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꿀 인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토니 와그너 저 | 고기탁 역
열린책들 | 2013.02.25

 

 

최근 화두가 되는 창조기업의 대표적 사례인 구글,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미국의 IT 기업들을 이끌어가는 혁신적 인재들은 어떻게 키워진 것일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혁신적 인재들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 것일까? 『이노베이터의 탄생』(토니 와그너, 열린책들)은 이와 같은 궁금증에 대해 충분한 해답을 주는 책이다.

 

금융 위기 이후 미국에서는 혁신이 필수적 화두다. 위대한 미국을 자랑스럽게 하던 전통적 기업들이 퇴색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구글, 애플, 페이스북 같은 창조기업들은 여전히 세계 경제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불행히도 이런 기업들은 미국의 주류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왜 모두 미국에서 탄생했을까』(이케다 준이치, 메디치미디어)에 의하면 실리콘밸리는 히피정신에서 비롯되었다. 히피문화는 미국의 주류문화와는 대척점에 위치한다. 미국의 급박한 심정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011년 연두 국정 연설에서 잘 드러난다. 혁신이란 단순히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고, 앞으로 더 많은 혁신과, 더 많은 교육과, 더 많은 개척이 필요하다고 피력한다. 즉, 미래 경제의 성장 동력을 혁신에서 찾을 수밖에 없으며, 이를 위하여 필요한 것이 혁신적인 젊은이들의 육성이라는 것이다.

 

이 책 『이노베이터의 탄생 : 세상을 바꿀 인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이와 같은 미국의 교육적 현실에 대한 대안으로서, 하버드 교육대학원 「변화 리더십 그룹」의 설립자이자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선임 고문인 교육 전문가 토니 와그너가 제안하는 혁신 인재 육성 방법이다.

 

젊은이들의 능력을 개발하고 그들을 혁신가로 만들기 위해서 부모, 교사, 경영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탐구하기 위해, 저자는 젊은 혁신가들과 그들의 부모, 멘토, 혁신가를 배출하고 있는 대학과 대학원, 기업의 리더들을 심층인터뷰 했다. 그 대상은 150명에 이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얻어진 실질적인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책을 읽는 중간 중간에 인터뷰 영상을 손쉽게 볼 수 있도록 QR코드를 제공하는 혁신적 편집방법도 도입하였다.

 

그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젊은 이노베이터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으로 놀이, 열정, 목표, 이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흥미를 가지고 시작한 창의적인 놀이가 심층적인 관심을 낳고, 이 관심은 청소년기와 성인기에 이르러 직업과 인생 목표를 향한 보다 심오한 목적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한다. 이 메시지는 이 책에서 가장 처음으로 소개된 사례인 커프 펠프스의 인터뷰 내용에서 함축적으로 정리된다. 애플 최초의 아이폰 개발 업무를 담당했던 커크의 말에 의하면 「무엇을 공부하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며, 그보다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대상을 찾아내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독자로서 이 책을 읽게 된 맨 처음 소감은 미국사회도 한국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 하는 약간의 안도감이 있었다. 그러나, 한 연구자가 성공사례로서 인터뷰할 수 있는 대상이 무려 150명에 이른다는 사실에서 가야할 길이 한참 멀다는 좌절감이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성공사례로 소개된 미국 대학의 학과 수업이 팀 중심의 프로젝트 단위로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부러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실상 국내 유수기업의 신입사원 공채에서 똑똑하고 튀는 애들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유인즉슨 독선적이고 대화가 되지 않으며 협조하려는 태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창조적인 인재들은 취업 자체가 어렵다. 그렇지만, 이는 좀 더 나아가서 교육의 문제다. 협업 능력 같은 것을 언제 한번이라도 제대로 가르친 적이 있었던가.

 

이 책에 소개되는 젊은 혁신가들 주변의 어른들은 그들에게 좋은 멘토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일상적이지 않은 길, 예를 든다면 명문학교를 자퇴하겠다는 자녀의 선택을 존중해주고, 즐거운 놀이 같은 학습방법으로 자녀들의 상상력에 불을 붙여준다. 또한 실패를 통해서 배우고 인내심을 갖도록 가르쳐준다. 대학에서는 프로젝트 단위로 수업을 진행하여, 실제적인 문제해결능력을 쌓을 수 있게 해주고, 협업의 노하우를 익힐 수 있으며, 실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성공의 경험을 쌓게 해준다. 이와 같은 교육 과정을 통해 창조적 인재는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기업이라는 조직 안에서 보다 창조적이고 혁신적으로 일하기 위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이 책은 사회적인 측면에서 볼 때, 미국 교육보다도 훨씬 강압적이고 획일적인 한국 교육의 현장에 새로운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사회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혁신인재란 무엇이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 학교의 본질적 책임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우리도 고려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에 적용해 보면 이 책은 “다르게 살기”를 선택하는 가치관의 변화를 촉진하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장이 좋은 스펙 쌓기에 연연한 현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창조적 혁신 인재 되기”라는 또 하나의 과제를 무거운 짐으로 어깨에 얹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살기를 선택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다르게 사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미 우리들의 젊은 세대는 다르게 살기를 시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을 목표부재의 세대로 폄하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착각일지도 모른다. 말이 통하지 않는 자녀와 학생들, 부하직원들에게 답답함을 느끼는 부모, 교사, 경영일선의 모든 관리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그들은 더 이상 명예나 인센티브로 동기부여 되지 않는 새로운 세대다. 걱정하고 질책하기보다 격려하고 응원해줄 대상이다.

 

이제 미래는 새로운 세대의 것이다. 놀이, 열정, 목표로 충분히 동기 부여된 젊은 이노베이터들의 출현을 기대하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함께 즐겁고 행복한 세상을 지지한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우수 문화예술교육 관련 도서 출판을 통해 다양한 독자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문화예술교육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지식공유 체계를 구축하고자 「문화예술교육 총서」인 ‘아르떼 라이브러리 Arte Library’를 기획·발간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이노베이터의 탄생」,「오늘 만드는 내일의 학교」, 「왜 학교는 예술이 필요한가」가 출간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국내 문화예술교육의 정책과 현장 중심의 도서 기획 및 제작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글 ㅣ 조정미(시인, 출판인)
“항상 소통의 공간을 꿈꿉니다.”

 

 

아르떼 라이브러리 출간 기념 책 증정 이벤트!
이벤트에 참여하신 분들 중 다섯 분을 선정하여 “이노베이터의 탄생”책을 증정해드립니다. (기간 5월1일~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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