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 현장에는 자신만의 교육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열정을 불태우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힘,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삶의 모습을 인터뷰어의 시각에 담았습니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다양한 생각과 시선, 움직임이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고스란히 드러나길 바라며, 지금 만나러 갑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힘,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삶의 모습을 인터뷰어의 시각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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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P(KACES Certificate Program, 우수 교육 프로그램 수료과정)는 2016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교육진흥원)이 문화예술교육자 및 예비 문화예술교육 인력을 대상으로 장르적 특성을 심화시킨 전문적인 교수법을 체험하고 습득할 수 있도록 마련한 교육과정이다. 특히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우수 교육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역량을 갖춘 전문강사를 양성하고자 도입된 심화 연수 과정으로, 디자인, 연극, 음악 총 3개 분야의 연수가 진행되었다.
아르떼365가 이번에 만난 이윤미, 유은정, 안용세 예술강사는 2016년 KCP 연수 중 사다리연극놀이연구소와 진행한 연극 분야의 수료생으로, 5월 넷째 주에 진행될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문화예술교육 워크숍’에서 프로그램을 시연할 예정이다.
Q. 먼저, 예술강사의 길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이윤미 : 벌써 예술강사 9년차다.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는데, 교사자격증을 따게 되었다. 선생님이 되려는 마음이 컸던 건 아니고 관심이 있는 정도였는데, 교과 과정 중에 캐나다의 초등학교에서 하는 인턴십이 있었다. 캐나다에서 저학년 초등학생들은 수업 전과 후에 연극놀이를 항상 하는데, 한 학기 동안 머물며 교육 진행을 하는 일을 도왔다. 하다 보니 적성에 잘 맞았다. 이론으로만 알던 세계가 현장과 만나는 순간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던 중 친한 선배가 ‘한국에도 문화예술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강사가 있다’고 했고, 캐나다에 있는 동안 교육진흥원 예술강사에 지원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유은정 : 저 역시 연극을 전공했다. 배우가 되고 싶어 오디션을 많이 보러 다녔고, 실제 공연에 배우로도 참여했다. 그러던 중 선배의 권유로 전문학원에서 춤과 율동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적성에 맞았다.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하고 표현력이 좋은 편인 데다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고, 특히 아이들과 잘 맞았다. 뭐랄까? 마치 함께 공연을 만들어가는 느낌이랄까, 함께 호흡하는 그 순간이 참 좋았다. 아이들은 기능이 아니라 ‘다른 뭔가’를 배우고 있었다. 이게 내 길인가 싶었다. 바로 아르떼 아카데미의 ‘학습공동체 아르떼 동아리’ 참여를 신청했고, 그때부터 예술강사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현재 3년차다.
안용세 : 원래 한식 중심의 퓨전 요리를 만들던 셰프였다. 하지만 20대 중반, 예대 연극학과로 편입했다. 내가 마음을 밖으로 표출하고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던 거다. 요리로도 할 수는 있지만, 얼굴을 맞대고 체온을 나누는 직접적인 소통을 하고 싶었다. 작년부터는 대학원에 진학해 연극 공부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 또한 교육진흥원의 KCP 연수에 참여하고 나서 내 안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직 공부 중이어서 본격적인 예술강사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이제 막 예술교육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참이다.
Q. 예술강사로서 교육적 지향점이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이윤미 : 과정중심의 ‘교육연극’을 지향하고 있다. 무대에 올리기 위한 연극이 아니라 교육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연극이다. 예술강사 1, 2년차에는 보여주기 위한 연극수업에 집착했었다. 수업이 잘 되고 참여 아동이 좋아하면 ‘성공적’이라며 좋아 했다. 그런데 2012년 180시간의 교육연극지도자 과정을 이수하면서 이 생각이 크게 바뀌었고, 예술강사로서 교육적 관점이 생겼다. 중요한 것은 ‘목표’보다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다 보니 연극은 서로 소통하면서 정말 가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체험하고 체득하는 매개가 되어야 한다는 각성이 있었다. 지금은 연극 기획의 현장에도 참여하며 ‘무대와의 연결성’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에는 연극의 최신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유은정 : 자유롭게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서로 소통하는 것, 그것을 ‘연극을 통해 경험하게 하자’는 게 현재 제 교육의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직접 만들기도 하고 만들어진 걸 현장에 맞게 고쳐서 쓰기도 한다. 주로 초등학생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는데 질문으로 대화를 유도하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기표현 할 수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준다.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저는 관찰자 입장으로 참여하려고 한다.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미숙하더라도 새로운 가능성을 스스로 찾아나가는 법을 배우게 하고 싶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휴대폰 같은 기계와 관계맺는 데 익숙하고 함께 어울려 의견을 나누는 법은 잊고 지낸다. 그 소통의 시작점을 자기표현을 장려하는 문화라고 생각하는데, 연극은 그런 표현을 습득하는 데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안용세 : ‘교육진흥원은 또 하나의 학교, 예술강사는 또 다른 선생님’라는 게 제 지향점이다. 사실, 교육관을 말하기에는 아직 많이 배워야 하고 현장 경험도 거의 없어 자격미달이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교육진흥원을 통해서였다. 2016년 2월 처음 교육진흥원의 예술강사 양성과정에 참여해 연수를 받았다. 이 연수가 큰 각성을 하게 된 계기였다. ‘교육과 예술이 이렇게 연결될 수 있구나’라고 깨달음을 얻었고, 꼭 무대에 서야만 ‘예술’이라는 생각이 편협한 것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흔히 말하는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희열’보다 그 무대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무언가가 더 중요하고 그것이 연극의 본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예술강사는 가르치고, 참여자는 배운다’는 포맷이 전적으로 오해라는 점도 알게 되었다. 함께 배우고 끊임없이 만나 나누는 게 예술교육의 핵심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은정, 안용세, 이윤미 예술강사
Q. KCP 연수에 참여해 얻게 된 경험을 듣고 싶다.
이윤미 : 한마디로 ‘KCP 연수는 예술강사를 위한 종합선물상자’로, 예술강사에게 필요한 ‘이론 → 실기 → 교육 프로그램 구성 → 현장 적용 → 평가 → 프로그램 재구조화’로 이루어진 통합 연수 프로그램이다. 이런 통합 연수과정이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고, 그것을 수료한 자체로 큰 성과가 된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극화’와 ‘과정드라마’ 두 가지 형식이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직접 해 보기 전에는 알기 어렵다. 이런 교육방법론을 현장에 적용해 가면서 배워 볼 기회는 개인으로서는 얻기 힘들다. 실제로 현장에서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무엇을’보다 ‘어떻게’라는 방법론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히게 된다. KCP 연수는 그에 대한 분명한 해결책이었다. 예술강사에게 필요한 과정 기획과 과정 운영에 있어서의 전문성을 얻기에는 최고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유은정 : KCP 연수는 2주간 매일 진행되는 80시간 집중 연수 프로그램이다. 나처럼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더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이 연수에 참여하게 하는 힘이 무엇이었을까?’라고 자문해봤다. KCP 연수로 인해 가질 수 있었던 인적 네트워크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예술강사는 대체로 외롭다. 다른 강사의 현장을 볼 기회도 별로 없고, 혼자서 일해야 하고, 고민을 나눌 상대도 없다. KCP 연수를 통해 나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KCP 연수에 참여한 시기가 개인적으로 많이 흔들리던 때였는데, KCP 연수를 통해 든든한 네트워크를 얻게 되어 큰 도움이 되었다. 다시 예술강사로서의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었다.
이윤미 : 맞다. 예술강사 일을 9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졌었고, 회의도 많이 들었다. ‘과연 이게 내 길인가?’하는. KCP 연수에 지원하면서 ‘그래, 이번 기회에 결정을 한 번 내보자!’라는 마음이었다. 결국 ‘내 길이 맞구나’라는 자기확신을 얻을 수 있었고, 이 길의 동반자를 찾았다는 게 무엇보다 값졌다.
안용세 : KCP 연수에는 나와 같은 신진 예술강사가 많이 참여했다. 질 높은 수업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예술강사로서의 태도를 정립할 수 있었고 교육현장에도 매우 높은 강도로 참여해 볼 수 있었다. 피상적으로 예술강사라는 직업과 현장을 알고 있던 내게 KCP 연수는 ‘전문 예술강사’가 되어야겠다는 구체적인 동기부여를 해주었다. 그런 점에서도 예술강사를 꿈꾸는 사람에게 최고의 연수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Q.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에 시연할 프로그램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유은정 :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글_김진희, 그림_손지희, 문학동네)라는 책을 기반으로 연극놀이를 만들어 보았다. ‘선행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참여 아동들이 스스로 찾아나갈 수 있도록 학습과정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아직 형태가 완전히 나온 건 아니고, 큰 틀을 잡고 세부적인 내용을 채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윤미 : ‘저승에 가려면 노잣돈이 필요한데 노잣돈은 선행을 통해서만 쌓을 수 있다.’라는 게 기본 설정이다. 참여 아동들은 선행이 부족해 노잣돈을 빌려 저승에 오게 된 상황에서 연극을 시작하게 된다. 노잣돈을 갚아나가는 몇 가지 상황을 제시받게 되는데, 각각의 상황을 해결해 나가면서 실제 자신과 이야기 속의 자신을 비교해 보는 기회를 갖도록 유도한다.
안용세 : ‘텅 빈 곳간을 어떻게 채울까?’라는 질문 안에는 ‘선행의 개념’과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참여 아동들은 연극을 하며 친구의 중요함을 깨닫게 되고 더 나아가 ‘바른 삶의 자세’가 어떤 것인지도 생각하게 된다. ‘이야기극화’와 ‘과정드라마’의 특징인 즉흥연기, 즉 역할연기를 이용해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진행방식이다.
이윤미 : 앞에서 연극수업에서 ‘목표’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했던 것처럼, 과정의 설계와 운영을 철저히 KCP 연수에서 익힌 대로 진행하려고 한다. 선행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발견하고 ‘나의 선행은 왜 필요한가?’를 깨닫는 게 과정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콘텐츠 시연회도 KCP 연수의 결과로 만들어진 ‘교육과정’ 그 자체보다도 ‘교육 방법론’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윤미
2009년 학교문화예술교육 연극 분야 예술강사를 시작으로 문화예술교육과 인연을 맺어 현재까지 초등학교에서 예술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 외에 통합문화예술 및 교육연극 지도교사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고 있으며 극단 프로젝트 티 단원으로 공연 기획자로도 활동 중이다.
유은정
청주대학교 공연영상학부 연극학과에서 연기를 전공한 후 대학로에서 연극 활동을 하다 2015년부터 예술강사가 되었다. 지역아동센터부터 초등학교 등 아이들과 연극으로 만나고 2016년부터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으로 청소년 연극수업까지 활발히 활동 중이다. 아르떼 아카데미의 연수, COP 동아리, KCP 연수 등에 참가하며 즐거운 소통, 나눔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용세
2013년 서울예술대학교 연극전공으로 늦깎이 학생이 되었으며 사회적기업인 아름다운 배움, 경계 없는 예술센터에서 연극예술강사활동을 진행했다. 현재 서울교대 교육전문대학원에서 교육연극전공 석사과정 중에 있으며 학교 및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다양한 통합예술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 채널원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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