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지난여름,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참고사례 발굴을 위해 네덜란드를 찾았다. 네덜란드는 한국과 달리 국가 공통 교육과정에 예술 교과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학생들의 문화‧종교‧인종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학교 자체적으로 교육 계획을 수립하여 실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각 학교별 다양한 형태의 예술교육을 접하고 있는데, 그중 암스테르담의 문화교육전문센터 ‘모카(MOCCA)’의 주요 사업을 중심으로 네덜란드의 문화예술교육 지원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모카(MOCCA) 관계자 인터뷰
모카는 네덜란드 문화부와 암스테르담시(市)로부터 연간 약 80만 유로(한화 약 10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암스테르담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모카는 2006년에 창립되었는데, 학교 현장의 도제식 예술교육을 학생 중심의 맞춤형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설정하였다고 한다. 이에 따라 첫째로 각 학교별 문화예술교육을 담당하는 ‘문화코디네이터(Cultuur Coördinator)’를 지정하고, 둘째, 그들을 통해 학교가 중‧장기적 계획이 담긴 ‘문화교육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마지막으로 문화코디네이터를 대상으로 해당 인원들이 학교별 문화교육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컨설팅, 자문 등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제공하였다. 이와 같은 모카의 지원을 바탕으로 암스테르담 내 문화교육계획을 갖춘 학교가 약 95%에 달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ICC코스 교육 현장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모카는 각 학교에서 ‘문화코디네이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그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모카 아카데미(De MOCCA Academie)’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ICC 코스(Interne Cultuur Coördinator Cursus)’는 네덜란드 문화부 산하기관 LKCA(Het Landelijk Kennisinstituut Cultuureducatie Amateurkunst)와 지역의 문화예술교육기관(암스테르담의 경우, MOCCA)이 협력하여 개발한 연수 프로그램이다. 학교별 문화교육계획 수립,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이해 등 문화코디네이터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주제들로 커리큘럼이 구성되어 있으며 10주간 진행된다. 약 10년간 8,000여 명의 문화코디네이터가 ICC 코스를 수료했으며, 이들이 근무하는 네덜란드 학교가 전체의 88%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고 한다. 최근에는 심화 과정인 ‘POST HBO’ 코스를 신설하여 문화코디네이터를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로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또한, 매년 4월(모카 지정 ‘문화교육의 달’)에는 약 1,200여 명의 관계자(교사, 문화코디네이터, 예술기관 종사자, 예술가 등)가 모이는 대규모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학교 문화예술교육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그리고 교사들이 문화예술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더욱 생동감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오페라, 발레 공연, 미술 전시 등)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문화교육의 달 컨퍼런스
더불어 모카는 암스테르담 내 문화예술기관 및 예술전문가의 정보를 모아놓은 ‘모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학교가 외부의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기관 또는 개인이 온라인을 통해 예술 분야, 수업 가능 대상, 교육내용 등 프로그램 정보를 입력하면, 모카의 검토 및 승인 절차를 거쳐 최종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는 구조를 가진다. 그 후, 문화코디네이터는 모카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하여 소속된 학교의 문화교육계획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찾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교육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하고, 학교 대상으로는 데이터베이스 가이드를 제작‧배포하여 활용도를 높이려는 노력도 눈에 띈다.
우리는 암스테르담 내 학교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모카의 역할을 통해 몇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모카의 협력 아래 수립된 학교별 문화교육계획을 기반으로 문화코디네이터가 교육과정을 구성한다는 점과 이를 통한 학생 중심의 맞춤형 문화예술교육의 구현방식이다. 두 번째는 직접적 관계자(교사, 문화코디네이터)에게는 역량강화 프로그램 및 워크숍을 제공하고, 간접적 관계자(예술기관, 예술전문가)에게는 학교 교육과 연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모카는 학교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문화예술교육이 이루어지는 기반을 조성함으로써,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내실화 및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학교 문화예술교육은 최종 목표인 ‘학생 중심 문화예술교육’으로 실행되어야함은 자명하다. 이 목표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온 모카는 관계자와의 협력을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다. 실제로 출장지에서 만난 모카 아카데미의 코디네이터인 벤 해크마(Ben Hekkema)가 “모카는 학교의 문화예술교육과 관련하여 언제든, 누구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기관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특히 학교 문화예술교육 관계자 간 협력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지금의 신뢰 관계가 모카의 가장 큰 자산이다.” 라고 강조한 점은 장기적으로 학교 문화예술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 번 고민하게끔 하는 부분이다.
관련링크 (사진출처)
모카 홈페이지 www.mocca-amsterdam.nl
모카 아카데미 www.mocca-academie.nl
권재현, 이가윤, 정송희_학교교육팀
권재현 대리_학교교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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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윤 주임_학교교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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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희 주임_학교교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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