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최신기사

혼자 듣는 음악, 함께 듣는 음악_김병오 음악학자

음악을 탐구해온 전 세계의 여러 학자들은 ‘저항’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청년들의 음악 청취 행위를 해석해 왔다. 1960년대 범세계적 차원에서 펼쳐진 반전평화운동의 경험과 궤적을 같이 하는 것이기도 했는데, 세대 간의 갈등 혹은 단절이 반전평화운동 뿐만 아니라 음악적 취향에서도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났던 까닭이다. 부모와 자녀들은 서로 다른 음악을 들었고, 부모세대의 취향을 거부한 자녀들의 음악 듣기는 일종의 저항으로 간주되었다.   사실 1960년대 이전까지 가족들은 음악을 함께 듣는 경우가 많았고, 음악적 취향을 공유하는 편이었다. 20세기 초반의 오디오나 라디오는 집안 거실, 안방 같은 곳에 놓이는 경우가

우리들이 주인공이 되는 시간
2013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개막극_‘시민들의 특별한 공연 : 몸 SNS를 위한 전무후무(前無後無)’

무용에 별다른 소질이 없는 평범한 우리들. 여러분은 언제 춤 추세요? 어려서는 캠프장 모닥불 주위를 빙빙 돌며 포크댄스를 추었던 것 같은데. 어른의 춤은 꼭 사이키 조명 아래, 술에 얼큰하게 취해서만 출 수 있는 걸까요?   우리, 사무실에서 갓 퇴근한 정장차림으로, 슬리퍼를 끌고 동네 슈퍼를 가던 모습 그대로 춤을 춰보면 어떨까요? 다른 이들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도 없고, 심각한 몸치여도 상관없어요. SNS 세상에서 무엇이든 자유롭게 얘기하듯이, 이날은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없었던 우리 안의 뜨거운 것들을 몸짓으로 표현하는 거예요.   지극히 평범한 우리들이

이웃 나라의 문화예술교육, 얼마만큼 알고 계신가요?
2013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한중일 문화예술교육 포럼> 기획기사 1

  ‘중국‘, ‘일본‘ 하면 생각나는 색이나 악기, 영화, 음악들이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화예술교육은?   중국도 예술강사가 있을지, 일본에도 토요문화학교와 유사한 프로젝트가 있을지 단편적인 궁금증을 해소하려 하기 이전에, 사실 지난 십여 년간 우리가 미국과 프랑스 등의 문화예술교육 정책과 사례들에 가졌던 관심만큼, 이제는 우리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의 문화예술교육 배경에 관심을 갖고 다가가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유사하지만 또 다른 문화적 환경을 가진 한중일 3국의 정책시스템, 문화예술교육 방법론, 사례 등의 공유를 통해 예술교육의 가치와 역할을 공감하고 미래를 함께 고민하며 같이 나아가는

군산 해망동[海望洞], ‘정’으로 숨 쉬다
지역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 사업: 전북 ‘월명의 숨 쉬는 인물’ 프로그램

  원피스 입은 나의 모습 그려보기 내 자식들이 공부하던 학교에서 1일 강사 해보기 전시회의 미술작가로 주인공 되어보기   이 글이 다 무슨 내용이냐고요? 바로 군산시 해망동 ‘사랑의 어머니회’ 어르신들의 소원 리스트입니다. ‘사랑의 어머니회‘는 해망동에서 어업과 상업에 종사해 오신 60대부터 80대까지의 어르신들로 구성된 지역 봉사 단체입니다.   ‘미술공간 채움’의 고보연 대표와 군산 해망동 ‘사랑의 어머니회’ 어르신들의 모습   ‘사랑의 어머니회’ 어르신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해망동이 몇 년 전 재개발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지금은 빈집들이 대부분입니다. 짜고도 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반가워, 르떼

나이도 성별도 없는 범우주적 존재 ‘아르떼’ 편하게 ‘르떼’라고 불러보세요.   얼굴과 책을 좋아해서 페이스북을 사랑하는 귀여운 친구랍니다.     반가워. 나 아르떼야. 원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라고 불렸는데 내 본능에 맞는 아바타 아르떼로 변신했어. 난 얼굴이랑 책을 좋아해. 그래서 제일 좋아하는 게 페이스북이야. 여기엔 내 모든 게 담겨있어. 나랑 친구하게 페이스북으로 와. 뚱뚱이풀이랑 푹신거위, 구름양도 반겨줄 거야. 르떼야~ 라고 불러주면 난 하루 종일 행복할거야. 잘 부탁해 뚜리뚜뚜~ 앞으로 아르떼 365에도 종종 놀러올게~ 기대해도 좋아. 르떼 집 주소 http://www.facebook.com/artejockey

“나는 생활예술가다.”
2013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현장 미리보기

예술가는 예술가인데, 생활예술가는 누구? 2013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행사가 5월 넷째 주 펼쳐지는 그 축제의 현장으로 문화예술과 좀 친하다는 시민들을 초대했습니다. 이들은 주간 행사가 마련한 자신만의 무대 위에서 스스로 무용가가 되어보기도 하고, 녹음실에서 음반을 제작하고 거리공연을 하는 가수가 되어보기도 하고, 인터뷰이가 되어 평소에 묻어두었던 말을 꺼내어 보기도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했을까요?   ‘시민들의 특별한 공연_몸 SNS를 위한 전무후무,’ ‘특별한 인터뷰_고함, 내 안에 소리치는 울림,’ ‘밴드의 리어카, 광화문을 굴리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생활예술가 3명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몸 SNS를 위한 전무후무(前無後無)_무용가 안은미와

음악보다 아이들이 주인공인 ‘꿈의 오케스트라’El Sistema Korea
익산 ‘꿈과 희망의 오케스트라’ 이태호 국장(익산문화재단) 인터뷰

‘엘시스테마, 저도 처음에는 생소했어요.’   음악을 통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함께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베네수엘라의 음악 교육 시스템, 엘시스테마! 보통의 오케스트라와 도대체 어떤 점에서 다를까요?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 ‘꿈의 오케스트라 (El Sistema Korea) 사업이 시작된 지 이제 3년이 지났는데요.   2012년 우수거점 기관 중 하나로 선정된 꿈의 오케스트라 익산 도 처음에는 엘시스테마의 교육철학이나 방식이 조금 생소해서 운영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합니다. 이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익산문화재단의 이태호 국장도 엘시스테마만의 특별한 가치가 처음에는 잘 와 닿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누구보다도 그 가치에 공감하고 아이들을

이노베이터의 탄생_문화예술교육 총서 ‘아르떼 라이브러리’ 1

세상을 바꿀 인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토니 와그너 저 | 고기탁 역 열린책들 | 2013.02.25     최근 화두가 되는 창조기업의 대표적 사례인 구글,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미국의 IT 기업들을 이끌어가는 혁신적 인재들은 어떻게 키워진 것일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혁신적 인재들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 것일까? 『이노베이터의 탄생』(토니 와그너, 열린책들)은 이와 같은 궁금증에 대해 충분한 해답을 주는 책이다.   금융 위기 이후 미국에서는 혁신이 필수적 화두다. 위대한 미국을 자랑스럽게 하던 전통적 기업들이 퇴색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구글, 애플, 페이스북 같은 창조기업들은 여전히

광장의 사람들 _미술평론가 공주형⑤

특별할 것 없는 어느 한 날 파리 시내의 광장입니다. 〈콩코드 광장〉은 마치 우연히 누른 셔터에 포착된 스냅 사진의 한 장면 같습니다. 등장인물 중 누구 하나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는 이 없습니다. 머리와 팔의 일부, 심지어 아예 반쪽만 모습을 드러낸 행인도 있습니다. 드가의 〈르픽 자작과 어린 두 딸〉 혹은 〈콩코드 광장〉의 무대는 ‘거창한 변형’이라 불리는 개조 사업 후 19세기 파리입니다.   에드가 드가 Edgar De Gas 〈르픽 자작과 어린 두 딸〉 혹은 〈콩코드 광장〉, 1875년 작   파리가 중세의 분위기를 벗어나 오늘날과

‘출드’ 갈래요?

분명 같은 풍경을 그렸는데 크레용과 물감, 도구도 가지각색, 스케치북에 완성된 그림도 천차만별.   사생대회를 좋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평소 못다한 얘기를 나누며 즐거움으로 가득 찬 시간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이태원 사생대회 참여자, 김슬기의 드로잉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스케치북을 들고 거리로 나서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하게 공유하며 또 하나의 즐거움을 누리는 어른의 사생대회 ‘출드’, 들어보셨나요? 4월 8일, 한 장의 미션이 날아듭니다.   출드 미션!   0. 자기

문화예술교육, 말을 걸다_2013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행사

  2012년 화창한 5월, 〈제 1회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의 잔잔한 감동과 진한 여운을 다시금 만끽하기 위해 오는 2013년 5월 19일(일)~25(토) 1주일간 행사가 열립니다. 올해에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우리에게 색다른 경험과 행복을 줄지 〈제 2회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행사에 대해 살짝 들여다볼까요?   올해에는 “문화예술교육, 말을 걸다” 라는 주제로 찾아오는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행사기간 동안 함께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문화예술교육의 의미를 찾고, 평범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을 발견하고, 공동체의 성숙과 자생적 발전을 도모하는데 문화예술교육이 갖는 사회적 역할을 공유합니다.     무엇보다 올해 주간 행사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박물관에서 놀기!_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국립기관 연계프로그램

  “오늘은 무슨 일이?” “오늘은 뭐할까? 모둠을 지어서 밖에 나갔으면 좋겠다”   국립민속박물관과 함께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통합예술치유 프로그램! 지난 13일 토요일엔 ‘나를 찾아 떠나는 시간 여행’ 이라는 주제로 파주시의 초등학생 어린이들과 함께했습니다. 오늘은 열두 띠 동물과 옛 조상들이 태를 보관하던 태항아리 속에 숨겨진 상징적인 의미를 배워보면서 나를 표현하는 상징을 생각해보는 시간, 아이들은 이날 자신의 어떤 면을 새롭게 발견했을까요?   벌써 3주차로 접어든 프로그램. 제법 강사들과 친숙해진 아이들은 박물관에 도착하자마자 포옹으로 인사를 한 후, 통통거리며 교실 곳곳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오늘에 대한

아이들과 함께한 ‘나를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 프로그램

  오히려 우리 문화가 낯설게 느껴질 만큼. 서양식 문화는 우리 생활 속에 더 익숙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사실 나의 존재는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로부터, 우리 땅의 선조들로부터 비롯됐는데도 말이죠.   “아이들에게 우리의 것이 아주 좋고, 특별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 홍정의 강사   국립민속박물관의 ‘나를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우리의 전통문화와 통합예술치유를 접목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아이들은 산전과 출생, 과거시험, 성인식 등 우리 선조들의 일생 의례를 직접 살펴보고,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보면서 자기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시간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아이들의 지도를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

열두 명의 거장을 마주치듯 만나다   박나경 지음 | 뜨란 | 2013.02.04.     방송구성작가의 글은 기본적으로 기승전결이 분명하다. 시청자의 수준을 고등학생으로 맞춰놓고 누가 들어도 쉽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작성한다. 주제의식이 뚜렷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난해한 소재를 어렵지 않게 만드는 재주가 뛰어나다. 결국 방송작가는 이미지를 염두에 둔 글쓰기에 익숙할 수 밖에 없다.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은 20년 넘게 방송작가 활동을 해 온 작가의 글이다. KBS 라디오 클래식 FM 「당신의 밤과 음악」에서 소개한 100여 명의 인물들 가운데 세상을 아름답게 바꾼

장소의 힘 _구승회 건축가③

가족들이 잠든 늦은 밤, 혼자 거실의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한다. 포털의 뉴스를 뒤적이다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번갈아 보며 그 속의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에 빠져든다. 몇몇에게는 시덥잖은 농담을 던지고, 유용한 정보는 관심글로 체크하고, 누군가 던진 무거운 이야기에 생각을 이어가다가 우스운 사진과 설명글에 빵 터져 웃는다. 내 웃음 소리가 갑자기 낯설게 느껴져 고개를 드니 나 혼자 거실 소파에 앉아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많은 이들과 어디엔가 같이 있는 듯 했는데 그게 아니다. 그제서야 현실로 돌아온 것이다. 그래, 내가 지금 있는 장소, 공간은 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