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우리 삶과 문화예술교육을 둘러싼 이슈를 사유하고 질문을 건넵니다.

문화예술교육의 집단 기억 만들기

[기획 리뷰] 참여자 기-억하기

올해는 2005년 「문화예술교육 지원법」의 제정으로 시작된 한국 문화예술교육의 2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기념하는가? 문화예술교육은 누구에 의해 기억되는가? 문화예술교육을 기꺼이 기억하는 그들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타자화된 그 하나의 역사(his/story)가 아닌 당사자의 목소리로 구술되는. 그리고 그렇게 쌓여가는 집단 기억(collective memory)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을 새롭게 기록하여야 할 시점이다. ‘어릴 때부터 망토 쓰고 뛰어내리며 하늘을 날고 싶었다’ 흥미롭게도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는 참여자, 예술강사, 기획자에게 듣는 문화예술교육의 이야기는 종종 화자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한다. 책 읽기, 과학 실험, 발레와 피아노,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아이들의 이야기가 잊히지 않게

[대담] 묵묵히 걸어온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10년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이다. 아이들이 별이 된 그날의 아픔을 가슴에 새긴 엄마들이 직접 무대에 오르는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은 2015년 10월 마음치유를 위한 ‘연극 대본 읽기 모임’에서 출발했다. 이어 2016년 3월 공식적으로 극단을 결성하고, 같은 해 10월 <그와 그녀의 옷장>으로 첫 무대를 선보였다. 그 후 10년, 엄마들은 멈춘 시간의 아픔과 기억을 딛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들어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배역에 몰입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하면서도 진심 어린 관객의 반응에 힘을 얻는 진정한 배우들이다. 여섯 번째 신작 <노란 빛

“그래도 이게 우리한테는 행복인기라”

[대담] 용감하고 즐거운 보람할매연극단의 12년

2013년, 한글 공부로 모인 어르신들은 황인정 선생님의 권유로 대본을 손에 쥐고 연극에 도전했다. 처음엔 낯설고 어렵기만 한 무대였지만, 어느새 연극은 물론 긴 랩도 거침없이 소화하는 ‘무대 체질’로 거듭났다. 보람할매연극단의 활동은 어르신들의 일상에서 가장 신나는 일이 되었고, 마을엔 새로운 활기가 깃들었다. 그렇게 12년간 보람할매연극단은 멈추지 않고 여전히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연극단 막내로 시작하여 이제는 든든한 중심 역할을 하는 최순자·정송자 어르신과 한글 강사로 시작해 연극강사로 거듭난 황인정 강사 그리고 인문학마을을 운영하면서 어르신들과 연을 맺었던 이창원 인디053 대표와 함께 서툴렀지만 용감했고, 고단했지만

놀이와 경험의 장이자 동네의 기억으로

[대담] 꾸물꾸물문화학교와 함께한 15년 돌아보기

‘어떻게 하면 동네에서 더 재미있게 놀 수 있을까’ 고민하던 강덕원 어린이와 아이들에게 동네의 기억과 경험을 만들어 주고 싶었던 윤종필 꾸물꾸물문화학교 교장이 처음 만난 건 2010년이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스태프로 활동한 시간은 20대 청년이 된 강덕원 씨에게 동네에서의 추억으로 수많은 경험으로 쌓였다. 두 사람이 만나 문화예술교육으로 켜켜이 쌓인 지난 시간을 돌아보았다. 이제는 삶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담개요 • 일 시 : 2025.6.9.(월) 오후 3시 • 장 소 : 꾸물꾸물문화학교 (인천) • 참석자 :

음악으로 이어지고, 함께하며, 나아가기

[대담] 꿈의 오케스트라 평창 10년을 기억하며

초등학교 5학년, 꿈의 오케스트라 평창에서 비올라를 처음 만나고 음악의 세계에 흠뻑 빠진 유연지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마지막까지 활동한 졸업 단원이다. 꿈의 오케스트라 평창 장한솔 음악감독은 2016년 처음 평창이라는 낯선 지역에 도착해 단원들과 우여곡절을 겪으며 음악가이자 예술교육가로서 자신의 성장과 변화를 경험했다. 두 사람의 지난 10년간의 추억과 함께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만났다. 여전히 예술을 통해 돈독한 관계를 이어 나가고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담개요 • 일 시 : 2025.6.5. 오후 4시 • 장 소 : 블루라움 안암오거리점 • 참석자

배움을 기획하고 참여를 설계한다

가르치는 시대에서 함께 만드는 시대로

AI 시대, 교육자의 새로운 도전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다. 특히 생성형 AI 등장 이후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왔던 지식의 생성과 재구성마저 기술의 영역으로 넘어가면서, 교육자는 지식 전달자 역할이 아닌 ‘어떻게 더 깊고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을 창출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질문 앞에 서게 되었다. 이러한 교육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기에 다시 주목받는 개념이 ‘참여’이다. 사실 참여는 교육학에서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20세기 초 진보주의 교육과 구성주의 학습이론은 이미 학습자를 수동적인 지식 수용자가 아닌 능동적인 의미 구성의 주체로 바라보며 교육의 중심에 두었다. 그런데 기술

팍팍한 일상을 빛나게, 부딪쳐도 자유롭게

나의 문화예술교육 이야기④

나는 몸을 움직이면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고 자유로움을 느끼는 사람이다. 직접 체험하고 경험해 보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며, 낯선 환경에서 새롭게 배우면서 발생하는 어이없는 상황을 즐긴다. 1년 전부터는 달리기에 푹 빠져서 매달 250km 이상을 달리고 있는 러너이자 풀코스를 완주한 마라토너다. 노래 없이는 하루를 보내지 않을 정도로 음악과 춤을 좋아하고, 밤거리를 걸을 때 가끔 들리는 노랫소리에 흥이 나서 춤을 추기도 한다. 또 다른 사람을 위해 행하는 작고 사소한 배려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나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많이 표현하고 베풀고자 노력하고 있다. 탈춤의

함께 읽고 놀고 그리고 나누며, 삶을 여행하기

나의 문화예술교육 이야기③

2020년은 개인적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다리를 삐끗한 후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쉽게 낫지 않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퇴행성 관절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면서 자존감도 하락했다.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실내 자전거를 타보라는 권유를 들었다. 하지만, 실외 자전거를 배워 함께 바람 쐬러 다니자는 남편의 설득과 지지로, 처음 배우기 시작한 자전거가 이제는 함께 라이딩을 나가는 수준이 됐다. 이는 나에게 다시 도전할 여유를 되찾아줬다. 여전히 조금은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문화센터에서 만나 인연이 된 선생님의 소개로 양산마을 문화사랑방을 알게 되었고,

있는 그대로, 내 안의 예술가를 깨운다

나의 문화예술교육 이야기②

일렁일렁, 마음이 일렁인다. 어느새 사람들은 도서관으로 들어오고, 나는 긴장되는 마음을 추스르려 입고 있던 노란 빛 셔츠를 만지작댄다. 곧 사람들은 내가 나눠준 쪽지에 적힌 자리를 찾아가 궁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것이다. 정말 바라왔던 순간인데,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천천히 호흡을 다잡는다. 그리고 내 몸 안에 요동치고 있는 조그만 충동을 찾아 따라가기 시작한다. 지금 나는 앉고 싶은지, 달리고 싶은지, 숨고 싶은지. 천천히 자리를 잡고 퍼포먼스 시작을 알리는 종을 울린다. 지금 이곳은 나의 <예술로 탐구생활> 발표 공간이다. 예술과 나 어렸을

음악을 만나고 좋은 삶의 기준이 달라졌다

나의 문화예술교육 이야기①

아이를 낳기 전, 나는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했는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힘들면 도망치고, 또 좋아서 다시 나가고를 반복하는 우유부단하고 미성숙한 10대였던 것 같다. 20대의 나는 아이를 낳은 엄마로서 성숙하려고 부단히 노력했고, 책임이라는 막중한 무게를 버텨야 했다. 한파에 불어오는 바람처럼 시리디시린 현실 속에 아이를 책임져야 했다. 지금의 나는 부단히 노력하고 때로는 싸우며 버티고 이겨내는 다채로운 사람 같다. 때로는 화를 내는 ‘버럭이’가 됐다가, ‘슬픔이’ ‘까칠이’였다가 이내 ‘기쁨이’가 되는 긍정적인 ‘다중이’ 말이다. 2019년 어느 날 자장가 프로젝트 ‘엄마의

예술가의 시선으로 자신과 타인, 세상을 바라보기

내가 만난 문화예술교육 | 박아미 서울인수초등학교 교사

문화예술교육에서 ‘참여자 중심’은 오래된 화두다. 문화예술이 일방적으로 참여자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넘어, 참여자 스스로 경험을 통해 변화의 주체가 되었고, 때로는 제도와 정책의 한계를 넘어서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왔다. 삶의 현장 곳곳에서 문화예술교육은 다양한 방식으로 스며들었고, 우리는 그 곁을 함께 걸어왔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여정을 돌아보는 100인의 인터뷰 프로젝트에 참여한 세 사람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그들의 경험 속에, 문화예술교육이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비춰본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서울인수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예술교육을 선택했고, 예술교육

연습과 무대, 긴장과 감동을 넘나들며 조금씩 자란다

내가 만난 문화예술교육 | 김영민 어린이 & 윤지영 학부모

문화예술교육에서 ‘참여자 중심’은 오래된 화두다. 문화예술이 일방적으로 참여자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넘어, 참여자 스스로 경험을 통해 변화의 주체가 되었고, 때로는 제도와 정책의 한계를 넘어서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왔다. 삶의 현장 곳곳에서 문화예술교육은 다양한 방식으로 스며들었고, 우리는 그 곁을 함께 걸어왔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여정을 돌아보는 100인의 인터뷰 프로젝트에 참여한 세 사람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그들의 경험 속에, 문화예술교육이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비춰본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영민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3학년 김영민입니다. 책에는 풍부한 이야기가 들어있어서 책 읽기를 좋아하고, 과학,

활용은 슬기롭게, 질문은 날카롭게

예비 예술가가 말하는 AI와의 공존

인공지능이 빠르게 사회와 일상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예술의 경계 또한 빠르게 재편되는 지금, 미래의 예술가이자 교육자가 될 대학생들은 AI를 어떻게 체감하고 있을까. 이를 직접 살펴보기 위해 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과 이승정 교수와 학생 네 명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찾았다. 이번 워크숍은 실습으로 AI를 체험한 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예술과 교육에 대한 고민을 나눠보는 시간으로 마련되었다. 워크숍 및 좌담 개요 일시: 2025.5.7.(수) 5시 장소: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강의실 참석자: 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과 이승정 겸임교수             강성주(2학년), 양하린(3학년), 유서연(2학년), 이인희(3학년) 워크숍에 앞서 AI의 개념과 예술에서의 활용에 대한 짧은

붉은 여왕을 쫓는 대신 풀 냄새를 느껴라

인공지능 시대 느릿함을 추구해야 할 이유

루이스 캐럴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붉은 여왕과 함께 전속력으로 달린다. 그런데 주변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 나아가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상하다고 느낀 앨리스에게 여왕은 이렇게 말한다. “여기서는 그냥 달려야 같은 자리, 더 나아가려면 아주 힘껏 달려야 해.” 우리가 사는 지금의 시간이 꼭 그렇다. 열심히 달렸는데 왜 나는 늘 제자리 같지? AI는 날마다 업데이트되고, 학생들의 향유 감각은 그보다 더 빠르게 변한다. 플랫폼은 트렌드를 팡팡 찍어내고, 기술은 감각보다 앞서간다. 나도 뛰어야 한다. 수업 준비도 해야 하고, 새로운 툴도 익혀야 한다. 그 속에서

예측 불가능할수록 더 뾰족하게, 세상에 균열을 일으키며

[대담] 지능화된 기계와 예술의 공존-공생

대담개요 일시: 2025.4.9. 오후 2시 장소: 과학책방 갈다 참석자: 이명현 과학 커뮤니케이터‧과학책방 갈다 대표, 조은아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조은아  갈릴레이와 다윈의 공간에 오게 되어서 반갑다. 알고리즘의 사전적인 의미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 방법’이라는 뜻이 있더라. 요즘에는 취향을 분석해 주거나 행동을 예측해 주는 개인 맞춤형 검색, 추천 시스템처럼 알고리즘이 일상에 완전히 틈입해서 스며들고 있는 것 같다. 알고리즘이라는 용어가 일반 사람들에게 널리 퍼지게 된 계기나 배경이 있을 것 같은데, 알고리즘에 대해 아직 낯설고 그 뿌리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서 설명을 부탁드린다. 이명현  말씀하신 것처럼, 알고리즘의

낯선 도구의 가능성과 한계를 질문하며 나아가기

[좌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예술교육의 방향

좌담 개요 일시: 2025.4.3.(목) 오후 3시 장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라이브러리 참석자: 김혜영 예술가, 윤성원 천안성성초등학교 교사, 이채원 아트센터 나비 연구원(좌장) 이채원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저는 디지털 아트 전문 미술관인 아트센터 나비에서 근무하고 있다. 예술교육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 중장년, 전문 창작자까지 다양한 대상과 예술과 기술을 키워드로 만나고 있다. 김혜영  장르나 분야를 넘나들면서 경계 없는 창작 작업을 하는 창작자다. ‘예술창작연구소 깍지’라는 단체를 운영하고, 융합에 대한 개념이나 기호의 의미 작용에 관한 연구를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이나 작업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최근에는 동시대적 담론이나 가치가 담긴 언어(기호)의 본질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