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 현장에는 자신만의 교육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열정을 불태우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힘,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삶의 모습을 인터뷰어의 시각에 담았습니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다양한 생각과 시선, 움직임이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고스란히 드러나길 바라며, 지금 만나러 갑니다!
날카로운 눈매와 차분한 목소리의 함형식 예술강사. 그를 만난 곳은 아이들의 진지한 몸놀림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영등포여자고등학교 소극장이었다. 학교에도 이런 공간이 있다니! 밀폐된 작은 공간에 소음방지 극장 문, 소박하지만 유용한 조명들의 배치와 무대를 내려다보게 만드는 관객석이 특히 인상적이다. 문득 상념에서 깨어나 보니 어느덧 공연은 여고생의 깔깔거림을 진한 감동의 눈물로 바꾸고 있었다. 공연장 바깥으로 나오니 19회 전국청소년연극제 국무총리상, 2015 SAC 청소년연극제 단체대상 등 근 몇 년간의 연극제 수상 역사가 전시되어 있다. 함형식 예술강사는 예술강사풀제에 참여한 2004년부터 지금까지 예술강사로 영등포여고와 인연을 맺고 있다.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예술에 대한 신념
“문화는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저의 신념이 현장 공연계의 활동에서 실망과 허탈로 다가왔고, 연극수업에서 학교생활이 힘든 학생(이를 문제아라 하죠)을 발견하면서 교육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2005년도 예술강사 연수 중 참여하게 된 연극치료 강좌로 마음의 변화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요. 그 후 학생들의 변화도 보게 되었습니다. 학교 현장의 교육은 개인을 더 깊이 있는 변화로 이끌어 그 효용성이 아주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12년 동안의 연극 교육은 그를 ‘마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문화예술교육자로 변화시켰다. 그는 학생들의 이야기에서 뽑아 낸 날실과 씨실을 엮어 연극으로 만들고 그 안에서 학생들 스스로는 성장의 집을 짓는다. 여기에서 치유라는 이름의 베틀은 성장이라는 각기 다른 모양의 무늬를 만드는 일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렇게 모여진 12년간의 이야기는 작품집으로 묶여 출판을 준비 하고 있다. 청소년 작품이 드문 우리의 현실에서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어느 학교에서나 청소년들은 상처가 많았습니다. 경쟁사회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상처, 가족들에게 받은 상처. 모두들 외롭고 아프고 사랑이 필요했습니다. 마음이 열리면 해결책은 자신들이 찾아내기 시작합니다. 보듬어주니 학생들 스스로 해법을 제안합니다. 오히려 도덕적 교훈, 가르침, 강요는 반발만 부채질 합니다. 저는 치유가 근본이라는 취지로 학생들을 만났고 형식들을 결합하니 좋은 작품이 만들어졌습니다.”
학교 연극교육의 의미와 성과
그는 문제아의 대학입학,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이 자기 삶의 목적을 찾은 일, 자살시도 학생의 심리학과 진학 등 많은 성장과 변화의 사례들을 만들었다. 그가 학교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얻은 감동이며 결실일 것이다. 12년간 지속된 강사와 아이들의 성장사례가 이처럼 긍정적인 교육효과를 내자 학교도 달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여러 학교 현장에서 학교가 예술강사를 교사와 같은 동등한 교육자로 바라보지 않는 현실에서 많은 좌절과 낙담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가 학교 안에서 만들어 내는 연극교육은 경쟁이라는 사회구조에서 생긴 인간성의 상실, 공동체성의 상실에 따른 폐해에 따뜻한 치유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또한 연극제 수상 같은 좋은 성과만을 바라는 학교 교육현장에서 연극교육이 개인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도 유용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훌륭한 사례이기도 하다. 이제 학교 교육현장에서도 연극교육의 성과를 더 포괄적으로 바라보고 해석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아동의 개인적 성장이 목적인 진보주의교육에서 예술교육은 ‘~을 통해 배우기’를 강조한다. 이때 개인적 성장이란 자아인식, 자신감, 지각, 구별하는 능력, 도덕적 식별, 이해, 비판성을 포함한다. 그래서 예술강사는 좀 더 통합적이고 전체적인 접근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게 하고, 이전의 경험에 새로운 것을 연결하도록 돕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고심하고, 문맥에 대한 의식을 제공하고 향유와 흥분을 창조할 필요가 있다. 연극교육의 경우 공동창작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 때 교사는 학생들이 단지 보이는 현상을 넘어 그 이면에 현상을 만들어 내는 사회구조적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다면 연극작업에서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는 그는 교육에서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는 것일까?
“예술현장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연극을 하자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카타르시스 관점이 강했어요. 사실주의 연극이 좋았고 작품세계에 영향을 많이 미쳤죠. 유진 오닐, 아서 밀러의 작품처럼 인간이 갖고 있는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들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공연을 만들 때도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가 창작하고 작품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주제는 가족, 교사와 학생, 6.25전쟁, 4.19 시대 등 다양했으며 이곳에서 학생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고 긍정적이고 따뜻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쓰게 되었지요.”
오늘 관극한 <프라미스(PROMISE)> 역시 교사와 제자들의 따뜻한 성장기를 다룬 작품이었다. 관객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감동했다. 연극제 심사평에서도 따뜻하고 긍정적인 작품에 대한 호평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학생들이 연극교육을 통해 이루어내는 예술적 성장의 경험을 카타르시스라는 용어로 설명하였다. 이는 연극교육에서 대안을 제시하기 전에 먼저 같이 슬퍼해주고 위로하며 공감하고 치유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나는 그가 자신의 교육방식을 카타르시스라는 말 속에 한정짓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가 학생들과 하는 일을 카타르시스라는 단어로 한정짓기에는 잠재적인 많은 것들이 들어있고, 오히려 ‘공동체의 제의’로서의 역할까지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이야기를 통한 집중과 몰입, 공연 관객의 환호가 개인의 만족에서 그쳐야 할까? 사회와 가정에서 소외된 학생들이 친구와 선생님과 함께 한 연극경험을 카타르시스를 넘는 공동체의 제의적 경험으로 만들고 해석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은 없을까?
개인의 카타르시스를 넘어
그의 연극교육은 자신을 집중시켜 만들어 내는 ‘자존의 문제’와 공연이라는 ‘공동체 제의식’의 충족감이 만들어내는 성장의 합주곡이다. 변증법적 과정에서 정(正)-반(反) 두 가지를 가지고 있었을 때, ‘내가 이 사회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가 개인적 성장의 궁극적인 질문이라면, 함형식 예술강사는 정(正)의 영역에 있다. 교육의 백미는 정반합(正反合)의 영역까지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이는 모든 교육자의 희망인지도 모른다.
여러 가지 면에서 본받을만한 함형식 예술강사의 열정에 다시 한 번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싶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극교육이 학교 교육현장에서 가지는 가능성을 더 넓게 바라보게 되었다. 문화예술교육의 지평이 넓혀지고 있는 것 같아 앞으로 기대가 된다.
그는 예술강사를 “예술가가 교육자로 거듭나는 혁명적인 사건”이며 “나를 변화시킨 것이고 나의 목표이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라고 한다. 그래서 예술교육을 “사람을 만나는 일,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말 하고 있다.
문득 시 하나가 생각난다. 음악이 흐르면 참 좋겠다. 그것은 각자가 상상으로 만들어 듣자.
방 문 객
정 현 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함형식
극단 소금창고 대표이자 연출가로서 오랫동안 대학로에서 활동했고,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변신> <중근처럼> <프라미스> <세일즈맨의 죽음>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연극협회 이사로 활동하면서 청소년 연극분과를 담당했으며, 한국연극치료협회 자격증과정을 수료하고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연극치료 석사과정을 수료했고 대한 통합의학 아카데미에서 대체의학과정을 수료하였다. 2002년부터 문화예술교육자로서 사회문화예술교육과 학교문화예술교육에 두루 참여했고, 예술강사라는 명칭으로 학생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4년 영등포여고에 출강하면서 부터이다. 학교에서 만난 청소년들이 예술교육을 통해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경험하며 세상을 바꾸는 예술의 힘을 실감하게 되었다.
영상 _ 윤영욱 (미디어 아티스트)
정지은
1963년 서울 생. 중앙대에서 연출을 공부했다. <백두거인의 비밀>, 양평세월마을학교 공동체연극 <달님과 손뼉 치기>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1991년부터 교육연극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지금도 여러 수업과 교사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마포, 성남, 고양, 경기 등 여러 지역 문화재단에서 교육 자문 및 연구사업에 참여했다. 현재 (사)연극놀이터 해마루 이사, 아트 페다고지 연구소 연구원, 전주교대 강사로 활동 중이다. 요즘 관심은 게슈탈트 심리학과 비고츠키이다. cje8116@hanmail.net
선생님 제가 표현이 서툴러서 이렇게 밖에 말씀 못 드리지만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선생님~!! 항상항상 감사드리고 정말 잊혀지지않을 좋은기억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정말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사랑합니다!!♡
함쌤 정말 멋져요!!항상 감사하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와우…. 대단한 기사가 나왔네요 물론 원채 훌륭하신 연출가이시니 이런데 나오는게 당연지사겠지만서도…
항상 바쁘게 열심히 학생들 가르치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함형식 선생님은 팬이 정말 많네요^^ 학생들에게 관심을 표현한 만큼 많은 사랑을 받는 함형식 선생님이 정말 멋지네요!
선생님하고 온새미로가 너무 생각나서 어쩌다 다시 기사 봤어요 ..ㅎㅎㅎ 졸업해서도 저에게 고등학교 시절은 연극부 추억뿐이에요!! 좋은 추억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쌤 보고싶어요ㅜ❤️