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우리 삶과 문화예술교육을 둘러싼 이슈를 사유하고 질문을 건넵니다.

배움을 기획하고 참여를 설계한다

가르치는 시대에서 함께 만드는 시대로

AI 시대, 교육자의 새로운 도전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다. 특히 생성형 AI 등장 이후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왔던 지식의 생성과 재구성마저 기술의 영역으로 넘어가면서, 교육자는 지식 전달자 역할이 아닌 ‘어떻게 더 깊고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을 창출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질문 앞에 서게 되었다. 이러한 교육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기에 다시 주목받는 개념이 ‘참여’이다. 사실 참여는 교육학에서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20세기 초 진보주의 교육과 구성주의 학습이론은 이미 학습자를 수동적인 지식 수용자가 아닌 능동적인 의미 구성의 주체로 바라보며 교육의 중심에 두었다. 그런데 기술

팍팍한 일상을 빛나게, 부딪쳐도 자유롭게

나의 문화예술교육 이야기④

나는 몸을 움직이면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고 자유로움을 느끼는 사람이다. 직접 체험하고 경험해 보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며, 낯선 환경에서 새롭게 배우면서 발생하는 어이없는 상황을 즐긴다. 1년 전부터는 달리기에 푹 빠져서 매달 250km 이상을 달리고 있는 러너이자 풀코스를 완주한 마라토너다. 노래 없이는 하루를 보내지 않을 정도로 음악과 춤을 좋아하고, 밤거리를 걸을 때 가끔 들리는 노랫소리에 흥이 나서 춤을 추기도 한다. 또 다른 사람을 위해 행하는 작고 사소한 배려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나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많이 표현하고 베풀고자 노력하고 있다. 탈춤의

함께 읽고 놀고 그리고 나누며, 삶을 여행하기

나의 문화예술교육 이야기③

2020년은 개인적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다리를 삐끗한 후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쉽게 낫지 않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퇴행성 관절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면서 자존감도 하락했다.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실내 자전거를 타보라는 권유를 들었다. 하지만, 실외 자전거를 배워 함께 바람 쐬러 다니자는 남편의 설득과 지지로, 처음 배우기 시작한 자전거가 이제는 함께 라이딩을 나가는 수준이 됐다. 이는 나에게 다시 도전할 여유를 되찾아줬다. 여전히 조금은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문화센터에서 만나 인연이 된 선생님의 소개로 양산마을 문화사랑방을 알게 되었고,

있는 그대로, 내 안의 예술가를 깨운다

나의 문화예술교육 이야기②

일렁일렁, 마음이 일렁인다. 어느새 사람들은 도서관으로 들어오고, 나는 긴장되는 마음을 추스르려 입고 있던 노란 빛 셔츠를 만지작댄다. 곧 사람들은 내가 나눠준 쪽지에 적힌 자리를 찾아가 궁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것이다. 정말 바라왔던 순간인데,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천천히 호흡을 다잡는다. 그리고 내 몸 안에 요동치고 있는 조그만 충동을 찾아 따라가기 시작한다. 지금 나는 앉고 싶은지, 달리고 싶은지, 숨고 싶은지. 천천히 자리를 잡고 퍼포먼스 시작을 알리는 종을 울린다. 지금 이곳은 나의 <예술로 탐구생활> 발표 공간이다. 예술과 나 어렸을

음악을 만나고 좋은 삶의 기준이 달라졌다

나의 문화예술교육 이야기①

아이를 낳기 전, 나는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했는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힘들면 도망치고, 또 좋아서 다시 나가고를 반복하는 우유부단하고 미성숙한 10대였던 것 같다. 20대의 나는 아이를 낳은 엄마로서 성숙하려고 부단히 노력했고, 책임이라는 막중한 무게를 버텨야 했다. 한파에 불어오는 바람처럼 시리디시린 현실 속에 아이를 책임져야 했다. 지금의 나는 부단히 노력하고 때로는 싸우며 버티고 이겨내는 다채로운 사람 같다. 때로는 화를 내는 ‘버럭이’가 됐다가, ‘슬픔이’ ‘까칠이’였다가 이내 ‘기쁨이’가 되는 긍정적인 ‘다중이’ 말이다. 2019년 어느 날 자장가 프로젝트 ‘엄마의

예술가의 시선으로 자신과 타인, 세상을 바라보기

내가 만난 문화예술교육 | 박아미 서울인수초등학교 교사

문화예술교육에서 ‘참여자 중심’은 오래된 화두다. 문화예술이 일방적으로 참여자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넘어, 참여자 스스로 경험을 통해 변화의 주체가 되었고, 때로는 제도와 정책의 한계를 넘어서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왔다. 삶의 현장 곳곳에서 문화예술교육은 다양한 방식으로 스며들었고, 우리는 그 곁을 함께 걸어왔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여정을 돌아보는 100인의 인터뷰 프로젝트에 참여한 세 사람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그들의 경험 속에, 문화예술교육이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비춰본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서울인수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예술교육을 선택했고, 예술교육

연습과 무대, 긴장과 감동을 넘나들며 조금씩 자란다

내가 만난 문화예술교육 | 김영민 어린이 & 윤지영 학부모

문화예술교육에서 ‘참여자 중심’은 오래된 화두다. 문화예술이 일방적으로 참여자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넘어, 참여자 스스로 경험을 통해 변화의 주체가 되었고, 때로는 제도와 정책의 한계를 넘어서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왔다. 삶의 현장 곳곳에서 문화예술교육은 다양한 방식으로 스며들었고, 우리는 그 곁을 함께 걸어왔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여정을 돌아보는 100인의 인터뷰 프로젝트에 참여한 세 사람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그들의 경험 속에, 문화예술교육이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비춰본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영민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3학년 김영민입니다. 책에는 풍부한 이야기가 들어있어서 책 읽기를 좋아하고, 과학,

활용은 슬기롭게, 질문은 날카롭게

예비 예술가가 말하는 AI와의 공존

인공지능이 빠르게 사회와 일상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예술의 경계 또한 빠르게 재편되는 지금, 미래의 예술가이자 교육자가 될 대학생들은 AI를 어떻게 체감하고 있을까. 이를 직접 살펴보기 위해 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과 이승정 교수와 학생 네 명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찾았다. 이번 워크숍은 실습으로 AI를 체험한 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예술과 교육에 대한 고민을 나눠보는 시간으로 마련되었다. 워크숍 및 좌담 개요 일시: 2025.5.7.(수) 5시 장소: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강의실 참석자: 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과 이승정 겸임교수             강성주(2학년), 양하린(3학년), 유서연(2학년), 이인희(3학년) 워크숍에 앞서 AI의 개념과 예술에서의 활용에 대한 짧은

붉은 여왕을 쫓는 대신 풀 냄새를 느껴라

인공지능 시대 느릿함을 추구해야 할 이유

루이스 캐럴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붉은 여왕과 함께 전속력으로 달린다. 그런데 주변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 나아가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상하다고 느낀 앨리스에게 여왕은 이렇게 말한다. “여기서는 그냥 달려야 같은 자리, 더 나아가려면 아주 힘껏 달려야 해.” 우리가 사는 지금의 시간이 꼭 그렇다. 열심히 달렸는데 왜 나는 늘 제자리 같지? AI는 날마다 업데이트되고, 학생들의 향유 감각은 그보다 더 빠르게 변한다. 플랫폼은 트렌드를 팡팡 찍어내고, 기술은 감각보다 앞서간다. 나도 뛰어야 한다. 수업 준비도 해야 하고, 새로운 툴도 익혀야 한다. 그 속에서

예측 불가능할수록 더 뾰족하게, 세상에 균열을 일으키며

[대담] 지능화된 기계와 예술의 공존-공생

대담개요 일시: 2025.4.9. 오후 2시 장소: 과학책방 갈다 참석자: 이명현 과학 커뮤니케이터‧과학책방 갈다 대표, 조은아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조은아  갈릴레이와 다윈의 공간에 오게 되어서 반갑다. 알고리즘의 사전적인 의미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 방법’이라는 뜻이 있더라. 요즘에는 취향을 분석해 주거나 행동을 예측해 주는 개인 맞춤형 검색, 추천 시스템처럼 알고리즘이 일상에 완전히 틈입해서 스며들고 있는 것 같다. 알고리즘이라는 용어가 일반 사람들에게 널리 퍼지게 된 계기나 배경이 있을 것 같은데, 알고리즘에 대해 아직 낯설고 그 뿌리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서 설명을 부탁드린다. 이명현  말씀하신 것처럼, 알고리즘의

낯선 도구의 가능성과 한계를 질문하며 나아가기

[좌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예술교육의 방향

좌담 개요 일시: 2025.4.3.(목) 오후 3시 장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라이브러리 참석자: 김혜영 예술가, 윤성원 천안성성초등학교 교사, 이채원 아트센터 나비 연구원(좌장) 이채원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저는 디지털 아트 전문 미술관인 아트센터 나비에서 근무하고 있다. 예술교육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 중장년, 전문 창작자까지 다양한 대상과 예술과 기술을 키워드로 만나고 있다. 김혜영  장르나 분야를 넘나들면서 경계 없는 창작 작업을 하는 창작자다. ‘예술창작연구소 깍지’라는 단체를 운영하고, 융합에 대한 개념이나 기호의 의미 작용에 관한 연구를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이나 작업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최근에는 동시대적 담론이나 가치가 담긴 언어(기호)의 본질적인

끝없는 진보와 성찰 속에, 분투를 빈다!

[대담] 알고리즘화된 세계에서 배우고, 가르치고, 살아가기

대담개요 일 시: 2025.4.2.(수) 오후 1시 장 소: 서울교육대학교 에듀웰센터 참석자: 권정민 서울교육대학교 유아·특수교육과‧인공지능인문융합전공 교수, 최도인 메타기획컨설팅 본부장(본지 편집위원) 권정민 서울교육대학교 유아·특수교육과‧인공지능인문융합전공 교수, 최도인 메타기획컨설팅 본부장(본지 편집위원) 최도인  만나서 반갑다. 지난 3월 엔비디아가 주최한 GTC 2025에 다녀오신 거로 안다. 세계 최대 AI 콘퍼런스로 주목받는 행사인데, 그 현장까지 방문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지 궁금했다. 권정민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안 열렸다가 작년에 처음 갔다. 제가 챗GPT 나오기 전에 엔비디아 주식을 좀 샀다. 코로나 때 학교에서 AI 코딩 실습 강의를 해 주었는데, 강사가 엔비디아 칩을 고르라고

필터 버블을 벗어나 ‘왜’를 질문할 때

알고리즘 세계에서 디지털 시민으로 살아가기

오늘도 알고리즘을 탄다 나에게는 추천알고리즘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튜브 검색 및 시청 기록을 삭제하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기록을 삭제한 후 마주하게 되는 유튜브의 텅 빈 홈 화면은 왠지 모를 막막함으로 다가온다. 몇몇 영상을 재빨리 검색해서 보고 나면, 금세 홈 화면은 나를 위한 추천 영상으로 가득 차고 다시 평안한 일상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알고리즘은 우리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선택 가능한 기능일 뿐이라 여겨질 수 있지만, 그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지닌다. 점차 알고리즘화된 세계에 익숙해지고 있는 우리. 이 세계는 나의 선택과 행동에 기초하여 만들어지므로,

말이 되지 않는 것들로부터 다시 말하기

평균값의 알고리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그럴듯하다는 건, 결국 다수의 취향과 기대에 부합하는 결과를 산출한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의 기호에 걸맞고, 불쾌감을 최소화하는 범위 안에서 결과물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요즘 인공지능 서비스들을 쓰다 보면, 문득 미심쩍어진다. 가령 이미지 생성기에서 ‘젊은 여성’이라는 단순한 단어 하나만 넣었을 뿐인데, 어느새 인스타그램식의 미적 코드—희고 마른 몸, 고가의 패션, 과장된 표정—가 자동으로 덧붙여진다. 혹은 ‘행복한 가족’이라는 말이 이성애 중심의 전형적인 구도로 귀결되는 걸 보면, 내가 조작하지 않은 무언가가 이미 그 안에서 결과를 조율하고 있다는 사실이 서늘하게 느껴진다. 문제는 앞으로 우리가 이러한 알고리즘의

지능을 통제하는 지성, 아름답고 모순된 실존의 영역

디지털 체계와 예술의 고유함

1. 인공지능이 시와 문학작품을 쓰고 작곡을 할 뿐 아니라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는 시대가 되었다. 인간이 만든 것과 구별할 수 없는 정도를 넘어 심지어 어떤 작품들은 일류 예술가들의 창작에 뒤지지 않는다. 조만간 인간의 창작 능력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탁월한 작품이 생겨날 날도 멀지 않았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에 미루어볼 때 예상을 넘어 곧 현실이 될 것이다. 이런 시대에 도대체 인간이 창작하는 예술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근본적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인간적 예술의 고유함이 있기나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질문에

추천경로를 벗어나 낯선 길을 나설 때

알고리즘 시대, 예술은 어떻게 인간을 지킬까

우리는 이미 알고리즘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 자신이 알고리즘의 지배를 벗어나서 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당신은 인터넷,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알고리즘은 우리의 취향을 분석하고 행동을 예측하며 볼 콘텐츠부터 읽을 책까지 선택해 준다. 이러한 기술이 제공하는 맞춤형 편리함은 꽤 매력적이다. 하지만 인지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알고리즘은 우리의 인지 편향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인간의 뇌는 본래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낯선 정보보다 친숙하고 익숙한 정보를 선호한다. 이를 ‘인지적 구두쇠’라고 칭하는데, 알고리즘은 이 같은 인간의 본성을 이용해 개인의 기존 신념과 습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