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거로부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배웁니다. 때로는 세기의 혁신가로부터 영감을 받기도 하고, 과거에 일어난 사건으로부터 교훈을 얻기도 합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하고자 노력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현재는 과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역사를 새롭게 들여다보고 재미있게 기록하는 예술놀이를 통해 시간 여행을 떠나보세요!
나는야 새로운 길을 걷는 개척자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모험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해내고, 거친 땅을 순탄하고 쓸모 있는 땅으로 만드는 개척자들의 역사가 있습니다. 미국 미주리주(州)에서 시작되어 약 3,200km에 달하는 오리건 트레일(Oregon Trail)은 미국 개척의 위대한 역사로 남아있습니다. 1843년 처음으로 오리건주까지 포장마차가 다니게 된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기나긴 트레일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방법은 없을까요?
미국의 한 학교에서는 매년 4학년 수업에서 개척자의 시선으로 트레일을 조사하고 기록하는 ‘오리건 트레일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팀별로 나눠 짐마차의 화물 수송대장을 정하고 그들의 이동 경로와 이동 시 필요한 보급품 등을 논의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세웁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바로 ‘개척일지’입니다. 개척자들은 언제 어떤 위기를 맞닥뜨리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경험을 기록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크라프트지를 구기고 자신의 흑백 사진을 붙여 개척자의 낡은 일지를 만들어보세요. 학생들은 크게 펼쳐진 오리건 트레일 지도를 관찰하며, 조금씩 이동할 때마다 개척자의 입장이 되어 자신이 움직이고 있는 방향과 지형, 그곳에 사는 원주민 등을 일지에 세세하게 적습니다. 일지를 쓰는 동안 학생들은 개척자들이 마주한 어려움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하고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시뮬레이션이 끝나면 모든 학생들에게는 19세기 개척의 순간을 기록한 각자의 노트가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역사를 기억하는 데 있어서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만약 우리가 각자의 시선으로 ‘난중일기’나 ‘징비록’을 써본다면 임진왜란의 역사를 조금 더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위인들의 SNS를 팔로잉!
만약 과거에도 인터넷이 발달했었다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위인들 또한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즐겼을지도 몰라요. 그렇다면 과연 그들은 어떤 말을 남기고 누구와 소통을 하였을까요?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보태어 위인들의 SNS를 만들어보세요. 먼저 자신이 정한 인물의 거주지, 직업, 시대 배경, 지인 등을 조사합니다. 그 다음 정확한 사실과 정보를 모아서 그가 사람들에게 하고 싶었을 법한 말을 상상해봅니다. 여기,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가상 페이스북 페이지를 한 번 살펴볼까요? 그는 1853년 3월 30일에 태어났으며 그의 사진첩은 그가 그린 그림들로 가득합니다. 그의 타임라인(페이스북에서 사용자 자신이 쓴 글을 보여주는 부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습니다. “밤은 낮보다 더 활기 넘치고 생생한 색채로 가득 차 있다(I often think that the night is more alive and more richly colored than the day).” 여기에 폴 세잔이 “이 글을 보니 자네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이 생각나는군.”이라고 댓글을 답니다. 폴 세잔은 반 고흐와 같은 시기에 활동한 프랑스 화가이며, 반 고흐의 글귀는 실제로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중에 나오는 문장으로 <별이 빛나는 밤>을 구상하면서 작품에 대한 의미를 담아낸 글귀이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상상은 또 다른 의미와 기록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관련링크 (이미지 출처)
http://drawthelineat.blogspot.kr/2013/04/art-room-bulletin-boards-pt2.html
https://s-media-cache-ak0.pinimg.com/originals/4c/ed/ae/4cedaeaf3b53963c06d95d541f024ca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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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박물관, 생생한 역사
학생들이 역사 수업에서 배운 것을 색다른 방식으로 발표하고 전시해 볼 수 있습니다. 유명인의 실물과 똑같이 생긴 밀랍인형을 전시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밀랍인형 박물관 프로젝트(Wax Museum Project)’를 활용해보는 것이지요. 다만 이 프로젝트에서 유명인을 연기하는 것은 밀랍인형이 아닌 학생들 자신입니다. “가장 존경하는 롤 모델”,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 “가장 좋아하는 음악인”, “나만의 히어로” 등 밀랍인형 박물관 프로젝트의 주제가 정해지면 학생들은 주제에 맞는 인물을 정하고 그 인물을 조사합니다. 그리고 조사한 정보와 사진을 바탕으로 인물을 소개하는 포스터를 만듭니다. 하루 동안 특별한 박물관으로 변신한 학교 강당에는 수많은 인물의 생애가 담긴 포스터가 붙습니다. 학생들은 그 앞에 서서 자신의 인물과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말투와 행동으로 스스로 그 인물을 소개합니다. 이 행사에 초대된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 마을 주민들은 포스터 앞에서 한껏 자세를 취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전시에 대한 소개를 요구하기도 하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도 합니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로 변신한 한 학생은 자신의 영화들을 소개하며, 어떤 영화를 촬영할 때가 가장 힘들었는지 너스레를 떨며 말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위인들이 살아 숨 쉬는 박물관, 어떠셨나요? 학생들이 직접 전시하고 역사 속 주인공이 되는 ‘밀랍인형 박물관 프로젝트’처럼 역사를 색다른 방식으로 배워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세요.
- 김다빈 _ 상상놀이터
- beyondlisa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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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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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한 접근법으로는 괜찮은 아이디어같습니다. 역사에 관심 없는 아이들에게 교과서부터 던져주고 외우게 하는 것보다는 일단 흥미를 갖게 한 뒤에 천천히 가르쳐 주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수도 있으니까요.
그러게요. 아이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자발적으로 질문하고 찾아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은 교육 환경 아닐까요? 문화예술이 이런 촉매제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