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의 학교, 지역,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는 어떠한 방식으로 협력할까? 해외 문화예술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해외 문화예술교육 전문가 및 기관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문화예술교육을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자 지난해 11월 ‘2015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해외탐방조사’를 진행하였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5명의 예술강사를 만나 미국, 영국, 호주 3개국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돌아본 과정과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일시
- | 2016. 1. 8(금) 오후 2시
- 장소
- | 모임공간M2
- 참석자(분야 / 탐방국가 및 행사)
- · 김진형 예술강사 (사진 / 영국 2015 인게이지 국제 컨퍼런스 외)
· 박은수 예술강사 (국악 / 호주 예술교육포럼 외)
· 변미섭 예술강사 (만화·애니메이션 / 미국 제78회 전미 커뮤니티 예술교육 연례 컨퍼런스 외)
· 윤혜성 예술강사 (국악 / 호주 예술교육포럼 외)
· 이보늬 예술강사 (연극 / 미국 제78회 전미 커뮤니티 예술교육 연례컨퍼런스 외)
왼쪽부터 윤혜성, 변미섭, 김진형, 이보늬, 박은수 예술강사
해외탐방 이후 지난 12월 18일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2015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해외탐방조사 결과공유회’는 예상치 못하게 신청자가 몰려서 폭발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김진형 : 조금 더 영감을 주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어젠다 중심으로 진행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혹은 아르떼 아카데미 직무 연수와 연계시켜서 교사들을 초대해도 좋았을 것 같다. 이번 해외탐방 자격 기준은 예술강사로 제한되어있었다. 하지만 문화예술교육의 주체는 다양하다. 예술강사, 지역기반 활동가, 현직 교사 등 역량 있는 매개자가 많으니 주체를 확대하는 방안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윤혜성 : 학교 실무자들도 참석했는데, 그런 분들은 정말 변화를 원해서 온다. 그런 분들을 훨씬 많이 수용할 수 있는 장소나 시간으로 기획되거나 교사 연수로 발전시켜도 좋을 것 같다.
박은수 : 지나고 나니 아쉬운 부분이 많다.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라 편안하게 이루어지면 좋을 것 같다. ‘예술강사의 발’처럼 섹션을 나눠서 선택하고 심층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짧은 시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보늬 : 사전에 미리 모여서 다 함께 이야기를 나눈 다음 본 행사를 진행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다른 팀과 겹치는 내용이 정말 많았다. 사전모임을 통해 서로 역할분담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사회적 합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2015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해외탐방조사’를 통해 컨퍼런스와 문화예술교육기관·단체 등을 방문하셨다. 우리나라 문화예술교육 상황과 비교해볼 수 있는 지점이 있었을 것 같다. 인상적이었던 점이나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다면 말씀해 달라.
윤혜성 : 호주를 탐방하는 내내 느꼈던 건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 도입부에서 충분히 워밍업, 사전 작업을 굉장히 밀도 있게 진행하는 것 같다. 아트플레이(Artplay)의 경우 공간조성이 잘 되어 있어서 학생들이 무언가로부터 벗어나 창의력을 유발할 수 있는 좋은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는다. 수치를 나타내고 결과를 가시화하기 위해 인위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환기된 상태의 공간에서 아무런 평가 없이 놀 수 있어서 굉장히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김진형 : 예술교육, 교수법도 중요하지만 예술교육을 차별화하는 건 오히려 그 밑에 깔려 있는 철학적 가치, 인프라, 태도인 것 같다. 영국 글래스고현대미술센터(CCA)를 방문할 때 운영실태, 현황, 구조에 초점을 맞춰 인터뷰를 진행했다. 운영방식이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개방적이라고 느꼈는데 이를테면 내부에 디렉터나 큐레이터가 있지만 자체적인 기획보다 외부 기획을 활용하는 쪽으로 문을 열어놓는다. 이는 시민들에게 더 개방적으로 직접 기획하고 활동하고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을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확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에게 판을 벌여줄 테니 와서 사용하라는 태도가 있었다.
박은수 : 학교에서 예술강사로 활동하다보면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예술적으로 나아가는 것보다 평가에 급급해지게 된다. 예술을 통한, 예술을 위한 교육에 대해 토론하다보면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다는 걸 많이 느꼈었다. 호주 예술교육포럼(Arts Learning Forum)에서는 결과물에 급급하기보다 참여자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어떤 생각과 가치관으로 어떻게 교육을 하는지에 대해서 많이 나누고 왔다. 진정한 교류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예술교육포럼에서는 ‘예술을 통한 교육’이라는 전제하에 모든 게 시작되고 목적이 뚜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평가를 위한 예술교육은 어렵다는 것, 이런 것을 개의치 않고 해야 한다는 가치관의 변화를 느꼈다.
변미섭 : 이번에 참석한 ‘전미 커뮤니티 예술교육 연례 컨퍼런스’의 주제는 ‘예술교육을 통한 변화 촉진 요소’였다. 제가 생각하는 ‘예술교육자’는 사람들이 가진 창의성, 창조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매개하는 사람’이다. 그 매개자의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정을 표현하는 걸 도와주는 것이다. 개인이 가진 장점이나 능력치는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만화·애니메이션 수업을 진행할 때 스케치를 잘 하는 학생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도 있다. 스케치를 잘 하는 학생을 위한 자유를 주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을 위해서 다른 환경을 만들어준다. 학생들이 못하는 것을 도와주고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 한다.
이번 해외탐방을 통해 변화 촉진에 가장 큰 요소는 감정이며, 배려 혹은 기다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방문했던 미국 청소년보호소 시설에서 예술교육을 진행한 아트웰(Artwell)의 사례가 인상 깊었다. 한 기자가 너희처럼 노는(?) 아이들이 어떻게 순수한 예술을 하냐고 묻자 아이가 자기 티셔츠에 총 맞은 자국을 보여주더니 “총에 맞은 것을 시로 쓰고 있다”면서 “시를 쓰지 않고 총 쏜 애를 죽이면 금방 끝날 수도 있는 문제지만 시(예술)를 통해서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아트웰에서는 시를 쓰는 방법을 주입식으로 교육하는 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시를 통해 자기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예술교육을 한다. 감정을 꺼내어 표현할 수 있도록,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오래 기다리고 예술을 통해 아이와 예술교육자가 친밀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김진형 : 개인적으로는 진지한 문화예술교육을 꽃피우려면 학교(공간)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강사가 예술가다운 수업을 진행하려면 학교 입시 교육과 거리를 두었을 때 아이들이 해방감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본다. 학교 기반이 아니라 사회 기반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윤혜성 : 그 의견에 공감한다. 학교문화예술교육 정책은 사교육에 머물렀던 예술분야를 공교육으로 옮겨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그런데 학교는 성과를 요구한다. 3월말에 수업을 시작했는데 6월 대회에 나가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것은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르던 상태에서 점강법부터 음악 한곡을 다 외우는 것까지 초스피드로 두 달 만에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6월 대회에 나가면 당연히 성과가 안 나오고, 아이들은 좌절감 때문에 수업을 안 나온다. 하지만 12월 발표회가 또 있다.(웃음) 며칠 전 나에게 대금을 배운 학생이 2년 만에 연락을 해왔다. 그 아이는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강압적인 교육이 싫어서 학교 밖에서 대금으로 입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사교육으로 간 것이다. 나는 이게 진짜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술강사 파견 사업은 전공자가 아니라 애호가나 향유자를 길러내는 것이 목표인데 공교육에서는 불가능한 여러 가지 상황들이 분명히 있다는 걸 느낀다.
학교와 지역을 연결하는 ‘매개자’
해외 탐방을 통해 본 다른 나라의 학교와 예술교육 간 협력은 어떤 방식인지 궁금하다.
박은수 : 우리나라 예술의전당 같은 곳에서도 아카데미나 강좌를 운영하지만 호주 예술교육포럼이나 멜버른 아트센터(Art Centre Melbourne)에서는 내부에 교육기관을 독립적으로 만들어놓고 항시 고정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커리큘럼이 바뀌긴 하지만 교육부와 연계되어서 학교 프로그램으로 진행해도 교육과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런 부분이 굉장히 신선했다. 학교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정해진 날짜에 그 기관 가서 수업을 듣는다. 결과공유회 때도 이 이야기를 했었는데 참석하셨던 한 교사분이 안전문제를 이야기했다. 학생이 너무 하고 싶고, 학교도 원하고, 기관에서도 충분히 해줄 수 있고, 교육부까지 연계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결국 안전문제 이야기가 나온다.
김진형 : 핀란드의 아난딸로 아트센터(Annatalo Arts Center)와 비슷한 경우다. 아난딸로 아트센터는 소규모 단위로 학생들이 와서 수업을 듣는데, 책임문제는 이미 충분히 합의된 상태에서 모든 것이 진행된다. 결과공유회 때 안전과 책임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아직까지도 아이들의 교육을 어른들의 책임문제 때문에 방기하거나 유예시키는 우리나라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부분을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책임문제에 대한 합의과정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이보늬 : 과거에 링컨센터(Lincoln Center) 수업을 듣고 지식적으로 많은 것을 배우면서도 현실적으로 한국에서는 왜 안 되고 미국에서는 가능한지 궁금했다. 그런데 이번 해외탐방조사를 통해 몇 가지 이유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예술강사들은 늘 정해진 틀 안에서 수업계획안을 짜고 지원을 받는데, 미국 센터들은 원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들이 세팅되어있다. 패션을 공부하고 싶다면 그와 관련된 전문가를 연결해주고, 의상을 전시할 곳이 없다면 공간을 마련해준다. 문화예술단체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예술가, 기관, 상담사 등 모든 인력이 네트워킹 된다. 또한 미국에서는 지역의 의미와 그 뿌리, 지역 사람들의 요구 등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잘 알지 못한다면 예술교육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내가 누군가를 설득시키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연극을 매개로 사람을 만나겠다면 이 지역에 무엇을 기반으로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지에 대해 공부하고 관찰하고 탐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박은수 : 멜버른 아트센터는 학교 교사들을 먼저 교육한다. 교사가 잘 알고 있어야 학생들이 아트센터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사들은 예술수업에 대해 사무적인 부분에 더 집중한다. 가까운 기관과 학교를 연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서 작게 시작하면 어떨까. 이번 해외탐방을 다녀온 후 학교와 지역센터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보려 노력하고 있다. 지역센터에서 매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고, 학교와는 내년 체험학습과 연계시키기 위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관과 연결할 수 있는 매개자가 필요하고, 학교 교사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체험학습을 가면 교사들은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거나 안전문제만 중요시하는 역할이 되어버린다. 교사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김진형 : 아이들은 12년 동안 학교, 학원, 집, 이 세 군데를 중심으로 돌아다니는데 얼마나 창의적인 생각을 키울 수 있을까. 집, 학교, 학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경험들, 여러 가지 다양한 일들이 스스로에게 자극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영국 탐방에서 보고자 했던 주요 키워드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학교 안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그 울타리를 넘을 수 있는 방법, 여러 명이 협력할 때 어떠한 관점을 기반으로 하는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지역을 기반으로 협력하는 방식, 기관을 통해서 협력하는 방식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 학교와 교사들은 기본적으로 문화예술교육의 방식과 형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1년에 한 번 진행하는 설명회를 조금 더 확대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인식의 폭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 내부 역량강화도 중요하지만 외부에 여러 가지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새롭게 조직하고 재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중장기 전략을 세워야 하지 않나 싶다.
윤혜성 : 호주 탐방을 하면서 교육기관, 담당자, 그리고 기획자 또는 예술강사, 이 삼박자가 딱 맞아야 학생을 위한 최상의 예술교육이 발현된다는 점을 느꼈다. 이를 위해서는 담당교사에 대한 연수나 인식 제고가 가장 시급한 것 같다. 예술강사로 활동한 지난 8년 동안 예술교육의 가치를 보고 접근하는 교사는 만나기 힘들었다. 오히려 예술교육 시간에 개인 업무나 휴식을 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접근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늘 평가받는 공간에서 예술수업을 했을 때 그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데 아이들은 예술강사도 자신을 평가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공간에 내가 들어가는 것이 아닌 나의 예술공간으로 아이들이 들어오게 한다면 새로운 기(운)를 받아 갈 수 있을 것 같다.
김진형 : 비슷한 의견인데, 인식을 뒤집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는 손님의 입장으로 학교 내에서 수업을 진행했다면 반대로 내가 호스트가 되어 초대하는 방식이면 어떨까. 지역과 관련된 시설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말이다. 수업에 필요한 기자재가 다 갖춰져 있어도 학교에 적용하기 어려운 게 많다. 미디어 예술강사는 컴퓨터, 프로그램 등 기자재가 갖춰진 안정적인 조건과 환경이 필요하다. 그게 어느 정도 갖춰진 공간에서 수업을 진행하면 좀 다르지 않을까.
이보늬 : 학교와 협력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업 목표에 대한 이해과정이 필요하다. 학교에 통합수업을 제안했을 때, 처음에는 학교나 기관에서 반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학예회 등을 통해 결과물을 보고 학생들도 교사들도 만족하고 이후에는 오히려 학교에서 통합수업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리 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하면서 진행 방식을 논의한 적도 있다. 그러면서 학교가 연결고리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렇게 되기까지 예술강사의 많은 노력과 필요하다. 저의 경우 먼저 도움을 청하고 조금씩 시도하면서 마음이 모아지기까지 3년이 걸렸다.
도전하는 이에게 길은 열린다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해외탐방 조사’는 이번이 처음 진행된 사업이었다. 해외탐방조사를 하는 동안 어려웠던 점이나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말씀해 달라.
박은수 : 우리 팀이 참여한 예술교육포럼은 호주에 있는 예술교육가들의 포럼이었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예술강사가 그 사이에 있는 것이 굉장히 뜬금없는 일이었을 거다.(웃음) 활동 및 행사 내용이 호주 교육과정을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좀 어려웠다.
변미섭 : 제 78회 전미 커뮤니티 예술교육 연례 컨퍼런스의 경우 사전 컨퍼런스가 있었는데 여기서 나온 이야기가 꽤 중요한 것이었다. 본 행사는 사전 컨퍼런스를 통해 모든 논의가 이미 진행된 상태로 시작되었다. 다행히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담당자를 만나서 사전 컨퍼런스에 대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이런 부분을 잘 챙겨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언어적 한계로부터 느껴지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 자리에서 우리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논의 내용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싶었는데 표현하고 싶은 건 너무 많지만 한계가 많았다.
이보늬 : 우리팀은 사전에 현지에 살고 있는 지인을 섭외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컨퍼런스를 전반적인 역사와 배경 등을 들을 수 있었고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런 설명을 듣고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사람들과 어떻게 교류를 하고, 지역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질문을 다시 정리했다.
김진형 : 준비부터 다녀와서까지 빡빡했던 일정이었다. 조금 더 여유 있는 일정으로 해외탐방 전에 참가자오리엔테이션을 한다거나, 다 함께 생각을 충분히 공유하고 결과보고서를 쓰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봤으면 한다. 또 하나는 우리는 설문조사를 준비했다가 현지에서 안 하기로 했다. 문화적 배경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어설프게 질문을 던진다면 과연 그들이 수긍할 만한 질문일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양적조사보다 질적조사를 하는 게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여러 가지 사항을 팀 자체에서만이 아닌 전체 참가자가 함께 고민하고 진행한다면 더 좋은 과정과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후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해외탐방조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예술강사나 매개자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변미섭 : 이번에는 처음이라 실수가 많았지만 내년에는 완벽하게 세팅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이번처럼 빡빡한 스케줄로는 무리가 있다. 현지 코디네이터 지원이 된다면 언어(소통)는 해결 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예술교육자로서 잘 준비되어 있는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스스로 진정한 예술가, 예술교육자가 되어 있어야 한다.
김진형 : 덧붙여서 말하자면 예술강사는 교수자의 역량뿐만 아니라 기획, 진행 등 여러 가지 역량들을 발휘할 수 있다. 준비만 하고 있다면 얼마든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자신을 맵핑하는 작업은 굉장히 중요하다. 학교 안에, 시수에만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역량들을 개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예술 혹은 예술교육의 창의성을 논하는 이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새로운 세대들을 위해서는 기존 세대의 교육과는 차별성이 필요한데, 영국, 호주, 미국, 한국 다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결국 그것을 나의 것으로 내면화 시키고 내가 딛고 있는 현실 속에서 다시 확신시키는, 재구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직수입은 의미가 없다. 현실 속에서 통일성 있게 발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윤혜성 : 문화의 보편성으로 접근한다면, 예술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교육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공간에서는 당연히 교류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 이런 사업이 있어도 평소 고민과 관심 없다면 접근할 수 없다. 항상 민감하게 반응하고 문화예술교육 전반의 트렌드를 보고 있는 사람에게 분명히 기회가 온다.
이보늬 : 스스로 교육철학을 갖고 좀 더 많은 경험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고민해야한다. 그래야 서류에도 쓸 수 있는 정확한 목표가 생기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나의 목표는 무엇이고 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안다면 길은 열린다. 그리고 도전을 많이 해야 한다. 영어를 못하니까 안 한다고 스스로 먼저 검열하면서 쳐내는 사람이 많다. 일단 해보자, 이런 도전 정신이 있어야 한다.
박은수 : 행사마다 각기 다른 주제와 키워드가 있다. 공고를 보고 내가 관심 있는 키워드를 담은 포럼이나 컨퍼런스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고, 우리의 상황과 질문 들을 많이 생각하고 고민한 후 다녀오면 결과물이 훨씬 좋을 것 같다.
이보늬 : 예술강사들도 머물러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도전하고 나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컨퍼런스에서도 나온 이야기인데, 섬에 갇혀있지 말고 수영해서 밖으로 나가보라고 하더라.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도전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것을 열 수 있다. 계속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김진형
사진분야 학교예술강사. 상상공장 사진미디어랩 교사자율연구모임 기획 및 운영을 했고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강사위원회 위원, 한국사진교육학회 학교분과 운영위원, 중부대학교 산학협력단 사진분야 교안 연구개발 등을 해오고 있다. 2015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해외탐방조사로 영국 2015 인게이지 국제 컨퍼런스(2015 Engage International Conference), 글래스고 여성도서관(GWL), 프루트마켓 갤러리(Furuitmarket Gallery), 주피터 아트랜드(Juliter Artland), 글래스고 현대미술센터(CCA) 등을 다녀왔다.
박은수
국악분야 학교예술강사. 국악의 향기 평촌원에서 해금 지도를 했고 현재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국악 예술강사로 활동 중이다. 2015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해외탐방조사로 호주 예술교육포럼(Arts Learning Forum), 멜버른 아트센터(Art Centre Melbourne) 등을 방문했다.
변미섭
만화·애니메이션분야 학교예술강사. 2009년부터 강원도 지역 초중등학교에서 만화·애니메이션 수업을 진행해왔다. 현재는 강원문화예술연구소에서 지역미디어교육 교재개발 및 코디를 맡고 있다. 2015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해외탐방조사로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78회 전미 커뮤니티 예술교육 연례컨퍼런스(78th Annual Conference for Community Arts Education)와 아트웰(Artwell), 필라델피아 예술교육 파트너십(PAEP) 등을 탐방했다.
윤혜성
국악분야 학교예술강사. 국악팝스오케스트라 여민 연주단원 및 공연기획을 한 경험이 있다. 현재는 한국국악협회 경기도지회에서 국악 예술강사로 활동 중이다. 2015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해외탐방조사 활동에서는 호주 멜버른 지역을 방문하여 예술교육포럼(Arts Learning Forum), 아트플레이(Artplay), 키즈온퍼블리싱(Kids’ Own Publishing), 멜버른대학 조기교육센터(the University of Melbourne’s Early Learning Centre) 등을 다녀왔다.
이보늬
연극분야 학교예술강사. 세월초등학교 연극 창의체험 수업, 연극 방과 후 동아리 및 창의체험, 연천 에코+연극 꿈의 학교, 이주 청소년 연극수업 등을 진행해왔다. 2014년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 문화예술교육 국제실행 매뉴얼 개발 시범사업에 참여하였다. 2015 문화예술교육 매개자 해외탐방조사로 미국 필라델피아를 방문하여 제78회 전미 커뮤니티 예술교육 연례컨퍼런스(78th Annual Conference for Community Arts Education), 뉴욕공립도서관(NYPL), 마크 모리스 댄스센터(Mark Morris Dance Center), 뮤럴 마일 노스(Mural Mile North) 등을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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