것이죠.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문화는 우리 삶의 기저와 기초를 이루는 것입니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근본부터 붕괴되지요. 그렇게 된다면 개인의 삶에도 공동체의 미래에도 모두 바람직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어느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 그게 바람직스러운 것인지를 반성적으로 돌이켜보도록 만드는 것이 문화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획을 위해 현장에서 일을 하는 전문가들과 만남을 이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들었던 생각이 있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삶의 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문화의 역할이고, 대안적 상상력을 통해 미래의 가치 있는 삶을 그려나가는 것이 문화가 해야 할 책무라는 것입니다.
이현식 인천문화재단 정책연구팀장 겸 한국근대문학관 관장
1966년 인천 생, 연세대 영문과 졸,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 졸(문학박사), 1997년 ‘문학과사회’(문학과지성사 간) 평론 추천으로 등단,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문화정책 담당)을 역임하고 2005년부터 인천문화재단 사무처장, 기획경영본부장을 거쳐 현재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관장으로 재직하면서 인천문화재단 정책연구팀장을 겸하고 있다. 추계예대 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한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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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란 무엇인가.. 지역문화의 현주소는 어떻게 되는가.. 문화와 돈과의 관계는.. 문화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다만 문화를 논할 때 현실적인 부분이 결여가 되면 절대로 안된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 내용이 실렸을까 궁금해지는군요.
제가 생각했을 때 지방 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방이라서, 지방이기때문에 문화의 질이 많이 떨어질 것이다라는 시민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마련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하~~ 참 어려운 문제네요 ㅎㅎ
이글좀재미난듯
역문화에대해서 관심을갖고
문화의 질을 높이는데
중점을두어 살겠습니다
문화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지역문화에서는 문화지원을 산업투자의 일환으로 여기고 있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근래 들어서 각 지자체에서 예술회관 등을 앞다투어 지으며 문화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 같았지만,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서울에서 인기리에 공연되었던 작품의 재탕, 삼탕으로 채워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대중성이 인증된 작품을 올려서 입장수익과 호응을 얻어야겠지만, 그런 작품들로만 채워지고 있으니 지역문화의 수준을 낮추어보게 됩니다.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지는 특유의 문화가 생성되기 위해서는 말씀하신 것처럼 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오래 준비하신 그 책이 좋은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지역문화의 질과 발전방향에 대해 생각해볼수있는 유익한 기사였습니다.
지역문화에 길이있다.
이기사를통해 지역문화의발전에대해 생각해보게된것같습니다.
어렵다..지혁문화발전ㅜㅜ
지역 문화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가가 문제죠
유익한기사네요..
지역문화발전을 하면 지역사회경제가 살고 더불어 우리나라발전도 한층 업그레이드! 세계홍보및 관광지또한 플러스!! 하지만 이글을 보고 여러문제들이 많은걸 알게 되었네요. 문화발전도 정말 소비및경제성이 아닌 하나의 그 지역의 역사를 알아가는것으로 생각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지역문화가 하루 빨리 발전하여서 관광과 홍보 등으로 우리 나라 경제에 힘이 되었음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런게기사지.
사람들 사이에서도 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특히 대중문화에는 관심이 많으면서도 전통문화나 지역 고유의 문화에는 무관심한 현실이 씁쓸합니다.
요즘 지방자치제로 인한 지역축제들이 많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축제들에 지역문화를 더욱더 반영하여 그 지역만의 고유 문화를 널리 알려가길 바랍니다~^^
음…
문화에 대해서 더 알게 되었고 지역문화가얼른발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동네 바우덕이 축제에 참여해야지 ㅌㅌㅌ
문화를 생산하고 즐기기위해.. 경제가 선행되어야하는데.. 음-…쉽지않네요. 이승우…
이기사를 읽으며 지역문화의 중요성은 잘알게 되었는데 재정문제에 부닺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네요 재정문제도 해결하면서 지역문화도 살릴수 있는 좋은 방안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항상 경제적인 문제는 떼놓고 볼 수 없네요. 저도 이 책 보고 문화에 대해 한번더 생각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