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어둠을 찾아서
예술의 본질과 마주하며
“우리의 탐험이 끝나는 때는 시작이 어딘지 알아내는 순간이다.” – T.S. 엘리엇 – 예술의 본질에 대한 원고청탁을 호기롭게 받았으나,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자판을 두드릴 수 없는 실어증에 빠져버렸다. 허세 한 번 부려봤다가 된통 독박 쓰게 생긴 것이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말해야 하는 이 참담함, 이 생소한 고통에서 허우적거리는 비루한 정신머리는 자꾸만 도망치려고 한다. 형광등 불빛이 닿지 않는 책상 밑 그늘막으로, 두꺼운 이불 속으로, 어둠으로, 자궁으로 기어들어 가려고 한다. 내가 마주하고 있는 것은 내 안의 옹졸함과 편협함 그리고 비겁함이기 때문에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