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공간에서 배움을 교환한다

손한샘 예술장돌뱅이 대표

예술장돌뱅이.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무렵』이 떠오를 법한 이름을 지닌 이 단체는 시장, 축제, 그 밖의 행사에 가판을 차리고 장돌뱅이가 그렇듯 상인처럼 고객을 응대한다. 그러나 이 만남에서는 판매 대신 교환이 있다. 예술가 각자의 방식으로 마련한 예술적 교환이 벌어진다. 이 등가 교환은 퍽 공정해 보인다. 예술가도, 마주 만난 이들도 다들 신나 보였다. 그래서 늘 신기했고 그래서 낯설기도 했다. 지나고 보니 예술장돌뱅이가 걷고 앉은 자리에서 멀지 않게 있었다. 그래서 손한샘 예술장돌뱅이 대표에게 던진 질문들이다.
Q.

외부자의 시선에서 예술장돌뱅이는 예술생태계에서 낯선 존재들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10여 년 이상 활동하고 계셔서 예술장돌뱅이를 짧게 소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예술장돌뱅이란 무엇인가 많이 질문받으셨을 것 같아요.

A.

예술장돌뱅이는 여러 분야에 다양한 예술가들이 모여서 사람들을 일대일로 만나 소통하는 작업을 하는 프로젝트 팀입니다. 제게도 예술장돌뱅이가 낯선데(웃음), 예술장돌뱅이의 작업이 작가의 예술 활동 중 곁가지 형태이다 보니까 여기까지 온 거지, 그게 주력이나 핵심이었으면 벌써 없어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Q.

처음부터 예술장돌뱅이로 출발했다기보다는 맹아가 있었을 것 같은데, 예술장돌뱅이의 출발점을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저는 그림으로 시작해서 이후 설치 작업을 하다가 2007년 서울 홍제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처음으로 일대일로 사람들과 만나 얘기하고 교환하는 걸 해봤거든요. 처음이니까 시행착오도 많고 사실 잘되지 않았어요. 근데 그때 뭔지 모르게 이거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다음 해부터 예산을 받아 프로젝트로 진행했는데 작가도 사람도 많다 보니 충돌도 있고 어려움이 있어서 좀 내려놓고 좀 간단하게 움직여 보자고 다시 시작한 게 2012년 경기도 부천의 한 공원에서였습니다.

Q.

간소화된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A.

당시 커뮤니티 아트는 한 지역에서 지속적인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대처하지 못한 여러 가지 갈등도 일어나고 힘들더라고요. 예술이란 게 어떤 특정한 장소나 대상을 위해서 있는 게 아니라 가볍게 준비해서 어디든지 가서 누구나 만날 수 있게 길에 펼쳐놓고 할 때 문턱 없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 같아요.

Q.

2012년도부터 오늘까지 훑어보신다면 어떤 흐름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A.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절차가 있었다면 아마 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지역문화재단 지원을 받아서 3년간 사업을 했는데 지원이 중단된 후에도 다행히 와달라는 요청이 여러 곳에서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작가들에게 아티스트 피(artist fee)를 지급할 수 있어서 일종의 자립이 됐던 것 같아요. 조금 다른 얘기인데, 처음 시장이나 축제에 다닐 때는 사람들이 1시간 넘게 아무도 안 왔어요. 그런데 요즘은 딱 있으면 바로바로 와요. 사람들이 옛날에는 좀 뭘까, 주저주저하고 했는데 요즘은 아니에요.

Q.

예술장돌뱅이 형태의 변화는 전혀 없는데 주변 상황이 변화한 건가요?

A.

그렇게 보면 되죠. 형식 자체는 크게 변한 게 없고 작가들은 작가들 나름대로 변화가 생기기는 했는데, 쉽게 말해서 단골이 생기는 거죠. 지속적인 관계와 유대감도 생기고요.

Q.

단골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곳들의 니즈가 무엇일까 했을 때 일정 정도의 힐링과 같은 그런 요청이 있는 것 아닐지 추측해보게 되는데요.

A.

저희는 힐링이라는 생각을 안 했는데 그렇게 바라보더라고요. 힐링 프로그램 비슷하게 부가적으로 생기는 요소들이 발생하더라고요. 지금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자기 얘기를 많이 하고요. 표현도 많아지고., 점점 얘기하고 싶은 게 많다는 거죠. 예술을 매개로 서로 소통하는 거죠. 낯선 사람들끼리는 이야기할 거리가 없지만, 같이 앉아서 뭔가 만들거나 그리거나 혹은 다른 어떤 행위들을 하면서, 즉 예술적인 행위를 하다 보면 마음이 쉽게 오픈되는 것 같더라고요.

힐링과 동의어에 가까울 휴식, 안식, 릴랙스, 테라피…. 언제부터인가 현대사회의 고단함에 대한 급부를 양산하는 산업이 넘쳐나더니 예술에도 그 역할을 기대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곤 한다. 바로 이 이상 상황에 대한 내부적 인식과 대응이 궁금했다. 예외 상태가 암암리에 상례인 조건에서 예술장돌뱅이는 본디 정체성을 교란 종, 기식자에 가깝게 두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문답을 통해 구성되어 가는 정체성은 오히려 낯설기보다 익숙해졌다. 내가 알고 만나 온 예술가와 다르지 않다.
  • 예술장돌뱅이 〈인생은 달고나〉
  • 예술장돌뱅이 〈투덜그라피〉
Q.

예술이 매개가 되어 삼각 구도가 만들어지는 거네요? ‘나와 너랑’ 바로 이렇게 얘기하는 거는 낯설고 어색하니까 예술을 매개로 마주하게 되는 거죠?

A.

예술이 저희한테는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과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굉장히 쓸모 있는 수단인 거죠. 이 속에서 저는 어떤 장을 만들어놓는 거죠. 어떤 의미에서 이게 제 설치 작업이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그래서 우리 활동은 커뮤니티 아트적인 것도 있다고 생각하고 공공미술적인 것도, 퍼포먼스 같은 것도, 예술체험 프로그램 같은 것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각각에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라기보다 그걸 뭉쳐서 교집합 정도 되는 것들이 예술장돌뱅이의 성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

예술장돌뱅이를 부르는 상대의 변화가 있었고 작가들도 변화가 있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작가들의 생각이나 입장의 변화도 발견하셨겠어요.

A.

시각예술 작가들은 사람들하고 만날 일이 잘 없잖아요. 좀 폐쇄적인 경향도 있는데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현장에 나가는 횟수가 많아지면 작가들도 변화가 생겨요. 작가 자신의 작업에서 파생된 걸 가지고 얘기하는 거니까요. 점점 성숙해 가는 모습들이 보이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일대일로 했던 작업이 일대 다수가 진행할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전개되더라고요. 만남을 통해서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없어지고 자신감이 좀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들이 나중에 교육으로 됐을 때 일방적인 학습이나 교육이 아닌 형태를 띠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일방적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작가들도 상대방을 통해서 뭔가를 배우는 것 같더라고요. 서로가 평생 한 번 보고 마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오픈된 상태에서 얘기도 많이 하고, 또 참여자가 작가와 얘기하면서 얻어가는 것도 분명히 있는 거고요. 작가들에게 우리에게 그간 배움이 무엇이었냐고 물어봤더니 ‘나눔’이라고 답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작가들은 여기서 나눈다고 생각을 한 대요.

Q.

지속적으로 그렇게 성숙해 가는 작가의 모습도 있는 한편 빨리 이탈하는 작가들도 있잖아요. 이탈의 이유는 소통의 어려움에서 비롯할지도 모르겠는데요. 작가들은 소통이라는 거를 정말 그렇게 원할까요?

A.

원하지 않죠. 처음에는 원하지 않는데 ‘작업이 있다, 나가자’ 꼬셔서 같이 만들어 나가는 거죠. 처음에는 몰라요. 그냥 하다 말다 하는 거야. 그런데 경험치가 쌓이면서 변하기 시작해요. 그래서 제가 그러죠. 이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못하는 작업이라고. 보면 원리나 방식은 되게 단순해요. 근데 막상 하라 그러면 너무 쉬워서 그런지 작가들이 매력을 잘 못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런데 참여자와 같이 있고 같이 만들고 하다 보니까 점차 공감하게 되는 거죠. 공감의 공간이 된다고 생각해요. 둘이 앉아서 그 안에서 그냥 공감하게 되는 거예요. 참여자는 이게 예술인지 몰라요. 근데 같이 하다 보면 너무 재밌고 자기가 하고 싶었던 말, 자기 안에 있던 말이 끄집어 나오기도 하면서 작가도 거기에서 자극받아서 자기를 한번 들여다보기도 하는 지점에서 뭔가 생기는 거죠.

배움은 나눔이다. 그리고 예술장돌뱅이는 공감의 공간이다. 여기까지를 견인했다면 예술장돌뱅이에게 듣고 싶었던 소기의 목적이 달성된 듯하다. 문화예술교육 전문 웹진의 한 꼭지가 될 인터뷰에서 ‘문화 + 예술 + 교육’과 관련한 주제어가 도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처 좀 더 불온한 몇 걸음을 더 딛고 싶었다. 장돌뱅이치고는 경제성보다 비생산, 비효율, 무목적적인 창작에 가까운 이들의 실천이 지닌 비가시성을 상회할 만한 가치는 혹시 교육적 효과에 있지 않을까? 만약 이런 외부적 시선이 있다면 예술장돌뱅이의 활동이 정말 문화예술교육일까? 그리고 의식적 각성이 있는가에 대해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Q.

결국 어떤 지점에서 교육적인 요소가 외부적으로는 있다고 생각해요. 일대일, 만남, 교환, 바로 이 세 가지 지점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교육이 지닌 배움에서의 낙차를 최소화하거나 상쇄시킬 수 있는 좋은 장치라는 생각이 들어요.

A.

우리가 교육이라고 하면 그냥 ‘꼰대’라는 말도 많이 나오고요. 근데 그렇지 않은 배움에 대한 고민과 거부감이 있고, 그런 반골 기질이 제일 많은 집단이 예술가이고요. 그래서 일대일, 만남, 교환이라는 형태가 예술장돌뱅이 작가들한테 이질적인 옷이 아닐 수 있더라고요. 만나는 분들한테도 미술교육이라고 했을 때 잘 그리게 하고 잘 만들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선한 지점도 있을 것 같아요.

Q.

고정관념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술과 교육은 잘 붙지 않는 단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자석의 같은 극끼리 안 붙는 것처럼 예술과 교육은 서로 튕겨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예술교육 이렇게 앞뒤로 붙는 단어가 가능할까요? 그리고 예술장돌뱅이에서도 가능할까요?

A.

그걸 구분할 필요 없이 그냥 같이 가도 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저희팀에는 예술전공 없이 혼자서 작업했던 분들도 있어요. 우리는 어떤 상황들을 대면하면서 스스로 깨치고 자연스럽게 가는 거지 ‘이거 예술교육이에요.’ 하지 않죠. 저는 누구하고 만나는 것이 더 교육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죠. 근데 그런 만남의 장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죠.

Q.

전공하지 않았지만 예술장돌뱅이에 함께하는 작가 중에 장애 작가도 있잖아요. 사회적 시선으로 봤을 때 주류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분류되는 분들에게 함께 하자라고 제안하고 독려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장애인들과 수업하다 보니 나름의 소통 방식이 있더라고요. 저는 그게 되게 매력적인 소통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말, 글,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만이 소통이 아니라 그냥 가만히 같이 앉아 있어도 연인끼리, 엄마하고 아들하고 소통되잖아요. 자꾸 뭔가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걸 소통으로 생각하려고 하는데 그걸 좀 더 폭넓게 바라보면 모든 것이 다 소통일 수도 있지 않나 싶은데요. 그리고 비장애인 작가들이 있고 거기 장애인 작가가 함께할 때 상생이나 소통이 원활하게 일어나는 것도 경험합니다.

Q.

성장이나 발전 혹은 교육과 같은 흔히 좋은 말들은 일정 정도는 계몽적인 개념인 거잖아요. 예술장돌뱅이의 성숙, 성장, 발전, 교육과 사회가 얘기하는 그것 사이에는 다른 해석과 가치 부여가 있기에 예술장돌뱅이가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요?

A.

제가 ‘성장’이라는 말을 썼다가 몇몇 작가들이 그건 아닌 것 같다고 그래서 어떤 단어로 대체하면 좋겠냐 했더니 ‘성숙’이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외적인 것보다는 내적인 것, 내면이 좀 더 성숙해지는 거죠. 그러니까 덧붙여지는 게 아니라 자기 안에 있는 것들을 찾아내는 것이 우리의 활동이지 않을까. 자기 내면을 건드리는 건 그냥 허심탄회하게 일대일로. 당신이 가르치는 사람이고 작가라서 내가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 얘기 내 문제에 넣고 당신 문제에 넣고 그 안에서 그냥 어떤 조화 같은 게 일어난다고 보는 거죠. 우리가 서로 마주 앉았을 때는 작가와 참여자 이런 개념보다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는데 단 예술이 혹은 교육이 그 중간에 있는 거죠.

원시 공산사회의 이상적인 모습처럼 비치기도 하는 예술장돌뱅이의 활동은 공동체라는 개념의 원형과 그리 멀어 보이진 않는다. 물론 공동체라는 개념은 어느새 동공에 가까울 만큼 많이 훼손되고 쇠락한 것처럼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예술장돌뱅이의 면면을 살펴볼 때 굳건하게 쌓아 올린 요새에 정주한 이들이 아니라, 태생이 떠돌아다니는 이들이다 보니 요즘 말로 회복 탄력성에 대한 기대치가 생긴다. 이들의 현재까지를 목도했다면 미래 과제는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예술장돌뱅이 〈우주삼라 한숨상〉
Q.

예술장돌뱅이의 계획이나 미래 과제는 무엇일까요?

A.

제가 요즘 작가들하고 공동체를 이루면 어떨지 허무맹랑한 생각도 하고 있는데, 거창하기보다는 그냥 같이 모여서 하는 거죠. 만나서 할 일 하고 헤어지니까 같이 모여 살면서 일어날 갈등은 거의 없거든요. 그 대신 서로 관계도 끈끈하죠. 나 혼자만 있으면 좀 그렇지만 옆에 같이 있단 말이에요. 서로 의지하고요. 작가들도 혼자 사는 가구가 늘어날 것 같고요. 같이 산다는 개념보다는 나이가 더 들고 세상이 더 힘들어지면 모여 살아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Q.

예술장돌뱅이의 활동을 그간 지켜봐 온 이로서 기록에 대해 궁금해집니다. 그 모든 발걸음 모두 기록으로 남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어떤 움직임이 있을까요?

A.

사진은 엄청나게 많아요. 근데 보면 패턴화돼 있어서 비슷해요. 그 현장이나 저 현장이나. 그래서 작년부터는 참여 작가들에게 그날 어땠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관한 글을 받아요. 그중에 재밌는 얘기들이 좀 나오더라고요. 그것들을 좀 더 많이 쌓아볼까 싶어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준비하는 건, 제 삶도 그렇게 안돼요. 저는 정주 못하고, 계획 못하고, 그냥 바람 불듯이 그냥 어떤 일이 생기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세대 전승에 대해서 여쭙고 싶은데 한편 세대 전승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어떤가요?

A.

몇 번 해봤는데요. 다 안 하려고 그래요. 자기 작업하는 게 재밌지 그걸 맡아서 운영하는 건 쉽지 않거든요. 근데 좀 더 나이가 들고 많은 다른 사람들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다 보면 누군가 맡아서, 아까 얘기했던 공동체하고 비슷하게 일할 수 있는 삶의 공동체가 만들어지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죠. 예술장돌뱅이 자체가 없었으면 이런 생각을 못 하는데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언제 그만두실 것 같아요? (웃음)

A.

모르죠. 그건 알 수 없어요. 막 힘들다가도 계속 나가다 보면 또 풀려요. 처음에는 혼자 생각하고 혼자 갈등 안에 빠져 있다가 나가서 사람들하고 만나다 보면 그게 생기더라고요. 저만 변하는 게 아니고 작가들도 변하니까 예술장돌뱅이라는 플랫폼이 구심점으로 있기 때문에, 들고 나고 문제가 있어도 이렇게 몰려서 진행이 되어 갑니다.

종종 질문을 던질 때마다 문장보다 몇 개의 단어들을 건졌던 것 같다. 묻고 답하는 자리가 귀하게 다가왔는데 여전히 정리된 문장으로 잘 깎아지르지는 못하겠다. 대신 이들의 활동이 입체감을 띠며 앉았다가 서고 대화하며 움직이는 것처럼 다가온다. 예술장돌뱅이의 이유를 물었으나 돌아온 것은 이유보다 곁가지의 삶이었다. 담쟁이처럼 뿌리를 박는 식물로부터 착안한 ‘래디컨트(radicant)’라는 단어가 미술계에서 유행했는데, 정작 담쟁이는 봐서 알면서도 래디컨트에 적절해보이는 예술적 활동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귀한 예로서 예술장돌뱅이를 밀어본다. 왜냐하면 예술장돌뱅이는 뚜렷하고 굵직한 줄기의 서사를 내려놓는 대신 곁가지의 삶에 충직하기 때문이다.
손한샘
손한샘

회화를 전공했지만 주로 설치 작업을 하고 있고, 설치 작업을 하지만 사람들이 감상하는 작업보다는 사람들이 관여하는 작업에 중점을 두고 활동한다. 이를 통해 예술로 사람들과 관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2007년 서울 홍제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서 처음 사람들과 만나고 교환해본 것이 시작이 되어 ‘예술장돌뱅이’를 이어오고 있다.
· 예술장돌뱅이 홈페이지
김현주
김현주
예술의 선물과 증여 가치에 대해 고민한다. 정체성을 폐업큐레이터에 두고 있고, 일이 있을 때만 잠깐씩 전시를 만들고, 글을 쓴다. 사회적 쟁점, 사회적 소수자의 문제에 예술로 개입하고자 하며, 정주보다는 유목적 활동에 관심을 갖는다. 철학, 미술이론, 영상문화학을 공부했다.
ahwui@hanmail.net
@diewinterreise
영상_박영균 미술작가 infebruary14@naver.com
사진제공_예술장돌뱅이
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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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재홍 2024년 08월 06일 at 4:35 PM

    고목나무를 꽃이 피게하는 재주를 갖으신분

  • author avatar
    김양남 2024년 08월 07일 at 1:57 PM

    공감의 공간에서 배움을 교환한다
    손한샘 예술장돌뱅이 대표
    공감이 갑니다

  • author avatar
    안기현 2024년 08월 07일 at 2:57 PM

    공감의 공간에서 배움을 교환한다
    손한샘 예술장돌뱅이 대표
    기대만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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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재홍 2024년 08월 06일 at 4:35 PM

    고목나무를 꽃이 피게하는 재주를 갖으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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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남 2024년 08월 07일 at 1:57 PM

    공감의 공간에서 배움을 교환한다
    손한샘 예술장돌뱅이 대표
    공감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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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기현 2024년 08월 07일 at 2:57 PM

    공감의 공간에서 배움을 교환한다
    손한샘 예술장돌뱅이 대표
    기대만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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