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는 동안 어린이의 정서 발달과 감정 표현에 어려움이 커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미래세대인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5월 5일 EBS <딩동댕 유치원>에서는 ‘팬데믹 세대’ 어린이들이 예술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싹틔우고 표현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코너 ‘다빈치룸의 반짝이는 예술가들’을 새롭게 열었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김정재 EBS PD와 양혜정 연극놀이전문가가 어린이를 위한 예술교육과 미디어가 만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
대담 개요
일 시 : 2023. 5. 9.(목) 오후 3시
장 소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A Library
참석자 : 김정재 EBS 유아특임국 PD, 양혜정 연극놀이 전문가
연극놀이 전문가와 어린이 TV 프로그램 연출가의 만남

양혜정  만나서 반갑다. 저는 아동청소년극을 전공했고, 최근에는 연출가로서 10~18개월 사이의 아기들을 위한 공연을 하고 있다. 예술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의 폭이 많이 넓어졌다고 하지만, 공연예술 중에서 연극, 특히 어린이극은 아직 멀었다. 대중적으로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가 큰 숙제 중 하나다. 순수예술과 미디어 분야가 많이 다르긴 하지만, 향유하는 어린이들은 대중매체를 훨씬 더 가깝게 느끼고 있기에 오늘의 대화로 새로운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김정재  저도 반갑다. 2022년 초부터 <딩동댕 유치원> 팀에서 연출하고 있다. <딩동댕 유치원>은 요리, 경제 교육 등 요일마다 다른 주제와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PD로서 다양한 장르와 주제로 방송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그럴 수 있게 회사에서 장려하고 있기도 하다.
양혜정   문화예술을 주제로 한 ‘다빈치룸의 반짝이는 예술가들’이라는 코너를 제작했다고 들었다. 어떤 코너인지 궁금하다.
김정재   개인적으로 예술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예술을 즐기려면 특히 어릴 때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 대외적으로는 코로나 시기에 태어났거나 영유아기를 보낸 아이들이 마스크 때문에 표정을 읽는 것도 어려워하고 언어나 발달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마스크를 벗은 이후에 아이들에게 감정이나 표현을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 고민하면서, 예술을 통해서 표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자 하는 취지로 이 코너를 시작하게 되었고, 아이들이 다빈치처럼 생각하고 표현하는 힘을 길렀으면 해서 ‘다빈치룸의 반짝이는 예술가들’로 이름을 붙였다.
5월 5일 첫 방송에는 발레리나 김주원 선생님과 안무 선생님이 같이 짠 <종이 비행기>를 출연자 아이들과 같이 연습해서 무대를 꾸몄는데, 아이들이 노래하고 안무하면서 촬영하는 걸 실제로 굉장히 신나고 재밌어했다. 아직 방송은 안 되었는데, <쿵딱짝 페스티벌>이라고 바디퍼커션 전문가와 아이들이 몸에서 나는 소리로 노래하고 춤을 추기도 했다. 우리 출연자들이 오디션 보고 뽑힌 아이들이지만 결국 아이들이고, 현장에 와서 연기도 하지만 실제로 같이 춤도 추고 활동하게 된다. 아이들이 정말 즐거웠던 촬영과 아닌 것은 좀 차이가 난다. 근데 그날은 정말 너무 재밌었는지 웃는 표정이 달라서 저도 편집하면서 신이 났었다.
양혜정  어린이라는 특수한 대상을 만나기 위해 전문성이 필요했을 것 같다.
김정재  저희는 거의 매주 10시간 12시간씩 마라톤 회의를 진행한다. 작가 5명, PD 5명이 한 팀으로 요일별로 맡아서 하니까 규모도 크고 품도 많이 든다. 유아교육 전문가도 자문으로 참여한다. 작가님들이 유아 어린이 프로그램에 거의 20년 정도 종사해서 여태 해봤던 자료가 쌓여서 지식도 풍부하고 아이들을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도 크신 데다 방송에 대한 감이 무척 좋으시다. 이렇게 의견을 나누고 현장에서 아이들이랑 같이 촬영할 때 직접 마주하면서 아이들한테 배우는 게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 제작한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고, 저의 전문성이라고 할 것은 거의 없다. 오늘 선생님께 많이 배우려고 한다. (웃음)
  • (왼쪽부터) 양혜정 연극놀이 전문가, 김정재 PD(<딩동댕 유치원>에 출연하는 강아지 ‘진저’가 동행했다)
교육의 목적, 예술의 관점

양혜정  2021년 영유아를 둔 부모 예술가와 콜로키엄을 진행했다. ‘아이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발달 기준이 아니라 시선을 바꾸는 연구와 도전이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같은 공간을 아이와 어른의 시점으로 각각 촬영해 보니, 아이와 어른은 같은 공간이지만 서로 다른 세계에 있었다. 예를 들어 놀이터라는 공간에서 아이들은 동굴 자체에 집중한다면 어른들은 놀이터라는 장면을 바라본다는 점이 강렬하게 대비되었다. 그렇게 아이들에게는 그들의 세계가 있고, 내가 돌아갈 수 없는 고향 같은 곳이라는 뜻으로 ‘너의 나라 나의 고향’이라는 프로젝트 제목이 나왔다.
예술가인 부모들도 사실 고민이 많다. 아이들에게 예술 콘텐츠만 보여줄 수도 없을뿐더러 아이들은 상업적인지 비상업적인지 구분하지 않고 놀랍게도 거기서 가장 재미있는 것을 취한다. 그러나 어른인 우리에게는 어린이 대상 콘텐츠에서 어떤 서사와 가치를 전달할 것인가 하는 큰 숙제가 남아있다. 그래서 미디어에서도 이러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고, 논의를 함께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도 정작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엄격한 기준을 가지기보다는 같이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관객 또는 시청자를 위해 어떤 웃음을 만들까, 교육이 무엇일까, 콘텐츠를 통해서 어떤 삶의 가치를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때다.
김정재  <딩동댕 유치원>은 5~7세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데, 대중매체 프로그램이다 보니 전문적으로 깊게 들어가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래서 작가님들과 머리 싸매고 고민한다. 미디어 제작자로서 프로그램은 뻔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자극이 온다고 생각한다. 보는 이에게 기쁨, 슬픔, 분노, 고통 같은 감정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다빈치룸의 반짝이는 예술가들’ 역시 아이들이 예술이 어떻고 이런 것을 떠나서 ‘재밌다’ ‘따라 해보고 싶다’만 해도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제작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할 때 영유아 자녀를 둔 예술가를 찾아가 자문을 받았다. 아이와 놀면서 천천히 시간의 흐름을 느꼈던 것과 같은 철학을 프로그램에 담고 싶어 하셨다. 하지만 음악과 색이 다채롭고, 컷 넘어가는 속도가 빠르게 흘러가는 대중매체로서 접점을 찾기가 정말 어려웠다. 대중매체에서 예술교육을 쉽게 시도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고 느꼈다. (웃음)
양혜정  그 부분이 예술과 미디어의 경계인 것 같다. 예술교육가는 ‘어떻게 빨리 전달할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발현될 것이냐’를 고민하고 기다리고 반가워한다. 교육에 대한 관점은 크게 다르지만, 미디어에서도 이런 시도를 보고 싶다. 예술이라서 어렵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안에서도 삶에 대한 다른 가치를 이야기하면서 대중적으로 편안했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예술도 큰 도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교육 자체가 희소하기 때문에 대중적인 감성의 넓이를 넓혀가기 위해서는 사실 미디어의 조력이 있지 않으면 쉽지 않다.
영유아 극을 할 때, 배우들이 진지하게 몰입하고 집중하며 감정을 쓰는지, 아니면 그런 척하는지, 아기들이 감각적으로 안다. 공연장에서는 집중하는 방식이 다르다. 미디어가 무엇을 볼 것인지 편집을 통해 결정해 준다면, 라이브 공연장에서는 관객인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선택적으로 집중한다. 감각을 쓰는 경험은 그래서 주체적이다. 아이들의 세계로 가면 ‘본다는 것이 무엇인가’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지점들이 있다.
김정재  주체성을 갖고 발현하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는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니,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늘 고민하게 된다.
양혜정  아이들이 유아기에 하는 모든 일은 이 세상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편집해서 갖고 오는 거다. 각자의 세계를 PD나 다름없이 굉장히 독특한 방식으로 편집한다. 기차에서도 레일, 손잡이, 검표 등 각자 좋아하는 게 다르고, 개미에 관심이 있다면 에펠탑에 가더라도 개미를 편집해서 저장해 온다. 만약 아이들의 내면에서 재생되는 미디어가 있다면 이 세계에서 무엇을 볼지 스스로 결정할 것이다. 이 내면세계를 알아차리고 독려하며 예술가와 만나는 지점은 어디일까. 예술가 역시 자기 세계를 편집하기 때문에 어떤 장르나 분야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예술에 대한 분위기, 독특한 느낌들, 예술가 개인의 개별성이 중요하다. 예술가나 작품이 소개될 때 이러한 예술가의 개성이 간과한다는 점이 아쉽다.
김정재  유아를 위한 TV 프로그램에서 그렇게 고도화된 지점까지 가기 어렵다. 예술가의 경우도 개별성보다는 대표성에 집중하게 된다. 아이들은 만나는 사람을 이미지만으로 파악하는데, 스스로 편집한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 사람은 춤추는 사람’, ‘따라 하고 싶어’ 등 예술가를 통해 그 분야를 소개하고 각기 다른 것을 느끼게 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 약간의 화제성도 필요하다. 유아 어린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제작하는 방송사가 EBS 외에는 거의 없다 보니 특별한 인물이나 캐릭터의 출연으로 힘을 실어야 할 필요도 있다.
흥미로움을 넘어 다양성으로

양혜정  예술작품을 만들어도 누군가가 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렇지만 대중의 기호를 쫓다 보면 작품의 개성이 사라진다. 그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려면 취향의 다양성과 여러 선택지, 즉 사회와 부모의 관심이 편향되지 않아야 한다. 최근 화제가 되는 TV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의 학업이 아니라 감정에 관해 관심이 커지고 어떤 어린 시절을 보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졌으니 자연스럽게 삶에 관해 다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가 많아지면 좋겠다. 요컨대 지혜로운 어른 인물에 의해서 어린이로 대변되는 인물들이 교훈을 얻는 서사, 명랑한 어린이의 이미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들로 만드는 유머의 방식은 매우 전형적이다. 흥미롭게도 어린이들은 자신을 대하는 어른의 태도에 따라서 어린이다움을 연기하기도 한다. 미디어와 예술 분야 간에 어린이에 대한 관점의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양쪽이 만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을까 싶다. 대중예술이 그런 도전을 받아들일 것인가, 예술가도 고전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을까. 취향만이 아닌 다양한 기분, 감정을 건드리는 대중문화 콘텐츠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김정재  그래서 예술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어떤 주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이다. 이것저것 참고 자료를 찾아봤지만, 유명 예술가가 자기 경험을 소개하거나 함께 만들기 하는 종류의 프로그램은 많은데, 예술이라는 큰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독일의 한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의 예술 활동을 결과물이 아닌 그들의 목소리로 담아내는 것을 보고, 우리도 이런 방식을 접목해서 기존의 완성을 향해가는 구성을 벗어날 수 있을지 작가님들과 계속 고민하고 있다.
양혜정  최근 아동극에서는 어린이를 대하는 특유의 화법이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유럽 한 극단에서는 80대 할아버지가 어린이를 연기하는데, 어린이스럽게 목소리를 과장하지 않고도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어린이와 공존하는 삶에서 자연스러운 관계는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는 작은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어린이를 가르쳐야 하는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이미 자기다움으로 삶을 이해하고 경험하며 어른들을 교훈하기도 하는 존재로 표현하는 방식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지금 <딩동댕 유치원>에서 장애를 가진 어린이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등장시키고, 예술가를 소개하는 시도 역시 굉장히 파격적인 일이긴 하다.
김정재  사실 저는 대단히 새로운 시도는 아니라고 본다. 이 정도에서 박수치기엔 아직 멀었다. 더욱 새롭게 다양성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에서 오는 뭔가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할아버지가 아이를 연기하는 것은 분명 새로운 시도다. 그러나 아이들이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캐릭터로 인지할까 생각하면 잘 모르겠다. 다양성이 대중을 향했을 때 그것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다.
진실함이 주는 감동

양혜정  어린이극에서는 아이들에게 캐릭터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바로 감각하고 반응한다. 미디어에서는 오히려 어린이 콘텐츠를 어떻게 소통하고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접근하면 좋겠다. 어린이를 위한 예술작품을 만들어도 이를 향유할 대중들이 무척 희소하다. 대중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단순히 예술을 접할 기회가 드문 측면도 있다. 어린이를 위한 예술이 어떠해야 하는지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낼 마땅한 기회도 없다.
김정재  대중매체에서는 대중에게 소비되지 않으면 없어지는 게 사실이다. 제작 일정이 빠듯하고 내용도 어렵지만 앞서 말씀하신 가치를 담고 싶은 게 소망이다. 사실 예술, 예술교육이라는 단어도 어려운 장벽을 만드는 것 같아 쓰고 싶지는 않았다. 선행학습을 많이 해서 <딩동댕 유치원>이 시시하다고 느끼는 아이들도 있을 거다. 그렇지만 이걸 보는 아이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고, 경험과 지식을 얻고 향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이 있다.
양혜정  미디어 콘텐츠가 공적 가치로서 교육적인 역할과 기능을 고민한다고 하니 흥미롭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더욱 어린이의 시각이 중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예술에 대한 데이터나 설명이 아니라 자기 본연의 것들을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다. 조금 느린 편집이든, 주체적인 어린이 인물의 등장이든 어떤 작은 시도나 실험이 가능할지 궁금하다.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 검색을 통해 길을 잃지 않고 맛집을 찾아간다. 손안에 든 인생의 내비게이션같은 기기들을 통해 아이들은 미지에 도전하고 실패하는 경험을 갖기 어려워졌다. 예술은 예술가가 표현하는 ‘매체’만이 아니라 예술하는 사람의 내면의 어떤 것을 더듬더듬 찾아가 만나게 하는, 어쩌면 ‘발견’에 가까운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예술은 사물과 세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예술가를 소개할 때 작품이나 예술가의 경지만이 아니라 그의 시각과 태도를 다룰 수 있을까? 우리도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김정재  물론 예술의 완성도에서 나오는 쾌감과 특별함이 있다. 특별한 경지에 오른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연주를 만나면 진짜 즐겁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있어야만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의 장벽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이야기를 나누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예술을 카테고리화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예술은 아이들이 더 잘 알아본다는 말씀도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이 그것을 어떻게 소화하고 바라보느냐가 중요한 지점이고, 그것을 방송에 녹이고 싶다.
양혜정  예술가와 어린이가 만나는 건 콜라보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얼마나 잘 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진실하게 대하느냐가 중요하다. 그 편안한 공존과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일어나려면 예술가와 어린이 사이에 있는 부모를 비롯하여 아이들을 둘러싼 주변 환경, 사회적 인프라가 다층적이고 튼튼할 때 예술가가 마음껏 진실함을 유지하며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예술가 본연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주변의 매개들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노력을 기울이며 용기를 주고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게 먹힐까 우려하는 대신에 진실한 소통의 의지와 만남에서 나오는 열망과 충동은 우리를 통하게 한다. 감동이라고 부르는 순간, 진실한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은 의심 없이 자명하다.
  • <딩동댕 유치원> ‘다빈치룸의 반짝이는 예술가들’
김정재

김정재

2018년 EBS에 입사하여 라디오 프로그램 <오디오 천국>(2019년) <오디오천국-손수현 안예은의 이어달리기>(2020년) <도진기의 오천만의 변호인>(2021년, 48회 한국방송대상 작품상 수상) <오디오천국-웰컴 투 마이 장례식>(2021, 이달의 피디상 수상)을 연출했고, 2022년부터 <딩동댕 유치원>을 연출하고 있다. 2022년 <딩동댕 유치원>으로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양성 평등상을 받았다.
양혜정

양혜정

연극놀이 전문가. 1999년부터 현장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만나오고 있으며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콜라보하고 있다. 문화체육부장관상(2013)을 수상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다양한 전공생들을 위한 감각과 상상력을 깨우는 수업과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전문가를 양성하는 강의를 해오고 있다. 소리감각극 <구구셈과 물방울과 씨앗>, 영유아극 <티키타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소리극 <손끝 소리탐사대> 등을 연출했으며, 현재 18개월 미만 아기를 위한 영유아극 <푹하고 가라앉았다가 푸하고 솟아오르는>을 연출, 공연하고 있다.
프로젝트 궁리
녹취·정리 _ 프로젝트 궁리 이정아, 남은정
사진 _ 이재범 POV스튜디오 andy45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